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3화
아더의 입이 벌어졌다.
‘세상에… 도마뱀이 인간이 치즈이 교수님이었다고?’
저 모습이 마법일 리는 없을 테니, 그럼 치즈이 교수님도 혈통 능력자였단 건가?
곰곰이 고민하던 아더의 눈이 커졌다.
‘…그래서 말을 더듬으셨던 거구나.’
혈통의 정의는 피에 담긴 힘이지만, 다르게 보면 인간의 피가 아니란 소리기도 했다.
그 탓에 이 혈통을 진하게 이어받은 몇몇 사람들은 질병을 앓기도 했는데 치즈이 교수의 경우에는 말을 더듬는 것이었던 모양이다.
7년만에 알게 된 숨겨진 진실에 아더가 탄성을 터트릴 때, 치즈이 교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동시에 뻥 뚫린 상처에서 피가 후두둑 쏟아졌는데, 깜작 놀란 아더가 소리쳤다.
“교, 교수님! 괜찮으세요?”
“괜찮습니다… 이 모습이 된 이상… 쉽게 죽지 않을 테니.”
치즈이 교수가 잠시 숨을 몰아내쉬었다.
그 순간 그의 흉측한 상처가 놀랍게도 아물기 시작했다.
그 광경에 아더의 입이 또 한번 벌어질 때, 치즈이 교수가 질문했다.
“많은 게 묻고 싶은데… 정말로 아더 바이에른… 학생 맞습니까?”
그의 말에 정신을 차린 아더가 대답했다.
“네 맞습니다 교수님.”
그 확신에 찬 대답에 치즈이 교수의 표정이 오묘해졌다.
‘7년 전, 사라진 바이에른 공작가의 후계자가 이렇게 나타난다고?’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게 사라진 아더 바이에른을 찾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던가?
대학은 물론이고 아케인 시 전체가 눈앞의 소년을 찾아 헤맸고, 나중에는 제국의 군대조차 투입되었을 정도였다.
허나 그 어마어마한 인력이 투자하고도 작은 단서조차 찾을 수 없었다.
결국 아더 바이에른 수색은 중단됐고, 치즈이 교수는 진심으로 한탄했다.
이제 막 꽃피우기 시작한 천재가 그 재능을 만개하기도 전에 죽어버렸단 사실에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였다.
그런데 그 아더 바이에른이 7년만에 돌아왔다.
그것도 도르문트의 수색경찰과 힘겨운 다툼을 벌이는 전장에서.
치즈이 교수는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 할 때, 그의 뒤에 서 있던 아케인의 전 시장.
안젤리나 베이비가 입을 열었다.
“…정말 아더 바이에른 공자에요?”
그녀의 질문에 아더가 시선을 돌리며 대답했다.
“네 시장님. 오랜만이네요.”
안젤리나의 목울대가 출렁거렸다.
“…놀랍군요. 당신이 다시 나타난 것도 신기한데 하필 이럴 때 마주치다니.”
“저도 적잖게 놀라는 중이에요. 시장님이 여기 계실 줄이야.”
아더의 말에 안젤리나가 쓰게 웃었다.
“이제 시장은 아니에요. ‘전’ 시장이 되어버렸으니깐.”
“그런가요?”
“그런 셈이죠. 그런데 어디서 오신 거예요? 당신 찾으려고 제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아세요?”
아더가 어깨를 으쓱였다.
“흰 수염 씨라고 아세요?”
“흰 수염… 이요?”
“네. 그 사악한 흑마법사가 절 가둬버렸지 뭐에요? 덕분에 이제야 돌아왔네요.”
아더의 설명에 안젤리나가 눈을 끔뻑였다.
‘흰 수염? 지금 말하는 게 설마 내가 아는 흰 수염인가?’
천 년을 산 흑마법사.
현존하는 그 어떤 마법사 중 가장 고귀한 경지에 이른 탐구자.
동시에 대륙 최악의 범죄조직인 하늘섬의 수장.
‘그 흰 수염의 마법에… 저 소년, 아니 사내가 갇혀 있었다고?’
믿기지 않은 이야기에 안젤리나가 고개를 갸웃거릴 때였다.
오망성의 눈동자에서 아릿한 통증이 일었다.
그 순간 안젤리나의 입이 천천히 벌어졌다.
“…허?”
오망성의 눈동자의 통증은 진실과 거짓 중 진실을 뜻하는 감각.
그 탓에 안젤리나의 입이 벌어졌다.
놀랍게도 흰수염을 만났다는 아더 바이에른의 말은 사실이었으니.
‘그, 그럼… 그 흰 수염의 마법에 갇힌 것도 사실이라고?’
안젤리나가 경악한 표정을 숨기지 못할 때 창문 바깥 너머, 폭음이 울려퍼졌다.
쾅-!
동시에 건물 외벽이 뒤흔들리고, 모두가 자리에 쓰러졌다.
유일하게 중심을 잡고 있던 아더가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흠… 아직 바깥에 해적분들이 좀 남아있는 모양이네요?”
아더의 질문에 안젤리나가 가까스로 자리에 일어나 소리쳤다.
“네! 해적들이 대포를 쏘는 모양이에요!”
그녀의 말에 아더가 몸을 돌려 걸어나갔다.
지켜보던 치즈이 교수가 깜짝 놀라 소리쳤다.
“아,아더 바이에른… 학생! 어딜… 가는 겁니까!”
그의 말에 아더가 방긋 웃으며 대답했다.
“아, 해적분들한테 상식 좀 가르쳐주려고요 교수님.”
“…?”
“아무리 D구역이라지만, 시가지에서 대포를 쏘는 건 아니잖아요?”
치즈이 교수가 다급히 소리쳤다.
“상식도… 말이 통하는 상대에게나 형용… 되는 겁니다! 가면 안 됩니다! 아더 바이에른… 학생!”
치즈이 교수의 만류에, 아더가 머리를 긁적였다.
뒤늦게 자리에서 일어난 안젤리나가 고민하다 치즈이 교수를 끌어당겼다.
‘교수님. 내버려두죠.’
‘그게… 무슨 말입니까? 시장님….’
‘저 친구를 믿자는 소리에요. 보니깐 뭔가 확신을 가지고 있는 모양이에요.’
치즈이 교수가 눈살을 찌푸렸다.
저 젊은 청년이 무식한 해적놈들에게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안젤리나는 치즈이 교수와 생각이 달랐다.
‘아더 바이에른… 뭔가 있어.’
정말로 저 사내가 흰 수염의 마법에서 빠져나왔다면 뭔가 있는 정도가 아닐 것이다.
어쩌면 이 상황 전체를 저 사내가 뒤집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렇게 결론을 내린 안젤리나가 치즈이 교수를 만류한 순간, 아더가 비스트를 치켜들었다.
상당히 독특한 흑색 빛 권총의 등장에 치즈이 교수와 안젤리나의 눈이 살짝 커진 그 때였다.
조금 전 대포 소리보다 더 큰 폭음이 권총에서 울려퍼졌다.
쾅-!
동시에 허연 먼지와 함께 벽면이 무너져 내렸다.
치즈이 교수와 안젤리나의 경악해 입을 벌릴 때, 아더가 고개를 까닥 숙였다.
“죄송합니다 교수님. 그래도 상식을 모르는 분들을 모른 척 할수가 없네요."
“…….”
“갔다 와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그럼.”
폴짝, 아더가 무너져 내린 벽면으로 뛰어내렸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치즈이 교수가 중얼거렸다.
“허… 이게 대체 무슨 일이란 말인가?”
당황한 나머지, 말을 더듬지도 않은 그였다.
* * *
무너져 내린 벽면으로 뛰어내린 아더는 중얼거렸다.
“여기도 개판이구나.”
수색경찰과 반군.
그들이 한 데 뒤엉켜 싸우고 있었다.
그 와중에 몇몇 수색경찰들은 대포까지 끌고 와 시가지를 향해 뻥뻥 쏴대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저분들은 좀 위험하네.’
일단 저들부터 없애기로 결정한 아더가 뛰어올랐다.
그 사이 도심 한가운데서 대포를 쏴대던 수색 경찰들이 광기에 차 소리쳤다.
“케케케켁! 다 죽어라 이 반란군 새끼들!”
“이 새끼들만 잡으면 진급이다!”
“한 놈도 빠트리지 말고 죽여버려! 모조리 쓸어버리란 청장님의 명령이다!”
이 말과 함께 수색경찰이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
……쾅!
천지가 뒤흔들리는 폭음과 함께 탄알이 쏘아져 나갔다.
그 광경에 수색경찰이 경쾌한 환호성을 지르던 순간이었다.
허공에서 나타난 누간가가 쏘아져 나간 탄알을 붙잡았다.
“어이쿠.”
“…?”
“여러분. 아무리 상식이 없어도 이런 위험한 걸 도시 한 가운데 쏴도 되는 거예요?”
수색경찰이 눈을 끔뻑였다.
“…네 놈 뭐냐?”
“저 아더 바이에른인데요?”
“…아더 바이에른? 그런데 어떻게 포탄을 잡았어?”
아더가 씩 미소 지었다.
“잘요. 일단 위험하니깐 이건 돌려드릴게요.”
이 말과 함께 아더가 손에 들린 탄알을 그대로 집어던졌다.
… 쾅!!
한 박자 늦은 폭발음과 함께 대포를 쏘아대던 수색경찰들이 불길에 휩싸였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아더는 눈빛을 빛냈다.
‘뱀파이어 로드 혈통. 이거 진짜 편리하네.’
처음에는 온몸을 피로 변화만 시킬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 피로 여러 가지를 만들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조금 전 쏘아젼 나간 탄알을 잡을 때도, 피로 만든 그물망으로 붙잡았다.
‘흠… 이러면, 피로 된 검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하던 아더는 곧바로 실험해보았다.
그 순간 잠들어 있는 뱀파이어 로드의 혈통이 깨어나고 아더의 손에 핏빛 검이 쥐어졌다.
아더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와… 이게 된다고?”
어느 정도의 강도인지 모르겠지만, 느껴지는 감각은 나쁘지 않았다.
그 때 살아남은 수색경찰 몇몇이 아더를 향해 소리쳤다.
“커, 커컥… 포, 폭탄을 잡는 미친놈이 나왔다!!! 저놈부터 죽여!”
그 외침에 주변에 있던 수색경찰들이 아더를 향해 총구를 들이밀었다.
고개를 돌린 아더가 피로 만들어진 새로운 검을 한 바퀴 돌린 뒤 그대로 쏘아져 나갔다.
“…!”
깜짝 놀란 수색경찰이 눈을 치켜떴다.
그 사이 지상으로 착지한 아더가 핏빛 검을 휘둘렀다.
촤악-!
흩뿌려지는 피와 함께 수색경찰들의 목이 달아났다.
솟구치는 핏줄기 속에서 아더가 씩 미소 지었다.
‘강도가 나쁘지 않네. 아니… 오히려 좋은데?’
이 정도면 충분히 만족할 검이다.
결론을 내린 아더가 다시 한번 검을 휘둘렀다.
그 순간 늘어난 피의 검이 채찍처럼 휘둘러져 수색경찰들의 목을 훔쳤다.
‘오… 이건 좀 놀라운데? 전에 쥐었던 마검이랑 똑같은 능력이네?’
어쩌면 전에 쥐었던 마검보다 훨씬 좋을지 몰랐다.
이 검은 제 피가 있는 한 절대로 부러질 리 없으니.
그 사이 수색경찰이 소리쳤다.
“…저게 뭐야!!!”
“피,피로 된 검?”
“고, 괴물이다 괴물!”
그 외침에 수색경찰과 맞붙어 싸우던 반군들이 눈을 치켜떴다.
“…저 사람 누구야?”
“지, 지원군인가?”
“그런데 처음 보는데…? 아군 맞아?”
반군과 수색경찰이 갑작스레 등장한 아더를 바라보며 수군거릴 떄였다.
마른하늘에서 천둥번개가 내리쳤다.
쾅-!
천지를 진동시키는 그 벼락에 현장에 있던 모두의 눈이 커졌다.
그건 아더도 다르지 않았다.
“어… 저건?”
먹구름이 끼지 않은 새파란 하늘에서 내리친 벼락.
이런 이상현상이 갑자기 일어날 리가 없었다.
그 순간, 잠들어 있던 혈통도 거칠게 날뛰기 시작했다.
번개 혈통.
한 소녀에게 받은 소중한 힘이었다.
오랜만에 느끼는 그 감각에 아더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쥴리 근처에 있었군요.”
이 말과 함께 아더가 다시 뛰어올랐다.
허공임에도 마치 발판이 있는 것처럼 뛰어가는 아더의 모습에 반군들이 신이 나 소리쳤다.
“무, 뭔지 모르지만! 존나 강한 지원군이 왔다!!!”
“수색경찰 놈들을 잡아라!!!”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돼!! 몰아붙여!”
그렇게 잠시 멈추었던 전투가 다시 시작된 사이, 아더는 빠르게 D구역의 건물 외벽을 넘나들었다.
‘어디지? 이 근처였던 것 같은데?’
주변을 둘러보던 아더의 눈이 커졌다.
D구역의 쓰레기촌.
그곳에서 다시 한번 벼락이 떨어지고 있었다.
쾅-!
아더가 달리는 속도를 높혔다.
그와 동시에 귓가를 울려대는 광음도 커져갔다.
쾅! 쾅! 쾅!
아더가 높이 뛰어올랐다.
그 순간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한 남자와 대치 중인 소녀가 보였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그 뒷태에 아더가 거칠게 소리쳤다.
“쥴리--!”
그 외침에 소녀의 어깨가 거칠게 떨렸다.
천천히 고개를 돌린 소녀의 입이 벌어졌다.
“던… 아저씨?”
동시에 아더의 입도 벌어졌다.
7넌 전까지만 하더라도 조그맣던 아이가 소녀가 되어 있었다.
귀여웠던 얼굴은 감탄이 절로 나오는 미인이 되어 있었고, 허리춤까지 오던 키는 이제 가슴팍까지 자라 있었다.
‘진짜… 잘 자랐네, 쥴리?”
그 탓에 아더는 기쁜 감정을 숨기지 않으며 소리쳤다.
“많이 컸네요! 못 알아볼 뻔 했어요!”
쥴리가 얼굴에 뭐라 형용 할 수 없는 표정이 나타났다.
그 표정서 느껴지는 당황과 기쁨.
그 감정들을 엿본 아더가 미소지었을 때였다.
쥴리와 대치중인 사내가 거칠게 소리쳤다.
“빈틈이다! 이년아!”
그 외침과 함께 사내가 총을 꺼내들었다.
흠칫 놀란 아더가 비스트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반 박자 늦고 말았다.
‘어?’
아더의 눈이 커지고, 사내의 총구에서 불이 뿜어져 나왔다.
허공을 가로지르는 탄알이 아더의 눈앞에서 어지럽게 흔들렸다.
‘어떻게 하지? 이미 늦었는데?’
뱀파이어 로드의 혈통을 쓰면 저 탄알을 막을 수 있나?
아니면 비스트를 지금이라도 쏴야 하나?
1초라는 찰나의 시간.
수만 가지의 방법을 떠올린 아더가 표정을 굳혔다.
그 어떤 방법도 저 쏘아져 나간 탄환을 막을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때 벼락이 내리쳤다.
쾅-!
그 벼락과 함께 쥴리의 신형이 한 줄기 섬광(閃光)이 되었다.
날아온 총알이 그 섬광을 관통해 벽면에 박혔다.
그 광경에 아더의 눈이 치켜떠지고 총을 쏜 사내가 당황해 입을 벌렸다.
그 사이 쏘아져 나간 섬광이 사내의 등 뒤를 점했다.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 쥴리가 손에 들린 벼락을 망설임 없이 휘둘렀다.
“…크아아아악!”
비명을 내지른 사내가 까맣게 타버린 채, 쓰러졌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아더가 입을 뻐끔이며 중얼거렸다.
“쥴리가… 벼락이 됐네?”
이 말에 가쁜 호흡을 몰아 내쉬던 쥴리가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를 숨기지 않으며 질문했다.
“던… 아저씨 맞아요?”
그녀의 말에 정신을 차린 아더가 입을 열었다.
“어… 맞아요, 쥴리. 못 알아보겠어요?”
쥴리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자리를 박차고 뛰어올라 그대로 아더의 품안에 안겼다.
놀란 아더가 가까스로 그녀를 받아낸 그때, 쥴리가 속삭였다.
“맞아요? 정말 맞아요?”
그녀의 질문에 아더가 휘청이는 중심을 잡으며 말했다.
“맞아요. 저 아더 바이에른이에요.”
쥴리의 어깨가 거칠게 떨렸다.
“왜… 이제야 왔어요?”
“많이 기다렸어요?”
“네. 너무 많이 기다렸어요.”
“미안해요. 그래도 늦지 않았죠?”
쥴리가 아더의 가슴팍에 묻고 있던 고개를 들었다.
눈물을 줄줄 흘리는 소녀와 꼬마의 사이에 있는 예쁜 얼굴이 보였다.
“안 늦었어요. 이제라도 와줘서 고마워요.”
그 모습에 살며시 미소지은 아더가 그녀의 눈물을 닦아내며 말했다.
“다행이네요. 그런데 깜짝 놀랐어요. 갑자기 쥴리가 벼락이 돼서 말이에요.”
아더의 말에 쥴리가 코끝을 찡그렸다.
“아저씨랑 약속했잖아요….”
“…약속이요?”
“네… 다시 만날 때는 벼락이 되어보라고….”
말을 흐린 쥴리가 엉엉 울음을 터트렸다.
“약속했었잖아요. 그래서… 아저씨한테 보여주려고 연습했어요. 줄곧 7년 동안.”
7년간 참아온 그 눈물에 아더의 입이 살짝 벌어졌다.
쉴 새 없이 흘러내리는 쥴리의 눈물에서 느껴지는 그리움과 후회, 그리고 기쁨.
그 수만가지의 감정이 가슴을 짜릿하게 만들다.
‘쥴리… 날 진짜 많이 기다렸구나.’
그 사실이 아더는 기쁘면서도 너무 미안했다.
살며시 미소지은 아더가 쥴리의 머리를 천천히 끌어당기며 속삭였다.
“미안해요, 쥴리. 다시 생각해봐도 너무 늦게 왔네요.”
쥴리는 고개를 저으며 중얼거렸다.
“진짜 보고 싶었어요, 아저씨….”
아더의 가슴이 뭉클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