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화.
괴담 전문 사무소 : 상자 안의 머리 (19)
갑자기 마주한 충격적인 장면에 정한은 얼어붙었다. 그러나 태주는 그 모습에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
“자, 도깨비는 쓰러졌습니다.”
태주는 말했다. 정한은 여전히 하얗게 질려 있었다.
“그럼 이제 나가주실까요?”
“네…네?”
정한은 말을 더듬으며 말했다. 정한에게는 지나치게 충격적인 장면이었기 때문이었다.
“그야, 사건은 끝났으니까요. 이제 집에 가셔야죠.”
“그, 잠시만요.”
정한은 당황해 물었다.
“도깨비는 죽은 건가요?”
“글쎄요. 보신 대로입니다.”
태주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았다.
“이제 당신이 이곳에서 할 일은 없습니다. 나가시죠.”
태주는 정한에게 상자 속에 있던 물건들을 죄다 넘겨받았다.
“자, 이건 다 주변 분들한테 주시고요.”
“정말 가요…?”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정한은 영 적응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태주의 태도는 더 말도 붙일 수 없을 정도로 단호했다.
“네. 저희도 업무 종료입니다. 지금 나가셔야 합니다.”
정한은 뭐라도 설명을 더 듣고 싶었지만 거의 쫓겨나듯 바깥에 내보내 졌다.
정말로? 이게 끝인가? 이렇게 도깨비에게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아도 되는 건가? 저런 식으로 도깨비의 목을 날려도 되었던 건가?
머릿속에 수많은 의문이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이내 정한은 고개를 떨어트렸다.
태주의 말대로 자신에게 시간을 얼마를 줘도 약속한 것은 보여줄 수 없을 거다. 결국은 그게 유일한 방법이었을 지도 모른다.
씁쓸한 기분에 정한은 한숨을 쉬었다. 아직도 놀란 가슴은 진정되지 않았다.
“그나저나 이건 어쩌지.”
일단은 현실적인 문제부터 해결해야 했다.
정한은 양손에 가득 있는 물건들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이었다.
말 그대로 정말로 짐덩이다. 버릴 수도 없는 물건이다. 아홉 명의 물건이다 보니 심각하게 묵직했다.
지하철은 끊겼다. 버스도 당연히 없다. 택시를 타야 하나 싶었지만, 금액이 부담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정한은 그저 사람 없는 거리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
“정한아!”
그때 갑작스럽게 정한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처음에는 잘못 들은 줄 알았다. 그만큼 이곳에 있는 게 말이 안 되는 친구다.
“어, 어?”
이곳에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해 보지 못했던 친구가 있었다.
“무슨 일이야?!”
“무…뭐가?”
대엽이었다. 뛴 건지, 혹은 오래 걸은 건지 숨을 헥헥대고 있는 대엽은 정한의 얼빠진 말에 황당하다는 듯 말했다.
“너 말하는 거야, 너!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나?”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만남이었기에 정한은 당황스럽기 그지없었다.
“이곳으로 오라고 갑자기 문자 했잖아. 그래서 온 건데.”
“내가? 난 보낸 적이 없는데.”
정한은 무슨 소리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대엽이 하는 말을 듣다 보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 것 같았다.
“평소에 개인적인 일로 연락도 잘 안 하는 애가 갑자기 문자로 도와달라고 해서 얼마나 놀랐는데.”
“난 안 보냈다니…”
“야, 그럼 이걸 누가 보내냐? 뭐 해킹이라도 당한 거냐?”
대엽은 퉁명스럽게 핸드폰을 열어 보여줬다.
“이거 봐, 네 번호로 왔잖아.”
정한이 봐도 핸드폰에 찍혀 있는 번호는 자신의 번호였다.
“어라, 그러네.”
“네가 드디어 정신이 나갔구나. 일이 힘드냐?”
대엽 역시 장난문자인가 싶었지만, 어째 불길해 나와 봤다고 했다.
“네가 여기 없었으면 장난문자라고 생각했을 거 같긴 한데, 너를 정말로 만나 버렸으니 이 문자를 누가 보냈다고 생각해야겠냐?”
“…난가?”
정한이 생각해도 그런 문자를 보낼 사람은 달리 없다.
“진짜 정신이 나가긴 했구나, 너. 열 있는 거 아니냐?”
대엽은 손을 정한의 이마에 댔다.
“열은 없는데.”
그러더니 대엽은 한숨을 쉬고 말했다.
“우리 아직 치매 걱정할 나이 아니다, 정한아.”
“그렇지?”
끝까지 의문형인 대답에 대엽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말했다.
“어쨌든 다른 애들도 오고 있어. 안색 안 좋은 거 보니까 무슨 일이 있긴 있었나 본데, 무슨 일이야?”
“어, 으음….”
자신이 겪은 일을 말해봐야 믿을 수 있을 리 없다. 정한이 우물쭈물하는 사이 대엽은 말했다.
“안색 안 좋으니까 건강검진이라도 받아 봐. 혹시 막 큰 병 걸린 건 아니겠지? 저번에 헛것 보고 기절할 때 알아봤어야 했는데.”
“어, 아냐. 그건 진짜 아냐.”
그래도 뭔가 미심쩍은 듯 대엽은 정한을 살폈다. 대엽 입장에서는 새벽에 갑자기 난리를 친 셈이니 그럴 만했다.
“그나저나, 그 손에 든 게 뭐냐? 한밤중에 뭐 그런 걸 들고 있어?”
정한은 갑자기 손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대엽이 갑작스럽게 손에 들고 있었던 물건들을 뺏어 갔기 때문이었다.
“이거 그거냐?”
대엽은 내용물을 찬찬히 살피다 말했다.
“그 캡슐 안에 있던 거?”
“응.”
“진짜 찾았네. 상자는?”
“상자는… 놓고 왔네.”
상자는 아마 사무소에 그대로 있을 것이다.
“하긴 상자가 중요한가. 내용물이 중요하지. 이거 있어서 부른 거냐?”
“그, 그랬나보다?”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었으니 정한은 의문형으로 말을 끝냈다.
“그랬나보다는 또 뭐야? 어쨌든 차라리 다행이네. 별일 없어서.”
무슨 일이라도 생긴 줄 알았다면서 말하는 친구의 모습을 보고 정한은 갑자기 가슴에서 뭔지 모를 감정이 생겼다.
“…미안.”
“엉? 갑자기 뭐야?”
“이 시간에 나오게 해서.”
지금은 대엽뿐이지만 더 많은 사람이 오고 있다고 했다.
어쨌든 자신 때문에 이곳으로 모이고 있었다.
내일은 평일인데도, 누군가는 분명 내일 출근을 해야 할 텐데도 이리로 오고 있는 것이다.
“내일 출근하는 거 아냐?”
“몰라. 반차 쓰지 뭐. 정 힘들면 아예 월차 쓰고.”
대엽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그리고 내일이 아니라 오늘이야.”
“아.”
그러고 보니 이미 열두 시는 넘은 지 좀 되어 있었다.
“너도 하루 정도는 쓸 수 있지?”
대엽은 정한 쪽을 쳐다보며 물었다.
“뭐가?”
“지금 여기 오는 사람들 다 너 걱정돼서 아예 내일 쉴 각오로 오는 거야. 어차피 다들 내일 휴가 쓸 건 똑같을 텐데, 그럼 아깝지라도 않게 써야지. 오늘은 내가 안 살 거다? 더치야?”
결국은 이리된 김에 술이라도 한잔하자는 말이다.
“다른 애들도 온다고?”
“그만큼 네가 의미심장하게 문자 남겨서 그런 거 아니겠냐. 다음에는 좀 말이라도 고르던가 해. 갑자기 ‘이쪽으로 와줘’ ‘도와줘’ 이런 거 보내지 말고.”
정한 입장에서는 조금 억울한 일이지만 이쯤 되면 자신이 아니라 할 수도 없었다.
그렇기에 정한은 다른 걸 물었다.
“오는데 안 힘들었어?”
“힘들긴 힘들지. 근데 너잖냐.”
대엽은 입꼬리를 씩 올리며 말했다.
“우리 중 너한테 안 고마운 사람이 어디 있겠냐. 아버지 장례식장에도 네가 제일 먼저 왔잖아.”
이런 건 생색 거리도 안 된다며 대엽은 정한의 어깨를 툭 쳤다.
“니가 힘들다는데 우는소리 하면서 안 나가면 그게 사람새끼냐? 어쨌든 가끔 힘들면 불러라. 맨날 남은 그렇게 챙기면서 너는 뭐 맨날 그렇게 혼자 끙끙대냐.”
“매일 이런 시간에 불러도 되냐?”
농담처럼 정한은 말했다. 그러나 대엽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 자주는 안 되고. 일 년에 한 번쯤은? 올해는 이제 더 안돼.”
대엽의 장난 같은 진담에 정한은 놀랐다.
“야! 여기!”
정한이 잠시 당황한 사이, 길 건너편에서 누군가 소리쳤다. 네 사람이 있었다. 그들은 중간에 만나서 왔는지 한 차에서 내렸다.
“이 시간에 어떻게 다들….”
분명 오늘 이렇게 모이는 것은 무리한 일이다.
그럼에도 자신을 포함해서 여섯 명이나 모였다.
이런 일이 가능할 거라고는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렇게나 많이 모였다.
“또 빙신 같은 소리 하네 이거.”
대엽은 옆에서 말했다.
“네가 불러서 온 거 아니냐고.”
엄밀히는 정한이 부른 것은 아니었지만, 친구들이 알기로는 정한이 불러서 온 것이었다.
자신이라면 절대로 하지 않을 일이었다. 하지만 이 일로 알 것 같은 점이 있었다.
아마도 이게, 정환이가 십 년 뒤 보여주겠다 했던 장면이 아니었을까.
전원이 모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히 몇 사람은 왔다.
저번에 왔던 두 사람에 더해서 새벽에 오는 것은 무리라 말했던 세 사람이 와 있었다.
어떤 말도 하지 않고 바로 달려와 준 사람이 이렇게나 있었다. 전원이 모이지 못했다고 해서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니었다.
세 명이면 어떻고, 여섯 명이면 어때.
정한이 해야 했던 일은 오지 못하는 소수의 사람에 대해 비관하는 것이 아니었다.
온 사람들에 대한 감사다.
그러니 보여줄 수 있을 리가 없다.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으니 도깨비가 보여 달라는 그런 가치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가능했을 리 없다.
정한은 갑자기 그런 말이 하고 싶었다.
“나, 도깨비를 봤어.”
아무도 믿는 눈치는 아니었다.
그러나 생각만큼 미친 소리 취급을 받지도 않았다.
“그러냐? 귀신은 없던?”
“야 이거 진짜 어디 이상한 일이라도 겪고 온 거 같은데.”
그저 온 친구들이 걱정을 좀 할 뿐이었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정한은 결국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그냥 조금 괴상한 일을 겪었어.”
“그런 거 있으면 술자리에서 풀어. 지금 앉으려면 포차 정도밖에는 없을걸?”
“그래. 가야지.”
나중에 온 네 사람이 핸드폰으로 열심히 근처에 연 술집이 없는지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맨 뒤에서 정한은 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로등 불빛이지만, 충분히 밝아서 볼 수 있었다.
친구들의 얼굴에 불만 하나 없이, 그저 지금은 즐겁게 놀 생각만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렇군, 잘 봤다.
정한은 갑작스럽게 뒤에서 목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정한은 뒤를 휙 돌아봤다. 그러나 그 뒤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잘못 들었나?’
하지만 그 목소리를 잘못 들었을 리 없다.
“뭐해?”
바로 앞에 있던 대엽이 물었다.
“어, 아무것도 아니야.”
정한은 그렇게 말했다.
어쩌면, 도깨비가 이 모습을 본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 *
결국, 그날 통째로 월차를 넣은 정한은 점심부터 자신을 찾는 초인종 소리를 들었다.
사실, 들었다기보다는 그 소리를 알람 삼아 일어났다고 하는 편이 더 적절했다.
시끄러운 소리에 간신히 일어난 정한은 비틀거리며 인터폰의 통화 버튼을 눌렀다. 머리가 조금 멍했다.
“어, 누구세요?”
인터폰에 대고 정한은 물었다.
“놓고 간 물건 주러 왔어.”
택배인 줄 알았더니 택배는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하긴 시킨 게 없긴 했다.
정한은 반말인 것을 보니 누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는 사람인가 싶어 문을 열었다.
그러나 그곳에는 아예 처음 보는 남자가 서 있었다.
“안녕.”
“…누구세요?”
새까만 옷을 입은 남자는 기묘한 위압감이 있었다.
젊은 것 같기도 하지만 나이가 많은 것 같기도 했다. 또, 동양인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같았다.
확신할 수 있는 점은 남자라는 부분과 키가 크다는 부분뿐이었다.
도깨비보다도 도깨비 같다고, 정한은 생각했다. 정체불명이라는 점이 특히 그랬다.
“내가 누구냐고?”
남자는 입을 열었다.
“보수 받으러 온 사람.”
남자는 그렇게 말하며 씩 웃었다. 정한은 그제야 이 사람이 이전에 태주가 말한 적 있는 소장이라는 것을 알았다.
“아, 아아. 네. 안녕하세요.”
조금 아픈 머리를 부여잡고 정한은 간신히 인사를 했다.
“그런데 제가 놓고 간 게 있었나요?”
“이거.”
소장은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을 불쑥 정한에게 내밀었다. 큰 물건은 아니었다. 아주 조그마한 나무 상자 같은 것이었다.
확실한 것은 처음 보는 물건이라는 점이었다.
이런 것을 놓고 갔을 리가 없는데 싶어 정한은 고개를 갸웃했다.
“이게 뭔가요?”
“상자 속에 있던 마지막 물건. 정환이가 넣어 둔 물건이야.”
정한은 감기던 눈이 갑자기 뜨이는 것을 느꼈다.
“그게 어디 있었나요?”
자신도 모르게 날카롭게 나온 목소리에 남자는 웃으며 말했다.
“주의 깊게 봤으면 알 수 있긴 했을걸. 그 상자 바닥에, 작은 장치가 하나 더 숨어 있거든.”
안과 바깥의 높이가 다르다는 점을 알아낼 수 있었다면 쉽게 그걸 찾을 수 있었을 거라고 남자는 말했다.
“금속제 상자니까. 무게가 있어도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지. 보통 사람들에게 중요한 건 내용물이지 상자가 아니니까 자세히 보지도 않고.”
정말로 상자에는 무언가 비밀이 있었던 것이다.
“그래, 우리 꼬맹이 직원 말이 맞았던 거지. 그 재밌는 걸 본인이 안 할 이유가 없잖아?”
본인은 가장 재밌는 일을 한다. 인간이라면 당연하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면, 그런 비밀이 있다는 걸 본인만 알고 있었다는 점이겠지.”
만약 여유 있게 상자를 챙길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분명 언젠가, 그 비밀을 알아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때는 그럴 수 없었다. 없는 것에 집착하여 찾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만약 본인이 살아 있었다면, 힌트를 주고 찾아내도록 유도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장난을 좋아하는 친구였으니까.
그러나 본인이 없어진 이상 그런 힌트를 줄 사람은 없었고, 결국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뻔했다.
만약 이 남자가 가져다주지 않았다면 정한은 결코 정환이가 남긴 물건이 무엇이었는지는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정한은 고개를 숙였다. 남자는 그러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니, 감사할 것까지야. 받을 거 받으러 온 거라 말이야.”
“아!”
그랬다. 태주는 분명 소장이 마지막에 비용을 정산하게 할 것이라 말했었다.
뭔가를 지불하는 데 거부감이 있는 건 아니지만 얼마를 내야 하는지에 대한 불안감은 있었기에 정한은 침을 한번 삼키고는 물었다.
“제가, 얼마나 내야 하는 거죠?”
여유 금액이 얼마나 있었는지 머릿속으로 계산하는 정한의 모습을 보고 소장은 피식 웃었다.
“돈은 필요 없어. 태주가 말하지 않았나?”
하지만 돈 말고 자신이 특별히 줄 수 있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소장은 정말로 돈은 필요 없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놓고 간 상자, 그걸 내가 가질 거거든.”
“상자요?”
“그래. 상자. 하지만 그 상자 안에 내용물은 나한테는 별 필요 없는 거라서 말이야.”
소장은 정한의 눈동자를 보며 말했다.
“그래서 이걸 주러 온 거야.”
“상자는 가지셔도 괜찮아요. 이 물건까지 주셨는걸요.”
정한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상자가 보수라면, 아쉽기는 하지만 줄 수 있었다.
누가 뭐래도 정한에게 중요했던 것은 상자보다는 내용물이었으니까.
“그런데, 도깨비 말이에요. 죽은 건가요?”
볼 때는 충격적이었지만 밤새 생각해보니 이상했다.
맨 처음 발견될 때부터 머리만 있었던 것이 도깨비다. 고작 머리만 날아갔다고 해서 죽을 것 같지는 않았다.
생각해보면 태주 역시 도깨비가 죽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게다가, 마지막 순간에 목소리도 듣지 않았던가.
“당연히 안 죽었지.”
소장은 단언했다.
“다행이네요.”
정한은 조금 웃었다.
“안 죽어서 말이에요.”
이어지는 말에는 조금도 웃을 수 없었지만.
“그거 지금도 네 등 뒤에 붙어 있는데?”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