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거물이 되어버린 투자자-85화 (85/138)

83화 전화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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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짧은 탄성 소리.

서로를 쳐다본 뒤 서로 비슷하게 인사했다.

그러나 이내 최세진 상무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반사적으로 옆으로 비켜줬다.

KH투자파트너스 직원들을 이끌고 있는 김한수 대표.

1층 로비에서 이쪽을 쳐다보고 있는 수많은 시선들.

마치 무언의 압력이 된 듯.

최세진 상무는 본능적으로 위축되며 옆으로 비켜섰고.

잠시 후, 흠칫하며 얼른 고개를 돌렸다.

어느새 자신의 옆을 스치고 지나간 김한수 대표.

그는 곧장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는데.

‘아차!’

최세진 상무는 이내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황급히 그 엘리베이터로 뛰어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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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김 대표님! 근데 제가 좀 당혹스럽습니다.”

그 말에 자신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김한수 대표.

그러다가 그는 가벼운 탄성을 흘렸다.

“아, 이거 참 죄송합니다. 최 상무님, 그 찌라시 건은 제가 좀 난감했습니다. 그렇다고 무슨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저도 좀 사정이 있었습니다···.”

최세진 상무는 이때 미간을 조금 오므렸다.

그리고 다시 말했다.

“좀 섭섭합니다만.”

그러자 바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최 상무님. 제가 그때 말씀드려야 했는데. 정말 죄송합니다.”

미성건설 인수 프로젝트 등, 주변 상황이 갑자기 바뀐 것을 알 수 없는 최세진 상무.

그러나 직접 죄송하다고 한 이상, 그는 더는 할 말이 없어졌다.

사실, 누가 자신의 개인적인 일들을 남들한테 세세하게 말할 필요가 있나.

최세진 상무도 그런 점들을 잘 알고 있는 터라.

더는 뭐라 할 수가 없어.

몇 초간 침묵이 흘렀는데.

“참! 최 상무님. 근데 그 찌라시 종이는 좀 아니지 않습니까?”

그리고 그 순간.

최세진 상무는 젊은 대표를 빤히 쳐다보다가.

찰나, 무슨 이야기인지 깨달았다.

‘아차, 그게 본인이었다면, 나도 결례를 저지른 거였네.’

자신도 모르게 뒤통수를 만지며 어색하게 웃는 최세진 상무.

“아, 죄송합니다. 찌라시는 좀 심했네요. 제가 좀 성급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띵! 소리가 나며.

엘리베이터는 7층에서 멈춰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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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 혹시 오늘 저녁에 시간 좀 낼 수 있습니까?”

“시간요?”

“네! 제가 좀 여쭤볼 게 있습니다.”

“죄송한데 오늘은 시간 여유가 좀 없어서···. 상무님! 혹시 내일 저녁은 어떠세요?”

“그것도 괜찮습니다.”

“그럼, 제가 따로 연락을 드릴게요.”

“감사합니다! 대표님!”

그리고 잠시 후.

엘리베이터 문은 닫혔고.

엘리베이터는 위로 올라갔다.

<79>

휴우!

무사히 인터뷰는 끝났다.

별다른 문제점도 없었고.

기업 홍보도 적절했다.

그러나 이렇게 마치고 나니까, 뭔가 기분이 묘하다.

속이 시원하기도 하고, 후련하기도 하고.

슬쩍 불안감도 생긴다.

얼굴이 공개됐다.

내 위치도 공개됐고.

KH투자파트너스도 세상에 공개된 것이다.

앞으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도무지 예측할 수가 없다.

‘근데 이게 끝이 아니란 말이야.’

아직 공개되지 않은 철광석 투자 건도 있고.

추가적인 몇 개의 투자들도 현재 맛있게 묵혀지고 있는 중이다.

그 투자들도 곧 수익 실현을 하게 될 텐데.

이것저것 다 정리하다 보면, 대체 난 얼마나 큰 부자가 될까.

그래서 그런 것들까지 다 공개한다면···.

아흐! 아니다. 아냐.

참자.

우선 참자.

사실, 오늘 일들만 하더라도 이미 엄청난 일들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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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나는 정장 상의를 벗은 뒤, 옷걸이에 걸어두고서.

집무 데스크 앞에 앉았다.

그러고는 모니터를 통해 각 해외 선물 동향 외에도 이제는 미국 개별주식옵션 쪽도 살피기 시작했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다른 투자들이 정리되기 전.

다음 투자의 방향도 이제 슬슬 준비할 필요성이 있는데.

열네 번째 투자!

그 열네 번째 투자가 곧 시작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투자 역시 법인 투자로 진행할 생각.

‘역시 법인으로 투자하니까 좀 낫긴 나아.’

수익 자체가 법인으로 향하다 보니.

사람들의 시선도 교묘하게 흐트러진다.

즉, 나에 대한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KH투자파트너스에 대한 관심은 더욱 폭증하게 된다.

그럼에도 결국 내가 돈을 버는 일이다.

KH투자파트너스의 지분 100%는 바로 내 소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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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그로부터 몇 시간 뒤.

회계·인사팀 안세연씨한테서 비명(?) 섞인 전화가 왔고.

그 순간, 나는 서둘러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접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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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아아, 벌써 이렇게 됐네.’

내 이름.

실검 순위 최상위권에 이미 등장해 있다.

각종 기사들이 내 사진과 함께 게재되어 있었고.

사람들의 반응도 격렬했다.

물론, 이럴 줄 알았음에도.

이게 참 기분이 묘하다.

확실히 유명인이 된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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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로부터 얼마 뒤.

인터뷰 뒤, 조용하던 KH투자파트너스 사무실.

이 사무실이 어느 순간 완전히 발칵 뒤집어지기 시작했다.

<80>

어느덧 겨울의 초입으로 들어서면서.

일찍 하늘은 어둑어둑해졌는데.

따르릉! 따르릉! 따르릉!!

사방에서 들려오는 전화벨 소리.

KH투자파트너스의 모든 사무실 전화기들.

그 전화기들마다 전화벨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고.

폭발하듯 메아리치며 전화들이 빗발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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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투자파트너스입니다! 네? 투자 상담을 받고 싶다고요? 잠시만요···.”

“···죄송한데, 이 전화번호는 투자팀 전화번호인데···.”

“···죄송합니다. 저흰 펀드까진 다루지 않습니다···.”

“···10억 원을 맡기고 싶다고요? 아아, 잠시만요···.”

“···죄송합니다만, 전화번호는 맞는데, 여긴 상담 부서가 아니라서···.”

“···네? 30억 요??”

따르릉! 따르릉!

따르릉!! 따르릉!!

한편, 빈자리 데스크에도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렸는데.

따르릉! 따르릉!

따르릉!! 따르릉!!

사무실 전체가 난리가 났다.

그나마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내 사무실 전화번호.

그래서 내 전화기는 울리진 않았으나.

나는 얼른 오피스 밖으로 뛰어나갔고.

현재 상황이 무척 심각한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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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세연씨!”

“···네. 네??”

정신없이 통화 중이다가.

놀라며 날 쳐다보는 안세연.

“그 전화 끝나면, 전화 받지 말고, 제 방에서 회의 좀 합시다!”

고개를 바로 끄덕이는 안세연.

그러고는 나는 다시 뛰어가, 프로젝트팀으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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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민씨!”

“···고객님, 잠시만요. 네. 대표님?”

“조관형 상무님, 이용훈 전무님, 혹시 어디 가셨습니까?”

“조 상무님은 국세청 미팅이 있어서 바로 가셨고. 이 전무님은 2층으로 잠시 가셨습니다. 바코드 카드 발급 때문에···.”

“경민씨! 그럼, 그 전화 마치고 바로 제 방으로 오세요!”

“네. 대표님.”

“그리고 오시면서 파생팀, 주식운용팀 팀원들도 같이 오세요. 안세연씨 포함해서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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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잠시 뒤.

나는 내 오피스로 돌아왔다.

한편, 그 와중에도 쉴 새 없이 전화들이 빗발치는데.

공식적인 상담 채널인 안세연씨의 전화기는 끊임없이 통화 중인 상태였고.

아마도 답답한 고객들은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대충 전화를 거는 것 같았다.

회사 홈페이지에 기재된 회사 전화번호들.

일부 공개된 전화번호 끝자리가 34 혹은 72로 끝나자.

답답한 나머지, 그사이에 해당되는 모든 전화번호를 찍어서,

그냥 무차별적으로 전화를 거는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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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내 폰은 어딨지?’

오피스로 돌아온 나는 잠시 멍했다가.

얼른 바지 주머니를 뒤졌다.

없다.

그러나 그 순간, 떠오는 생각.

얼른 집무실 데스크 쪽으로 뛰어갔다.

‘여깄네.’

기자 인터뷰 때문에 정장 상의 안쪽 주머니에 넣어뒀던 스마트폰.

그러나 인터뷰 때문에 그냥 무음 상태로 뒀던 스마트폰.

그런데 내 스마트폰도 난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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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이게 몇 개야?

수많은 부재중 통화들이 화면에 떠 있는데.

대략, 박현주, 박지훈 상무, 로펌 공동대표 설종근 변호사, 공동대표 천성훈 변호사, 김민주 변호사, 공장 후배 최정덕, 공고 친구 강석이의 누나, 미래증권 최수경 전무, JS인베스트먼트 김대호 이사, 의상실 송지연 디자이너 등, 정말 수많은 사람들이 나한테 전화를 준 것이었다.

‘너무 숫자가 많아.’

그 때문에 당황하던 사이.

이때, 스마트폰 화면이 갑자기 바뀌었다.

무음 상태이지만.

나는 이때 즉시 알아차렸다.

누군가 다시 나한테 전화를 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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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건 저장이 안 된 전화번호인데.’

그러나 뭔가 익숙함을 금방 알아차렸다.

익숙한 번호 패턴.

아! 이건 그건데.

사실, 예전에도 이런 유형의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바로 미래그룹 그룹비서실 정태윤 차장의 전화.

‘하지만 이건 정 차장은 아닌 것 같고.’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얼른 통화버튼을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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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김한수입니다.”

“아, 김한수 대표님.”

굵직하면서도 허스키한 목소리다.

곧이어 상대는 자신을 소개했다.

“저는 미래그룹 그룹비서실 김상권 실장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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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권 실장?

미래그룹 비서실장?

미래그룹에서 그 정도 직급이면, 최소 부사장급이다.

회장 비서 업무 외에도 그룹총괄 실무를 맡고 있는 위치.

“···아, 대표님, 무척 송구스럽지만, 저희 회장님께서 대표님과 통화를 원하셔서 제가 연락을 드린 겁니다.”

그렇게 잠시 후 사정 이야기를 했는데.

나는 귀를 기울이다가 슬쩍 물어봤다.

“근데 혹시 어떤 일입니까? 갑자기 전화를 받아서 제가 좀 당혹스럽습니다.”

“하하, 그렇게까지 무리한 일은 아닙니다. 회장님께서 잠깐 여쭤볼 것도 있고, 간단히 안부 형식으로 전화를 하고 싶어 하십니다. 혹시 괜찮으시겠습니까?”

“아아, 그럼 뭐, 그렇게 하시죠. 전 괜찮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잠시만,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그러고는 잠깐 내부 신호음이 이어지다가.

누군가 전화기를 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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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여보세요? 김한수 대표님 되십니까?”

“네. 제가 김한수입니다.”

“하, 저는 박명식이라고 합니다.”

아주 간단한 자기 소개.

“···갑자기 연락을 드려 참으로 죄송합니다.”

그러고는 노쇠한 목소리의 그는 또 말했다.

“회사 일로 많이 바쁘실 텐데, 제가 간단히 용건만 말씀드리지요.”

그러면서 그는 용건만 이야기했다.

“우리 미성건설과 관련하여 제가 김인범 부사장한테서 이야길 많이 들었습니다.”

“아, 미성건설요? 네!”

“그래서 김 대표님을 한번 직접 뵀으면 합니다.”

날 보겠다고??

“젊은 분인데도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날카롭다고 들었습니다. 이것저것 이야기들. 좀 듣고 싶습니다···.”

그러고는 좀 더 대화가 이어지다가.

전화는 끊어졌는데.

나는 다시 기분이 묘해졌다.

어느새 나는 금융그룹의 저명한 회장의 초대까지 받게 된 그런 위치가 된 것이었다

‘기분이 좀 묘하네.’

어쨌든 그런 기분을 잠시 후 수습한 뒤.

나는 고개를 돌렸고.

재빨리 외쳤다.

“어서 들어오세요!”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직원들.

내 외침에 그들은 우르르 안으로 들어왔고.

이때, 이용훈 변호사도 같이 나타났다.

곧이어 나는 업무 지시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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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다시피 앞으로 요 몇 달간 전화가 빗발칠 겁니다. 현시점에서 저희 내부 인원으로 투자 운용까진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것 역시 경험입니다. 지금부터 홈페이지에 게시된 투자 상담 전화번호 4개에 대해서, 세연씨, 찬우씨, 채경씨, 경민씨가 각각 맡아서 상담을 진행해주시고, 그리고 죄송한데 이 전무님께선 총괄 관리를 부탁드립니다.”

“네! 알겠습니다. 대표님.”

“범준씨, 규리씨는 각각 파생팀, 주식운용팀 업무를 계속 진행해주세요.”

“네. 대표님.”

그렇게 업무 정리가 끝나자마자, 직원들은 재빨리 흩어졌고.

그 즉시, 데스크 빈자리에 있는 전화기 코드를 모두 뽑아놨다.

그렇듯 상담 채널이 4개 채널로 단순화되자, 사무실은 다시 조용해졌고.

반면, 각 블로그와 SNS 등은 오히려 난리가 나기 시작했다.

투자금을 맡기고 싶은데.

아무리 전화를 해도 KH투자파트너스 상담 창구는 매번 통화 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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