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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서 재능 찾기-115화 (116/151)

▣ Chapter 5-15

“썩을······.”

투드드드,

헬기 안, 밖을 바라보던 형우는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형우는 지금 파주와 동두천의 중간 위치에서 날고 있었다.

아래로 내려오면 서울로 진입해 바로 신도시까지 올 수 있는 장소기에 특별히 더 많은 병력을 배치해놓은 곳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 병력들을 배치해놓은 초소와 소초는 전부 뒤로 밀린 상태였다.

형우 일행이 파견된 몇몇 곳은 밀리지 않았지만 다른 지역이 밀리면서 전선이 같이 뒤로 밀려야 했다.

안 그럼 사방에서 몰려오는 몬스터 떼에 고립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몬스터가 밀려왔으니까.

“뭐가 저렇게 많이 온 거야?”

형우는 땅을 가득 메운 몬스터 떼를 보며 질린 표정을 지었다.

딱 보기에도 수만 마리는 넘어 보였다.

저 수도 이곳 파주에만 있는 몬스터 수였고 다른 곳과 합치면 수십만은 가뿐히 넘을 듯했다.

“중국에 있는 몬스터도 다 몰려 온 거 아냐? 이건 많아도 너무 많네. 어? 이종족들도 꽤 껴있네.”

같이 따라온 성민도 아래를 보며 질린 표정을 지었다.

만약 형우 일행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은 몇 번을 망해도 모자랄 정도였다.

“일단 저것부터 처리하자.”

형우는 그 말을 하며 밖으로 뛰쳐나갔다.

“소, 소장님!”

“헉?!”

휙!

꽤 높은 고도에 있었음에도 형우는 거리낌 없었다.

그 모습에 헬기에 있던 헌터들이 기겁하며 말리려 했다.

그러나 이미 형우는 밖으로 빠져나간 뒤였다.

헬기에서 떨어지자 형우는 빠르게 추락했다.

“크어?”

“크륵?”

안 그래도 헬기의 시끄러운 소리에 집중하고 있던 몬스터들은 위에서 사람이 떨어지자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다만, 이내 기대감 섞인 눈으로 형우가 땅에 떨어지길 기다렸다.

놈들에겐 하늘에서 먹잇감이 떨어지는 거였으니까.

그러나 놈들은 그게 불행이 될 거란 걸 예상치 못했다.

“제어!”

형우가 능력 제어를 사용했다.

그러자 갑자기 땅이 흔들렸다.

쿠궁! 두두두!

“크, 크워?!”

“카아아!”

갑자기 땅이 흔들리자 몬스터들은 당황했다.

그러나 떨림은 멈추지 않았고 갑자기 땅 전체가 뒤집어졌다.

“크아악!”

“아악!”

소가 밭갈이를 하듯이 순식간에 땅이 뒤집어졌고 그러면서 땅이 갈라지기 시작했다.

갈라진 땅으로 몬스터들이 우수수 떨어졌고 떨어지지 않은 몬스터도 땅에 뒤덮이며 죽어 나갔다.

단 한 번의 능력에 대재앙이 일어났고 수만 마리가 넘던 몬스터는 순식간에 반 이상이 전멸했다.

“허······.”

“도대체 등급이 얼마나 높은 거야?”

“진짜 미쳤다. S급도 저거랑은 비교도 못 하겠네.”

그 모습을 보며 헬기에 있던 헌터들은 입을 못 다물었다.

본인들은 목숨을 걸어야 막을 수 있는 걸 형우는 정말 간단하게 쓸어버렸다.

아니, 목숨을 걸어도 안 될 거 같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형우는 등급의 시작이 R급부터였다.

성장을 한다 해도 처음부터 R급인 능력과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다.

하물며 신성력과 마기를 극성으로 얻어 하급신 이상의 힘을 얻었으니 펼치는 능력의 질 자체가 달랐다.

물론 이것도 벽 하나를 넘어 더 강해진 힘이었다.

우르르르.

대지진으로 반 이상이 죽자 몬스터들은 북쪽으로 줄행랑을 쳤다.

이 모든 게 자연적인 현상이 아닌 인위적인 현상이라는 건 본능만 있는 놈들도 눈치챌 수 있었다.

그러니 다시 북쪽으로 돌아가는 게 당연했다,

몬스터 떼가 우르르 사라지자 순식간에 파주 땅이 깔끔해졌다.

탁.

형우는 본인의 몸을 염력으로 제어해 천천히 땅에 착지했다.

“쯧, 철거팀으로 써먹으면 딱이겠네.”

형우는 깨끗해진 파주를 보고 혀를 찼다.

임시로 지어놨던 모든 것들과 폐허들이 몬스터들에 의해 강제 철거됐다.

기껏 만들어놨던 기반 시설이 모두 사라진 건 뼈아팠지만 그래도 제일 큰 피해는 인명이었다.

강한 능력을 가진 헌터도 중요했지만 지금 중요한 건 그냥 헌터의 숫자였다.

대충 집계하기론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오십 분의 일이 날아갔다.

1차 몬스터 웨이브 전 대한민국 인구가 약 8천만 명인 걸 생각하면 대략 160만 정도밖에 살아남지 못한 거였다.

물론 아직 전국에 있는 대피소 전부를 뒤진 건 아니니 생존자를 더 찾아낼 순 있었지만 그래도 200만을 넘진 못할 듯했다.

그런 상황에서 헌터의 비율은 백 분의 일 정도, 약 2만 명이 있었다.

인구 비율에 비해 생존자가 높은 편이지만… 어쩌건 그때보다 몬스터가 더 늘어났으니 E급, F급도 부족할 지경이었다.

그런데 전방에 배치한 실력 있는 헌터들이 많이 죽었으니 그 손실이 뼈아플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그래도 반은 살아남았다는 거였다.

“에휴.”

형우는 폐허가 된 파주를 둘러보며 짧게 한숨을 쉬었다.

[치직! 소장님! 강화도에서 지원 요청이 왔습니다! 몬스터들이 강을 넘어 상륙했답니다!]

그때 무전 소리가 들려왔다.

형우는 그 말에 바로 이동했다.

“매스 블링크!”

“후우··· 오늘만 이게 몇 번째냐······.”

털썩.

인천에서 나타난 수중 몬스터를 처리한 형우는 바닥에 그대로 주저앉았다.

강화도에서 몬스터를 처리한 이후 김포와 동두천, 인천을 왕복했다.

몬스터를 처리하는 건 어렵지 않았으나 한 번에 여러 번, 계속 왔다갔다 하니 은근히 피로가 쌓였다.

그러나 그래도 형우의 경우엔 상황이 좀 나은 거였다.

강원도에 있는 차민, 민규, 도영 세 사람은 정말 미친 듯이 지역을 오갔다.

심지어 북한에서 남한까지 이어지는 땅굴로 몬스터들이 넘어오는 경우도 생겨서 곤혹스러운 일이 여러 번 벌어졌다.

와이번이 없었다면 뒤로 새는 몬스터가 생길 뻔했다.

그나마 빠른 이동 덕분에 상황을 겨우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그러나 강원도의 경우 2차로 몬스터 공격을 했다.

그 때문에 생존자 수색을 하고 있던 소정과 용준까지도 동원되어 몬스터들을 막았다.

물론 서울 쪽도 편한 건 아니었다.

해양에서 계속 몬스터나 상륙한 덕분에 정말 난잡하게 수비를 해야 했으니까.

“하··· 집으로 가자.”

사태가 어느 정도 정리되자 형우는 종로로 돌아갔다.

그러나 종로에 가서도 쉴 수 없었다.

바로 형우는 신도시 중앙에 있는 작전 사령부 건물로 갔다.

작전 사령부 안으로 들어가자 1층 로비 테이블에 녹초가 된 민희가 보였다.

똑똑.

형우는 다가가 테이블을 두 번 두드렸다.

“아! 오셨어요, 오빠?”

“너도 고생 많이 했나 보네.”

“하아, 진짜 이곳저곳 다니며 죽는 줄 알았어요.”

민희는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위에서 내려오는 것들은 그나마 떼거리로 오는데 수중에서 나타나는 놈들은 정말 난잡하게 이곳저곳에서 나타났다.

그 덕분에 민희는 온종일 잔챙이들 처리로 서울, 경기도를 누볐다.

“한강이 그렇게 미울 줄은 몰랐어요. 한강 곳곳에서 몬스터가 하나씩 올 땐 그냥 강 전체를 밀어버리고 싶었다니까요.”

“하하······.”

물 만난 고기처럼 민희는 한풀이를 했다.

수다를 시작한 민희는 방금 쓰러졌던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

‘아, 더 피곤해······.’

평소에 수다를 즐기지 않는 형우였기에 민희의 수다는 정말 견디기 힘들었다.

그때 구세주가 등장했다.

“박 소장님, 먼저 오셨었군요.”

“아, 주 대통령님.”

주 대통령이 사령부 안으로 들어오며 형우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다 같이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가자 미리 준비된 프리젠테이션 자료가 보였다. 그리고 새로 편성된 군 지휘부 인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셋을 반겼다.

“어서 오십시오.”

“앉으세요.”

주 대통령의 말에 별을 단 장성들이 자리에 앉았다.

다만, 특이한 건 대통령의 말을 들으면서도 형우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거였다.

그 모습에 주 대통령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다.

자신도 역시 형우의 눈치를 보고 있었으니까.

저 절대자 한 명에 의해서 모든 게 좌지우지될 수 있었다.

게다가 형우의 절대적인 힘을 다들 한 번 이상 경험을 했으니 더더욱 그랬다.

‘그래도 다행이라면 저자가 권력에 초탈하다는 거겠지······.’

주 대통령은 그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자리에 가서 앉았다.

그러자 회의가 바로 시작됐다.

다만, 회의의 내용은 별거 없었다.

피해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현재 종료된 시점과 원인에 대한 이야기였다.

거기엔 형우가 양심의 가책을 느낄 내용도 있었다.

“조기에 대응을 못 한 이유는 현재 군사 위성 두 대가 현재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기에······.”

“쩝······.”

그 말에 형우는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었다.

그 군사 위성을 엑시디움을 찾지 못하면 전방의 소수가 아니라 전체가 다 전멸이었으니까.

그렇게 회의가 길어지던 도중 원인으로 예상되는 장소를 찾아냈다는 보고가 올라왔다.

“거기가 어딥니까?”

“이곳입니다.”

브리핑을 하던 장교는 지도의 어느 곳을 가리켰다.

그곳은 옛 북한의 주요 공업단지가 있던 원산이었다.

휘이잉! 펄럭!

높은 상공, 와이번 한 마리가 유유히 비행을 즐기고 있었다.

와이번의 위엔 형우와 민희가 있었고 둘은 계속 아래를 둘러봤다.

“특별히 이상한 건 없는데···?”

“마법으로 계속 스캔해도 별 게 안 나와요.”

형우와 민희는 이번 사태의 원인을 찾기 위해 원산 근처를 계속 수색 중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둘러봐도 특별한 게 보이지 않았다.

원산 근처에서부터 계속 이동하며 여러 지역을 살폈고 지금은 원산에서 조금 떨어진 강원도 평강군의 장암산 상공까지 온 상태였다.

그러나 여전히 오리무중이었다.

“내려가서 좀만 쉴까요? 얘도 지친 거 같은데······.”

민희는 그 말을 하며 와이번을 쳐다봤다.

더 수색하면 찾을 수 있겠지만 와이번은 어제부터 몬스터들 때문에 계속 혹사당한 상태였다.

계속 회복 마법을 써준긴 했어도 정신적 피로는 어찌하진 못했다.

그 때문에 와이번은 꽤나 지친 모습이었다.

“그래야겠지? 내려가자.”

“캬아아!”

형우가 내려가자고 말하자 와이번은 기쁜 울음소리를 내며 바로 하강했다.

펄럭! 펄럭! 탁.

땅으로 내려가자 와이번은 그대로 바닥에 누웠다.

형우는 아래로 내려와 아공간 주머니에서 캠핑용 장비를 꺼냈다.

서울에 있을 때 야영을 대비해서 캠핑 장비들을 구해놨다.

야영을 계속해야 할 팔자라는 걸 잘 알고 있던 형우는 그래도 그 야영을 좀 편하게 하자는 생각으로 수많은 장비를 아공간 주머니에 넣었다.

덕분에 잠깐 사이 한 집 살림살이에 버금가는 캠핑 장비가 땅에 펼쳐졌다.

“야영에서 현대 문명을 좀 느껴봐야지.”

형우는 들뜬 상태였다.

그동안 변변찮은 도구로 야영을 하다가 문명의 이기를 쓰려고 하니 애처럼 신나 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문명을 사용하는 건 나중으로 미뤄야 할 듯했다.

쿠구궁!

“뭐야?!”

“꺅!”

갑자기 땅이 울리기 시작했다.

지진이 일어나려는 듯 심하게 떨렸다.

다행히 지진은 점점 가라앉았다.

그러나 이후 들려온 무언가가 문제였다.

“크아아아!”

“···!”

“···!”

“키, 키악!”

강력한 피어.

포식자가 내는 강력한 공포의 소리가 들려왔다.

그 피어에 와이번은 비명을 질렀다.

그런데 그 피어는 익히 알고 있는 무엇의 피어였다.

“드래고니안?”

[신물의 힘이 느껴지는군.]

때마침 인사니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신물이요?”

[드래곤의 신, 그가 만든 신물의 힘이 느껴진다. 그대는 앞에 보이는 산의 중턱으로 가보거라.]

인사니오의 말에 형우는 산으로 겹겹이 겹쳐진 민둥산의 중간을 바라봤다.

흠칫.

순간 안에서 느껴지는 무언가에 형우가 흠칫 놀랐다.

“민희야, 가자.”

“네, 네?”

형우는 민희를 붙잡고 바로 얼어버린 와이번 위에 올라탔다.

그러자 겁먹었던 와이번이 안정을 되찾곤 비행을 시작했다.

형우는 날아가며 인사니오가 했던 말을 민희에게 전했고 민희는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산에 힘을 집중시켰다.

“마나가 엄청나요. 지금 제가 보유한 마나보다 더 양과 밀도가 높아요.”

“확실히 뭐가 있는 게 맞는데··· 왜 아무것도 안 느껴지다가 갑자기 신물이랑 마나랑 같이 느껴지는 거지?”

“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뭐··· 가보면 알겠지.”

펄럭! 펄럭!

둘이 대화를 하는 와중 와이번은 세차게 날갯짓을 했다. 그리고 잠시 후 문제의 장소에 들어섰다.

“와! 이런 곳이 있었네요!”

“어떻게 이렇게 큰 입구가 안 보였던 거지?”

산과 산 사이에 가려졌던 거대한 동굴에 착륙한 둘은 감탄했다.

인위적으로 만든 동굴 같았지만 규모가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그리고 동굴 입구에 발을 들이밀자 기운이 더욱더 진하게 느껴졌다.

“잠깐.”

그때 안으로 들어가려던 형우가 걸음을 멈췄다.

그와동시에 안에서 거대한 생명체의 실루엣이 보였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크르르······.”

“뭐, 뭐야 이건?”

“······.”

형우는 금빛으로 빛나는 거대한 도마뱀을 보곤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건 민희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때 인사니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크루바.]

“네?”

[드래고니안 크루바. 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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