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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서 재능 찾기-66화 (67/151)

▣ Chapter 3-16

스르륵.

영혼석 하나가 스르륵 빨려 들어왔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랭크업을 시켰다.

랭크업을 하자 본래 가지고 있던 이름이 변했다.

“S급 오러 마스터. 이름이 꽤 멋진데? 스피드 마스터는 솔직히 좀 구렸는데······.”

솔직히 라이트닝 스톰도 나쁜 능력은 아니었으나 형우가 가지고 있는 S급 스피드 마스터와는 조합이 영 안 좋았다.

오러 블라스터는 근접전 사용이 가능했으나 라이트닝 스톰은 무조건 후방용이었다.

그래서 형우는 결국 A급 오러 블라스터를 흡수했다. 그리고 랭크업을 하니 S급 오러 마스터로 변했다.

이 능력은 오러를 검이나 몸에 둘러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다.

하위 능력 중에 오러가 이와 비슷한 능력이 있었으나 이건 그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자, 이제 나머지를······.”

새로운 S급 능력이 정리되자 나머지는 일사천리였다.

순식간에 능력을 정리한 형우는 블랙 머천트의 상점에서 강화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능력을 확인했다.

일단 1소켓부터 4소켓은 모두 인사니오의 조각이 들어섰다.

자리가 새로 생긴 덕분에 인사니오의 존엄도 장착했다.

인사니오의 존엄은 한마디로 카리스마였다.

형우가 원한다면 형우의 등급 미만의 몬스터는 모두 쫓아버릴 수 있었다.

이건 정말 유용했다.

떼로 나타나는 드레이크 같은 놈들을 쫓기에 정말 딱 좋았으니까.

그리고 두 개의 의뢰서가 새로 생겼다.

그중 하나는 형우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의뢰서 S-0#

내용: S구역 점령.

보상: S급 능력 랭크업, 소켓,』

“S급 스킬 랭크업? 뭐야? 위에 단계가 또 있어?”

의뢰서의 보상은 놀랍게도 S급 능력을 랭크업 시켜줄 수 있는 보상이 있었다.

그 말은 S급 위에 새로운 단계가 있다는 걸 뜻했다.

정말 경악할만한 정보였다.

지구에선 다들 S급이 최고 높은 등급으로 알고 있었다.

형우도 마찬가지였고.

그런데 그 상식이 깨졌다.

‘하긴 그냥 S급 능력으로 관리자들을 상대할 순 없겠지.’

한편으로 이해도 됐다.

S급들도 못 죽이는 관리자들의 등급.

그 고민에 대한 답이 될 만한 정보였다. 그리고 의뢰서가 하나 더 있었다.

『의뢰서 S-2#

내용: 인사니오의 조각 6개 획득.

보상: S급 능력 랭크업, 소켓, 외출권.』

“외출권? 이름 하난 잘 지었네.”

인사니오가 말한 보상이 드디어 의뢰서로 나타났다.

저거면 비록 24시간 동안이지만 지구에 다녀올 수 있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중간에 선우의 얼굴을 볼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그 언제가 문제지만.’

형우는 나머지 능력을 확인했다.

5소켓 - S급 스피드 마스터 5강.

6소켓 - S급 오러 마스터 풀강.

7소켓 - A급 속박 풀강.

8소켓 - B급 염력 풀강.

9소켓 - B급 리커버리 풀강.

10소켓 - C급 매스 블링크.

이외에도 B급 슬립과 D급 재생력이 풀강된 상태였다.

이제 나머지는 보이는 대로 흡수할 생각이었다.

다만, 살짝 아쉬운 게 S급 하나는 풀강을 못했다는 거였다.

‘진짜 무지막지하게 드네, 돈이.’

S급의 강화를 시작하자 그 많던 돈이 눈에 띄게 줄었다.

그나마 하나라도 풀강을 한 게 다행일 정도였다.

“뭐 돈은 계속 모일 테니까.”

A구역은 정말 노다지였다.

비싼 블랙 큐브가 계속 생산되고 있으니 풀강도 오래 걸리지 않을 터.

이건 시작이 해결해줄 것이다.

“아, 랜덤 큐브가 남았지?”

이전에 받았던 랜덤 큐브 하나가 아직도 남았다.

그동안 아무리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왔다지만, 아공간 주머리를 정리하기 전까지 아예 잊고 있었다.

또 다른 아이템도 있었지만 그건 지금 당장 쓸 일이 없었기에 넣어뒀다.

“이래서 인벤토리 정리는 필수라는 건가.”

형우는 실없는 소리를 하며 랜덤 큐브를 던져 굴렸다.

휙. 데구르르.

랜덤 큐브는 바닥을 굴러가 멈췄다. 그리고 빛과 함께 내용물을 토해냈다.

그런데 랜덤 큐브에서 나온 물건을 보고 의문과 경악이 담긴 감탄사를 내뱉었다.

“엥?!”

E구역 내부, 에피리아 마을.

“오랜만이네.”

“예, 오랜만입니다. 블랙 머천트 님. 자주 찾아뵙지 못해 죄송합니다.”

형우는 반갑게 맞아주는 블랙 머천트에게 정중히 인사했다.

A구역에서 일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형우는 딱 맞춰 도착한 박 사장과 김 사장에게 일거리를 모두 넘겨버리고 여기로 도망쳐왔다.

“허허, 인사니오께 선택받은 자네가 한가할 리 없지.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네.”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음, 친우를 너무 오래 세워뒀군. 안으로 들어오게.”

블랙 머천트는 형우에게 친우란 말을 썼다.

차민이 쳐들어왔을 때 결정적인 도움을 준 덕분에 에피리아에서 형우는 은인이자 친우로서 대우를 받았다.

이게 큰 은혜를 받은 엘프들의 보답 방식 중 하나였다. 그리고 가장 큰 보답이기도 했다.

겉보기엔 이건 정말 별거 아닐 수 있었다.

기껏해야 친구가 된 게 다였으니까.

그러나 엘프의 친구라는 의미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았다.

목숨을 걸고 도와줄 수 있는 가족과 같은 의미였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강력한 동맹이기도 했다.

‘S급을 수십이나 보유한 이들과 동맹이면 정말 최고의 보답이지.’

다만, 그 동맹에 제한이 걸려 있다는 게 문제였다.

인사니오의 말에 따르면 배신, 블랙 머천트의 말에 따르면 후일을 도모한 엘프들은 대다수가 에피리아에 묶여 있었다.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이들은 정해져 있었기에 나중에 은신처 정도나 S급 하나 둘 정도의 도움이 한계일 터였다.

‘아, 근데 나름 동맹인데 상점 할인 같은 건 안 해주나?’

형우는 엉뚱한 생각을 하며 블랙 머천트와 같이 안으로 들어갔다.

“늙은 나를 보러 온 건 아닐 테고 무슨 용무가 있는가?”

“하하······.”

형우는 어색하게 웃었다.

당연히 형우의 목적은 S구역에 대한 정보였다.

불친절한 인사니오 때문에 여기까지 블링크로 달려왔다.

쉬지 않고 매스 블링크로 달려온 덕분에 한 달 가까이 걸리는 길을 무려 5일 만에 주파했다.

C급 매스 블링크를 풀강하면서 블링크의 이동 거리가 늘어났다.

덕분에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이동이 빨라졌다.

만약 중간중간 쉬거나 자는 시간까지 줄였다면 더 빨리 도달할 수도 있었다.

“사실······.”

형우는 짧게 지금까지 있었던 일과 인사니오의 말에 대해서 전해줬다.

그러자 블랙 머천트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벌써 그곳에 도달했단 말인가? 대단하군.”

“대단할 것까진 없습니다. 한 명은 좀 숨어서 싸우긴 했지만··· S급이 3명이나 동원됐고 인원도 삼천이 넘었으니까요.”

형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솔직히 이 정도 인원을 동원하고도 S구역을 공략 못 할 수가 없었다.

“허허, 자네는 잘 모르고 있구만.”

“예?”

“전에 엑시디움, 자네들에겐 관리자라 불리는 이들이 어떤 걸 먹고산다고 한지 기억하는가?”

“아··· 차원 에너지? 그리고 하나가 음······.”

“‘악의’.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먹이일세. 그들이 이곳을 감옥으로 만들고 자네들을 집어넣는 건 그 악의를 생산하는 가축을 기르기 위해서였네.”

‘한 마디로 돼지우리와 마찬가지라는 거네.’

돼지우리.

딱 맞는 비유였다.

가축을 집어넣고 가축을 죽여 먹을 것을 생산하는 우리.

“자네들이 있는 곳이 좀 특이한 거네. 아마 몇몇을 제외한 대부분은 아직도 서로 싸우고만 있을 게 뻔하네. 그러라고 만든 곳이니 말이야. 그리고 전에 봤던 차민 같은 이들이 그걸 조장할 테고. 생각해보니 차민이라는 인물은 그쪽으론 손을 대지 않았구만. 그 덕분일 수도 있겠어.”

결론은 관리자가 악의를 생산하기 위해 죄수들의 갈등을 조장한다.

이게 끝이었다.

그러나 이건 오히려 형우에게 이득이 댔다.

S구역에 진출한 이들이 얼마 없다면 경쟁자가 얼마 없다는 뜻이었다.

앞으로 형우가 그곳에서 나머지 2개의 인사니오의 조각을 얻어야 했다.

그런데 괜히 그들과 문제가 생기면 형우만 골치 아팠다.

다만, 그걸 떠나서 한 가지 의문이 더 존재했다.

“그런데 S구역 너머에 있는 그곳은 도대체 뭡니까?”

감옥 내에 그런 공간이 있다는 걸 솔직히 상상도 못 했다.

아니, 그곳은 감옥 안이 아니었다.

감옥 밖이라 표현하는 게 더 옳을 듯했다. 그리고 이 생각은 어느 정도 맞았다.

“그곳은 우리들의 고향이자 점차 소멸의 길을 걷고 있는 곳, 오티움일세.”

“네? 이곳이 오티움이라고요?”

“감옥이라 불리는 이곳은 오티움의 일부일세. 그리고 자네의 차원에 나타나는 던전들 모두 오티움의 일부이지. 아마 자네 차원의 던전은 인사니오께서 자신의 조각 하나를 다른 차원에 보내면서 생긴 오류라 생각하네. 그 과정에서 오티움에 있던 생물들이 넘어가 이성을 잃은 몬스터가 되었겠지. 물론 이곳은 오류가 아니라 진짜 오티움이네.”

블랙 머천트의 말에 형우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동안 그저 관리자들이 침략해서 생겼다고만 알았는데 결국 인사니오 이 양반이 모든 일의 원흉이었다.

다른 조각들은 모두 자신의 차원에 둬놓고 인사니오의 의지만 다른 차원, 하필 지구로 보낸 탓에 이런 일들이 생겨났다.

“그 때문에 엑시디움은 관리자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조각을 찾아다녔을 게야. 어차피 개입을 못 하니 그렇게밖에 나올 수 없었겠지. 아, 자네에게 좀 좋은 소식이라면 자네가 가진 첫 번째 조각을 얻지 못하는 이상 엑시디움은 다른 조각들을 건들지 못할 걸세.”

“전혀 좋은 소식이 아닌 거 같습니다만······.”

“허허, 그런가?”

그만큼 형우에게 계속 제재가 가해진다는 말이었고 앞으로 형우가 얻을 다른 조각에 덫이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블랙 머천트는 껄껄 웃으면서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인사니오께서 자네에게 힘을 주는 이유는 하나일세. 자신의 조각을 모아 다시 차원을 복구시키는 것 때문이네. 인사니오께선 본디 파괴의 신이었으나 창조의 신이 소멸하면서 그 업을 다 짊어지게 되었네. 그 때문에 차원을 회복시키기 위해 필사적이실 테지. 흔한 파괴의 신이라면 마신과 같은 이들로 생각하기 쉬우나 그분은 절대 마신이 아닐세. 오히려 균형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시는 분이지. 음··· 어찌 보면 이제 파괴의 신이 아니라 조화의 신이 되신 건지도 모르겠구만.”

“···여하튼 이거 조각 모았다가 막 나중에 제 몸 뺐고 그런 건 아니죠?”

형우는 진담 반, 장난 반 질문을 던졌다.

“자넨 상상력이 참 좋군. 절대 그럴 일은 없을 걸세. 내 장담하지.”

“하하, 저도 농담이었습니다.”

‘반쯤은······.’

속으로 그 말을 삼킨 형우는 다음 질문을 이어갔다.

“그러면 이제 조각만 다 모으면 됩니까? 그럼 오티움이 다시 살아나나요?”

“아닐세.”

블랙 머천트는 고개를 저었다.

“결국 엑시디움 종족들을 죽이고 그들의 근원을 빼앗아 차원을 완벽하게 회복시켜야 하네. 그렇게 되면 자네의 차원도 곧 원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걸세. 다만, 그들은 매우 강하네. 아마 지금까지 만난 어떤 존재보다 더··· 상상할 수 없는 강력한 적임을 명심하게.”

‘최종보스가 관리자인 셈인가?’

결론은 간단했다.

조각을 얻는다.

강해진다.

관리자를 죽인다.

그럼 평화가 찾아온다.

‘말이 쉽지.’

이전에 말했다시피 범죄자들이 관리자를 사냥하려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관리자는 S급이 섞인 범죄자들은 손쉽게 이겼다.

이것만 봐도 관리자가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었다.

그런 관리자들을 모두 죽인다고?

정말 한참 걸릴 게 뻔했다.

‘미치겠네. 감옥 탈출만 하면 끝나는 줄 알았는데······’

“자네 혹시 차를 좋아하는가?”

“차요?”

“육식을 안 하는 우리 엘프들이 그나마 손님에게 제대로 대접해 줄 수 있는 것 중 하나네. 아마 맛을 보며 자네도 반할 걸세.”

블랙 머천트는 갑자기 차를 끓여준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곧 우려낸 차를 마실 수 있었는데 그 맛이 상당했다.

흔히 차는 향으로 먹는다고 들었는데 차에 취미가 없는 형우도 거부감 없이 잘 즐길 수 있었다.

둘은 그 차를 마시면서 한동안 대화를 나눴다.

더 특별히 말해줄 게 없었는지 잡다한 말만 했다.

다만, 마지막 헤어지기 전 블랙 머천트는 조언 겸 경고를 해줬다.

“그곳의 배신자들을 조심하게.”

“예, 알겠습니다. 아! 그런데 부탁 하나가 있습니다.”

“부탁?”

“그게…….”

형우는 블랙 머천트에게 무언가를 부탁했다.

그러자 그는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였고 형우는 만족한 표정으로 A구역에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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