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화.
괴담 전문 사무소 : 마지막 흡혈귀 (9)
흡혈귀는 떠났다.
아마 설이가 말한 것이 어디까지 사실인지 확인하러 가는 것이리라.
흡혈귀는 어지간히 마음이 급했던 것인지 뒤도 보지 않고 쌩하니 사라졌다.
“거 참,”
흡혈귀가 완전히 떠난 걸 확인한 뒤 태주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런 게 가능하면 미리 말이라도 하지.”
이전부터 설이가 얼마 안 남은 것 같다고 말하는 게 사실은 사실이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이 정도까지 진척이 된 줄은 모르고 있었다. 태주는 불만스럽게 말했다.
“아니, 언제부터 나올 수 있었어요?”
그렇기에 태주가 가장 먼저 한 질문은 그런 것이었다.
“가능하냐 불가능하냐를 묻는 거라면 꽤 전부터 가능은 했다. 하지만 지금도 원래는 나오면 안 돼. 여러모로 상태가 완전하지는 않거든.”
아직 완전히 정착되지는 않은 모양이다. 어처구니가 없는 말이다.
“무리해서 나왔다는 말이네요. 그럼 왜 나왔어요?”
“그게, 그 애가 마음속으로 ‘언니 도와줘’ 하는데 내가 어떻게 안 도와줄 수 있겠냐.”
옥분은 한설의 얼굴로 민망하다는 듯 웃었다. 평소 설이 얼굴로는 짓지 않을 표정을 다양하게 짓는 걸 보니 어색하기 그지없다. 지금의 웃음도 마치 세상 다 산듯한 그런 미소다.
“게다가 해충 같은 게 눈앞에 있는데 무리해서라도 나와야지 않겠느냐.”
“해충이라.”
“여자와 피나 탐하는 모기 녀석이니 해충 아니냐.”
꽤 신랄한 평가다. 왜 무리해서라도 나왔는지 알겠다며 태주는 쓰게 웃었다.
“그런 해충 상대로 미인계를 써요?”
“우리 한설이는 아름다우니, 피할 수 없다면 이용해야지.”
“진짜 돌겠네.”
팔불출 부모라니. 태주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다. 이미 관심을 가진 상대가 관심을 잃게 만드는 것보다는 그냥 그 관심을 이용하는 편이 쉽고 합리적이다.
게다가 잠깐 사이에 일이 틀어질 뻔한 걸 돌려놨으니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원래 방향에서 조금 많이 돌아간 기분도 들지만.
“일단 대강 상황은 알고 있어 즉흥적으로 해 봤는데, 도움이 되었을까?”
“음, 모르겠네요. 워낙 상황을 복잡하게 만드셔서…. 어느 쪽으로 굴러가든 변수가 될 건 확실해 보이는데.”
“하지만 나쁜 변수는 아니겠지.”
한설의 몸으로 옥분은 웃었다. 태주는 이번엔 다른 의미로 어이가 없었다.
“옛날에 그런 짓 많이 해보셨나 봐요?”
“아니, 하지만 저런 식으로 속아 넘어가는 남정네들은 수도 없이 봐왔지. 내가 전 세계를 돌아봤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던가?”
자신이 괜히 오래 산 건 아니라며 옥분은 웃었다.
“저런 겉멋만 든 애송이가 좋아할 태도만 골라서 따라 했다. 역시나 정확하게 먹히는군.”
“저게 애송이인가요?”
“너도 전에 듣지 않았느냐. 살아온 게 수십 년 정도밖에 안 된 녀석이라고. 저런 건 애송이야 애송이.”
하긴 흡혈귀 전설들을 기준으로 놓고 생각하면 확실히 그리 길지는 않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꼬맹이라기엔 좀.
하지만 태주의 감상이야말로 옥분에게는 관심 밖의 일이다. 옥분은 그렇게 말하고는 곧바로 기지개를 켰다.
“나는 이만 들어가 보마. 이미 꽤 무리했으니, 이젠 쉬어야겠어.”
옥분은 더 말하지 않고 돌아가려 했다. 하긴 본인 말대로 무리한 것이라면 그럴 법도 했다. 어쨌든 꽤 즉흥적이고 제멋대로긴 하지만 도움은 확실히 되었다.
“아, 하나만 물어볼게요.”
태주는 넌지시 말을 던졌다. 문득 궁금해졌기 때문이었다.
“뭐냐?”
“지금 상황에 만족하세요?”
“이 녀석 이거 돌아가기 직전에 한마디로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나 하는구나.”
옥분은 잔잔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
“짧게 말하자면, 그래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한설이가 지내는 모습 말이다.”
옥분은 그 말을 마지막으로 눈을 감았다. 그다음 눈을 떴을 때는 설이가 그 자리에 있었다. 고작 눈을 한번 깜빡인 것만으로, 설이는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설이는 눈을 몇 번 더 깜빡이고는 말했다.
“와, 이거 느낌 이상하네요.”
설이는 자기 몸이 어딘가 낯선지 몸을 부르르 떨었다. 하지만 옆에서 보고 있던 태주 입장에서는 오히려 놀라울 뿐이었다.
“그게 느낌 이상한 거 하나로 끝나는 일이던가?”
일종의 신내림이다. 사실 그리 쉽게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아마 양쪽 모두가 서로에게 맞춰주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는 생각은 들지만 그걸 감안해도 좀 놀랍다.
“신기한데.”
설이 몸에 확실히 이상은 없어 보였다.
“평소랑 다른 점은 기분 말고는 더 없는 거지?”
“네! 기분도 오히려 좋은데요? 잠시나마 언니가 말하는 것도 볼 수 있었고요.”
“그럼 다행이네.”
그렇다면 설이 자신에 대한 걱정은 더 안 해도 된다.
“그래도 다음엔 그런 게 언제부터 가능했는지 알려줘.”
“근데, 이런 게 되는지 저도 몰랐어서….”
그렇다면 탓할 수도 없다. 태주는 결국 작게 한숨을 쉬고 말았다. 정말로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예외일 뿐이라는 말이다.
“그래, 지금은 네가 멀쩡하니 됐다 치자.”
태주는 돌아가기로 했다.
“지금은 아마 흡혈귀가 다른 곳을 뒤지고 있을 테니, 시간 여유는 좀 있는 셈인가.”
넉넉하지는 않지만 부족하진 않다.
“일단 돌아가자.”
“바로요?”
“그래. 내일이 지나기 전에 끝내려면 끝낼 수 있을 것 같으니까.”
갑작스럽게 해야 할 일의 방향성이 틀어지기는 했지만, 결론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다.
물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시간을 낭비할 수가 없다.
“네 언니도 그러려고 무리수 던진 거 아니냐.”
언니가 자기 몸으로 무슨 짓을 했는지 기억이 난 설이는 얼굴을 붉혔다.
“아니, 뭐 그건 그렇지만요. 근데, 이거 떠올리니까 되게 부끄럽네요?”
“기억도 그대로 남아있나 보네. 하긴, 그러고 보니까 네 언니도 안에서 너 하는 짓을 다 보고 있었던 거 같은 말투긴 한데.”
“어, 맞다! 그러고 보니 언니가 그런 말도 했었죠!”
괜히 더 부끄러워진 것인지 설이가 머리를 부여잡기 시작했다. 평소라면 그 장면을 웃으며 지켜볼 만도 했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은 아니다.
“삽질하지 말고 빨리 돌아가자. 알아낼 건 다 알아냈으니.”
확실히, 기회는 기회다.
“알아낼 거요?”
“약점이 뭔지 우리가 알아내려 했잖아.”
직접 보니 알겠다. 태주는 저 흡혈귀가 왜 기존의 흡혈귀들이 가진 약점이 없는지 알 것 같았다.
“근데 방금 대화에서 보인 약점이 있었어요?”
설이는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설이가 보기에 지금의 만남은 절대로 뭔가를 제대로 알아낼 수 있었던 만남은 아니었다.
하지만, 옆에서 유심히 관찰하기만 하는 사람이 발견할 수 있는 것과 당사자 입장은 또 다른 법이다.
“한 가지 아주 특이한 점이 있었지. 이제야 왜 치명적인 약점이 없는지 알겠어.”
“어? 정말요? 어떤 특이한 점이 있었는데요?”
“이상한 점이 없다는 데서 눈치를 챌 수 있어야 했어.”
태주의 말은 마치 선문답처럼 들렸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지금 저 상대방에게서 흡혈귀다운 점이 느껴졌어?”
태주는 지적했다. 이상한 말투나 과장된 행동. 그건 눈에 뻔히 보이는 부분이긴 했지만 동시에 절대로 괴물로서 특이한 점은 아니었다.
고작 그 정도가 가장 특이한 점일 정도로, 그 괴물은 흡혈귀로서 가지는 다른 특징들이 거의 없다.
흡혈귀라는 것을 알고서 만난 두 사람조차 잠시 상대가 흡혈귀라는 것을 잊어버릴 정도다.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그저 잘생긴 남자일 뿐일 정도로 이상한 점이 없다.
“저 녀석이 약점이 없는 것도 당연하지.”
장난질이다. 그렇게밖에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간단한 방법이다.
하지만 고작 그 정도의 장난질 때문에 도저히 정체를 알 수가 없었다.
“저건 흡혈귀가 아니야.”
태주는 단언했다.
“아니라고요?”
설이는 당황했다.
“하지만 분명 흡혈귀일 거라면서요?”
“아니, 미안. 흡혈귀이긴 한데.”
태주는 조금 횡설수설했다. 갑작스럽게 알아낸 사실이라 말이 정리가 잘 되지 않았다.
“저건 원래부터 흡혈귀였던 게 아니야.”
진짜 흡혈귀가 아니다.
“그저 빈 자리를 꿰찼을 뿐이야.”
* * *
이런 설명은 밖에서 오래 할 수는 없다. 재빨리 설이를 이끌고 사무소로 돌아온 태주는 곧바로 설명을 시작했다. 한 가지 사실을 알아내고 나니 나머지 사실들이 한 번에 이해가 갔다.
예를 들어, 흡혈귀가 정말로 하고 싶었던 것은 자신이 우월하다는 증명이다.
“중2병 걸린 꼬맹이랑 본질적으로 다른 바도 없지. 그런 의미에서 네 언니가 했던 말이 정확하긴 하네.”
처음에는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분석이 끝나고 나니 이만큼 한심한 것도 없다.
“너를 원하는 것도 아마 그런 맥락에서의 일이겠지.”
“그런데 저를 가지는… 아니 말이 좀 이상한데. 어쨌든 그게 왜 우월하다는 증명이 되는 거예요?”
마치 물건같이 들리는 말이다. 조금 기분 나쁘다는 듯 설이는 눈을 찌푸렸다.
“기분이 나쁜 게 당연하지. 그 흡혈귀가 추구하는 건 현대적인 가치들이 아니니까.”
심지어는 저 산골에서 고립되어 살았던 설이마저 느끼는 사실을 그 흡혈귀는 모르고 있다. 지금 이 꼴을 보니 그 늑대가 왜 겸사겸사 흡혈귀까지 다 날려버렸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태주는 씁쓸하게 말했다.
“그 흡혈귀는 자신들이 몰살당하기 직전의 상황에서 한치도 발전하지 않은 거겠지.”
“발전하지 않았다고요?”
“그래. 흡혈귀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해 볼까.”
태주는 작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말하는 입장에서도 쉽게 끝날 이야기는 아니라 조금 꺼려지긴 한다. 하지만 한다면 제대로 해야 한다. 흡혈귀는 그만큼 유명한 괴담이기 때문이다.
“미리 말하지만, 소설 이전의 흡혈귀에 대해 다루지는 않을 거야.”
“소설이요? 그 스토커 씨가 쓴 그거요?”
설이는 어디서 들어본 적은 있는지 아는 척을 했다.
“브램도 붙여주자. 그냥 범죄자 같잖아.”
태주는 머리를 긁적였다. 아무리 철자가 다르다 해도 그냥 스토커라 하면 좀 그렇다.
“흡혈귀에 대해 가장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고전적인 사악함의 집합이야.”
“사악함의 집합… 정확히 무슨 뜻이에요?”
태주는 한숨을 살짝 쉬었다.
“내용이 조금 많긴 한데.”
아무래도 흡혈귀는 너무 유명하다 보니 해석도 너무 많다.
“어떤 사람은 흡혈귀를 귀족이나 부르주아적인 괴물로 해석해. 고혈을 빤다는 표현은 어디에서나 통하는 표현이니까, 피를 빠는 괴물인 흡혈귀는 일종의 착취자로 이해하는 거겠지.”
그렇기에 ‘백작’이다. 약자를 괴롭히는 귀족이라는 이미지가 바로 흡혈귀다.
“또 어떤 사람은 단순히 질병으로 이해하기도 하지. 전염되니까 말이야.”
개나 박쥐를 다루거나 그 모습으로 변신할 수도 있다. 심지어 흡혈귀에 물린 자는 흡혈귀가 된다. 이런 관점에서, 현재 좀비의 이미지는 사실 원래 흡혈귀가 가지고 있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 경우에 흡혈귀는 질병이다.
“거기다 조금 더하면 이제 죽음이라는 순리를 부정하는 종교적인 사악함이라 볼 수도 있지. 태양을 못 본다는 건 좀 노골적이기도 하고. 어느 쪽이건 하나같이 긍정적인 면은 없어. 서양 괴담들이 대체로 그저 사악할 뿐이기는 하지만 그중에서도 흡혈귀는 이것저것 다 포함되어있는 셈이야.”
“와, 그렇게 말하니까 정말 나빠 보이는데요.”
설이는 조금 찌푸린 채 말했다.
“하지만 그 해석은 이제 다 고전적이라고 봐야겠지. 좀 더 나쁘게 말하면 낡았고.”
지금 흡혈귀가 어떻게 소비되는지를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
“지금은 그냥 미형의 무언가로 소비될 뿐이니까.”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때로는 악역이지만 또 때로는 선역이기도 하다. 사람과 양립할 수 없는 존재로 여겨질 때도 있지만 어떤 때는 그냥 사람들 틈바구니에 껴서 차별받으며 살아가는 어떤 존재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 시점에서 고전적인 흡혈귀는 이제 죽어가는 수순이다. 더 이상 흡혈귀를 그런 종류의 사악한 존재로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그 가짜는 고전적인 의미의 흡혈귀가 되고자 했어.”
귀족임을 고집한다. 정확히 알지도 못하면서 굳이 고전적인 그대로의 흡혈귀가 되려 한다. 아직 본인조차 그 모습에 적응하지 못한 채 그렇게 되고자 한다.
“전혀 현대적으로 바뀌지도 않고, 그저 고전적인 의미의 착취자가 되려고 했고 또 성공해버렸지.”
그러나 나머지 두 가지의 이미지는 가지고 있지도 않다.
새로운 흡혈귀를 만들고 싶어 하지 않으며, 또한 사악한 존재라면 마땅히 가져야 할 약점을 가지고 있지 않다.
아마 본인의 이해가 거기까지밖에는 닿지 않은 것이리라.
“그렇다면 흡혈귀에 대해 이해도가 떨어지는 그 존재는 원래 뭐였을까?”
태주는 의문을 던졌지만 사실 직접 본 이후로는 답이 짐작이 가기 시작했다.
“아마도 그건 흡혈귀에게 착취당했던 뭔가였겠지. 원래는 착취당하던 쪽이라 착취하는 입장이 되고 싶었던 건지도 몰라."
귀족에 대한 몰이해는 어쩌면 그래서 나왔을 것이다.
그저 귀족이 무엇인지 겉으로만 이해한 채, 따라 하려 했으니 그런 모양새가 된 것이다.
어찌 되었건 여기까지 추론하고 나면 나머지는 뻔하다.
“왜 그리도 관계의 역전에 집착했을까.”
그건 자신이 흡혈귀가 아니라, 그보다 못한 존재였기 때문이다.
“왜 그렇게도 귀족적인 것에 몰두했을까.”
그것은 자신의 출신에 대해 콤플렉스가 있기 때문이었다.
“왜 자신이 다른 존재들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 했을까.”
이전에는 그 무엇에게도 우위를 점하지 못했기 때문일 거다.
“왜 그런데도 월이에게 크게 적대감을 가지지 않았을까.”
그건 늑대인간이 흡혈귀를 모두 죽였기 때문에 본인이 자유를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모든 게 애초부터 흡혈귀가 아니라면 말이 되는 거야. 그러니 약점이 없는 흡혈귀 같은 바보 같은 소리가 가능한 거라고.”
이건 그렇기에 나타날 수 있는 괴물이었다. 흡혈귀의 빈 자리를 차지했을 뿐인 그런 종류의 괴물. 좋은 점만을 취하고, 약점은 버린다.
“어떻게 그런 게 있을 수 있었는지는 모르겠어. 하지만 자신이 그런 존재니, 빨간 마스크와 붉은 마스크의 이름의 유사성을 이용해서 강제적으로 괴담을 만들려는 아이디어도 낼 수 있었던 거겠지.”
거의 성공 직전까지 갔었다. 분명 지훈이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면 성공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다면 왜 연화를 골라서 붉은 마스크로 만들었는지도 이해가 간다.
“연화 본인에게는 별 애정은 없지만, 그 처했던 상황 자체에는 느끼는 바가 있었던 거겠지.”
“그래, 그래. 뭐 나는 여전히 잘 모르겠지만.”
월이는 질린듯한 표정을 지었다. 갑자기 돌아오자마자 하는 소리가 저런 끔찍하게 긴 장광설이다.
쟤도 가끔 보면 언니보다 심한 거 같은데. 월이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갑자기 그런 결론을 내린 이유가 뭔데? 나도 알 수 있는 이유야?”
“그래. 너도 봤잖아.”
태주는 자신만만하게 물었다.
“너, 그 녀석의 입에서 송곳니를 볼 수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