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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서 재능 찾기-107화 (108/151)

▣ Chapter 5-7

괴성을 지르며 나타난 그것의 정체는 바로 바다의 재앙이라 불리는 서펜트였다.

서펜트는 엄청난 파도를 이끌고 와 순식간에 간조로 말라 있던 다리 밑을 꽉 채웠다. 그리고 그들의 사이를 갈라놨다.

콰앙! 쿠우웅!

서펜트가 몸을 살짝 뒤척이는 것만으로도 반쯤 남아 있던 다리는 무너져 내렸다.

그 모습에 섬 반대편에 있던 이들은 경악하며 바라봤다.

“끼아아악!”

서펜트는 다시 한번 괴성을 질렀다.

그 괴성은 마치 드래곤 피어와 같은 효과를 보여줬다.

포식자의 포효, 그것에 노출된 모든 생명체는 얼어붙었다.

그걸 들은 선우도 마찬가지였다.

덜덜덜.

“…….”

손을 덜덜덜 떨면서 두려운 눈으로 바라봤다.

지금 있는 2팀 반쪽과 백업 4팀의 힘으로는 도저히 상대할 수 없는 상대였다.

“규격 외 종…….”

2팀 부팀장은 서펜트를 바라보며 넋을 놨다.

규격 외 종은 오티움의 단계로 보면 S급 최상에서 R급 정도라 보면 됐다. 그리고 서펜트는 그 중에서도 제일 상위 등급을 차지하고 있는 종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서펜트는 물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서식하는 몬스터였다.

물에서의 전투는 헌터에게 큰 제약이 있었다.

제대로 된 전투를 할 수 없다는 점.

물에서 능력을 쓰더라도 몇몇 특수한 능력 외엔 효과가 반감된다.

게다가 헌터가 움직이는데 제약도 컸고 숨을 제대로 쉴 수 없다는 것도 큰 문제였다.

수중 장비를 착용해도 헌터들이 쓰는 물품이 아니라 일반적인 물품이기에 전투 중 훼손되기에 십상이었다.

그러니 수중 몬스터와의 전투는 보통 규격 외 몬스터들보다 더 상대하게 어려운 종으로 분류를 해놨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금 상황에선 전투가 더 쉽다는 거였다.

섬과 섬 사이의 간격은 넓지 않았다.

솔직히 왜 서펜트가 이런 곳으로 들어온 지 이해가 안 갈 정도였다.

몸집이 큰 서펜트가 싸우기 부적절한 전장이었으니까.

그러나 곧 그 이유가 드러났다.

푸아아아!

물에서 거대한 무언가가 또 튀어나왔다.

“크허어엉!”

“드래곤 터틀이다!”

“헉…!”

서펜트에 이어서 거대한 거북이가 나타났다.

똑같이 규격 외 종으로 불리고 드래곤처럼 브레스를 사용할 수 있어 드래곤 터틀이라 불렸다.

게다가 그 능력이 바다, 육지 안 가리고 어마어마한 위력을 발휘했다.

[박 하사! 뒤로 물러나! 뭘 멍하니 있는 거야!]

“헉!”

영흥도에 남은 병사들을 맡고 있던 박 하사는 갑자기 무전기에 들려온 중대장의 호통에 정신을 차렸다.

“어, 어서 뒤로 피해! 헌터분들도 뒤로!”

드래곤 터틀이 나타나며 물의 수위가 다시 한번 높아졌다.

게다가 파도까지 밀려왔기에 황급히 물러나야 하는 상황이었다.

당장 파도가 그들을 덮치기 일보 직전.

“2팀, 4팀! 군인들 하나씩 잡고 뛰어!”

다행히 빠르게 상황파악을 끝낸 2팀 부팀장은 바로 명령을 내렸다.

그 말에 헌터들은 군인들을 하나씩 옆구리에 끼고 달렸다.

다행히 군인 수보다 헌터 수가 더 많았던 터라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다.

촤아아아!

파도는 성난 황소같이 방금 그들이 있던 장소를 쓸어버렸다.

그 모습을 보며 군인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만약 헌터들이 없었다면 그들은 바로 파도에 쓸려 바다에 수장될 뻔했다.

“다친 사람 없지?”

부팀장은 바로 인원들을 체크했다.

다행히 조금이라도 다친 사람 하나 없이 안전하게 피한 상태였다.

그러나 진정한 위기는 이제 시작이었다.

“키아아!”

“크허헝!”

두 몬스터는 서로 괴성을 지르며 노려봤다.

마치 철천지원수를 보는 것 같았다.

놈들은 그 상태로 대치하더니 이내 충돌했다. 그리고 드래곤 터틀이 먼저 선공을 먹였다.

콰악!

“끼아악!”

서펜트는 몸을 드래곤 터틀에게 물리곤 비명을 질렀다.

드래곤 터들은 엄청난 악력으로 당장에라도 서펜트의 몸을 절단 낼 것처럼 턱에 힘을 줬다.

그러나 서펜트도 당하고 있지만 않았다.

푸아! 치이익! 치익!

“크헝!

서펜트는 입에서 무언가를 뿜어냈다. 그러자 드래곤 터틀의 몸에 마치 염산을 뿌린 듯 연기가 났다.

드래곤 터틀은 괴로워하며 물고 있던 서펜트를 놨다.

자유로워진 서펜트는 바로 드래곤 터들에게 반격을 날렸다.

덕분에 놈들의 전투는 더욱더 치열해지고 있었다.

그런데 놈들의 전투가 치열해지면 치열해질수록 피해를 보는 건 놈들이 아니라 인간이었다.

“으아악!”

“날아온다! 피해!”

“파도! 파도가 온다!”

놈들이 섬 중간에서 난동을 피오는 사이 영흥도와 선재도에 있는 이들은 파도와 공격을 피하기 바빴다. 워낙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는 서펜트와 드래곤 터틀의 싸움이었기에 조금의 몸 움직임만으로도 태풍 때나 볼 수 있는 거대한 파도가 들이닥쳤다.

마치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듯한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게다가 물러날 곳이 마땅치 않은 영흥도의 그들은 더했다.

“아예 반대편으로 가! 여기서 계속 있다간 다 죽어!”

부팀장은 그 말을 하며 군인들을 이동시켰다.

헌터들이야 피하는 것 정도는 어렵지 않았다.

다만, 군인들이 문제였다.

군인이라고 해봐야 헌터들에겐 각성 안 한 일반인들과 동급이었다.

그런 일반인들이 이 쓰나미 같은 파도를 피해 정상적으로 도망치긴 불가능했다.

그래서 군인들을 지키기 위해 천천히 이동하고 있었다.

“끼아아!”

쿵!

그런데 그때 전투에서 조금 밀린 서펜트가 영흥도 안으로 들어와 넘어졌다. 그리고 하필 넘어지는 방향은 그들이 있는 방향이었다.

“너, 넘어진다!”

“아아악!”

넘어지는 서펜트를 막을 방법이 없었기에 그들은 눈을 질끔 감으며 비명을 질렀다.

길이만 해도 무려 60M가 넘는 서펜트였다.

아파트로 치면 대략 20층 규모의 아파트가 넘어지는 건데 아무리 실력있는 헌터들이라도 저런 무지막한 걸 막을 순 없었다.

그런데… 들려와야 할 소리가 안 들렸다.

‘쿵’이 되든 ‘쾅’이 되든 무슨 소리가 들려와야 했는데 그저 조용했다.

몇몇은 죽어서 천국에 왔다고 헛소리를 해대고 있었다.

그러나 이내 들려온 서펜트 괴성에 다들 눈을 뜨고 위를 바라봤다.

“끼아아아!”

“헉! 저기 봐!”

눈을 뜨자 하늘에 펼쳐진 거대한 물이 보였다.

물은 떨어지는 서펜트를 막았고 덕분에 그들은 살 수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다들 경악을 금치 못했다.

“큭…! 더럽게 무겁네.”

서펜트를 막아선 건 형우였다.

형우는 제어를 이용해 물로 서펜트의 거대한 육체가 떨어지는 걸 막았다.

같은 R급 능력이긴 했으나 서펜트의 무게가 워낙 많이 나갔기에 지탱하는 게 여간 고역이 아닐 수 없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서펜트는 금세 정신을 차렸단 거였다.

이제 알아서 드래곤 터틀에게 갈 것 같았다.

“오빠…?”

그때 형우의 본 선우는 마치 귀신을 본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용준에게 소식을 듣긴 했지만 못 보고 지낸 지 벌써 2년이 넘었다.

그래서일까.

마치 지금이 꿈같이 여겨졌다.

무너지는 영흥도의 건물.

비명을 지르는 사람들.

거대한 몬스터.

모든 게 혼란스러웠다.

그 순간 서펜트의 눈에 형우가 들어왔다.

당장에라도 드래곤 터틀에게 돌아갈 것 같았던 놈은 형우를 보곤 아가리를 벌렸다. 그리고 바로 아가리를 들이밀었다.

“오빠!”

선우는 고음의 비명을 질렀다.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도 모르는 상황이지만 지금에 상황에선 자연스럽게 비명이 나왔다.

쿵!

서펜트는 그대로 형우를 삼켰다.

“…….”

그 모습을 보곤 선우는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곧 또 다른 의미에서 경악을 하게 됐다.

“선우야!”

서펜트에게 삼켜진 줄 알았던 자신의 오빠가 옆에서 나타났다.

삼켜지는 순간 형우는 바로 매스 블링크로 몸을 피했다. 그리고 피한 장소는 선우의 목소리가 들려온 곳 바로 옆이었다.

선우는 형우를 본 순간 바로 달려와 안겼다.

와락!

“오빠!”

2년이 넘는 시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을 서로 못 보고 보냈다.

부모님이라는 울타리가 사라진 뒤로 둘밖에 없었던 가족이 헤어진 건 겨우 2년이란 시간이라고 말할 수 없었다.

그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다시 만난 가족이기에 그 감동은 더 컸다.

비록 옆에선 서펜트가 난리를 치며 다시 일어나 드래곤 터틀과 싸우고 있었지만 그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들은 오랜만의 재회의 기쁨을 뜨거운 눈물로 대신 표현했다.

뉴욕 맨해튼.

뉴욕의 다섯 개 자치구 중 하나로 크기가 가장 작으나 시의 중심지이며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곳이었다.

9.11테러 때 무너졌지만 110층에 달하는 월드 트레이닝 센터가 있던 장소였다. 그리고 어느 히어로물의 영화에서 외계의 침공 장면에 등장했던 도시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 또한 옛말이었다.

3차 몬스터 웨이브.

미국에선 파멸의 날로 불리는 3차 몬스터 웨이브가 일어나고 세계 경제의 중심지던 뉴욕 전역이 폐허로 변했다.

물론 뉴욕만 그런 건 아니었다.

중부와 서부 역시 똑같았다.

주 방위군은 모두 몬스터에 의해 전멸했고 그나마 생존한 이들은 목숨을 건 탈출을 해 플로리다 주로 대피했다.

50개의 주는 가졌던 미국은 단 한 개의 주만 빼놓고 모두를 잃었다. 그리고 그 마지막 주를 잃지 않기 위해 모든 전력을 모아서 플로리다에서 방어 중이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모두 사라지고 폐허가 된 맨해튼은 분주하게 돌아갔다.

원래 그곳의 주민이 아닌 이방인들에 의해서 말이다.

“쿠라, 준비는 잘 되고 있지?”

맨해튼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수십 년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던 그곳은 오랜 몬스터와의 전쟁에도 운 좋게 살아남았다. 그리고 그 맨위 꼭대기에서 두 명의 남녀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물론이지. 나 요즘 대법관한테 너무 까여서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단 말이야.”

쿠라는 칭얼거리는 말투로 말했다.

그러자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남자, 레닉은 피식 웃었다.

“킥. 그러게 왜 오티움에서 일 처리를 그렇게 했어. 그거 때문에 계속 그러는 거잖아. 그래서 테메가 넘겨받았던 거고. 물론 테메도 막판에 그거 아니었으면 너처럼 계속 대법관에게 까였겠지만.”

“히잉, 안다고! 아니까 그만 말해. 안 그래도 죽겠는데 레닉까지 그럴 거야? 그리고 이번엔 다 같이 준비하는 거잖아.”

쿠라는 울상인 표정으로 레닉을 쏘아붙였다.

한참을 더 놀리려던 레닉은 그 표정에 더는 안 놀리겠다는 듯 두 손을 들었다.

“아아, 알겠어. 그것보다… 저거 정말 멋진데.”

“쳇, 말 돌리려는 건 알겠지만 그래도 멋진 건 맞으니까.”

레닉은 무언가를 가리키며 말했고 쿠라는 투정을 부리면서도 받아줬다.

그럴 만큼 정말 어마어마한 광경이 펼쳐졌다.

맨해튼엔 수많은 마족과 천족이 모여 무언가를 만드는 중이었다. 그리고 거기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도 같이 포함되어있었다.

“이게 완성되면…….”

“……이 차원은 순식간에 사라지겠지.”

연달아 그 말을 한 둘은 그들이 만드는 그것을 보며 미소 지었다.

겉 외형은 마치 오티움에 있던 전송 장치 같았다.

그러나 전혀 다른 용도로 사용될 예정이었다.

이것의 용도는 단 하나.

차원의 파괴…….

그들은 지금 괴물을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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