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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서 재능 찾기-100화 (101/151)

▣ Chapter 4-25

“크아아!”

“카악!”

변이된 죄수… 아니, 이제 마물이 된 그들은 괴성을 지르며 공격했다.

“다들 모여!”

“막으면서 뒤로 물러나야 한다!”

형우와 룽이 크게 외치며 일행을 통솔했다.

지금 그들이 있는 지형은 사방이 다 뚫린 곳이었다.

건물도 겨우 1, 2층 정도의 낮은 건물만 듬성듬성 있었기에 뒤로 물러나며 전투에 유리한 지형을 찾아야 했다.

마침 뒤로 조금만 가면 뒤가 막힌 곳이 있었다.

사방이 포위된 상태에서 공격당하는 것보다 저쪽이 나았다.

쾅! 쾅!

“큭! 무슨 힘이…!”

“커억!”

“빌!”

일행 중 가장 약한 축에 속한 이가 단 한 방에 바닥을 굴렀다.

그러나 그를 도와줄 순 없었다.

겨우 단 일격이었으나 막는 것조차도 버거울 정도였다.

자신 몸도 챙기지 못하는 상황에서 남을 도울 여유가 없었기에 이를 악물고 싸우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다.

“오러 블라스터! 오러 블라스터!”

슈우욱! 콰앙! 콰앙!

“크아악!”

“캬악!”

형우는 회색 오러로 만든 오러 블라스터를 난발했다.

갑작스러운 기습에 처음엔 대응을 못 했지만 지금 이 상태로 전투를 벌일 순 없었다.

그래서 오러 블라스터를 난발해 잠깐의 틈을 만들었다.

“통제!”

흠칫!

형우는 이어서 통제를 사용하며 적절하게 상황을 조절했다.

하필 적들도 R급에 달하는 괴물이 됐지만 그렇다고 통제가 안 통하진 않았다.

나중에 인사니오에게 들은 이야기지만 R급이 가진 힘은 인간에게 허락된 힘이 아니었다.

범주를 나누자면 신의 힘에 속하는 능력이 바로 R급이었다. 그리고 그 R급은 각자의 속성을 가졌다.

그 속성은 설사 비슷한 힘을 가진 상대라 할지라도 어느 정돈 상대에게 먹히는 힘이 있었다.

더군다나 상대가 이성이 없는 마물이라면 더더욱.

“통제! 통제!”

형우는 계속해서 통제를 사용하며 마물들의 움직임을 막았다.

그 덕분에 일행은 겨우 여유를 찾고 뒤로 물러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건 잠시의 여유였다.

이내 다시 수세에 몰리기 시작했다.

이곳에 있는 이들은 대부분 S급이었다.

드래곤이 남긴 아티팩트로 R급 가까운 힘을 낼 수 있다만 그게 다였다.

R급에 가까운 힘일 뿐이지 R급은 아니었다.

하지만 상대는 제대로 된 R급의 힘을 내고 있었다.

형우와 민희만이 R급인 상태에서 수백에 달하는 마물들을 모두 커버하진 못했다.

물론 이들의 이런 폭주가 오래가지 못할 거란 걸 알고 있었다.

데브릭이 대놓고 말을 해줬으니까.

문제는 그걸 알고 있더라도 버틸 재간이 없었다.

게다가 또 다른 문제가 있었다.

“오러!”

스악!

“헉? 뭐, 뭐야?”

엘프 하나가 오러를 사용해 마물을 팔을 반쯤 베었다.

그런데 검상을 내자마자 팔에서 무언가 부글부글 끌어 올라 순식간에 몸을 재생시켰다.

절단은 아니지만 그대로 반 이상 베어낸 팔을 잠깐 사이에 트롤보다 빠른 재생력으로 회복하자 엘프는 경악했다. 그리고 엘프가 놀란 사이 팔을 재생한 마물은 날카로운 손톱이 달린 손을 휘둘렀다.

서걱!

“흡! 커억…!”

급하게 피하려던 엘프는 제대로 피해내지 못하고 공격을 허용했다.

“스톤 윌!”

“그레이트 힐!”

도영과 봄이는 그 모습을 보자마자 바로 서포트를 했다.

형우는 그 모습을 보고 입술을 깨물었다.

그러나 직접 도와주진 못했다.

형우도 위기였으니까.

“캬아!”

과거 나름 미남의 얼굴을 가지고 있었던 질리언은 흉악하게 변한 얼굴로 괴성을 질렀다. 그리고 형우를 향해 날카로운 손톱을 휘둘렀다.

까아앙! 캉!

“윽! 약화! 속박! 염력!”

형우는 질리언의 공격을 막으며 디버프를 연달아 사용했다.

전부 큰 영향력을 미칠 순 없겠지만 이렇게 조금이라도 상대의 능력치를 낮춰놔야 부담을 줄 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형우는 선택해야 했다.

전체에겐 통제를 사용하고 약화와 속박을 비롯한 디버프들은 질리언에게 집중을 하는 선택을.

어느 디버프든 전체에게 사용하는 것보다 하나에 집중하는 게 더 위력이 큰 법이었다.

그게 겉보기엔 큰 차이가 없어도 강자의 대결에선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상대의 힘이 워낙 강해 지금은 이게 과연 어드벤티지가 있는 건지 모를 정도였다.

‘지가 오우거도 아니고…!’

형우는 짜증을 내며 오러를 끌어올렸다. 그리고 회색 오러를 질리언에게 날렸다.

“하아압!”

“크륵?”

갑자기 날아온 오러에 질리언은 이상한 괴성을 내곤 두 손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날아온 회색 오러를 향해 십자로 손톱을 휘둘렀다.

스악!

도대체 뭐로 만들어진 손톱인지 모르지만 그 한 번의 동작으로 회색 오러는 흩어졌다.

그러나 형우도 그게 끝은 아니었다.

“매스 블링크! 오러… 컥!”

퍽!

매스 블링크로 뒤로 이동한 형우는 오러를 쓰려 했지만 곧바로 날아온 주먹에 멀리 날아가야 했다.

이미 스피드 면에서는 S급 스피드 마스터를 장착한 형우보다 질리언이 더 빨랐다.

그래서 생각한 게 매스 블링크였지만 그것조차 상대에게 안 통했다.

“크아아!”

질리언은 마치 자신이 우월하다는 것을 보여주듯이 포효를 내질렀다.

만약 인간의 얼굴을 하고 있더라면 득의양양하고 오만한 표정을 드러났을 것 같았다.

“…더럽게 아프네.”

그사이 몸을 추스른 형우는 다시 일어나 질리언과 몇 번의 합을 더 치렀다.

그러나 계속 부딪치면 부딪칠수록 상황은 안 좋아졌다.

비정상적으로 빠른 회복과 지치지 않는 체력, 강력한 힘.

모든 게 문제였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

키르라는 마계 식물의 씨앗이 힘을 증폭해줬다고 해도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만들 순 없었다.

그게 시한부라는 조건이 붙어도 말이다.

만약 이런 게 가능했으면 1차 침공 당시에도 엑시디움을 상대로 분명 사용이 됐을 터였다.

2차 침공에서도 신들을 상대로 사용됐을 거고.

그런데 다른 이들의 표정을 보니 전혀 모르는 일인 듯했다.

물론 그럴 생각을 할 여유조차 없는 상황이긴 했지만 형우는 지금의 해답을 찾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흡수도 안 통하고 어쩌자는 거야?’

마치 엘루나 때처럼 흡수는 전혀 안 됐다.

주변에서 넘쳐나는 순수한 마기를 흡수할 순 있었으나 그게 다였다.

마물들이 보유한 마나는 아무리 힘을 써도 가져올 수 없었다.

심지어 엘루나처럼 어렵게 막지도 않았다.

그저 괴성 한 번 지르는 것으로 흡수를 막고 있었다.

흡수도 안 통하자 형우는 계속 공격을 막으며 다른 방법을 찾았다.

그러던 중 형우는 질리언에게 상처가 회복될 때 엄청난 마기 증폭이 일어남을 알게 됐다.

부글부글.

‘마기가?’

보이진 않았지만 마기가 순간 크게 증폭됐고 주변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마기가 나오는 게 느껴졌다.

그 모습을 보자 형우는 아이디어 하나가 떠올랐다.

“약화! 통제! 속박! 염력! 슬로우!”

형우는 바로 온갖 디버프를 집중했다. 그리고 최대한 오러를 강하게 끌어올려 날렸다.

“하아압!”

오러를 날리자 질리언은 다시 한 번 공격을 막기 위해 양팔을 들었다.

그러나 이번에 노린 건 질리언을 공격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잠깐의 시간만 벌면 됐다.

“스으으읍.”

형우는 마치 크루바가 드래곤 브레스를 쓸 때처럼 숨을 들이켰다.

그러자 주변에 있는 순수한 마나가 블랙홀을 만난 듯 빠르게 흡수됐다.

이곳의 마기는 마계보다 더 농도가 짙었다.

덕분에 형우는 잠깐이긴 했으나 제대로 흡수한 한 덕분에 잠시 머리가 맑아지는 걸 느꼈다.

‘마기를 마셔놓고 머리가 맑아진다니…….’

상당히 아이러니긴 했다.

마기도 결국 마족의 힘이니 뭐니 해도 개인이 완벽히 컨트롤할 수 있는 힘이 되면 하나의 힘일 뿐이었다.

게다가 신성력과 조화를 이루고 있었기에 더더욱 문제 될 게 없었고.

형우는 그 힘을 느끼며 이번엔 신성력을 방출했다.

방출한 신성력은 순식간에 주변으로 퍼져나갔다.

“크, 크락?!”

“크아악!”

신성력이 닿자 마물들은 괴로워했다.

물론 그게 다였다.

신성력에 충분히 저항할 수 있는 마기를 지녔기에 큰 데미지를 입진 않았다.

오히려 더 발광하며 달려들었다.

그러나 형우는 신성력의 방출을 멈추지 않았다.

파지직.

“큭…!”

신성력과 마기가 부딪히며 생긴 반발은 모두 형우에게 데미지로 돌아왔다.

형우는 그 데미지를 모두 받으면서도 신성력을 더욱 방출해 주변을 장악했다.

그러면서도 질리언에 대한 공격을 계속 막았다.

결국, 무리한 방출로 신성력은 곧 바닥을 드러냈다.

그러나 덕분에 형우가 원하던 상황이 이뤄졌다.

“거스트 오브 더 블레이드!”

휘이익! 서걱! 서걱!

바람의 칼날이 돌풍처럼 불어 마물들의 몸에 수많은 검상을 남겼다.

그런데 생긴 상처에서 일어나는 재생이 이전과 달랐다.

“크아악!”

“어? 상처가!”

민희는 자신이 마법을 써놓고도 놀라서 바라봤다.

검상은 이전과 달리 아주 느리게 재생됐다.

멀리서 봐도 보일 정도로 빠르게 회복될 때와 다르게 지금은 아주 천천히 회복되고 있었다.

물론 이것도 빠르긴 했으나 이전이랑 차이가 컸다. 그리고 그 모습은 다른 곳에서도 보였다.

‘후우… 다행히 통하는구나.’

형우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도박이나 마찬가지였다.

괜히 신성력을 모두 소모했다가 힘이 균형이 깨져 한 번에 밀렸으면 정말 큰일 날 수도 있었다.

다행히 도박은 통했고 마물들의 힘은 약해졌다.

더불어 회복력도 떨어졌고.

덕분에 힘을 얻은 형우 일행은 마물들을 몰아붙였다.

한계인 상황에서 형우의 도박이 통한 덕에 하나둘 마물이 죽어 나갔다.

적들이 워낙 강했음에도 지금까지 버틸 수 있던 건 그저 본능밖에 없는 짐승이기 때문이었다.

통제로 움직임을 최대한 걸리적거리게 하고 지능적인 플레이로 버티지 않았다면 순식간에 전멸당했을 터였다.

형우의 신성력은 마물들에게 주입되던 마기를 끊었고 데미지까지 줬다.

다만, 아무리 위기를 벗어났어도 여전히 위협은 남아있었다.

형우조차 신성력을 모두 소모하면서 지친 상황.

이대로 가면 큰 피해가 예상됐다.

안 그래도 이미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었다.

그 타이밍에 원군이 등장했다.

“스으으읍! 크아아아!”

파아앗! 콰아아앙!

어디선가 고함이 들려왔고 그 고함과 함께 브레스가 마물들을 강타했다.

“크아…!”

“카악!”

계속 전투를 벌이며 데미지를 받았기에 브레스 한 방에 많은 마물이 타격을 입었다.

“크루바 님!”

형우는 브레스를 보곤 반갑게 소리쳤다.

그러자 멀리서 크루바가 다른 이들과 함께 달려왔다.

“공격!”

“다 쓸어버려! 오러!”

“하아압!”

그들은 아르카 내에서도 실력자로 뽑히는 각 종족의 실력자들이었다.

크루바와 함께 그들이 합류하자 전투를 어렵지 않게 흘러갔다. 그리고 잠시 후 드디어 마지막 마물 질리언이 쓰러졌다.

“크어…….”

털썩.

인간이 아닌 짐승으로 최후를 마친 그는 쓸쓸히 쓰러졌다.

마지막 마물이 죽고 형우는 의문이 가득한 시선을 크루바에게 보냈다.

“여긴 어떻게 알고 바로 오신 겁니까? 전투 중이신 거 아닙니까?”

저쪽도 한창 전투 중일 텐데 어떻게 알고 이렇게 온 건지 신기했다.

그런데 크루바는 고개를 저었다.

“적들과 전투는 거의 없었다.”

“예?”

“전투를 벌이기 무섭게 계속 후퇴만 하더군. 중간중간 전투가 있긴 했지만 큰 전투는 한 번도 없었다. 함정인가 싶어서 속도를 조절하긴 했지만… 전혀 아무것도 없더군. 덕분에 단 번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다만, 저기선 아직 대치 중이다.”

크루바는 그 말을 하며 거대한 전송 장치를 가리켰다.

“…….”

그걸 보자마자 형우는 안색을 굳혔다.

크루바는 그 표정을 보질 못하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 상황에서 정찰대가 이곳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해서 우리가 지원을 나왔다.”

“도와줘서 감사합니다. 지금 이게 급한 게 아닙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

“저걸 막아야 합니다. 그리고 병력 모두 물려야 합니다!”

형우는 그 말을 하며 먼저 몸을 움직였다.

지금 말하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설명하기보다 몸이 먼저 움직여야 했다.

지금도 이미 많이 늦은 상황.

형우는 가면서 설명해주겠다며 크루바와 함께 이동했다. 그리고 이동하면서 형우는 생각했던 걸 알려줬다.

그러자 크루바는 경악하며 얼른 병력을 물리게 했다.

그러나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파아아앗!

7개의 전송 장치에서는 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

그걸 보며 형우는 결국 다른 선택을 해야 했다.

‘도망.’

그 생각이 들자마자 형우는 잔인한 결정을 내렸다.

저벅저벅.

전송 장치의 입구, 대법관과 4명의 관리자가 안으로 걸어왔다. 그리고 그들을 데브릭이 맞이했다.

“어서 오십시오.”

데브릭은 고개를 직각으로 숙이며 인사했다.

마왕이자 이제 이곳의 신이나 다름없는 데브릭이 보이기엔 과한 예일 수도 있으니 그들에게 데브릭은 정말 작은 존재였다.

“얼른 준비를 끝내라.”

“예, 알겠습니다.”

그 말과 동시에 데브릭은 손짓했고 뒤에 있던 마족들이 움직였다.

곧 바닥에 설치된 알 수 없는 마법진이 빛을 내며 무언가가 진행되었다. 그리고 조금의 시간이 지났다.

우우웅. 파아앗!

마법진이 떨리며 빛이 전송 장치로 옮겨갔다.

그러자 주변에 있는 전송 장치도 빛을 냈다. 그리고 빛은 하나로 한데 모였다.

“준비가 끝났습니다.”

“시작해라.”

데브릭은 준비가 끝나자 바로 보고를 했고 대법관은 고개를 끄덕이며 무언가를 시작하라 했다.

파아아앗!

그러자 총 7개의 전송 장치에서 모인 하나의 빛은 거대한 기둥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 기둥은 점점 범위를 넓혔다.

그것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덕분에 크루바의 명령을 받고 도망치던 아르카의 병력을 순식간에 덮쳤다.

“좀 더 빨리 도망쳐라! 더 빨리!”

“으아아!”

그러나 아무리 빨리 달려도 소용없었다.

결국, 아르카의 모든 병력이 빛에 삼켜졌다.

“매스 블링크! 매스 블링크!”

그사이 형우는 매스 블링크로 도망치는 중이었다.

매스 블링크로 데려올 수 있는 최대 인원을 이끌고.

그러나 역부족이었다.

매스 블링크로도 빛이 덮쳐오는 속도를 감당하질 못했다.

‘안 돼…!’

형우는 모든 힘을 끌어올려 빛을 막았다.

하지만 점점 빛은 포악스럽게 계속 형우의 힘을 먹어치웠다.

[내가 도와주겠다.]

그때 인사니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형우 일행도 빛무리에 삼켜졌다.

잠시 후…….

사아아아.

빛이 사라지면서 모든 게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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