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공작가의 미친놈-47화 (47/265)

제47화

윌렛이 시선을 돌린다.

창가에 기댄 던이 보였다.

아티펙트의 영향으로 이목구비가 흐리멍덩했는데, 그 탓에 표정을 종잡을 수가 없었다.

‘아니. 굳이 아티펙트가 아니더라도 표정을 종잡을 수가 없었겠지.’

눈앞의 용병은 상당히 독특했다.

처음 만남 때부터 지금까지, 그는 상식 밖의 행동들만 줄곧 해왔다.

당장 그가 맡아 해온 의뢰들만 봐도, 평범한 용병들과는 꽤 거리가 멀었다.

허나 그것이 안 좋은 쪽이냐면 그건 또 아니었다.

어찌 되었건 그는 자신이 맡은 임무는 훌륭히 완수했고, 그건 윌렛의 기준으로서 꽤 훌륭한 용병이었다.

특히 검은 십자가가 난입해 왔을 때, 끝까지 자리를 지킨 것은 솔직히 말해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 해서 믿을 수 있냐면···. 그건 또 아니지.’

이 바닥에 오래 있다 보면 별의별 인간들을 다 만난다.

그중에는 전설적인 흑마법사도 있었고, 피에 미친 소드마스터도 있었다.

그리고 지금 눈앞의 던이라는 용병도 그런 쪽이었다.

윌렛은 며칠 전 보고 받은 내용을 상기하며, 손가락을 툭 두들겼다.

‘아직은···. 조금 더 지켜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 적어도 지금까지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으니깐.’

중얼거림과 함께 상념을 끝마친 윌렛이 고개를 든다.

* * *

B-32구역, 민간 주거 지역 중 가장 외각.

그중에서도 사람들이 드나들지 않은 재개발 지역에 어느 사이엔가 들어와 있었다.

아테나 고아원은 이 재개발 지역의 초입에 자리 잡고 있었는데 슬슬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소리다.

생각과 함께 차 안을 벗어날 준비를 하자, 침묵하던 아더가 입을 연다.

“아 다 왔네요 윌렛 어르신.”

“…….”

“오랜만이라 헷갈렸는데, 근처까지 오니 기억나네요. 이쪽을 돌면 아테나 고아원 아닌가요?”

질문에 윌렛이 표정을 숨기며 대답했다.

“그렇지. 아테나 고아원 출신이라더니, 정말로 길을 아는군.”

“지금은 아니지만, 인연이 꽤 깊은 곳이긴 하죠.”

아더의 대답에 윌렛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지금은 아니지만, 인연이 꽤 깊다?

그렇다는 건 아테나 고아원 출신이 아니란 소리 아닌가?

하지만 굳이 입을 열어 묻지 않았다.

그사이 차가 멈추고, 아더와 윌렛이 문을 열고 내렸다.

기지개를 켠 아더는 망설임 없이 걸어 나갔다.

그 뒤를 윌렛이 조용히 따르니 예쁜 정원이 자리 잡은 거대한 저택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더는 멈추어 서 그 저택의 문을 가볍게 두들겼다.

마당에서 빗질하던 고용인이 다가와 질문한다.

“뭐 때문에 오셨···. 아! 윌렛 어르신이군요!”

방긋 웃은 고용인이 문을 열어 준다.

아더의 뒤에 서 있던 윌렛이 시선을 좁혔다.

“아무리 내가 뒤에 있다고 해도, 그렇게 함부로 문을 열어 주면 어떻게 해?”

“앗···. 죄송합니다.”

“죄송하다고 될 문제가 아니야. 다음부터는 절대로 그러지 말게.”

윌렛의 말에 고용인이 어쩔 줄 몰라 했다.

그 사이 아더는 옛 기억을 떠올리며 걸음을 옮겼다.

‘이곳은 변함이 없네. 그 시절 그 대로야.’

공작가 가문에서 내쫓겨 대륙을 방황하던 시절.

자연스레 아케인에 스며든 아더는 이곳에서 다 죽어가던 몸을 치료했다.

‘정확히는 요양했지···. 독에 중독된 몸을 치료한 건 혈통 덕이었으니깐.’

그래서 여러모로 의미가 깊은 곳이었다.

윌렛이 아니었다면, 이곳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자신도 없었을 테니깐.

그 옛 기억을 되새기던 아더가 고개를 들었다.

저 멀리서 자신을 보고 굳어진 쥴리가 보였다.

“던···. 아저씨?”

“안녕하세요 쥴리?”

인사에 쥴리가 후다닥 달려와 아더에게 안긴다.

아더는 그런 쥴리의 안아 들며 질문했다.

“잘 지냈어요 쥴리?”

“네. 그런데 왜 이렇게 늦게 왔어요?”

“음? 빨리 오지 않았나요? 한 달 만에 온 건데.”

“늦었어요. 전 일주일이면 오실 줄 알았는데.”

투정에 아더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그 사이 아더를 발견한 다른 아이들도 눈을 치켜뜬 채 다가왔다.

“어···. 아저씨?”

“안녕하세요 여러분?”

아이들이 우물쭈물, 망설이다 쥴리의 옆으로 다가왔다.

아더는 그런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질문했다.

“다들 상태 보니 괜찮아 보이네요? 여기 밥 맛있죠?”

“네···. 맛있어요.”

“양이 많아요!”

“고기도 줘요! 얼마 전에는 스테이크도 먹었어요!”

아더가 고개를 끄덕이며 주저앉았다.

아레스 아레키스에게 실험당하던 아이들이 그 주위에 모여든다.

아더는 그 아이들의 표정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반가움, 당황, 슬픔, 기쁨.

여러 감정이 그 아이들의 표정에서 보였다.

‘이럴 줄 알았으면 조금 더 빨리 올 걸 그랬나?’

머리를 긁적인 아더가 그렇게 대화를 나누려 할 때였다.

보육원에서 빠져나온 10명 정도 되는 아이들이 뒤늦게 아더를 발견하고 소리친다.

“어?”

“아저씨!”

아더가 고개를 들고서 입꼬리를 올린다.

“오···. 여러분도 잘 지내셨어요?”

“네에! 진짜 오랜만이에요!”

이 말과 함께 또 다른 아이들이 후다닥 달려온다.

하제스에게 인신매매를 당할 뻔한 D구역 거리의 아이들이었는데, 그간 잘 지냈는지 혈색이 좋아 보였다.

그리고 아레스 아레키스 쪽 아이들보다 활발했다.

“아저씨 아저씨! 왜 이렇게 늦게 오셨어요!”

“치···. 그때 빨리 온다고 하셨으면서 약속 어겼어!”

“아저씨! 보육원장님이 그러는 데 아저씨 대단한 용병이라는데요!”

쉴 틈 없이 쏟아지는 질문에 아더가 약간 당황한다.

그 모습에 먼저 와 기다리던 아레스 아레키스 쪽 아이들이 미간을 살포시 찌푸린다.

“야! 차례 지켜! 우리가 먼저 왔어!”

아더를 바라보던 하제스 쪽 아이들이 고개를 돌린다.

그리고 눈을 끔뻑이다 지지 않고 소리쳤다.

“뭐라는 거야! 우리가 더 오래 못 만났거든!”

“그게 무슨 상관이야! 우리가 먼저 왔으니 우리랑 먼저 대화해야지!”

“아저씨는 우리를 더 반가워할걸! 안 그래요 아저씨?”

질문과 함께 말다툼하던 아이들이 고개를 홱 돌린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아더가 황급히 손을 든다.

“여러분? 아무리 제가 좋아도 싸우는 건 조금···.”

파지직-!

“…?”

갑작스레 튀어 오른 전류에 싸움을 말리던 아더도 아더를 차지하게 싸우려던 아이들도 놀라 입을 다문다.

그 사이 제 혈통 능력을 일으킨 쥴리가 서늘한 목소리로 경고한다.

“내가 먼저니깐 다들 순서 지켜.”

“…….”

“뭐해? 저리 안 가고.”

아이들이 후다닥 물러선다.

그 모습에 아더가 감탄을 숨기지 않으며 말했다.

“쥴리? 혈통 능력을 다룰 줄 알게 된 거예요?”

“네 보육원 선생님께서 가르쳐주셨어요. 아직은 이렇게 정전기만 튀길 정도지만···.”

“그 정도만 해도 대단한걸요? 저는 그 나이 때, 그것도 못 했는데.”

쥴리가 샐쭉 웃었다.

아더는 그런 쥴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시 질문 했다.

“그런데 쥴리가 이곳 대장이에요?”

“대장이요?”

“애들이 다 쥴리 눈치를 보는 것 같은데요?”

“…대장은 아니고 싸우거나 다투면 제가 중재하기는 해요.”

부끄러운 듯 이 말을 중얼거린 쥴리가 아더에게 안긴다.

여러모로 아이린이 생각나는 그 모습에 아더가 피식 웃음을 터트릴 때였다.

어느 사이엔가 다가온 윌렛이 어이없다는 듯 중얼거린다.

“애한테 대체 뭘 가르치는 거야?”

“네?”

“혈통 능력을 함부로 일으키는데 주의를 줘야지. 그걸 왜 칭찬하고 있어?”

아더가 눈을 끔뻑였고, 쥴리가 약간 볼멘소리로 반박했다.

“윌렛 아저씨. 왜 던 아저씨한테 화내세요.”

“잘못된 건 잘못 된 거다 쥴리. 힘을 가졌다고 힘으로 협박하면 언젠가 그 업보가 돌아오기 마련이란다. 가서 친구들한테 사과하거라.”

윌렛의 서늘한 목소리에 쥴리가 움찔 놀라더니 아더의 눈치를 본다.

아더가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음 쥴리? 저 말도 맞긴 해요. 힘을 함부로 쓰면 큰일 나니깐···. 그러니깐 가서 깔끔히 사과하고 다시 놀죠 어때요?”

쥴리가 잠시 고민하다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다가가 고개를 숙여 사과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더가 자리에서 일어나 윌렛에게 말했다.

“다들 잘 지내는 것 같네요.”

“너무 잘 지내서 문제지. 보육원장이 죽을라 하더군.”

“애들이 그렇죠, 뭐.”

“…맞는 말인데 자네가 그 말을 하니 뭔가 그렇군.”

떨떠름하게 이 말을 중얼거린 윌렛이 식당을 가리킨다.

“온 김에 밥이나 먹고 가지. 어떤가?”

아더가 입꼬리를 올리며 대답했다.

“저야 좋죠. 가시죠 윌렛 어르신.”

* * *

아더와 윌렛이 보육원을 나선 것은 해가 지고서였다.

저녁까지 먹은 뒤에도 한참을 수다 떨었지만, 아이들은 아쉬운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그중에서도 쥴리는 거의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아더를 바라보았다.

“…던 아저씨 또 언제 와요?”

“잘 모르겠네요. 요즘 여러모로 바빠서.”

“영영···. 안 올 건 아니죠?”

“제가 왜 영영 안 와요. 꼭 다시 올게요.”

“진짜요?”

“네. 다음에 오면 음···. 쥴리 혈통 능력에 관해 가르쳐줄게요. 쥴리는 재능이 있으니깐 조금만 배우면 능력을 잘 다루게 될 거예요.”

쥴리가 애써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눈가에 맺힌 눈물을 숨길 수 없었다.

아더는 그 눈물을 닦아주며 쥴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럼 다음에 봐요 쥴리. 그때 동안 잘 있어요.”

작별인사와 함께 아더가 윌렛을 향해 다가갔다.

보육원에 남겨진 아이들은 그런 아더의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자리에 서서 지켜보았다.

그렇게 아더의 모습이 더 이상 안 보일 때쯤, 한 아이가 중얼거린다.

“던 아저씨···. 한테 구해줘서 고맙단 말 하고 싶었는데···. 부끄러워서 못했어.”

이 말에 몇몇 아이들이 동조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표현을 못 했지만 아이들은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목숨을 잃을 뻔한 자신들을 아더가 구해줬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래서 아더가 왔을 때 무척이나 반가웠지만, 그 마음을 온전히 전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였다.

“뭔가 어렵지, 그렇지?”

“맞아···. 어려워.”

“고맙다고 말하는 게 쉽지 않아.”

아이들의 속닥거림에 쥴리가 시선을 돌린다.

그리고 시무룩해 하는 제 친구들을 향해 말했다.

“다음에 오면 꼭 해봐.”

쥴리가 아더처럼 입꼬리를 씩 올렸다.

“분명 좋아하실 거야. 던 아저씨는···. 보기보다 부끄럼쟁이니깐.”

* * *

돌아가는 차 안.

아더와 윌렛은 각자의 상념에 빠졌다.

허나 둘 모두 딱히 불편함은 느끼지 않았다.

그렇게 어색하지만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내달리던 리무진이 B 구역을 빠져나왔을 때였다.

윌렛의 재킷이 부르르 떨렸다.

“…연락이 와서 그런데, 통화 좀 해도 되나?”

아더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들어도 상관없다면, 하셔도 상관없어요.”

“어디 가서 말하지만 말게. 뭐···. 연락 온 상대방을 보니 말해도 딱히 상관없겠군.”

이 말과 함께 윌렛이 마력 통신기를 귀에 장착했다.

“연락받았네. 그래서 어떻게 되어가고 있지?”

질문에 이런저런 대화가 오갔다.

그 속에서 한참을 정보를 건네받던 윌렛이 다소 들뜬 기색으로 중얼거렸다.

“드디어 위치를 잡았다고? D-42구역이면 폐촌이겠군. 현상금이 큰 만큼, 무력 충돌이 일어날지도 몰라. 못 할 것 같으면 간을 보다 빼고, 잡을 것 같으면 과감하게 시도하게. 그래···. 내 또 나중에 전화를 주지.”

이 말과 함께 윌렛이 마력 통신구의 전원을 끄자, 지켜보던 아더가 질문했다.

“의뢰인가 보군요 윌렛 어르신.”

“맞아 의뢰지. 요즘 가장 이목을 끄는 의뢰.”

아더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가장 이목을 끄는 의뢰요? 의뢰가 이목을 끌 수도 있나요?”

“시 공무원이 직접 의뢰한 내용이거든.”

“시 공무원이요?”

“힘이 필요로 한 건 단순 기업이나 뒷세계, 이런 쪽만 있는 건 아니야.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브로커나 용병들에게 의뢰를 가장 많이 하는 쪽은 시 공무원들 쪽이지.”

아더가 눈을 끔뻑이다, 탄성을 터트렸다.

“혹시 현상 수배범을 잡는 일인가요?”

“맞아. 한 번 읽어보겠나?”

윌렛이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내 들어 건네준다.

전단지였는데, 아더는 그 내용을 읽어내려가다 눈을 치켜떴다.

“어···. 이 현상금 잘못된 거 아닌가요?”

“아니 틀리지 않았네. 자네가 보고 있는 1000골드란 액수가 맞아.”

아더가 탄성을 흘렸다.

‘1000골드면 용병들 의뢰를 기준으로 해서도 진짜 말도 안 되는 일을 해냈을 때만 받는 액수인데···. 이게 현상 수배범의 목에 걸렸다고?’

이 정도 액수가 걸리려면 대형살인마쯤은 되어야 할 것이다.

수십 명을 죽인 살인마가 아니라 수백 명을 죽인 살인마 말이다.

그 탓에 아더가 현상 수배범에 그려진 실눈의 남자.

마시알 더스트를 흥미롭게 바라볼 때였다.

옆에 앉아 있던 윌렛이 툭 질문한다.

“마음이 동하는 모양이군.”

“…음. 솔직히 말하면 궁금하기는 하네요. 도대체 무슨 잘못을 해야 1000골드라는 현상금이 걸릴 수 있는지.”

“말해 주는 거야 상관없지만, 이야기를 들으려면 의뢰를 받아들여야 해.”

“…공개의뢰라면서요. 윌렛 어르신.”

“공개의뢰라 해서 내 원칙이 바뀌는 건 아니지. 의뢰 내용을 듣고 싶으면 의뢰를 받아들이게나. 난 쓸데없는 데 시간을 빼앗기는 걸 싫어하거든.”

아더가 툴툴 볼멘소리를 냈다.

허나 팔짱을 낀 윌렛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 모습에 윌렛이 정말로 말해 줄 생각이 없다는 걸 깨달은 아더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럴 때 보면 참 융통성이 없단 말이지.’

생각과 함께 아더가 고민한다.

현상 수배범 의뢰는 다른 의뢰들과 달리 시간이 제한되어 있지 않았다.

의뢰의 특수성 때문이었는데, 숨어든 범죄자들을 잡는 게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의뢰는 개인이 아니라 단체로 맡기 마련이지···. 먼저 잡는 쪽에 현상금을 주는 방향으로 해서.’

그래서 고민이었다.

때마침 시간이 남기도 하고, 위치가 특정된 현상 수배범 의뢰라면 한 번쯤 참여해도 나쁠 게 없었기 때문이다.

‘실패해도 리스크가 없고···. 성공하면 대박이고.’

최근 지니한테 지급한 500골드 때문에 썩 상황이 좋지 않은 제 통상사정이었다.

물론 어머니에게 말하면 그 500골드를 단번에 채워 줄 테지만 아더는 굳이 그러지 않았다.

‘내가 필요로 한 건 출처를 알 수 없는 돈이지···. 그래야 원할 때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고, 추적도 안 당하니깐.’

그런 의미에서 1000골드라는 액수는 솔직히 말해 혹했다.

아케인에서 돈으로 하지 못하는 일은 거의 없으니 말이다.

‘흠···. 성공하면 천 골드. 실패하면 그걸로 땡. 간을 보다 결정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결정을 내린 아더가 고개를 끄덕였다.

“받아들일게요, 윌렛 어르신. 설명을 좀 해주세요.”

“당분간 일할 생각이 없다면서?”

“내일은 쉬는 날이잖아요? 덕분에 시간이 좀 남아서요.”

윌렛이 아더를 잠시 바라보다, 다른 서류를 꺼내 든다.

그 서류를 아더가 받아들자, 윌렛이 설명한다.

“마시알 더스트. 그자는 스파이야.”

“네? 스파이요?”

“그래 스파이. 그것도 꽤나 거물인 모양이더군.”

아더가 눈을 치켜뜬다.

“제국 황실에 숨어든 스파이. 이번 의뢰는···. 그래. 아케인 시 의회가 아니라 제국 황실 쪽에서 내려온 의뢰야. 황제가 개입했단 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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