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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서 재능 찾기-134화 (135/151)

▣ Chapter 6-9

순간 머리가 깨질 것 같았다.

아니, 머리를 깨진다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엄청난 고통이었다.

난생처음 겪는 고통이었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이대로 간다면 정말 죽을 수도 있겠다는 기분이 든다는 거였다.

물론 비약일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순간만은 정말 죽을 만큼 아팠다.

“아아아악!”

형우는 끝없이 비명을 질렀다.

비명을 크게 지르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나아진다면 150데시벨까지도 지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비명을 지르든 말든 두통은 점점 더 심해졌다.

퍽! 퍽!

고통이 너무 심해지자 형우는 스스로 머리를 내려치며 괴로워했다.

그러나 그건 아는지 모르는지 인사니오와 지영은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

콰아앙! 콰앙!

폭음이 이어졌다.

둘의 능력이 맞붙이 치면서 정말 치열한 장면이 연출됐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지영의 상황이 점점 불리해졌다.

스슥. 스슥.

지영이 점점 밀리기 시작하자 마치 컴퓨터 그래픽이 깨지듯 지영의 얼굴에 이상 현상이 생겼다.

그러나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다.

순식간에 원래대로 돌아왔고 긴장과 당황을 담은 얼굴로 다시 돌아왔다.

이 상황을 모두 잘 알고 있는 인사니오는 정말 잘 짜여진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들었다.

배경, 상황, 배우… 모든 게 완벽해 보였다.

“차장님!”

“B팀 도착했습니다!"

때마침 헌터수사부의 B팀 20명이 도착했다.

밀리기 시작하자 정말 극적인 것처럼 바로 지원이 나타났고 지영과 합류해 싸웠다.

[…….]

인원이 늘자 이젠 인사니오가 밀리기 시작했다.

물론 바로 밀린다거나 바로 차이를 보인다든지 이런 건 없었지만 정말 조금씩 밀리고 있었다.

그 조금은 가면 갈수록 큰 차이를 만들어낼 터고 안 그래도 힘을 많이 소모해 큐브 안으로 들어온 인사니오를 힘들게 할 터였다.

결국, 인사니오는 극단적인 다른 방법을 쓰려고 했다.

[형우가 기억을 찾고 밖으로 빠져나가는 게 제일 안정적이지만…….]

반짝!

인사니오의 품에서 반짝이는 조각상을 꺼냈다.

그걸 본 순간 지영은 눈을 번쩍였다.

“막아!”

“오러!”

“바인딩! 바인딩!”

순간 인사니오를 향해 수많은 공격이 날아왔다.

그러나 인사니오는 그걸 여유롭게 피하면서 뒤로 물러났다.

그러면서 인사니오는 그것에 힘을 집어넣었다.

그런데 잠깐 반짝이더니 그게 다였다.

[힘이 부족한가.]

안타깝게도 본체가 아닌 분신으로 들어온 인사니오는 그것을 터트릴 힘이 부족했다.

팟!

그때 표독스러운 표정의 지영이 인사니오의 뒤에 나타났다.

[…!]

“내가 하나만 당신이 아는 능력만 쓸 수 있는 것처럼 보였어?”

스악!

[큭!]

퉁! 째애앵!

지영이 뒤에서 휘두른 검에 인사니오는 크게 상처를 입었다.

바로 반응해서 피하긴 했지만 등부터 옆구리까지 긴 상처가 생겼고 덕분에 신물을 놓쳤다. 그리고 그 신물은 땅을 굴러가 형우의 발아래 당도했다.

저걸 다시 집으러 가긴 힘들어 보였다.

결국, 형우가 정신을 차려야 지금 상황을 끝날 듯싶었다.

그러나 그것 역시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스으으으.

마치 뱀과 같이 검은 연기가 꾸물대며 날아왔다.

그 연기는 빠른 속도로 날아와 형우의 머리 안으로 들어갔고 인사니오가 주입했던 기운과 서로 부딪혔다.

“끄, 끄아악!”

덕분에 형우의 고통은 배가 되었다.

그냥 고통만 있으면 다행.

그 고통 속에 여러 가지 기억이 섞이면서 머리 전체를 휘저었다.

‘감옥의 신.’

‘오티움.’

‘엑시디움.’

본래 형우가 가지고 있던 기억의 편린은 인사니오의 힘으로 깨어나 머리를 맴돌았다.

그러나 다른 기억도 존재했다.

대법관이 만든 기억.

정확히는 이 큐브를 만들면서 만들어낸 기억이 머릿속에서 상충했다.

사실 이 큐브는 엑시디움의 초기에 만든 마법이었다.

많은 차원을 돌아다니며 엑시디움에게도 많은 위기가 존재했다.

그 위기에 해결책으로 만들어졌던 이 큐브는 강한 상대를 처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큐브에 갇히면 점차 본래 가지고 있던 기억을 잃고 큐브 내에 설정된 기억에 빠지게 된다.

그 기억은 당연히 본인의 원래 기억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형우의 경우 아예 감옥으로 가 오티움을 거치는 시퀀스를 삭제하고 아예 다른 기억을 만들어갔다.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도록 말이다.

중간을 바꾼 게 아니라 아예 없던 것으로 만들고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주니 괴리감이 상당히 줄었다.

게다가 그 새 기억은 행복만 넘쳤다.

덕분에 인사니오가 끄집어낸 기억을 거짓이라 생각하게 했다.

적절하게 큐브가 그걸 방해까지 했으니 그 시너지는 더 컸다.

‘안정된 삶.’

‘연인, 사랑, 행복.’

‘선우의 완쾌.’

이 기억과 감정이 머릿속을 지배했다.

덕분에 정말 형우의 머릿속은 엉망진창이었다.

게다가 그러는 사이에 형우의 힘을 빠져나갔다.

강한 적을 처리하기 위해 수천, 수만 년 연구한 이 큐브의 능력으로.

그걸 보고 있던 인사니오는 다급했다.

[이래도 계속 가다간 정말 위험하겠군.]

인사니오는 그걸 새로운 검은 영혼석의 탄생으로 추측했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모인 힘은 검은 영혼석을 만드는 데 사용될 수 없었다.

억지로 뽑아내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강대한 기운은 대법관도 통제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 통제 못 하는 힘으로 대법관은 지구 전체를 날려버릴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차피 얻지 못하는 지구였으니 후환을 없애기 위해서 말이다.

‘가질 수 없다면 부숴라.’

엑시디움 종족을 지배하는 지배자이자 신인 엑시디움의 말을 대법관은 철저히 이행 중이었다.

[형우! 어서 정신을 차려라!]

인사니오는 다급히 외쳤다.

초기에 확실히 기억했을 때 형우가 정신을 차려야 했다.

만약 이대로 간다면 다시 큐브의 기운에 감식되어 다시 기억을 잃을 수 있었다.

그럼 그때는 더 답이 없었다.

안 그래도 빨리 끄집어 내기 위해 속성으로 했던 터라 두 번 다시 사용하지 못했다.

그런데 싸우는 와중 형우를 바라본 인사니오는 낮은 탄식을 내뱉었다.

[아…….]

비명을 지르던 형우는 어느새 멀쩡한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식은땀이 계속 흐르긴 했지만 그래도 고통이 사라지자 어느 정도 정상으로 돌아온 듯했다.

다만, 문제는 형우의 표정이었다.

인사니오가 잘 아는 현재의 형우가 아닌 과거의 형우가 가질 표정이 보였다.

그 덕분에 인사니오는 자신이 실패했음을 직감했다.

그런데 완전히 실패한 건 아니었다.

“오티움? 엑시디움?”

형우는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신이라니? 이게 대체…….”

[형우! 그대는 감옥의 신이자 지구의 신 그란디타스를 이은 새로운 지구의 신이다! 떠올려라! 그대가 여기서 떠올리지 못하면 지구는 멸망한다!]

“뭐?!”

형우는 그 말에 충격을 받았다.

뭘 못 떠올리면 지구가 멸망한다는 건지 전혀 이해가 안 됐다.

다만, 속에서는 뭔가가 그 말에 동조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형우는 혼란스러웠다.

[그대의 발아래 있는 신물을 잡아라! 그리고 그저 터트리겠다고 생각만 하면 된다! 오직 그대만 지금 그걸 사용할 수 있다!]

“…?”

형우는 그 말에 발밑에 있던 조각상을 집어 들었다.

그것은 마치 파충류의 비늘처럼 빛에 빛나고 있었다.

물론 진짜 파충류의 비늘이 맞았다.

드래곤의 신물, 그것은 당대 가장 강한 드래곤의 비늘로 만들어졌으니까.

그리고 이 신물은 사실 힘을 증폭시켜주는 부가 기능이 있었다.

그 부가 기능으로 인사니오의 힘과 세계수, 크레아의 힘을 합쳐 큐브에 조그마한 틈을 만들어냈다.

사실 틈은 더 크게 만들려면 충분히 더 크게 할 수 있었다.

다만, 그렇게 안 한 이유는 조금이라도 빨리 형우를 구출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원래 계속대로 흘러가지 못했고 그게 망해서 차선으로 신물을 터트리려 했다.

“형우 씨! 거짓말이에요! 속으면 안 돼요! 저 괴물은 던전 게이트에서 나온 괴물이라고요! 형우 씨를 현혹해서 이 상황을 벗어나려고 하는 거예요! 그거 내려놓고 이리 와요!”

“아…!”

고통 때문에 형우는 잠시 잊고 있던 걸 떠올렸다.

확실히 남자, 인사니오는 던전 게이트에서 등장했다.

던전 게이트.

그 안에서 등장한 것들은 대부분 범상치 않은 괴물이었다.

실제로 사람이 던전 게이트에서 등장한 적은 많았다.

이종족이라 불리는 종족도 꽤 많이 등장했고.

물론 세계 각국 정부에서 은폐한 탓에 기껏해야 엘프나 드워프 같은 이종족만 좀 알려졌다.

나머지는 모두 연구를 위해 어디론가 잡혀서 끌려갔으니까.

다만, 말을 하는 사람은 아예 없었다.

이성을 가지고 던전 게이트에서 그것도 웨이브 없이 바로 튀어나온 경우는 더더욱.

그러나 던전 게이트라면 이 모든 게 이해됐다.

어쩌건 던전 게이트에 대한 인식은 범상치 않고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었으니까.

“집에서 선우가 기다리고 있잖아요! 어서 뒤로 피해요! 형우 씨!”

“선우.”

선우라는 말에 형우는 바로 반응을 했다.

형우에게 있어서 선우는 제1의 대상이었으니까.

“네! 선우가 기다리는데 여기서 저 괴물에게 당할 거예요?”

지영은 그 말을 하며 팀원 몇을 형우에게 보냈다.

[못 간다.]

인사니오는 자신이 가진 또 다른 능력, 창조로 돌무더기를 만들어 날렸다.

휘이잉! 쿠웅! 쿵!

“아악!”

“크악!”

형우에게 다가가려던 2명의 팀원은 그 돌무더기에 막혔고 예상치 못한 공격에 당해 중상을 입었다.

[떠올려라! 그대의 원래 세계를! 이 거짓 허상이 아닌 진짜를 찾아야 한다! 그대가 알고 있는 건 모두 거짓이다! 그동안 뭔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는가?! 오랜 시간 같이해온 동료들이 그대를 기다리고 있다! 밖에 있는 동료들을 위해서라도 기억해라! 엑시디움 때문에 감옥으로 끌려와 온갖 고초를 당하고 오티움을 거쳐 다시 지구로 오게 된 그 여정 또한 기억해라! 그대의 진짜 동생 또한 밖에서 그대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어서 정신을 차리고 그걸 써라!]

인사니오는 목소리에 신성을 씌웠다.

그것은 말에 신뢰감을 느끼게 하고 형우의 내부를 흔들려 했다.

“모두 거짓이에요! 도대체 형우 씨가 왜 감옥에 가고 알지도 못하는 곳에 가요?! 괜히 형우 씨를 흔들려고 하는 소리예요! 그리고 설사 이게 거짓이면 어때요? 형우 씨를 사랑하는 제가 있고 형우 씨의 동생 선우는 저주에서 벗어나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그리고 형우 씨도 행복하잖아요! 형우 씨는 이 행복을 깨고 싶어요?!”

“…….”

그 말에 형우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푹.

형우는 곧 손을 내렸다.

[이, 이런…….]

그 모습을 본 인사니오가 절망적인 표정을, 지영은 밝은 표정을 지었다.

형우는 신물을 사용하길 포기하고 손에 힘을 빼는 듯했다.

그런데 그 순간 신물이 빛났다.

“자, 잠깐! 갑자기 왜…?!”

지영은 그 모습을 보고 경악했다. 그리고 잠시 후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콰직! 콰지직!

“어, 어?!”

“갈라진다!”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던 헌터들은 큐브가 갈라지자 놀란 눈으로 쳐다봤다.

그런데 보이는 모양새가 영 이상했다.

안에서 빛이 새어 나오고 마치 터질 듯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다들 물러나!”

성민은 바로 통합군 전체를 물러나게 했다.

모두 다급히 뒤로 피했고 어느 정도 거리가 벌려졌을 때 폭음이 들려왔다.

콰아아앙!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큐브가 산산조각이 났다. 그리고 그 안에서 형우가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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