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거물이 되어버린 투자자-84화 (84/138)

82화 폭발적 한세빌딩 02 - 모여든 기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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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 부르셨습니까?”

“아, 여기 앉으세요.”

정장 차림에 말쑥한 젊은 남자.

안경을 끼고 있고, 약간 모범생 같은 타입.

“경민씨.”

“네. 대표님.”

프로젝트팀 김경민씨다.

“여기 인사하세요. 이 분은 시행사 관련 전문가이신 이용훈 변호사입니다. 화연종합건설에 계시다가, 저번에 제가 오퍼를 드렸는데, 얼마 전에 수락해주셔서 우리 회사에서 이제 일하기로 하셨습니다.”

50대 초반 나이인 이용훈 변호사.

시행사 전문 변호사.

그는 유쾌하게 웃는 모습으로 손을 내밀었고.

김경민은 황급히 악수했다.

“여기 경민씨는 프로젝트팀을 맡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많이 부족합니다.”

“아, 이제 괜찮습니다. 저랑 같이 일하는 팀원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도 곧 출근할 겁니다. 아, 근데 경민씨한텐 좀 미안하네요. 굴러온 돌들이 버글버글할 텐데. 하하! 죄송합니다.”

그러자 김경민은 오히려 안색이 더 밝아졌다.

“아, 아뇨. 저는 괜찮습니다. 프로젝트팀에 저밖에 없어서 많이 힘들었는데. 감사합니다! 대표님!”

“하하! 새로운 돌도 잘 받아주시는 것 같고, 앞으로 회사가 아주 잘 될 것 같습니다. 큰 복이 터질 것 같습니다!”

이용훈 변호사의 능청(?)에 다들 같이 웃었다.

“자, 이제 앉으시죠.”

두 사람은 각자 좌우에 앉았고.

잠시 후, 나는 몇 가지 서류들을 건넸다.

시행사 등록과 관련된 서류들이었다.

김경민씨가 초안을 작성했던 것인데.

관련 전문가들한테 검토까지 맡긴 서류들이다.

“우선, 보시고. 부족한 부분들은 바로 보완해 주십시오. 그리고 앞으론 이용훈 변호사님께서 이 일을 맡아주십시오.”

“네!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리고 경민씨! 이 변호사님의 직급은 전무이사이십니다.”

순간, 흠칫 놀라는 그.

단숨에 이용훈 변호사는 조관형 변호사보다 더 높은 직급으로 올라선 것이다.

“그리고 그 외 다섯 분이 이 전무님과 함께 오시기로 했고. 각각 직급은 팀장에서부터 차장, 과장, 대리 등입니다. 경민씨가 아직 사원 직급이라 그렇지만, 선배들이라 생각하고 잘 따라주십시오.”

“네, 알겠습니다. 대표님.”

그리고 바로 그때.

바깥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회계·인사팀 안세연이었다.

“대표님! 준비하셔야 합니다!”

“근데 벌써 그렇게 시간이 됐나요?”

“네! 대표님!”

나는 좌우를 응시하며 회의 테이블에서 바로 일어섰다.

“전무님. 10분 뒤에 같이 나가셔야 합니다.”

“아! 1층 말입니까? 네! 알겠습니다.”

“경민씨! 전무님 모시고, 임원 오피스 안내 좀 부탁드립니다.”

“네! 대표님.”

두 사람은 즉시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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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우. 시행사 건도 한숨 돌렸어. 역시 사람이 중요해.’

앞으로 회사는 더 커질 예정이다.

사람들이 더 많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어중이떠중이를 뽑을 생각은 없다.

‘어쩔 수 없이 이제 알리는 수밖에 없어.’

올해 안으로 기업 인수 팀도 발족해야 한다.

회계·인사팀에 안세연씨가 있긴 하지만.

그 많은 업무량을 혼자서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

각 부서별 경력직들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 한다.

‘그럼 신입사원은?’

내년 3, 4월에 신입사원 공채를 내는 것도 괜찮은 것 같은데.

그러나 그 전에 조직을 좀 더 단단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경력직들을 쓸 수밖에 없다.

그리고 잠시 뒤.

대표실, 한쪽 거울 앞에 선 나는 하얀 와이셔츠 위에 넥타이를 조심스럽게 다시 맸고.

정장 상의를 잘 갖춰 입은 뒤 구두 상태도 다시 확인했다.

손목시계도 다시 착용했고.

가볍게 향수도 뿌렸다.

그리고 거울을 한 번 더 쳐다봤고.

탁! 탁!

소리 내어 뺨을 손바닥으로 가볍게 친 뒤.

웃으며.

대표실 밖으로 나왔다.

‘근데 오늘 이후, 엄청난 일들이 일어날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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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

가볍게 인사하는 조관형 변호사.

그리고 그 옆에 이용훈 변호사가 같이 서 있다.

상무, 전무.

우리 회사의 임원들이다.

“가시죠.”

김경민씨와 안세연씨도 같이 움직였다.

“참, 내려가면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잠시 후, 띵!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가 도착했고.

모두 엘리베이터에 탔다.

김경민씨가 1층 버튼을 누르자.

나는 곧바로 입을 열었다.

“오늘부터 혹시 모르니까 회사 보안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다행히 여긴 보안 상태가 좋아서 괜찮지만, 이메일 등,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야 합니다.”

“네. 주의하겠습니다. 근데, 대표님도 좀 신경을 써야 하지 않겠습니까?”

“네?”

“경호원들, 좀 알아보셔야 하지 않을까요?”

“아, 경호원요?”

“세상엔 참 희한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조심하시는 게 좋습니다.”

“그래서 이거 끝나고 경호회사 쪽에 미팅을 잡아두긴 했습니다.”

“아, 다행입니다.”

그리고 그사이.

띵! 소리가 나며 어느새 1층에 도착했다.

잠시 대화가 중단됐다가.

나는 피식 웃었고.

짧게 심호흡을 한 뒤 말했다.

“가시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우리는 일제히 밖으로 나왔다.

내가 앞장섰고.

직원들은 뒤따랐다.

마치 우리는 출전을 준비하는 사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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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잠시 뒤.

아주 넓은 한세빌딩 1층 로비.

빌딩관리사업부에서 허락해준 한쪽 공간.

그 공간에는 임의로 설치된 이동식 단상이 있었고.

그 단상 앞으로 칠팔십 명의 사람들이 몰려와 있었다.

와글 와글 와글.

수많은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

움직이는 소리.

그리고 카메라를 목에 걸고 있는 사람들.

정장에 두꺼운 외투를 입고, 두리번거리는 사람들.

그런데 우리가 다가서자, 갑자기 더 소란스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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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저 사람들 아냐?”

“누가 대체 김한수씨야?”

“야, 김 기자! 준비하자!”

“야, 카메라 준비해!”

“카메라! 카메라!”

순간, 갑자기 난리가 나 버렸다.

눈치 빠른 일부 기자들.

그들은 재빨리 앞으로 튀어나왔고.

선제적으로 카메라 플래시를 터트렸다.

그 갑작스러운 소동에 사람들이 반사적으로 반응하며.

기자들이 사방에서 튀어나왔다.

이때, 단상 주변에 서 있던 빌딩관리 직원들.

그들은 재빨리 손을 벌리며 기자들의 진입을 막았다.

“여기 넘어서지 마세요!”

“다칩니다!”

“넘어서지 마세요!!”

“밀치지 마세요!! 비켜요!!”

그렇게 기자들의 진입을 막는 사이.

조관형 변호사는 서류 한 장을 손에 쥐고서 성큼성큼 걸어갔고.

마침내 단상 앞에 섰다.

순간, 엄청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수많은 카메라 플래시가 마치 폭발하듯 터지고 있었고.

수많은 시선들이 단상으로 집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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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 마이크 테스트! 마이크 테스트! 죄송합니다. 먼저 인사드립니다. 흠! 저는 KH투자파트너스 상무이사를 맡고 있는 조관형입니다.”

순간, 흠칫하는 기자들.

함성이 순간 잦아들었다.

일부 기자들은 실망하며 카메라를 내렸다.

그러나 대다수는 귀를 쫑긋 세웠고.

한편으로 조관형 변호사의 뒤쪽 사람들을 뚫어지라 쳐다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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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 먼저, 멀리서 오신 기자님들께 심심한 감사의 인사 말씀을 드립니다. 저희가 기자 인터뷰를 요청하게 된 배경부터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러고는 잠시 조관형 변호사는 정면을 응시했다.

찰나, 카메라 플래시들이 다시 터졌다.

눈이 부셔 인상을 쓰던 조관형 변호사.

그는 이내 굳어있던 얼굴을 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저희 KH투자파트너스는 창립된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아주 놀라운 성과를 내게 됐습니다. 기자님들을 이곳에 모시게 된 바로 이유입니다. 좀 더 상세히 말씀드리면, 저희는 코스피200지수 옵션 투자를 단행했고, 당시, 저희는 헷지 차원에서 풋 옵션 물량들을 상당히 많이 보유했습니다. 다행히 저희의 헷지 전략이 단기적으로 성공했고, 대략 1,800억 원에 이르는 과분한 수익을 올렸습니다.”

그 순간, 웅성거림이 갑자기 폭발하듯 커졌고.

다시금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며.

사방에서 번쩍번쩍 빛이 쏟아졌다.

파생 시장의 기린아 김한수씨.

그가 언론의 앞에 등장한다는 소식에 몰려왔던 기자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기사거리를 잡게 된 것이다.

“···저희 KH투자파트너스는 신생 투자사이지만, 대한민국 투자계에 과감한 출사표를 던지며, 앞으로 저희 투자사를 찾아주시는 고객님들의 수익 향상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한편, 상황 발표를 마친 조관형 변호사.

그는 안세연한테 눈짓했고.

안세연은 들고 있던 보도자료들은 일제히 배포했다.

그리고 잠시 뒤.

소란이 그치길 기다렸다가.

조관형 변호사는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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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 그럼, 이제 KH투자파트너스의 대표를 맡고 계신, 김한수 대표님을 모시고, 이제 실질적인 인터뷰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자! 대표님! 부탁드립니다!”

그 순간, 조관형 변호사가 고개를 돌렸고.

뒤를 쳐다보는 순간.

카메라 플래시는 미친 듯이 폭발했다.

사방이 환하게 변하는 듯한 그런 모습이었고.

누군가 잠시 후 걸어 나오자.

카메라의 방향은 일제히 그쪽으로 집중되었다.

“와, 젊다.”

“저 사람이 김한수야?”

“저렇게 젊어?”

“수천억 부자잖아!”

“와아, 1,800억? 또 벌었어?”

“파생의 워런 버핏!”

“야, 김 기자! 빨리 찍어! 내가 빨리 기사 작성해서 송고할 테니까···.”

사방에서 난리가 났고.

기자들 사이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사방을 뒤덮었다가.

잠시 후, 단상 앞으로 다가온 남자가 입을 열자.

모두가 귀를 쫑긋 세웠고.

잠시 주목했다.

“아! 아! 마이크는 괜찮네요. 그럼, 인사드리겠습니다. 저는 KH투자파트너스의 대표를 맡고 있는 김! 한! 수! 입니다.”

낭랑하면서 굵직한 목소리.

그 목소리가 마이크를 타고서 퍼져 나가자.

수많은 시선들이 집중됐고.

사방은 카메라 플래시로 환하게 밝혀졌다.

그리고 요란한 함성 같은 질문들이 우수수 쏟아졌는데.

이때 조관형 변호사가 재빨리 외쳤다.

“시간은 충분합니다! 마이크를 드릴 테니까 한 분씩 차례대로 질문해 주십시오!”

너무 젊은 수천억 부자의 모습에.

크게 흥분한 기자들.

그들은 잠시 소요까지 일으켰으나.

잠시 후, 진정되었다.

- 정 기자! 김한수 너무 젊은 거 아냐?

- 재벌가 출신이 맞나 본데.

- 야, 내가 질문할 테니까 기다려.

그리고 그로부터 한 시간 남짓 쉴 새 없이 질문들이 쏟아졌는데.

한세 빌딩 1층 로비는 한참 동안 소음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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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전화기를 든 최세진 상무.

그는 잠시 후 무척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기업투자본부 최경욱 부사장.

그로부터 갑자기 전화가 왔기 때문이다.

“KH투자파트너스 김한수씨가 그 김한수라고요? 부사장님. 전 몰랐습니다. 네! 네! 바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난 최세진 상무.

그는 잠시 멍해 있다가.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며칠 전, 찌라시를 보여줬던 자신.

그땐 분명히 아니라고 했는데.

근데 지금 1층에서 기자 인터뷰를 하고 있다고 한다.

다소 당황스럽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고.

뭔가 기분이 나쁘기도 하다가.

이내 가슴이 쿵쿵 뛰었다.

진짜 김한수였다고?

이런 미친!

그러나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KH투자파트너스의 김한수 대표가 정말 그 김한수라면, 이게 보통 일이 아니지 않은가.

대단한 투자 거물.

한세 빌딩에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자신은 잘 안다.

극단의 위험도가 있는 파생 시장에서 그런 수익을 올리는 것은 절대 행운아일 수가 없다는 것.

전문가다.

그야말로 미친 천재.

특히, 미래증권이 크게 터트린 언론 보도 때문에.

더 유명해진 김한수.

그런 김한수가 여기에 있었다고?

최세진 상무는 얼른 넥타이 상태를 조정한 뒤.

재빨리 상무실에서 뛰어나갔다.

‘근데 그땐 왜 아니라고 했을까?’

머릿속은 혼란했으나.

우선, 임원전용 엘리베이터 앞에 섰고.

재빨리 1층으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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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아!”

잠시 후.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최세진 상무는 탄성을 질렀다.

수많은 기자들이 카메라 플래시를 터트리고 있는 대장관.

수많은 기자들이 차례로 질문을 하고 있었고.

단상에 서 있는 김한수 대표.

웃으며 여유롭게 대답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에는 KH투자파트너스 직원들의 모습도 보이는데.

맙소사.

진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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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바로 그때.

최세진 상무는 흠칫! 하며 눈이 커졌다.

요란한 함성과 함께.

김한수 대표가 직원들과 함께 기자들한테 인사했고.

이제 등을 돌려, 이쪽으로 걸어오는 게 아닌가.

찰나, 최세진 상무는 움찔하며 몸이 굳어버렸고.

잠시 후, 김한수 대표가 자신의 앞에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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