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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가의 미친놈-218화 (218/265)

제218화

거대한 울음이 터져 나왔다.

…!

그 소리에 세상 모든 것들이 뒤흔들렸다.

생전 처음 겪어보는 엄청난 지진에 하트의 시민들이 비명을 질렀다.

“으아아악-!”

“다,다죽어! 이러다 다 죽는다고!”

“집이…! 성이…! 모든 게 무너져 내려!”

뒤늦게 정신을 차린 바이에른 기사단이 하트의 시민들을 구출하기 위해 말을 몰았다.

그리고 칼을 쥔 채 상황을 지켜보던 카셀은 입술을 깨물었다.

“제기랄-!”

뛰쳐들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라 하르칸.

놈이 움직이기 전에 기습을 해야 하는데 엘린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잠시 넋이 나가고 만 것이다.

‘아니… 엘린 양 탓이 아니야. 이건 내 부주의로 일어난 일이다.’

생각과 함께 카셀이 흘러내리는 피를 소매로 닦았다.

너무 입술을 세게 깨문 나머지 상처가 난 것이었다.

허나 그런 작은 고통에 신경을 쓰기에는 상황이 너무 급박했다.

카셀은 단번에 뛰쳐올라 쓰러져 있는 엘린의 곁으로 다가갔다.

“엘린 양?”

“…….”

“엘린 양. 저 카셀입니다. 괜찮으십니까?”

엘린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저 혼이 나간 듯 작게 입을 벌린 채 라 하르칸이 일으킨 소용돌이를 바라 볼 뿐이었다.

조급함을 느낀 카셀이 엘린의 어깨를 붙잡았다.

“여기 있으면 안 됩니다. 어서 피하셔야 합니다. 곧 놈이 엘린 양을 노릴 겁니다.”

이 말에 혼이 나가있던 엘린이 중얼거렸다.

“…어디로요?”

“네?”

“어디로 피해요? 저런 괴물을 피해 설원밖에 없는 이곳에서 어디로 달아나요?”

카셀이 입을 다물었다.

그 사이 엘린이 입꼬리를 파르르 떨며 눈을 감쌌다.

“거기다 제가 무슨 염치로 도망쳐요? 제가 저 괴물을… 저 괴물에게… 하트의 보물을 넘겨줘 버렸는데?”

“…….”

“할아버지의 말씀이 맞았어요. 그냥 얌전히 보물을 지켰어야 해요. 그러면 저 용에게 하트가 멸망하더라도 다른 사람….”

카셀이 엘린의 어깨를 다시 붙잡았다.

조금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강하게.

“……!”

깜짝 놀란 엘린이 입을 다물었다.

그 사이 카셀이 낮은 목소리로 경고했다.

“엘린 양이 남자였다면 뺨을 후려쳤을 겁니다.”

“….”

“당신은 잘못이 없습니다. 그런데 왜 자책을 하며 스스로를 비난하는 겁니까?”

엘린이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

“하, 하지만 저 때문에 괴물이 부활을….”

“저 괴물은 원래 부활해 있었습니다.”

“…그 괴물이 저 때문에 더 강해졌어요.”

“인정하기 싫지만 원래도 강한 괴물이었습니다.”

“…….”

“결국 상황은 바뀐 건 없습니다. 놈은 원래도 강했고, 엘린 양이 아니었다면 그 괴물이 하트를 공격했을 겁니다. 그저 작은 변수가 발생했을 뿐이죠.”

카셀이 확신에 차 말했다.

“그러니 당신이 한 용기있는 행동을 후회하지 마세요. 당신의 행동이 미래를 바꿀 수도 있었으니깐.”

카셀의 위로에 엘린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카셀이 뒤늦게 아차 싶어 중얼거렸다.

‘젠장… 나 답지 않게 조금 과하게 훈계를 해버렸군….’

하지만 가만히 보고 둘 수 없었다.

지금 엘린 레버쿠젠의 모습에서 과거의 자신을 엿보았기 때문이다.

라 하르칸에게 복수를 실패한 이후.

카셀은 제 행동과 인생에 끊임없는 의문을 가졌다.

내가 한 선택이 과연 맞았을까?

왜 그 때 그런 일을 했을까?

내가 부족했기 때문에 모든 게 엉망이 되어버렸다.

그 자기비난 속에서 카셀은 헤어나올 수 없는 구렁 속에 빠져들었다.

‘만약 아더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내 영혼은 죽어서도 그 구렁속에 있었을 것이다.’

검은 머리칼의 사내는 자신에게 말해주었다.

과거 아니라 현재를 보라고.

그 때의 선택을 후회하지 말고 지금의 선택에 집중하라고.

이미 지나간 일에 상실할 바에는 현재와 미래의 가능성에 바라보는 그 조언은 카셀의 마음을 흔들었다.

‘내가 한 선택들이 최고는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최선은 맞았다.’

그리고 그 조언을 자신과 똑같은 상태에 빠진 엘린에게 똑같이 해주었다.

그 의미가 온전히 전달되었을지는 걱정이었지만 엘린의 상태를 보니 나쁘게 받아들이지는 않은 듯했다.

엘린은 조금 전보다 나아진 목소리로 카셀에게 인사했다.

“……당신 상냥한 사람이네요.”

의외의 칭찬에 카셀이 멋쩍게 웃었다.

그 모습에 엘린이 살며시 입꼬리를 올리며 고개를 들었다.

…쿠크크크!

소용돌이치는 하늘에서 세 개의 눈동자가 번뜩이고 있었다.

그 재해와도 같은 현상에 엘린이 중얼거렸다.

“과연 저희가 저 놈을 막을 수 있을까요?”

엘린의 질문에 카셀이 칼을 뽑아들며 말했다.

“해봐야죠. 적어도 후회는 남지 않을 만큼.”

이 말에 엘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긴 하네요. 어차피 하지 못하면 모두 끝인데.”

엘린도 검을 뽑아들었다.

그 옆에 나란히 선 카셀이 검강을 일으켰다.

화악-!

고리의 힘이 달해 희미하기 짝이 없는 달밫이었다.

하지만 어둠이 내려앉은 하트를 비추기에는 충분했다.

다그닥-!

그 빛을 따라 바이에른 기사들이 모여들었다.

그 뒤로는 하트의 군인들이 뒤따랐다.

맨 마지막에는 하트의 시민들이 일렬로 섰다.

그 속에서 마침내 회오리가 걷어졌다.

화악-!

하늘 위에 뜬 괴물이 서서히 눈을 떴다.

세 개의 눈동자.

네 장의 날개.

두 개의 꼬리.

드래곤 하트를 집어삼키기 전보다 더 끔찍한 외형으로 변한 라 하르칸이 중얼거렸다.

[…천 년을 기다려 마침내 심장을 돌려받았다.]

라 하르칸이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그 긴 시간 동안 나는 굶주림과 고통에 허덕였다. 그 끔찍한 나날들을 너희 같은 미물들이 아느냐?]

검강을 치켜든 카셀이 대답했다.

“죽은 자들은 죽은 자들이 있어야 할 곳이 있고, 산자들은 산자들이 있어야 할 곳이 있다.”

이 말과 함께 카셀이 단호히 선언했다.

“그리고 라 하르칸. 너는 죽은 자다. 이번에야 말로 네가 있어야 할 곳으로 돌려보내주마.”

라 하르칸이 낮게 웃음을 터트렸다.

[…카셀. 이 건방진 드래곤의 아이야. 영혼이 찢기고 육체를 뭉그트리는 것으로도 포기를 모르는 구나.]

라 하르칸이 주둥이를 벌렸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그 존재를 지워주마. 다시는 내 눈앞에 나타나지 못하게.]

그 순간 거대한 에너지가 소용돌이 쳤다.

드래곤 브레스.

세상을 멸할 수 있다 알려진 드래곤의 마법이 쏘아지려는 것이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바이에른 기사들이 카셀을 향해 말했다.

“방법은 있나?”

“…글쎄 나도 모르겠군.”

“기합으로 이겨내겠단 거군?”

“….”

카셀이 대답하지 못하자 바이에른 기사단이 웃음을 터트렸다.

그 후 각자의 검을 치켜들며 카셀의 옆에 나란히 섰다.

“캡틴(Captain) 카셀. 명령을 내리게.”

이 말에 라 하르칸을 주시하던 카셀이 깜짝 놀라 말했다.

“캡틴?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인가?”

“말 그대로네. 이제부터 자네가 우리 바이에른 기사단의 캡틴이네.”

“…이렇게 갑자기?”

“뭐가 갑자기인가? 우리가 인정한 사람이 캡틴이 되는 건데. 그리고….”

말을 흐린 바이에른 기사단이 뒷편을 가리켰다.

“지금 이곳에는 지휘관이 필요해. 모두를 통제해 줄 지휘관이. 그러니 어서 명령을 내리게 캡틴.”

이 말에 카셀이 고개를 돌렸다.

바이에른 기사단의 말대로 하트의 군인들, 시민들.

수많은 사람들이 뒷편에 서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광경에 카셀은 놀라는 한 편 옅은 부담감을 느꼈다.

‘과연 내가 잘해낼 수 있을까?’

타인을 대하는 게 아직도 어색하기만 한 자신이?

부담감은 곧 망설임이 되었다.

그 탓에 카셀이 자신도 모르게 주춤 물러설 때였다.

어느사이엔가 제 뒷편에 선 엘린이 도끼 눈을 치켜뜨고서 말했다.

“…장난해요 당신?”

“…네?”

“저한테는 현재에 집중하라면서 지금 뭐하는 거예요?”

카셀이 당황해 입을 뻐끔거렸다.

그 사이 엘린이 물러서려던 카셀을 돌려세우며 말했다.

“지금 저들은 당신만 바라보고 있어요.”

이 말과 함께 엘린이 카셀의 등짝을 후려쳤다.

“당신이 무너지면 끝이라고요. 그러니 두 다리가 떨려도 억지로 버텨요. 갈 때 가더라도 당당히 서 있으라고요.”

카셀이 눈을 치켜뜬 채 중얼거렸다.

‘아니… 갈 때 가더라도 라니… 말이 너무 심하신 거 아닙니까.’

하지만 엘린의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를 말 때문에 긴장이 확 풀려 버렸다.

카셀은 심호흡을 한 뒤 검을 치켜세웠다.

우웅-!

여전히 고리가 불안정한데 착각인지 몰라도 빛이 강해진 기분이었다.

카셀은 그 묘한 감각 속에서 검의 손잡이를 세게 움켜잡았다.

‘그래 맞다… 누군가는 리더를 해야 해.’

그 리더가 자신이 맞는지는 모르지만 일단 자리를 맡은 이상 물러날 수 없었다.

눈빛을 빛낸 카셀이 소리쳤다.

“와라-! 라 하르칸!”

그 외침에 주둥이를 벌리고 있던 라 하르칸이 비웃음을 터트렸다.

[기세… 용기… 믿음… 기적. 난 그런 것들이 싫다.]

라 하르칸의 주둥이에서 소용돌이 치던 기운이 더욱 거세졌다.

[인간들은 그런 것들을 믿으며 현재가 바뀌길 바라지… 현실은 그렇지 않은데.]

그 거친 기운에 맞서 카셀이 뛰쳐올랐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라 하르칸이 중얼거렸다.

[흼아 속에서 사라져라. 드래곤의 도시여.]

그 순간 드래곤이 브레스가 쏘아졌다.

쿠크크크-!

세상 모든 것을 집어사킨 거대한 에너지포가 카셀의 머리 위로 내려앉았다.

그 광경을지켜보던 카셀이 중얼거렸다.

‘목숨을 걸고서라도 베어낸다!’

생각과 함께 카셀이 검을 휘둘렀다.

그 순간 찬란한 달빛이 라 하르칸의 드래곤 브레스와 맞닿았다.

쾅-!

엄청난 폭음과 함께 두 개의 광선이 거칠게 부딪쳤다.

그 치열한 줄달리기 속에서 점차 달빛이 밀리기 시작했다.

쿠크크크-!

달빛이 베어낸 자리만큼 드래곤 브레스가 밀려들어 왔다.

입술을 깨문 카셀이 중얼거렸다.

‘밀린다. 더 강한 힘이 필요해!’

생각과 함께 카셀이 다시 한 번 칼을 휘두르려는 찰나였다.

전신을 압박하던 거센 기운이 사라졌다.

그 이변에 카셀이 눈을 치켜뜬 순간 거대한 울음소리가 하트 위로 울려퍼졌다.

…크오오오!

경악한 카셀이 고개를 돌렸다.

동시에 제 머리 위를 맴도는 찬란한 비늘이 눈에 들어왔다.

그 속에서 중후한 울림이 세상에 울려 퍼졌다.

[용기… 그 감정이 현재를 바꿀 수는 없다.]

천 년전 사라진 드래곤.

[하지만 그 용기가 때로는 기적을 발할 때도 있지.]

그 드래곤이 무려 일곱마리나 모습을 드러낸 채 하트의 하늘 위를 비상하고 있었다.

그 광경에 카셀의 입이 벌어진 그 때, 드래곤이 속삭였다.

[잘 버텨주었다. 드래곤의 아이야. 이제는 우리가 함께 하겠다.]

드래곤을 수호하는 가문 레버쿠젠.

그 가문의 진짜 주인들이 돌아온 순간이었다.

* * *

일곱 마리의 드래곤.

그들의 등장에 라 하르칸이 거칠게 울부짖었다.

[네 놈들-!]

라 하르칸이 날개와 꼬리를 파르르 떨며 발작했다.

[날 죽인 드래곤의 장로들!! 드래곤 로드(Dragonlord)!! 네놈들이 아직도 살아 있었단 말이냐!]

그 순간 하트가 진동했다.

라 하르칸을 바라보던 사람들이 그 지진에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려는 순간이었다.

거대한 날개가 머리 위로 내려앉으며 중후한 울림이 귓가로 파고들었다.

[두려워 말라. 레버쿠젠의 인간들아.]

일곱 마리의 드래곤 중 붉은 빛 비늘을 가진 드래곤의 속삭임이었다.

[너희들은 내가 지킬 것이고 오늘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대들의 수호신이 돌아왔으니.]

이 말에 놀랍게도 하트의 시민들을 괴롭히던 두려움이 사라졌다.

그 기적에 모두가 눈을 치켜뜬 사이 엘린이 중얼거렸다.

“…드래곤?”

이 말과 함께 엘린이 입을 벌렸다.

“진짜… 드래곤이 나타났다고?”

엘린의 말에 푸른 빛 비늘을 가진 드래곤이 속삭였다.

[드래곤의 기사 가문… 레버쿠젠의 아이야. 놀랄 거 없다.]

엘린이 화들짝 놀라 물러섰다.

허나 물러선 만큼 다가간 푸른 빛 비늘을 가진 드래곤이 다시 한번 속삭였다.

[너와 우리는 일찍이 이미 만난 적이 있다.]

엘린이 말을 더듬으며 질문했다.

“저, 저희가… 이미 만난 적이 있다고요?”

[그래. 너는 하트에서 우리를 이미 보았지 않느냐?]

푸른 빛 비늘을 가진 드래곤의 말에 엘린이 눈을 치켜떴다.

‘뭐? 그럼… 조금 전 내가 최초의 하트에서 보았던 그 드래곤이….’

지금 눈앞의 이 일곱 마리의 드래곤이라고?

생각과 함께 엘린이 놀람을 삼켰다.

저 드래곤의 말이 만약 사실이라면 지금 일어난 이 일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제 예상을 푸른 빛 드래곤이 확신시켜주었다.

[네 행동으로 인해 저 괴물이 심장을 되찾았을지는 모른다….]

엘린이 왈칵 쏟아지려는 눈물을 애써 참았다.

[하지만 네 용기 있는 행동이 하트에 봉인되어 있던 우리를 불러냈다. 어쩌면 이 행동으로 인해 미래가 크게 바뀌었을지 모르지.]

푸른 빛 드래곤이 엘린을 감쌌다.

그 사이 검은색 비늘을 가진 드래곤이 라 하르칸을 향해 소리쳤다.

[사악한 괴물아! 천 년 전 너는 우리의 손에 심장을 빼앗기고 추하게 도망쳤지!]

그 외침과 함께 하늘로 날아오른 검은 색 비늘을 가진 드래곤이 라 하르칸을 향해 경고했다.

[그건 지금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네 놈을 죽여 다시 한 번 심장을 빼앗아주마!]

이 말에 라 하르칸이 반박하려다 멈칫했다.

그리고 세 개의 눈동자를 슬며시 움직여 눈앞의 정경을 다시금 바라보았다.

[…….]

일곱 마리의 드래곤.

검을 치켜든 기사단.

검강을 가진 인간.

그리고 수많은 인간들.

한데 모여서는 안 될 것들이 한데 뭉쳐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광경에 라 하르칸은 헛웃음을 터트렸다.

‘지금 이대로 놈들과 붙는 게 맞는가?’

아니다.

나중에는 몰라도 지금은 아직 때가 아니었다.

‘나는 조금 전 심장을 되찾았지. 조금은 진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어차피 최소한의 목표를 달성했다.

바로 제 심장을 되찾는 것.

그리고 지금은 또 다르게 해야 할 일이 있었다.

라 하르칸은 낮은 울음소리를 내뱉은 뒤 날개를 퍼덕였다.

[드래곤 로드… 드래곤 가문… 그리고 드래곤의 기사야.]

라 하르칸이 몸을 돌렸다.

[마음 같아서는 네 놈들 모두를 죽이고 싶지만, 오늘은 이만 물러나 주마.]

카셀이 반사적으로 검을 움켜잡았다.

허나 붉은 빛 비늘을 가진 드래곤이 만류했다.

[드래곤의 아이야. 나서지 마라.]

카셀이 움찔 놀라며 질문했다.

“놈이 도망치려 하고 있습니다. 잡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건 맞다. 하지만 여기서 싸우게 되면 수많은 인간들이 다칠 것이다.]

“…!”

[이곳은 드래곤의 전장과 맞지않다. 그리고 우리는 너희를 희생시키면서까지 저 괴물을 잡아내고 싶지 않다.]

카셀이 놀라 숨을 참았다.

‘존재들께서 우리를… 이런 식으로 배려할 줄이야.’

그 사이 하늘로 날아오른 라 하르칸이 낮은 웃음을 터트렸다.

[조만간 다시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다시 만날 때는….]

그 웃음과 함께 라 하르칸이 북쪽으로 향했다.

[나의 새로운 주인. 레오 바이에른과 함께 할 것이다. 그 분께서 너희의 심장을 찢어놓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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