121. 재능과 성격은 별개의 문제
“지금 당장 정호남 과장한테 가서 내 필요성을 말하고 합류를 요청해라.”
기남이가 말했다.
난 고개를 모로 꺾은 채 기남이를 바라봤다.
얘가 왜 이럴까.
“뭐 해? 안 가고?”
기남이가 재촉했다.
난 시선을 옮겨서 애주가 과장을 향해 물었다.
“이 친구가 방금 부탁이라고 했죠?”
“그랬지.”
근데 부탁하는 자식 태도가 왜 이 모양이냐.
아니, 설사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고 해도 내가 왜?
“내가?”
“그래.”
기남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당장 안 가고 뭐 하냐는 눈빛은 덤이다.
“지금?”
“당장.”
옆으로 비켜서기까지 하네.
아이고. 친절하셔라.
난 팔짱을 꼈지만, 고개를 여전히 꺾은 채로 입을 열었다.
“내가 왜?”
그 말에 기남이 동공이 흔들렸다.
“난 순혈 정가의 혈통을 이었다. 정찰 임무에 이보다 더한 적임자는 없어.”
있는데.
나도 있고, 그 순혈 정가의 적통도 하나 더 있잖아.
“호남평야 과장님 있는데?”
기남이가 살쾡이 눈을 떴다.
“호칭 조심해라.”
오호, 참네.
평소 같으면 지랄발광을 하고 덤볐을 텐데.
뭐냐. 뭐가 이 자식을 이렇게 애타게 했을까.
기남이는 숨을 고르고 말을 이었다.
“공적이 필요하다.”
“기남 씨, 부탁하는 태도가 좀 틀렸어요.”
안쓰러웠는지, 애주가 과장이 기남이를 응원했고, 기남이는 큰 결심을 하곤 나한테 그 뻣뻣한 고개를 숙였다.
“필요한 일이다.”
파르르.
머리카락이 떨린다. 목에는 핏대가 섰다.
자존심이 많이 상한 것처럼 보였다.
매일 뻗대는 것만 보다가 이런 걸 보니까 새롭긴 하다.
근데 이 새끼 진짜 왜 이러는데.
계속 놀려먹기도 뭐하게.
실적이야, 나중에 또 기회 되면 쌓으면 되지.
불멸특수대에게 실적이란 무엇일까.
새삼, 그런 의문이 들었다.
단순히 말하면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는 것이고, 부가적으로는 진급과 연봉에 영향을 준다.
그보다 더 나아간다면 자신의 네임밸류를 높이는 일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아무리 공적이 중요해도 그렇지.
정기남이 나한테 고개를 숙여?
“고개 들어.”
이상하게 즐겁지 않았다. 더 보고 싶지 않은 모습이다. 심장 어림에 돌가루가 낀 기분이었다.
“안 들어줄 거냐?”
기남이 물었고.
난 숨을 고르고, 마인드를 고쳐먹었다.
“우리 사이에 부탁은 무슨.”
기남의 동공이 더 떨렸다.
진심이다. 나와 기남이다. 부탁을 나눌 사이가 아니다.
주먹을 나누면 나눴지.
그러니 이런 구도 싫다. 너무 싫다.
“부탁 말고. 거래하자.”
고개 한 번 숙인 거로 사람을 부려 먹어서야 쓰나.
원하는 게 있으면 대가를 치르고 구매하는 게 우리 사회의 기본 구조 아니던가.
“우리 사이에 부탁은 무슨, 거래로 합시다.”
내가 재차 말했다.
기남이의 눈이 평소처럼 가라앉는다. 떨림이 사라졌다. 놈이 평온을 찾았다.
“으흠.”
애주가 과장이 양손 엄지와 검지로 브이 자 모양을 만들어 네모를 만들곤, 그 사이로 나와 기남이를 번갈아 보며 말했다.
“어째 둘이, 그림이 좋다.”
기남이는 그 말을 무시했고.
“불쾌합니다.”
난 감정을 표현했다. 애주가 과장은 웃었고, 둘이 남은 얘기 잘 끝내고 오라며 자리를 비켜 줬다.
그럼 이제 거래 시작이지.
“돈?”
짧고 굵은 제안이 들어왔다.
기남이는 돈이 많을까?
순혈 정가니까, 집안이 빵빵하니까.
부유하겠지.
그런데 나도 지금 당장 돈이 필요한 건 아니라서.
뭐, 서울에 아파트라도 한 채 사 줄 정도가 아니면, 돈도 무슨 의미가 있나.
난 돈보다 나은 걸 요구했다.
* * *
정기남은 잘린 팔 부위의 세포 재생을 위해 세포 증대 약을 먹고, 강제 휴식을 취해야 했다.
그리고 회복하는 기간에는 무리한 신체 활동도 할 수 없었다.
하루에 열 시간 이상 자야 했고, 고열량 음식을 평소보다 더 먹어야 했으며, 회복실에 최소 4시간 이상 누워 있어야 했다.
회복실에 멀뚱히 누워 있는 건 꽤 지루했다.
보이는 건 회복 캡슐의 불투명한 유리뿐.
몸을 움직일 수 없으니, 생각만 늘었다.
여러 가지 생각을 이어 가는 와중에 머릿속에서 유광익이 떠올랐다.
‘공항에서…….’
그 자식은 어떻게 형태변환자를 알아봤을까.
전후 상황을 봤을 때, 놈은 가방으로 변한 사물변환자를 한눈에 알아봤다.
그게 아니었다면 상대를 놓쳤을 터.
유광익이 순혈이었다면, 타고난 예민함을 가진 순혈 정가의 피를 이었다면, 가능하다.
하지만.
‘아니지.’
놈은 혼혈이다.
그럼 이레귤러로서 예민함을 타고난 건가?
‘타고났다면 처음부터 특징이 보였을 거다.’
이것도 아니다.
공항에서의 일이 끝은 아니다. 놈의 감각은 자신과 견줄 정도로 예민함을 보일 때가 있었다.
이전 박병준 박사 초청 때도 그랬고.
초소 전투에서도 그랬다.
처음 인베이더를 발견한 건 자신이었지만, 반응은 유광익도 빨랐다.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
가설은 있다.
‘노력.’
일반 순혈의 피로, 그리 진하지 않은 혈통만으로, 화림 내에서 최고라는 소리를 듣는 괴물이 있으니까.
‘이중봉 팀장.’
소위 말하는 혈통을 뛰어넘는 노력가다.
비전을 갈고닦아 자신만의 새로운 전투 방식을 만들었다고 들었다.
실제로 이중봉 팀장은 일 처리 능력이 뛰어나기도 했고, 가진 혈통의 한계를 벗어난 능력도 보였다.
고로, 유광익도 노력과 집중력만으로 감각의 예민함을 습득했다는 게 가장 합리적인 결론이다.
띵.
회복 캡슐에서 4시간이 지났다며 신호음이 울렸다.
푸슉.
증기가 빠지고 문이 위로 열렸다.
상체를 일으키자, 담당자가 말했다.
“오늘은 끝났고, 유의사항 알죠?”
“네.”
흡연, 음주 삼가.
과격한 움직임 삼가.
고열량 칼로리 식단 유지.
전부 빠른 회복을 위해 지켜야 할 것들이다.
기남은 회복실을 나가면서 생각을 이어 나갔다.
노력으로 기술을 습득하는 것.
당연한 일이지만, 또 당연하진 않다.
여기서는 재능의 영역이다.
더럽게 인정하긴 싫지만, 기남은 눈앞의 현실을 외면하는 머저리가 아니었다.
유광익이 천재라면, 타고난 혈통을 뛰어넘은 재능이 있다면.
‘혼혈이어도 가능하다.’
자박자박.
기남은 문 앞에서 일부러 발걸음 소리를 냈다.
“얌전히 침대에서 쉬어야 할 놈이 어딜 이렇게 돌아다니냐.”
문 안쪽으로 형의 목소리가 울렸다.
“정호남 과장님.”
문을 사이에 두고 부르니, 문이 열렸다.
“들어와라.”
기남은 들어가자마자 앉지도 않고 말했다.
“본가에서 연락이 왔습니까?”
“네가 상관할 일이 아니다.”
호남은 테이블 위에 홀로그램 지도를 띄워 놓고 보는 중이었다.
“이제는 저도 상관할 일입니다. 저도 불멸특수대 요원이니까.”
“본가의 요구는 내 선에서 정리한다. 넌 지금까지 하던 대로 하면 되고.”
“그렇게 해서는 평생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내가 알아서 한다. 정기남.”
지도에서 눈을 뗀 호남이 기남을 노려봤다.
“아니요. 이번 정찰 임무에 저도 포함시켜 주십시오. 제 가치를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팔 하나를 잃은 채로?”
“겨우 팔 하나입니다.”
“겨우? 겨우?”
호남이 손을 휘저어 홀로그램 지도를 흐트러뜨렸다.
“사지 중 하나를 잃으면 위험에 빠질 확률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나? 팔 하나를 잃었는데, 트롤을 잡았으니 잘했다고 생각했나?”
“못한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기도 안 차는군. 3급 사원, 정기남.”
끽.
그렇게 말하며, 호남이 의자를 돌려 앉았다. 의자 다리가 바닥에 끌리며 불쾌한 소리가 났다.
“네, 3급 사원 정기남.”
정식 호칭으로 불렀으니, 기남은 그에 맞춰 답했다.
“내가 왜 널 데려가야 하지?”
“정찰 임무, 레이더의 역할로 저보다 훌륭한 수행 요원은 없습니다.”
“내가 있다.”
“커맨더와 레이더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는 없습니다.”
임무에서 역할 분담은 중요했다.
기남의 말은 옳았다.
“내가 알아서 한다. 내 작전이다.”
“합류하겠습니다.”
“고집부리지 마라.”
“본가에서 우리 형제를 두고 한마디도 할 수 없게 할 겁니다.”
기남의 말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형제의 시선이 엉켰다.
말 없는 시간이 흘렀다.
숨을 열댓 번은 내쉴 시간이 흐른 뒤에.
호남은 평소보다 배는 조용한 목소리로 읊조렸다.
“듣는 귀가 많다. 조심해라.”
기남이 말없이 입술을 닫고 알았다는 표시로 고개를 까딱 숙였다.
호남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유광익이 널 위해 고개를 숙인다면 데려가겠다. 네가 필요하다는 걸 유광익 사원에게 입증해서 나에게 직접 오게 해라. 그럼 들어주지.”
기남의 표정이 변했다. 파르르 볼이 떨렸다.
“김동철 이사님에게 피력하겠습니다.”
“안 돼.”
“개척 4팀 팀장님께 증명하겠습니다.”
“그쪽이야 옳다구나 하고 보내겠지. 사람을 띄워 주기만 하면 총알로도 쓸 놈이다.”
호남은 개척 4팀장에게 감정이 그리 좋지 않았다.
“유광익만 빼 주십시오.”
‘형’이란 호칭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이건 아니지, 왜 하필 유광익인가.
“유광익을 설득해서 오도록. 나가.”
기남은 눈을 질끈 감았다. 말이 통하지 않았다.
애초에 자신과 유광익의 관계를 아는 거다. 그러니까 이런 얼토당토않은 일을 시키는 거지.
기남은 오기를 부렸다.
형이 그걸 바란다면 그리해 주겠다고.
더욱이 천재라는 걸 내심 인정한 뒤였다. 덕분에 마음의 짐이 조금은 줄 것도 같았지만.
‘그 유광익?’
툭하면 목을 조르고 심사가 뒤틀린 말을 내뱉는, 배배 꼬인 심보를 가진 놈이다.
기남은 재능과 성격은 별개의 문제란 걸 알기에 우울했다.
* * *
“필요한 걸 말해라.”
우리 기남이가 급하긴 급했다. 그치?
나한테 와서 ‘부탁’이라는, 정기남 사전에 없는 단어까지 쓴 걸 보면.
거래라고 하니 냉큼 받는 게 어떻게 보면 귀엽기도 하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부탁을 거래로 삼았으니, 너도 나중에 내 부탁 하나 들어주면 돼.”
웃으며 말했다.
진짜 수수하게 웃으며 말했는데.
“악마가 웃는 것 같다. 웃지 마라.”
기남이 인신공격을 했다.
팔 하나 없는 새끼를 두들겨 팰 수도 없고, 이거 원.
침실에서 기남이의 백 포지션을 잡았을 때도 기어코 때리진 않았다.
나도 양심은 있다.
“좋다.”
나름대로 이번에 반드시 나가야 할 이유가 있나 보다.
그럼 뭐, 이 몸이 나서 주지.
사실 기남이 정찰대에 합류하는 건 좋으면 좋았지, 나쁠 일은 아니다.
곧바로 기남과 헤어지고 정호남 과장을 찾았다.
침실에 없어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니, 회의실에 홀로 앉아 태블릿에 뭔가를 적고 지우는 걸 반복하는 모습이 보였다.
똑똑.
노크와 함께 문을 열고 들어가며 정겹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심까, 슨배님, 과장님.”
“호칭 똑바로 해라. 1급 사원, 유광익.”
“네, 정호남 과장님.”
“볼일이라도?”
“정기남 사원이 정찰팀에 합류하길 원합니다.”
삐끗.
태블릿 펜이 옆으로 삑사리가 났다.
화면은 보이지 않지만, 의도치 않게 손에 힘이 들어간 건 분명히 봤다.
“뭐?”
“정기남 사원이 정찰팀에 합류하길 원…….”
“팔 하나 없는 불멸특수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냐?”
헛소리라니, 말이 심하네.
“팔은 필요 없죠. 임무 수행 시 필요한 건 커맨더와 어택커, 스나이퍼, 레이더 아닙니까.”
나도 원데이 투데이 임무 뛴 몸이 아니다.
그동안 봐온 게 많다, 이 말이야.
거기에 우리 팀, 외부 보안 3팀은 소수 정예라서 1인 2역을 넘어 3역, 4역도 한다.
그래서 포지션을 잘 안 나누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임무 수행 시 포지션을 나눈다는 건 안다.
그러므로 현재 정찰팀에 필요한 인원은, 전체 상황 파악 후 지시하는 커맨더.
불특정 상황에 대기하는 전투 요원 어택커.
인베이더 발견 시 거리를 두고 제압하기 위한 스나이퍼.
마지막으로 모든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레이더.
기남이 합류하기 전까지 레이더의 역할은 애주가 과장이었다.
이계 진흙 사막은 이상 전파로 통신기가 제 역할을 못 하고, 끽해야 드론이나 띄울까 말까다.
드론도 띄운 뒤에 너무 멀어지면 전파 송신이 엉망이 돼서, 남은 배터리만큼 알아서 날아가다가 추락하기도 한단다.
그러니 감각을 통해 주변에 일어날 일을 파악할 만큼 특출난 불멸자의 존재가 필요했다.
그게 바로 레이더란 거고.
기남이가 팔은 없지만, 눈과 귀가 있고 뇌가 없는 건 아니니.
무엇보다 초소에서 보지 않았나.
정기남은 누구보다 먼저 인베이더 출현을 감지했다.
“레이더의 역할, 지금 정기남 사원보다 더 잘 수행할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내가 궁리를 하면 어떻게 해 볼 수도 있지만, 일자 드라이버로 굳이 십자 나사를 풀려고 힘을 줄 필요가 있을까?
잘 돌아가는 십자드라이버인 기남이가 있으면, 나도 내 역할에 집중할 수 있는 법이다.
이게 바로 분업이다.
부들.
손을 떤 정호남 과장은 날 3초간 노려봤다.
악감정이 가득했다.
진짜 이상한 건데, 이 사람은 왜 날 싫어할까.
“그럼 기남이도 합류하라고 합니다?”
“……해라.”
정호남 과장이 답했다.
그 뒤로 작전 시작 전까지.
별다른 일은 없었다.
기남은 팔을 회복하는 데 에너지를 투자하는 걸 포기하고 몸을 움직였다.
팔이 하나 없어짐으로써 생기는 몸의 불균형에 적응해야 했다.
애주가 과장은 술을 즐겼고, 그 밑에 있는 대리님은 사격을 연습했다.
말이 연습이지, 불멸자에게 사격 훈련은 재밌는 놀이에 가깝다.
쏘는 대로 다 맞으니, 즐겁지 않을 이유가 없으니까.
나도 아침에 일어나서 운동, 점심에 운동, 저녁에 운동, 몸을 단련하고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저러니까 왼손 하나로 인베이더를 제압하지. 왼손 하나만으로 오크를 때려눕혔다던데?”
“한 방에 머리가 터져서 죽었다더라.”
“어지간한 변신족보다 더 힘이 좋겠어.”
“사실 광익 씨는 불멸자가 아니라 변신족 아닐까?”
“밤에 막 옷 벗으면 짐승으로 변하고. 밤만 되면 변하는 짐승.”
“꺄악!”
진짜 비명이 아니라 좋아서 지른 비명 흉내다.
하도 쇠질에 전력을 다하고 기지 밖에서 체력 단련 겸 뛰고 그랬더니, 저런 소문이 돌았다.
물론 마지막 짐승 부분은 실제로 들은 내용이고.
처음 변신족 얘기 나왔을 때는 참 날카롭다고 생각했는데.
이 사람들도 할 일이 없으니 수다가 느는구나.
놀거리를 만들어 두면 뭐 하나. 사람 뒷얘기 하는 게 세상 제일 재미난 것을.
하여간,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출정한다.”
정찰 임무에 돌입했다.
이계를 탐험하는 일이니, 적당히 긴장됐다.
가슴이 쿵쿵 피가 전신에 돈다.
흥분감을 감추고 서 있는데, 옆에서 애주가 과장의 따까리 대리가 중얼거렸다.
“에효, 죽었다 생각하고 굴러야겠네.”
이계 탐사.
좋게 말하면 인베이더와의 전투가 주를 이루는 거로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이미 브리핑을 통해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물론 그건 일반 불멸자에게나 고생이지, 나야 뭐, 그냥 조금 고된 일정이구나 하고 생각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