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거물이 되어버린 투자자-120화 (120/138)

118화 반전, 반전, 반전 01

<118>

“반갑습니다. 여러분!”

지난 12월.

이용훈 전무한테 일임했던 경력직 공채.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새로운 경력직 사원들은 속속 아침 일찍 출근했다.

회사 내 가장 넓은 회의실.

그 회의실에 모인 신입사원들은 다들 경력직임에도 눈빛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잠시 후, 나는 간단한 인사를 마친 뒤, 일일이 악수했다.

이들 중에는 팀장급 신입사원도 있었고.

차장급, 과장급 사원들도 더러 있었다.

일종의 중형급 신입사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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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로부터 시간이 흘러 어느덧 오늘 증시가 끝나갈 무렵.

새로운 사원들의 합류와 더불어.

KH투자파트너스는 조직 개편을 단행하기로 했고.

이전과 다른.

투자사로서의 면모를 좀 더 다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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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뭔가 북적북적해진 것 같습니다.”

임원 및 팀장 회의가 잠시 후 열리자, 조관형 상무는 무척 기분 좋게 말했는데.

곧이어 이용훈 전무 역시 회의 전, 소회를 잠시 밝혔다.

“···KH투자파트너스만큼 단기간에 성장한 투자사는 없을 겁니다. 여러 팀장님들! 대표님의 역량은 아주 뛰어나십니다. 대표님이 이미 유명인이니까 잘 아시겠지만, 세간에 알려진 것 외에도 여러 능력들이 출중하십니다.”

이용훈 전무는 웃으며 계속 말을 이어 나갔다.

“투자 기법, 인수합병, 부동산 개발, 금융, 파생상품 설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 식견이 대단하십니다. 또한, 늦은 나이임에도 학업을 시작하시려는 그 의지가 대단하십니다. 참고로, 이번 대학 정시모집에서 대표님께선 한국대 경영학과에 당당히 합격하셨습니다. 오로지 수능 성적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그 발언이 끝나자마자, 사방이 금방 시끄러워졌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발언.

그 발언에 다들 놀란 듯.

놀람과 탄성의 목소리가 곧 터져 나왔다.

그 시선들은 곧바로 나한테 집중되었다.

그러고 보니, 한국대 경영학과 합격은 처음 공개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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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아아! 대표님! 정말 축하드립니다! 대표님 학력에 대해선 이제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지 않습니까? 그런데 대학에 못 가신 게 아니라 그냥 안 가신 거군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대표님! 이거 언론 보도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전 연국대 경영 나왔는데, 대표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오늘 아침 어색했던 그들.

그러나 그런 첫 모습과 다르게 팀장급 인사들은 어느새 당당해진 모습이다.

발언도 시원시원 쏟아내고 있다.

“모두 감사합니다.”

잠시 후, 나는 씩 웃으며 감사의 뜻을 표한 뒤.

SBC 촬영 일정이 잡힌 것에 대해 잠깐 이야기를 했다.

SBC 장태우 PD.

그는 그간 나한테 애타게 연락을 취했던 사람이다.

그러나 지난 유럽 체류 기간이 길어지면서.

방송 촬영 일정은 계속 미루어졌고.

다행히 이번 주말엔 촬영 일정이 잡히게 된 상태다.

“···아! 그 이야긴 이제 그만하고, KH투자파트너스의 새로운 조직 체계를 지금부터 공식적으로 공표하겠습니다.”

그러고는 나는 이번 회사 조직 체계 개편에 대해 차분하게 설명을 이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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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인사·회계 본부. 본부장, 조관형 상무.

이 본부는 세 개의 팀이 존재한다.

법무팀 팀장 조관형.

비서팀 팀장 김미현.

회계·인사팀 팀장 최태균.

그리고 다음으로, 투자총괄 본부.

본부장, 이용훈 전무.

한편, 이 본부는 투자팀 전체를 총괄하는 대형 본부다.

미국투자팀 부팀장 임범준 과장.

유럽투자팀 팀장 이성국.

아시아투자팀 팀장 박진한

국내투자팀 팀장 배진아

부동산팀 팀장 조상훈.

프로젝트팀 팀장 윤미진

기업 인수팀 팀장 장병호

그리고 대강화학 대표이사 이용훈 전무.

그렇게 조직 개편안들이 차례로 발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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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참 뒤.

주요 간부 회의가 어느 정도 마무리될 무렵,

“···대표님, 제가 앞으로 몸뚱이가 하나가 아니라, 두 개 내지 세 개는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용훈 전무는 그렇게 웃으며 말했고.

대표석에 앉아 있던 나는 씩 웃다가, 역시 재밌게 대꾸했다.

“임원급으로 좋은 분 있으면 언제든 추천해 주십시오! 그러나 그 전까진 계속 분신술을 써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하하.”

“으하하하! 분신술이라. 이러다간 제가 분신술에 달통하겠습니다.”

이용훈 전무의 무척 활기찬 웃음소리.

그 웃음소리 덕분에 진지하던 회의장 분위기는 무척 밝아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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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잠시 후, 이용훈 전무는 마지막 현안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수합병 건에 대해서도 추가 보고드릴 게 있습니다. 저희가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두 군데 투자사가 사이즈가 괜찮고 자산 규모 역시 적절한 수준입니다. 향후 인수합병시,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거라고 봅니다. 자! 장병호 팀장! 혹시 향후 계획이 있으면 말씀하세요!”

아침 출근 이후 부랴부랴 팀 업무를 파악했을 장병호 팀장.

그래도 관리직 경력 사원답게 대처 능력과 적응력이 남다른 모습이었다.

“대표님! 최대한 빨리 실사 계획을 수립하고 파이낸셜 부분과 커머셜 부분 등에 대한 분석 자료를 준비하겠습니다. 이번에 같이 일하게 된 팀원들의 능력이 뛰어나고, 프로젝트팀에도 뛰어난 분들이 많으셔서 협력하여 진행하겠습니다.”

그러자 프로젝트팀 윤미진 팀장은 꼼꼼한 성격답게 이것저것 조언의 말들을 그때부터 늘어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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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거다. 이제야 뭔가 회사가 제대로 돌아가는 것 같아.’

이번 공채 경력직들은 무척 만족스럽다.

주로 간부급과 실무진 위주로 뽑다 보니 확실히 실력들이 대단한 편이다.

그 이유는 바로 KH투자파트너스가 언론에 크게 알려지다 보니, 뛰어난 인재들이 회사에 몰릴 수 있었고.

저번 공채에선 경쟁률이 상당히 높았다고 한다.

‘그럼, 가만히 있을 게 아니지.’

이번 유럽 투자 건도 언론에 발표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중국 정부 측에 민감한 사유가 될 수 있는 철광석 투자 건은 구태여 발표할 필요가 없으나.

유럽 투자는 KH투자파트너스 법인이 직접 참여했고 엄청난 수익을 얻지 않았나.

그래서 기업 홍보 감으로 제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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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무님.”

“네?”

“이번 유럽 투자 실적도 서둘러 언론에 공개하도록 하죠.”

“정말 공개하시겠습니까?”

되묻는 이용훈 전무.

그의 두 눈은 커졌고.

오늘 출근한 팀장들은 무슨 영문인지 몰라 이용훈 전무 쪽을 빤히 쳐다봤다.

한편,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 순간 이용훈 전무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 아! 아직 신임 팀장급에서 모르시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 제가 대표님을 대신해서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에 미국투자팀을 맡게 된 부팀장 겸 과장이 된 임범준에게 손짓했다.

그러자 임범준 부팀장은 즉시 자리에서 일어섰다.

“여기 임 부팀장님이 직접 실무에 참여했습니다만, 우리 KH투자파트너스는 이번 유럽의 유동성 장세에 대해 긴급 투자를 단행했고, 엄청난 수익을 얻었습니다. 투자 전체 설계와 진행은 대표님께서 기획하셨고, 실무는 임범준 부팀장이 맡았던 투자입니다.”

그러고는 이용훈 전무는 호기심이 가득 찬 신임 팀장들을 향해 씩 웃은 뒤.

곧이어 수익 규모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사실, 우리 회사의 자산 규모는 대략 2천억 원대입니다. 하지만 이번 공격적인 투자로 인해 단숨에 2조 6천억 원 수준으로 바뀌었습니다. 수익은 2조 4천억 원 정도 나왔습니다.”

순간, 여기저기서 표정들이 이상해졌다가.

곧 엄청난 탄성들이 터져 나왔다.

“우와아아아아···!!”

동시에 요란한 박수가 터져 나왔는데.

PI(Principal Investment, 자기자본 투자) 투자로써 이런 대성공을 거둔 사례가 대체 얼마나 될까.

그 결과, 회사 규모는 단숨에 커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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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음 날.

내가 어제 이야기했던 대로 각 언론사 쪽으로 유럽 투자 건에 대해 보도자료들이 배포되었다.

이날 오후에는 일제히 기사들이 터져 나왔는데···.

[KH투자파트너스, 유럽 콜 옵션 ‘대박’]

[믿을 수 없는 공격적 투자 초대박 터져···]

[유럽 증시 급락·급등, 그러나 KH투자파트너스는 완벽했다!]

[KH투자파트너스 자산 규모 2조 원대 입성···]

[KH투자파트너스 김한수 대표, 유럽 투자 대성공···]

[투자 천재 김한수 대표 뜨거운 관심 폭발···]

그렇듯 다시 한번 언론의 큰 주목을 받게 되자, 나는 곧바로 다음 작업들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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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상무님, 그리고 이 전무님, 3월 신입사원 공채 건도 이제 준비하도록 하죠.”

“인원은 이번에도 30명 수준입니까?”

현재, 한세 빌딩 7층을 임대해서 쓰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무한정 직원을 늘릴 수가 없다.

“대표님, 근데 듣기론 6층에 입주해 있는 투자사가 올 4월 중에 임대 계약이 만료된다고 들었습니다. 우리가 그쪽이랑 협의해서 6층 사무실 공간도 같이 쓰는 게 어떨까요?”

“근데 거긴 조현진 대표가 이끄는 회사가 아닌가요? 계속 임대 연장할 텐데, 안 그렇습니까?”

“그게··· 저번 투자 실패 때문에 회사 사정이 좋지 못하다고 들었습니다. 최근엔 직원들도 내보내고 있는 실정이고···.”

“임대 연장을 하지 않는다는 말씀입니까?”

“아뇨. 꼭 그렇진 않습니다. 하지만, 진지하게 논의를 하다 보면 뭔가 결론이 나오지 않겠습니까?”

“논의가 필요하다는 말씀이군요?”

“네. 솔직히 우리가 당장 다른 곳으로 이사하는 건 무척 부담스럽습니다. 업무량이 지금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대표님께서 지시하는 업무들을 다 처리하려면 솔직히 이사하는 건 무립니다.”

그래서 6층 공간을 흡수하자?

“알겠습니다. 나중에 조현진 대표를 한번 만나 보겠습니다.”

“아! 그리고 일본 투자 건 말입니다.”

나는 다시 집중하며 이용훈 전무를 쳐다봤다.

현재, 우리는 일본 증시의 주가지수 풋 옵션 계약들을 미친 듯이 매수하고 있는 중이다.

“대표님. 언론 보도를 준비하고 있긴 하지만. 우리가 주요 투자 정보를 이렇게 공개해도 상관없는 겁니까?”

그 질문에 나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아시다시피, 좀 흔들 필요도 있습니다. 일본은 현재 위치가 위험합니다. 중국에 뒤처졌고, 작년 국내총생산(GDP) 기준에서도 중국한테 세계 2위 자리를 내줬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과연 일본 증시가 폭락할까요?”

“뭐,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언제나 가능성은 열려 있지 않나요? 우리는 그런 가능성을 보고서 투자를 하는 거고···.”

그리고 그로부터 며칠 뒤.

대한민국 언론은 완전히 다른 기사들 때문에 무척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119>

[···코스피 2,000 깨진 날, 미친 공매도 기승···]

[미쳤다! 한국증시 갑작스러운 폭락···]

[공매도 사냥감이 된 한국증시···]

[기관투자자들 한목소리, 공매도는 주가 하락과 무관합니다···]

[외인 매도세 폭증, 오늘 2조 6천억 원이 빠져나가···]

“···오늘 코스피200 종목에 대한 공매도는 전일 대비 엄청나게 폭증하여 오늘 증시의 공매도 비율은 20%를 넘어선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공매도 폭증과 외인 매도세 증가에 대해 투자 전문가들은 올해 한국 경기 둔화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부정적 관점이 반영된 것으로···.”

그렇듯 말도 안 되는 분석 기사와 더불어.

KH투자파트너스의 일본 투자 사실이 전격적으로 발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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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투자파트너스, 일본 경기 추락에 베팅하다!]

[日 하락장 우려? KH투자파트너스 공격적 투자···]

[김한수 대표 日 증시 폭락 예측···]

[KH투자파트너스, 일본 증시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서···]

오늘 코스피 장세는 폭락했으나.

우리가 일본 증시 폭락을 예견하며 베팅을 했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언론의 관심은 코스피 폭락 사실에서 점점 벗어나.

일본 증시 폭락 가능성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전문가 집단들은 크게 반발했다.

“뭐?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

“일본 증시가 어디 한국증시 같은 줄 알아?”

하나 같이 일본 증시의 안정성을 이야기하며.

이번 투자에서 KH투자파트너스가 큰 손해를 보게 될 거라며 그렇게 외쳤다.

일부 전문가들은 언론 보도를 통해 우리한테 충고를 하기도 했다.

그 혼란한 와중에.

시리아 내전이 터졌고.

이제 코스피 지수는 무섭게 하락하여.

어느덧 1,700선을 향해 추락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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