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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서 재능 찾기-20화 (21/151)

▣ Chapter 1-20

휘이잉! 촤악!

“끄아악!”

“크헉!”

형우는 윈드로 남자들을 날려 보냈다.

“대충 그쪽들이 나쁜 놈 같으니까 맞는 걸 억울해하지 마세요.”

“자, 잠깐!”

퍼억! 퍼억!

“아악!”

무지막지한 주먹질로 그들은 곤죽으로 만들었다.

잠시 후, 상황을 정리한 형우는 포션으로 지성을 치료해줬다.

이미 포션은 처음 박 사장의 투기장을 얻을 때부터 부수적으로 얻었다.

뒷골목을 털면서 더 많은 양을 얻기도 했다.

그러니 하나 정도는 문제가 아니었다.

“감사합니다.”

“어떻게 된 일입니까?”

“그게…….”

포션을 주고 감사의 인사를 들은 형우는 곧 그들의 사연을 들을 수 있었다.

사연을 다 들은 형우는 심각한 얼굴로 변했다.

다만, 그 표정이 풀리는 덴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래. 돈 버는 것도 중요한데 이런 이들까지 피해 보게 해선 안 되겠지. 아무리 막 나가기로 했다만 이건 아니야. 으흠… 투기장도 좀 관리해야 하나.’

그가 마음먹었던 독한 마음과는 전혀 다른 이중적인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건 이중적인 생각이 아니었다.

원래 형우가 가지고 있던 거였다.

다만, 지금은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달라진 것일 뿐.

게다가 여유까지 생긴 지금은 굳이 모든 상황을 독하게 할 필요가 없었다.

“제가 지금 없애 드릴게요.”

“네?”

형우는 생각을 끝내곤 당장 주현의 노예 문서를 없애주겠다고 말했다.

그 말에 둘은 어리둥절해 했다.

당장 구해주긴 했다만, 어떻게 풀어줄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잠시 후, 이 업소의 주인에게서 얻은 노예 문서를 그들 앞에서 태우는 걸 보여주자 믿을 수밖에 없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정말 고마워요!”

둘은 수십 번 고개를 숙이며 형우에게 고맙단 인사를 했다.

그걸 보면서 형우는 쑥스럽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원래 그럴 의도로 이곳을 온 게 아니었다.

‘뭐 그래도 결과적으로 좋은 일은 한 셈이니까.’

형우는 멀어져가는 그들을 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때 목소리가 들려왔다.

[선행에는 언제나 보상이 따르는 법이지.]

‘목소리’가 들려오고 형우의 손에 종이 한 장이 쥐어졌다.

‘E급 랜덤 능력 교환권’

딱 이름만 봐도 뭔지 알 수 있었다.

“도대체 무슨 기준이야?”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보상을 주는지 이해가 안 됐다.

다만, 그래도 공짜는 좋은 법이었다.

예상치 못한 공짜면 더더욱.

형우는 바로 종이를 찢었다.

찌익.

그러자 형우 안에서 새로 얻은 능력이 느껴졌다.

“응?”

그런데 새로 얻은 능력은 형우가 잘 아는 능력이었다.

E급 재생력.

그게 다시 형우에게 돌아왔다.

E구역 어느 숨겨진 안가 안.

빛 하나 들어오지 않는 곳에서 탁자에 둘러앉은 5명의 인영이 보였다.

중간에 작은 촛불 하나만 위태로운 불꽃을 일렁이고 있었다.

언제 꺼질지 모르는 촛불의 빛으로 그곳에 있는 이들의 표정이 조금씩 보였다.

다들 잔뜩 일그러진 표정.

그것만으로도 그들의 기분이 별로 안 좋다는 게 느껴졌다.

그때 누군가 입을 열었다.

“…확실히 차민이 손 뗀 거 확실합니까?”

“확실하다고 몇 번이나 말해야 합니까?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거길 먹었죠.”

불안한 누군가의 목소리에 다른 이는 확고한 말로 대답했다.

“으흠… 그렇다고 해도 일단 의심을 해봐야…….”

“뭔 놈의 의심이요. 지금이 최고의 기회라니까요? 지금 아니면 기회가 없어요. D구역이 난리 난 상황에서 우리끼리 뭉쳐야 저놈들이 간섭을 못 한다고요. 언제까지 병신처럼 고개 숙이며 조공이나 바칠 생각이에요?”

“끄응…!”

그 말에 처음 입을 연 이가 불편한 소리를 냈다.

“자자, 신 길드장님. 정보를 의심하는 게 아닙니다. 여기 주 길드장님은 신중히 하시자는 거죠. 서로 감정 상하게 말하지 마시고 좋게좋게 이야기해봅시다. 그리고 이거 불 좀 켜면 안 됩니까? 컨셉은 알겠는데 할 이야기가 많은 곳에서 굳이…….”

“험험… 알겠습니다.”

팟.

그 말과 함께 실내에 불이 들어왔다.

실내가 밝아지자 가려졌던 5명의 정체가 밝혀졌다.

그들은 E구역의 5대 길드라 불리는 길드의 길드장들이었다.

E구역에도 나름 많은 길드가 존재했다.

다만, 대부분이 그냥 팀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길드라 부를 수 있을 만큼 구색이 갖춰졌다.

겨우 E구역에 있는 길드들이라 수준은 낮았지만 말이다.

“이제 좀 살 것 같네.”

“그러게요. 어둠의 자식들도 아니고.”

“하하… 이것도 조심하자는 의미에서 한 거니까 다들…….”

“됐고 본론으로 들어가죠.”

“알겠습니다, 유 길드장님.”

유일하게 여성인 유 길드장의 말에 대화가 다시 재계 됐다.

“여하튼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참에 우리 길드끼리 합쳐서 E구역을 먹자 이겁니다.”

“어떻게 믿고요?”

탁.

신 길드장은 갑자기 종이 한 장을 꺼내 탁자에 올려놨다.

“‘계약서’군요.”

탁자에 올려진 것은 계약서라는 이름의 종이.

노예 문서와 마찬가지로 블랙 머천트가 판매하는 물건이었다.

계약서의 사용법은 간단했다.

내용에 대해 적고 사인하면 끝.

다만, 계약서에 적힌 내용을 위반할 시 페널티가 컸다.

내용에서 위반 시 죽는다고 쓰면 그대로 죽어야 했다.

팔이 잘린다고 쓰면 정말 팔리 잘리고 전 재산을 넘겨야 한다고 썼으면 정말 전 재산이 사라졌다.

“어차피 다들 못 믿을 사람들뿐인 거 잘 압니다. 그러니 이거면 충분하겠지요? 제 조건은 간단합니다. 힘을 합쳐서 E구역 먹고 우리 5명이 나눠 먹자. 이게 끝입니다.”

“말은 간단한데…….”

“차민도 없는데 뭘 고민하십니까? 실질적으로 우리가 지금 이 구역의 지배자 아닙니까? 이 상황에서 D구역 자금줄을 없애야 우리가 삽니다.”

“저는 참여할래요. 남자들이 이런 깡도 없어요?”

“세부 사항은 고민해봐야겠지만… 저도 참여하겠습니다. 어차피 계약서가 있는 이상 우리끼리 배신당할 일도 없을 테니까요.”

“처음부터 배신을 생각했다면 모를까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저도 참여하겠습니다.”

연달아서 3명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혼자 남게 된 주 길드장은 인상을 찌푸리며 좌중을 둘러봤다.

하나같이 묘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주 길드장은 그 표정의 의미를 잘 알았다.

‘깨끗한 척은…! 그리고 겨우 D급들이…….’

자신 혼자만 여기서 C급이었다.

그러나 4개 길드가 연합하면 C급이라도 벅찼다.

여기선 자신이 유일한 C급이나 몇몇 이권을 얻어내는 정도로 그치는 게 현명했다.

안 그러면 E구역 통합을 위한 화살이 자신에게 먼저 향할 터였다.

“나도 참여하겠네.”

어쩔 수 없이 대세를 따른 주 길드장은 표정이 구겨졌다.

“이제 계약서 작성이 끝나면 앞으로의 일을 좀 정해보도록 하죠.”

“하하, 좋습니다. 앞으로 이제 꽃길만 걷겠군요.”

“다섯 길드의 연합이라… 벌써 든든하네요.”

그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세부사항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벌써 E구역을 모두 얻은 것처럼.

지하 단련실.

박 사장의 지하 투기장엔 여러 공간이 존재했다.

경기장과 대기실, 다른 통로에 있는 사무실과 특실까지.

그리고 따로 단련을 위한 단련실도 널찍하게 만들어져 있었다.

헌터의 몸 자체가 일반적인 휘트니스 훈련으로 단련되진 않았다.

그러나 대련이나 능력의 운용 방법 등은 연습해야 했다.

헌터로 각성하면 국가에선 일단 헌터 등록을 하게 하고 능력 운영부터 가르친다.

그게 제일 기본이자 앞으로 생존율을 높여주는 헌터 최고의 훈련이었다.

그건 1년을 하던 2년을 계속 발전할 수 있었으니까.

그 때문에 이곳에도 헌터를 위한 단련실을 만들어놨다.

다만, 오늘 그 단련실은 단련실이 아니었다.

누군가에겐 고문실보다 더 무서운 곳으로 변했다.

“형? 이, 이거 안전한 거 맞죠?”

“알아서 잘 조절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

“그 말이 더 무서운 거 알아요?”

용준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거대한 돌멩이들 뒤에 숨어서 떨고 있었다.

그 이유는 하나.

형우가 능력을 시험해보고 싶다고 말한 것 때문이었다.

궁금하다고 쫓아왔던 용준은 덕분에 샌드백이 됐다.

단 하루 만에 뒷골목을 통합한 형우는 거기서 수금한 돈으로 바로 C급 능력을 강화시켰다.

C급 회원권까지 포함해서 무려 1,500만 포인트.

한국 돈으로 약 150억이 넘어가는 돈이었으나 최대로 강화하고도 500만이 남았다.

거기서 120만은 E급 재생력 강화에 100만은 계약서를 구매하는 데 썼다.

덕분에 돈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형우는 확실히 강해졌다.

그러고 나니 능력을 한번 테스트해보고 싶었다.

다만, 원래는 그냥 테스트하려 했는데 용준이 따라오면서 좋은 샌드백이 생겼다. 그리고 형우는 그 샌드백을 그냥 놀리지 않았다.

덕분에 샌드백이 된 용준은 증식으로 늘린 돌들 뒤에서 벌벌 떨고 있었다.

물론 어떻게든 살아본다고 중간중간 철판까지 욱여넣은 상태였다.

“자, 그럼 간다. 준비해.”

“저 다치면 출소하고 나가서 형 동생 꼬셔버릴 거예요!”

“그러던가. 윈드.”

형우는 무심히 대답하곤 능력을 사용했다.

휘이잉.

바람이 불어왔다.

뭔가 부족하고 잔잔한 바람.

그러나 그 잔잔한 바람 속에 들어있는 사나움이 느껴졌다.

폭풍전야(暴風前夜).

딱 이것을 위해 있는 표현 같았다.

‘B급은 이 정도 되는 건가?’

B급은 아니었다.

그에 근접한 힘일 뿐.

그런데 그 근접한 힘은 한 번도 형우가 느껴보지 못한 엄청난 힘이었다.

그냥 C급일 때는 D보다 강하다 정도로만 느꼈다.

그것도 확연히 다른 힘이긴 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뭔가 다른 존재가 된 느낌이 들 정도였다.

‘일단 약하게.’

형우는 최대한 힘을 빼고 가볍게 바람을 휘둘렀다.

화아악!

바람이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강하게 들려왔다.

가볍게 휘두른 것뿐인데 말이다.

다만, 결과는 가볍지 않았다.

콰아앙! 우르르!

“끄악! 형!”

단 한 방에 거대한 돌들이 박살 났다.

하나도 아니고 수십 개로 몸을 보호했으나 맨 뒤에 있는 용준의 앞까지 위력이 이어졌다.

콰직!

게다가 통짜 쇠로 된 철판마저 종이짝처럼 구겨졌다.

그때 큰 파편이 용준에게 날아갔다.

“막아!”

슈우욱!

사납게 몰아쳤던 바람이 형우의 말에 작살처럼 쏘아졌다.

그 바람은 용준의 앞에서 반원형 막을 만들었다.

쿵! 툭! 툭!

빠르게 날아간 바람은 견고하게 버텼다.

덕분에 용준은 털끝 하나 다치지 않았다.

“아악! 진짜! 형, 너무하시는 거 아니에요?!”

“하하, 미안. 나도 이렇게 셀 줄은 몰랐네.”

형우는 어색하게 웃으며 바람이 지나간 자리를 봤다.

증식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돌들은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부서졌고 철판들은 이게 철판이었는지 종이였는지 모를 정도였다.

비록 E급 능력으로 펼친 것들이었지만 그걸 떠나서 윈드의 위력이 엄청났다.

게다가 이전에 윈드를 사용할 때보다 더 편했다.

마치 손발처럼 쉽게 움직이는 느낌이었다.

강화로 인해서 위력뿐만 아니라 운용도 더 편해졌다.

계속 사용하면서 느는 운용이 아니라 힘에서 나오는 섬세함과 빠름이었다.

‘진짜 E급에서 D급 갈 때는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낮을 땐 몰랐는데 단계를 올라갈 때마다 더 큰 산에 올라갔다.

게다가 형우에겐 이것뿐만 아니라 다른 능력도 있었다.

형우는 생각난 김에 얻은 능력을 정리해봤다.

1번 소켓, F급(?) 인사니오의 의지.

2번 소켓, C급+10 윈드.

3번 소켓, D급+1 블링크.

4번 소켓, E급+10 재생력.

정리하고 나니 진짜 엄청났다.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있는 1번 소켓을 제외하곤 입이 떡 벌어질 스펙이었다.

게다가 뒷골목 통합으로 받은 소켓 덕분에 4번째 소켓까지 생겼다.

윈드는 근접과 원거리, 방어가 가능한 전천후 능력.

거기에 회피인 블링크, 회복과 재생을 높여주는 좀비 같은 재생력까지.

등급 간의 차이가 있어도 3개를 합쳐놓고 쓸 수 있다는 건 형우를 더 강하게 만들어줄 터였다.

‘문제는… 다음 의뢰서의 내용을 충족할 수 있느냐는 거지.’

아직 하나 남은 의뢰서의 내용은 E구역 통합.

뒷골목은 어떻게 시기 맞춰서 했다만… E구역 통합은 아직 요원해 보였다.

이곳의 지배자는 원래 S급 헌터인 차민이었다.

비록 이곳에서 사라졌다고 하나 언제든 나타나지 말라는 법은 없었다.

게다가 자신 말고도 C급이 한 명 존재했다.

그 때문에 당장 섣불리 나설 수도 없었다.

‘일단 또 이야기해봐야지.’

형우가 개인적으로 판단하긴 힘들었다.

박 사장, 김 사장과 다시 이야기를 해봐야 할 듯했다.

“용준아, 뒷정리 좀 부탁한다!”

“혀어어엉!”

형우는 소리치는 용준을 두고 단련실을 벗어났다.

그렇게 길고 긴 하루가 지나고 다음 날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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