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거물이 되어버린 투자자-81화 (81/138)

79화 거물의 활약상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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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

보통, 자산운용사는 ‘펀드’를 운용하면서 수익을 내는 금융투자회사를 일컫는다.

소수의 고액 투자자들의 자금을 받아 투자 행위를 하는 PE(Private Equity).

이런 PE와는 운용자금의 크기 면에서 완전히 다르다.

자산운용사는 주로 수조 원대에 이르는 사모펀드(Private Equity Fund)를 형성하고.

펀드매니저를 중심으로 이런 거대 펀드를 운용하며 투자 행위를 진행한다.

일종의 집합 투자업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자산운용사들은 자신들이 만든 펀드를 직접 팔 수가 없다.

그래서 증권사, 보험사, 은행 등이 이런 펀드들을 판매하는데.

따라서 자산운용사는 은행, 증권사, 보험사, 투자사 등으로 이어지는.

금융 및 투자 그룹에서 가장 큰 축이 될 수 있는 대형투자업종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근데 회귀 전엔 내 투자사와 내 자금으론 전체 운용 자금력이 너무 약했어. 그들은 수천 조, 수 경원까지 운영할 수 있는 수준인데, 너무 격이 달랐어.’

그 때문에 내가 바라보는 목적지는 금융그룹이다.

IB은행이다.

특히, 금융·투자의 전범위를 아우를 수 있는 금융그룹을 손에 쥔다면.

최소 수백조 원에 이르는 자금력 확보가 가능하고.

글로벌 개척, 신영역 개척, 신성장 발굴 등 각종 사업들을 좀 더 효율적으로 주도할 수 있게 된다.

물론, 금융그룹 내,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도 무시할 수가 없으며.

금융 투자계를 리딩하는, 차별화된 내 입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적어도 글로벌 IB은행들과 어깨는 나란히 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어. 적어도 그런 위치까진 가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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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 혹시 이게 도움이 되실지 모르겠는데, 얼마 전 가족 모임에 갔다가 들은 이야깁니다.”

“아, 저는 좋습니다. 말씀하십시오.”

“유니파트너스 자산운용. 혹시 들어보신 적이 있으세요?”

유니파트너스 자산운용??

“아, 들어본 것 같기도 한데,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럼 말씀드릴게요. 요즘 그곳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경영난?

이것만으로도 뭔가 틈이 보이긴 한다.

“펀드운영 실패 외에도 미국 투자 실패 등으로 손해가 무려 3천억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거긴 지분구조가 다소 복잡하기도 해서, 현 경영진이 공격당할 경우, 경영권 방어가 힘들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3천억 원의 손실?

그리고 경영권 방어가 힘들다?

“그럼 혹시 유니파트너스 자산운용의 운용자금은 어느 정도 됩니까?”

“아마 20조 원 정도. 중위권 수준의 자산운용사입니다.”

너무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고.

딱 적당한 수준.

괜찮아 보인다.

나도 모르게 턱을 쓰다듬으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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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내가 KH투자파트너스를 운영하고 있으나.

투자 수익과 상관없이, 어떤 회사든 회사 규모를 키우는 일은 절대 쉽지 않다.

회사는 기본적으로 인프라들이 필요하다.

적당한 크기의 사무실과 기자재들이 우선 확보되어야 하고.

각종 네트워크도 확보해야 하며.

전문가들도 충분히 배치되어야 한다.

특히, 이런 인적 구성을 절대 무시할 수가 없다.

그래서 이런 중형급 자산운용사를 인수하게 된다면, 이런 준비와 성장의 시간을 확실히 줄일 수가 있다.

그 외에도, 내 범위에서 벗어나 있는 새로운 인재들을 확보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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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이곳 음식들이 나왔다.

무척 젊은 셰프.

그가 직접 요리들을 가지고 나왔는데.

나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곳 요리는 한식과 양식의 묘한 조화가 이루어진 음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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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두 분, 여기 처음이시죠? 아, 그럼 제가 간단히 설명해 드릴게요. 처음 접하시는 분들은 간단히 설명을 듣고 드시면, 좀 더 부담감 없이 요리를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젊은 셰프는 웃으며 말했고.

설명을 이어 나갔다.

“보시면, 저희는 한식과 양식의 균형을 맞춰 적절히 페어링을 하는 곳입니다. 좀 특이해 보여도 모험하듯 한 번 드셔보시면 정말 만족스러울 겁니다. 우선, 이 요리는 어떻게 만든 거냐면···(중략)··· 그리고 이 와인은 내츄럴해서 이 음식들과 아주 잘 어울립니다. 너무 드라이하지도 않고 바디감이 세지 않아 편안하게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젊은 셰프는 소개를 마친 뒤 잠시 후 조용히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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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쁘다!”

한편, 박현주는 셰프가 떠나자마자 바로 작게 탄성을 질렀다.

한식인데도 음식들이 너무 이쁘게 세팅되어 나왔고.

그래서 마치 양식 같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다.

한식이자 퓨전 요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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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프시죠? 드세요! 아, 그리고 이 ‘죽’은 제가 잘 아는데, 타락죽일 겁니다. 맛있습니다. 근데 타락죽에 대해서 혹시 아세요?”

“네. 먹어본 적은 없고 이야긴 들었는데.”

그래서 나는 잠깐 설명했다.

이 타락죽은 한국의 죽 요리다.

곱게 빻은 쌀가루와 우유를 넣어서 끊인 것.

일종의 우유죽이며.

조선시대 궁정 보양식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보리, 밤, 호두 등을 곁들일 수 있다.

“와, 괜찮아요! 부드럽고.”

무척 기분 좋게 외치는 박현주.

그 덕분에 나 역시 기분이 좋아졌다.

한편, 박현주는 무척 밝은 눈으로 다시 말했다.

“근데 대표님! 대표님은 혹시 저녁 식사는 안 하셨어요?”

“네. 아직 안 먹었습니다.”

“왜요? 저는 일 때문에 그런 건데. 대표님은요?”

“아, 저는 아까 집 공사 일이 있어 일찍 퇴근했는데, 근데 사실은 이것저것 챙겨 먹는 게 좀 귀찮기도 하고···.”

“그럼, 건강에 안 좋습니다.”

“그래도 아직 젊어서 괜찮은걸요. 그리고 항상 머리 쪽이 너무 바빠서 오히려 더 좋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손가락으로 내 옆머리를 툭툭! 치며 웃었다.

그러자 의아해하는 박현주.

“원래 그런 거 있지 않나요? 수험생들 중에 잘 먹지도 않는 애들. 실제 밥을 먹고 나면, 계속 잠이 오잖아요. 그런 시간도 아깝기 때문에 공부하려고···. 하하! 공복기엔 머리가 잘 돌아가거든요.”

“대표님, 그러지 마시고 많이 드세요! 어서요.”

“하하. 현주씨도 드세요.”

“네.”

“참! 현주씨! 지금 이 와인도 정말 괜찮네요.”

와인을 잠시 후 음미한 뒤 내가 그렇게 말하자, 박현주도 와인 잔을 손에 들었다.

“질감이 너무 과하지도 않고 적절히 좋고, 단맛도 괜찮고. 과실향도 풍부하고. 한번 드셔보세요.”

잠시 후, 와인 잔을 흔들며 스월링을 마친 그녀는 한 모금 와인을 마셨고.

이내 환하게 웃었다.

무척 밝은 미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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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우리는 늦은 저녁 식사를 마친 뒤.

간단히 차를 마셨고.

이후, 각자 대리기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서 우리는 헤어졌다.

그런데 문제는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박현주와 식사를 즐기긴 했으나.

식사하는 내내, 내 머릿속 생각은 온통 자산운용사에 집중하고 있었고.

수많은 생각들을 거듭하던 중.

한남동 집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미친 듯이 인터넷으로 유니파트너스 자산운용에 대한 정보들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참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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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현시대 기준, 우리나라 탑 급 자산운용사 자금 규모는 100조 혹은 200조 원 내외인 것 같은데. 그러나 세계적인 탑 급은 1경 원(10,000조) 규모까지 커진단 말이야.’

규모의 차이가 현저히 났다.

그러다 보니, 현재의 한국 금융 상황은 절대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말할 수 없다.

‘결국, 바깥은 엄청난 거인들이 득실거리는 세계란 말이야.’

특히, 엄청난 거인들이 호시탐탐 약자들을 노리고 있는.

세계 자본주의는 가히 힘의 정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KH투자파트너스를 바탕으로 그 자산운용사를 인수할 수 있으면 딱 좋겠다.’

비록 KH투자파트너스는 작은 회사지만, 효용성이 아주 크다.

내 지분율 100%.

바로 내 소유이기 때문.

그래서 지주회사로써 아주 적합하고.

이런 배경은 KH투자파트너스의 외형을 키우는데도 크게 유리해진다.

그렇듯 머릿속으로 온갖 생각들을 이어가다가.

곧이어 ‘유니파트너스 자산운용’과 관련된 각종 기사들, 재무제표, 주가, 지분율 등 여러 정보들을 다시금 확인하며 또한 정리했다.

그리고 그사이, 어느덧 자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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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런! 또 실수를 했네. 잘 들어갔는지··· 적어도 그런 안부 메시지를 보냈어야 했는데.’

정신이 차린 나는 스마트폰부터 먼저 확인했다.

그런데 역시나 박현주는 나한테 문자를 보냈고.

그 문자가 이미 도착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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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으, 내가 너무 몰두했네.’

미안해져 나는 얼른 답장을 보냈다.

[현주씨, 죄송합니다ㅠ 유니파트너스 자산운용에 꽂혀 확인이 늦었네요ㅠ 저도 잘 도착했어요! 현주씨 편안하게 쉬세요]

그렇게 답장을 보낸 뒤 잠시 기다리자.

바로 답이 날아들었다.

[네. 잘 쉬세요]

아주 간단한 답장.

그제야 나는 피식 웃은 뒤, 스마트폰을 옆에 내려놨고.

다시 몇 가지 인터넷 검색을 시작했다.

특히, 세계적인 자산운용사, IB은행, 글로벌 투자펀드 등을 조회하며.

현재 상황을 확인해 봤다.

그러던 중.

어느덧 새벽 2시가 다 되어갈 무렵.

점점 지쳐가던 중.

이때 나는 정말 뜻밖의 기사를 인터넷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75>

‘뱅크 오프 뉴체이스 주요 임원??’

‘유니파트너스 자산운용과 한솥밥?’

“유니파트너스 자산운용은 세계적인 투자 전문 글로벌 IB은행, 뱅크 오브 뉴체이스의 잭 걸리건 이사와 그의 한국 체류 기간 동안 교류 업무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잭 걸리건 이사는 앞으로 각종 투자 업무와 컨설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하며···.”

그런데 그 기사는 주요 일간지 기사가 아니라.

주로 가쉽 위주의 기사를 발행하는 아주 작은 신문사가 발행한 인터넷판 기사였다.

그런데 그 짧은 기사를 접하자마자.

나는 신중해졌다.

그리고 계속 그 기사를 반복해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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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은행 임원이 왜 한국 중형급 자산운용사와 협력을?’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으나.

뭔가 좋지 못한 느낌이 좀 강렬해졌다.

특히, 불특정 임원이 아니라.

이름이 공개된 상황이다.

‘뭔가 있는데···.’

이놈들이 보통 드러내놓고 움직일 땐 게임 아웃 상황이다.

보통은 은밀하게 움직인단 말이야.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뱅크 오브 뉴체이스의 잭 걸리건 이사, 바로 저 사람이다.

잭 걸리건 이사.

이 인간은 나도 잘 알고 있는 유명한 기업 사냥꾼.

그러고 보니, 갑자기 이상한 일들이 주변에 일어나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에 파다하게 퍼졌던 소문.

랜드브리지 캐피탈의 나단 메이어 킴 이사가 한세증권과 손을 잡았다는 이야기.

한세 빌딩에 사무실을 냈다는 소문도 파다하게 퍼졌다.

그 역시 내가 아는 전형적인 기업 사냥꾼.

근데 도대체 왜 이 시점에 기업 사냥꾼들이 한국을 찾았을까.

그래서 한참 고민하다가.

순간, 나는 갑자기 두 눈을 반짝였다.

희미했던 머릿속에서.

갑자기 떠오르는 대형 M&A 사건!

‘근데 뭔가 변화가 있는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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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다음 날.

나는 잭 걸리건 이사에 대한 정보를 박현주씨한테 부탁한 뒤.

잠시 고민하다가.

한세증권 최세진 상무한테 전화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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