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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서 재능 찾기-139화 (140/151)

▣ Chapter 6-14

“아암! 아암!”

탐욕은 지치지도 않는지 아이슬란드를 계속 먹어치웠다.

눈으로도 보고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잠깐 한눈팔면 해안가 한쪽이 사라진 상태이고 잠깐 눈 깜빡이면 언덕 하나가 사라진다.

정말 넋을 놓고 보게 하는 미친 ‘식욕’이었다.

“파괴!”

파지직! 촤아아!

차민은 수백, 수천 개가 넘어 보이는 줄기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손에는 파괴의 기운이 들어있어 닿기만 하면 그 줄기 전체가 부서졌다.

그 덕분에 그렇게 잠깐만 휘둘러도 수십 개가 사라졌으나 또 그만큼 생성됐다.

휘이익!

그때 수백 개의 줄기가 최전방에 있는 차민을 노리고 달려들었다.

“흡?!”

줄기들을 없앤다고 너무 안으로 들어와 있던 터라 표적이 된 차민은 기겁했다.

워낙 양도 많았고 한 번에 전방위에서 날아오는 줄기들을 모두 처리하긴 무리였다.

“낙하! 낙하! 낙하!”

그때 성민이 미친 듯이 낙하를 사용했다.

파앗! 쿵! 파앗! 쿠웅!

낙하는 넓은 범위로 사용되지 않고 뒤로 빠질 수 있는 퇴로를 만들어줬다.

탓!

퇴로가 만들어지자 차민은 뒤로 급히 빠졌다.

“철벽!”

푸아앗!

차민이 빠지자마자 후속으로 도영의 철벽이 사용됐다.

쿵! 쿵! 쿵!

줄기들은 철벽을 부수기 위해 부딪혔다.

한 번 부딪힐 때마다 철벽이 금이 크게 생겨났다.

겨우 본체에서 빠져나온 줄기 정도인데 R급 능력을 정말 쉽게 부수고 있었다.

콰아아앙!

결국, 버티지 못한 철벽은 그대로 산산조각이 났다.

그러나 방어는 아직 끝난 게 아니었다.

대기하고 있던 민규가 이어서 반사를 사용했다.

“반사!”

퉁! 투두둥!

반사에 부딪힌 줄기들은 그대로 뒤로 튕겨 나갔다.

그사이 다음 준비를 끝낸 성민이 후속타를 날렸다.

“용준아! 낙하!”

“증폭!”

용준과 같이 콜라보로 능력을 사용했다.

다만, 이번엔 낮은 지상에서 사용한 게 아니었다.

어느새 와이번을 타고 하늘 높이 날아간 둘은 낙하를 우주에서 날아오는 운석으로 만들었다.

낙하는 가속을 받아 무시무시한 속도로 ‘낙하’했다. 그리고 그대로 줄기들 한가운데 떨어졌다.

쿠아아앙!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정말 거대한 운석이 지구에 충돌한 느낌이 들 정도로 대폭발이 일어났다.

물론 줄기를 없애기 위해 급히 사용한 것이기에 효과는 좀 적었다.

그래도 최대한 출력을 높여 사용한 낙하와 증폭의 콜라보는 반경 200M 내의 모든 것을 파괴했다.

“오러! 제어!”

슈우욱!

형우는 그 순간에도 계속 오러로 공격을 날렸다.

자욱한 연기가 크게 피어나 있어 내부가 전혀 보이지 않았지만 그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워낙 존재감이 큰 탐욕을 표적으로 맞추긴 어렵지 않았으니까.

또 신의 지위를 얻게 된 이후로 이런저런 부가적인 능력을 가진 게 많았다.

“흠!”

쾅.

형우가 인상을 쓰자 뭔가 터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다만, 그 소리가 너무 미약했다.

‘타격을 준 거야, 만 거야?’

형우는 집요하게 입안 내부를 노렸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외부는 답이 아니었다.

둥근 외피는 마치 거북이 등껍질 같았다.

게다가 외피에서 나오는 줄기들을 아무리 없애도 이건 시간 낭비였다.

에너지가 계속 보충되는 한 끝없이 재생되리란 건 안 봐도 뻔했다.

물론 하나는 도움되는 게 있었다.

탐욕이 먹는 속도를 줄인다는 것.

그게 지금 상황에서 무슨 도움이겠는가.

그래도 형우는 입안만 공격했다.

문제는 도저히 데미지를 입는 것 같지 않다는 거였다.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인다면 모를까, 전혀 그런 모습도 없고 계속 먹어만 되니 정말 미칠 노릇이었다.

“아암! 아암!”

“아악! 저 소리 너무 듣기 싫어!”

봄이가 짜증을 내며 소리쳤다.

물론 다른 일행들의 마음도 마찬가지였다.

계속 저 소리를 듣고 있다 보니 속으로 화가 솟구치고 있었다.

“저걸 도대체 어떻게 막을까요…….”

소정은 한숨 쉬듯이 말했다.

정말 답이 없었다.

무적도 이런 무적이 없었다.

만약 PC게임에서 이런 몬스터가 최종 보스로 나온다면 그냥 게임을 접고 말 것 같았다.

아무리 보상이 좋아도 굳이 답이 안 보이는 놈을 가지고 계속 싸우는 건 바보짓이었으니까 말이다.

문제는 이게 게임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거였다.

컴퓨터의 전원을 꺼버리거나 리셋 버튼을 누를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여기서 끝나면 OUT.

모든 게 끝이었다.

다음 기회란 건 없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은 어느 정도 먹어치우자 만족을 했는지 탐욕이 활동을 멈췄다.

그 덕분에 생각의 시간이 형우 일행에게 주어졌다.

“아우, 얄미워! 오빠! 저것부터 좀 없애면 안 돼요? 변태 새끼처럼 쳐다보는 쟤 면상 좀 구겨버리고 싶어요.”

봄이는 아까부터 제대로 열 받았는지 계속 짜증을 부렸다.

얼굴을 찌푸리며 하늘 위에 떠 있는 대법관과 일행을 계속 번갈아 바라봤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저기에 시간을 할애할 여유는 없었다.

“형우 형! 이번에도 그냥 물로 쓸어버리면 안 돼요?”

“먹이를 입에 떠 먹여줄 일 있어? 그리고 저게 물에 죽을 놈이겠냐?”

형우는 용준을 타박하며 말했다.

아까 전 사용했던 대형 쓰나미는 잔챙이에게나 통하는 방법이었다.

탐욕이 겨우 물에 죽을 리 없으니까.

물론 부활한 엑시디움과 큐브에서 나온 가짜들이 막 약한 건 아니지만 지금 탐욕과 비교하면 잔챙이였다.

“후우… 일단 대법관에게 써보려던 거 써보자.”

한숨을 푹 쉰 형우는 그 말을 먼저 내뱉었다.

형우가 생각하기엔 그게 최선일 것 같았다.

저걸 공격해서 뭔가 해본다는 생각을 하기엔 너무 타격을 못 줬다.

결국, 다른 쪽으로 생각해 보니 이것밖에 안 떠올랐다.

“그래. 그거로 해보자. 이건 뭐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도 아니고 이대로 가다간 우리만 리타이어 될 것 같아.”

형우의 말에 민규는 동의했다. 그리고 다른 일행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비슷한 생각이었는지 반대는 없었다.

특별히 다른 생각도 없었지만.

“그럼 바로 가자. 이제 저놈도 슬슬 움직일 것 같으니까.”

형우는 그 말을 하며 탐욕을 바라봤다.

아이슬란드의 서부를 몽땅 먹어놓고도 그새 소화를 마쳤는지 이제 슬슬 움직이려 했다.

외피에서 줄기들이 스멀스멀 나오고 있었다.

정말 대단한 소화력이 아닐 수 없었다.

“포지션은 아까 그대로 잡고 최전방 분들은 통로가 열리면 미끼 부탁합니다. 나머지는 기회보고 뒤에서 밀어버리자고.”

탓!

그 말을 끝으로 모두 움직였다.

촤아악! 촤악!

형우 일행이 다가오자 이제 막 움직이려던 탐욕은 먹잇감을 잡기 위해 줄기를 뽑아냈다.

줄기는 맹렬한 기세로 선두에 있는 일행을 노렸다.

“이제 보니 정말 징그럽네.”

민규는 다가오는 검은 줄기를 징그럽게 바라봤다.

뱀 같기도 하고 해파리의 촉수 같기도 했다.

그런 게 수백, 수천 개가 넘으니 더더욱 그랬다.

“차민 형님! 공격은 최대한 자제하고 계속 끌어만 오시면 됩니다!”

“…….”

형우의 말에 차민은 대답 대신 몸을 움직였다.

제일 아슬아슬한 선두에서 줄기들을 피하며 조금씩 뒤로 갔다.

“아암! 아암!”

그러자 가만히 있던 탐욕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촉수들이 잡지는 못하는 데 가까이는 있으니 입으로 바로 먹기 위해 조금씩 움직이는 거였다.

“좋아! 이대로 좀만 더!”

형우는 그 모습을 보며 바로 게이트를 만들 준비를 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움직임에 속도가 붙었을 때 바로 통로를 만들었다.

우우웅!

차민의 바로 뒤로 거대한 게이트가 나타났다.

오티움의 동남부 바소르의 본부가 있던 곳에 이어졌다.

이곳으로 이은 이유는 형우가 과거에 당한 것에 대한 복수도 있었다.

스륵!

민규가 먼저 안으로 들어갔고 이어서 차민과 도영이 안으로 들어갔다.

“아암!”

탐욕도 그들을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제어!”

“더블 캐스팅! 윈드 블래스터! 에어 밤!”

형우와 민희는 바로 탐욕에 뒤에서 공격을 했다.

제어로 등을 떠밀고 민희의 두 바람 계열 마법으로 시너지를 더했다.

그러자 탐욕은 안으로 밀려 들어갔다.

그 모습을 본 형우 일행은 환호성을 질렀다.

“들어간다!”

“와아아!”

“좋아! 완전히 들어가면 안에 분들은 제가 블링크로 데려올 테니까 계속 미끼 역할 해주세요!”

순조롭게 계획이 이어지자 탐욕을 의외로 쉽게 처리하는 듯했다.

그러나 그건 그들의 착각이었다.

“어리석은 것들. 내가 처음 탐욕을 소개해줬을 때 차원의 진정한 파괴자라고 하지 않았나? 너희는 탐욕에게 다른 먹이를 제공해준 거다.”

대법관은 형우 일행에게 비웃으며 말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말은 형우 일행에게 들리지 않았다.

물론 들리든 들리지 않든 곧 형우 일행도 이상함을 눈치챘다.

“어?”

“저것들로 뭐하는 거야?”

휘릭! 휘리릿!

줄기들이 점점 크기를 늘리더니 게이트 전체를 휘감았다.

순간 줄기만으로 거대한 게이트가 다 가라질 만큼 엄청난 양이었다.

그러나 그것보다 그 뒤에 더 문제가 있었다.

파직. 콰지직!

“…!”

“게이트가…?!”

줄기는 놀랍게도 게이트 전체를 부수고 있었다.

그런데 그게 게이트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오티움의 차원 전체에 작용했다.

“어어?”

“미친! 여기서 나가야 해!”

안에 들어갔던 3명은 차원이 붕괴하는 것을 보며 기겁했다.

형우는 바로 블링크로 안으로 들어갔다.

“매스 블링크!”

팟!

그리고 안에서 셋을 구출해 밖으로 나왔다.

잠시 후 게이트가 파괴되면서 차원 자체도 붕괴했다. 그리고 모두 탐욕의 입안으로 들어갔다.

“정말 상식을 파괴하네…….”

“아무리 망해가던 차원이라지만 차원 하나를 저렇게 간단하게…….”

다들 정신을 차리질 못했다.

비교 자체가 안 되는 무지막지한 괴물이었다.

맥이 정말 제대로 빠졌다.

그러나 몸은 계속 움직여야 했다.

많은 걸 먹었지만 맛난 걸 먹어서 그런지 더 활발하게 움직였다.

휘이익! 휘익!

“어떻게 더 많아진 거 같아요!”

“많아진 거 맞아!”

줄기가 많아지면서 중간 구역에 있던 형우와 민희에게도 영향을 끼쳤다.

그러자 중간에서의 공격도 점점 힘들었다.

결국, 형우는 결단을 내려야 했다.

“이제 마지막 방법을 쓰는 수밖에.”

“끼아아아!” 형우는 그 말을 하며 블랙 와이번을 움직였다.

“형우 형?!”

“오빠! 어디로 가시는 거예요?!”

“얌마!”

홀로 줄기들을 헤치고 탐욕에게 쇄도했다.

그 모습을 본 일행들은 경악하며 외쳤지만 형우는 오히려 더 속력을 내며 탐욕에게 다가갔다.

휘이익! 휘익!

탐욕은 가까이 다가오는 먹이를 먹기 위해 수백의 줄기를 날렸다.

“통제! 오러!”

형우는 적절하게 통제와 오러를 번갈아 사용하며 날아오는 줄기들을 막았다.

워낙 수가 많아 전체에 통제를 걸 수 없었기에 오러로 중간중간 끊어야 했다.

그래도 침착하게 잘 대응하며 계속 전진했다.

그러나 앞에 다 와서 형우는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

줄기들이 하늘과 땅 전체를 뒤덮었기 때문이었다.

순간 하늘이 어두워지기에 무엇인가 봤더니 탐욕이 형우를 먹기 위해 아예 전체를 뒤덮은 거였다.

“계속 가!”

형우는 개의치 않고 블랙 와이번을 안으로 몰았다.

어느새 완전히 탐욕의 입 앞까지 도착했다.

“아암!”

그때 탐욕이 입을 크게 벌렸다.

크게 벌린 입을 본 형우는 무언가를 보고 경악했다.

휘익! 휙!

“키, 키아아!”

그때 줄기가 블랙 와이번을 휘감았다.

워낙 사방에서 줄기가 날아온 터라 결국 허점이 생겼다.

스악! 스윽!

와이번이 묶이자 형우의 몸에서 계속 상처가 늘어갔다.

계속 저항을 했지만 결국 형우는 그대로 와이번과 함께 입안으로 끌려 들어갔다.

“어?!”

[해답이 여기에 있었군.]

그런데 정말 근접한 상황에서 형우와 인사니오는 무언가를 보고 각자 다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형우는 그걸 느긋하게 볼 시간이 없었다.

지금도 줄기가 계속 형우를 위협했다.

“미안하다.”

형우는 그 말을 하곤 블랙 와이번 위에서 뛰어올랐다.

“매스 블링크!”

팟!

“길드장!”

“형우!”

일행은 온몸에 상처 입은 채 밖으로 나온 형우를 보곤 소리쳤다.

“오빠! 왜 이렇게 무모해!”

찰싹!

“아! 오빠 아프다. 살살 좀…….”

제일 먼저 달려온 선우는 형우의 등짝을 내리치며 타박했다.

그러나 그래도 형우의 표정은 밝았다.

“그래도 방법은 찾아냈어.”

“어? 뭘 찾았다는 거야?”

“저거 없앨 방법.”

형우는 그 말을 하며 씨익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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