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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물이 되어버린 투자자-64화 (64/138)

62화 광물 초대박 01

<58>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현 시각 기준.

쉴 새 없이 주문체결 알림창들이 뜨고 있다.

SGX에서 진행되는 철광석 선물에 대한 거래는 폭발적인 거래량 때문에.

도저히 차트에서 눈을 뗄 수가 없을 정도로 거래는 빗발치게 이루어지고 있다.

TSI 철광석 CFR China (62% Fe Fines) 선물.

TSI 철광석 CFR China (58% Fe Fines) 선물.

TSI 철광석 CFR China (Lump Premium) 선물 등.

각 철광석 선물들과 관련된 콜 옵션, 풋 옵션 호가창은 현재 거래가 활황인 상태다.

그 선물 호가 차트를 지켜보는 동안.

내가 직접 매수하는 것이 아닌, 내가 만든 프로그램들이 쉴 새 없이 움직이며 각 행사가의 콜 옵션들을 쓸어 담았다.

현재 계약단위는 대체로 500 dry MT 규모.

또한, TSI 철광석 China 옵션들은 유럽식이기 때문에 만기일에만 권리 행사가 가능한 조건들인데.

하지만 그런 물량의 크기와 상관없이.

만기일 권리 행사와도 상관없이.

철광석 수요가 특정 한 나라에 크게 집중된다는 것을 잘 아는 터라.

차트 변동에 주목하면서.

나는 엄청난 물량들을 계속 쓸어 담았다.

사실, 이번 투자는 수익 창출 자체가 확실한 편이다.

실물 광물이며.

국가 산업 전반에 영향을 주며.

경기 회복과 산업 회복의 기조에 있는 국가들한텐 반드시 필요한 광물이라.

정말 엄청난 수익을 뽑을 수 있겠다는 그런 생각이 갈수록 강렬해졌다.

거기다가 시장 분위기도 무척 좋았다.

‘조강 생산량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

특히, 각 선물·옵션의 만기는 12개월짜리에서부터 48개월짜리까지 상당히 긴 편인데.

그 때문에 좀 더 안정적인 느낌도 주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주춤할 이유가 없어졌고.

특별한 헷지 전략 없이.

오로지 한 방향.

콜 방향으로만 계속 매수를 이어 나갔다.

‘근데 이렇게 매수하다간 폭등도 오겠는데.’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매수 태세를 괜히 늦추지 않았고.

곧이어 철광석 선물 쪽으로 넘어간 뒤.

상당한 레버리지를 써 가며.

선물 계약 물량들도 쉴 새 없이 매수하며.

내 계좌에 터질 듯이 선물 계약들을 채워나갔다.

#

그리고 그로부터 시간이 흘러.

어느덧 해가 저물었고.

밤이 깊어지기 시작하는 시간.

어느덧 밤 8시가 거의 다 된 시각.

나는 공장 근처의 삼겹살집으로 뛰어갔다.

벤츠가 아닌 택시를 타고서 근처에 도착했는데.

늦지 않게 그곳에 도착하자.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던 김창식 반장.

그를 거기서 바로 만날 수 있었다.

정말 오랜만에 다시 본 터라.

내 두 눈에선 저절로 반가움이 일어났다.

#

“반장님!”

“야, 어서 와! 어서!”

“죄송합니다. 많이 기다렸어요?”

“아니, 별로. 야-아! 근데 너는 얼굴이 좋은 것 같은데, 왜 그렇게 살이 빠졌어?”

좀 전에 양철 테이블 자리에서 바로 일어서더니.

문 쪽에 서 있던 나한테 달려온 김창식 반장.

한편, 그는 눈을 떼지 않고 날 이리저리 쳐다보다가.

굳은살이 가득한 손으로 내 손으로 꽉 잡았다.

허름한 공장 작업복 차림인 김창식 반장.

더 하얗게 변해버린 머리.

그런데 내 손을 잡을 때 느껴지는 그의 아귀힘은 아직도 대단했다.

한편, 나는 웃으며.

주변을 힐끔 쳐다본 뒤.

김창식 반장을 가볍게 포옹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

“와아아아아-아!!”

순간, 그때였다.

사실, 김창식 반장이 여기에 혼자 온 게 아니라.

잔뜩 사람들을 데려온 듯.

사방에서 난데없이 요란한 함성들이 터지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 삼겹살집에 들어오는 순간, 내가 바로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각 양철 테이블엔 공장 작업복을 입은 생산직 직원들이 버글버글했다.

이때, 김창식 반장은 어색한 표정으로 내 눈치를 봤으나.

이미 생산직 직원들은 요란하게 함성을 질렀고.

쉴 새 없이 폭탄 같은 박수를 터트리고 있었다.

#

“우와아아아-아! 김한수!! 김한수!! 김한수···!!”

“김한수 대표-님! 만세-에!! 만세-에!!”

“우아아아아아!!”

몇몇 직원들이 특히 목이 터져라 외쳤고.

일제히 외치다 보니.

귀청이 먹먹할 지경이었다.

그런데 도대체 누가 이런 대접을 받을 수 있을까.

나는 잠시 먹먹해졌고.

이내 깊이 머리를 숙였다.

여기엔 공장 선배들도 있고.

후배들도 섞여 있다.

그래서 모두가 식구 같은 사람들이었다.

“한수야, 미안하다. 내 입이 참을 수가 있어야지. 아이고. 니가 온다고 하니까, 다들 갑자기 난리가 나 버렸어. 소문이 싸악 퍼졌는데, 내가 그래도 우리 파트 사람들만 데리고 왔어. 미안하다.”

“아뇨, 괜찮습니다. 반장님.”

내가 웃으며 대꾸하자, 그제야 김창식 반장은 몸을 틀었다.

그리고 이때, 작업반 반장다운 카리스마가 갑자기 생겨났다.

“자!! 자!! 조용!! 조용!! 입! 입!”

김창식 반장은 두 손을 휘휘! 저으며.

검지로 입을 가리는 시늉을 했고.

사방의 요란한 함성들을 순식간에 잠재웠다.

이때, 눈이 동그래져서 우리를 쳐다보고 있던 삼겹살집 주인 부부.

그리고 그 아들 내외한테도 미안한 듯.

김창식 반장은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아이고, 죄송합니다. 사장님. 근데 그럴 수밖에 없어요. 여기 이 녀석이, 아니! 이 분이 뉘신가 하면, 얼마 전에 우리 공장을 인수하신, 바로 진짜 사장님이신, 바로 대표님이십니다.”

그 말에 삼겹살집 주인은 어리둥절하면서도 이내 놀란 듯 날 쳐다봤다.

이곳 삼겹살집 영업 자체가 대강화학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주인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는데.

“아아, 사장님이시라고요?”

현재 내가 작업복을 입지 않은 상태이고.

깔끔한 와이셔츠.

정장 바지.

그리고 구두까지 신고 있는 모습이다 보니.

금방 다른 점들을 인지하고서.

주인은 얼른 머리를 숙이며 인사했다.

놀라며, 나 역시 얼른 머리를 숙였다.

#

“우와아! 나 진짜 기분 좋다! 야, 김순규! 김순규! 니는 우리 대표님 모르재?”

“반장님. 저는 3월에 입사해서···.”

“인마! 잘 들어! 자! 자! 당신들도 잘 들어! 대표님! 우리 말씀 한번 듣겠습니다!”

그때부터 갑자기 주도적으로 나서는 김창식 반장.

그가 그렇게 외치자.

잠시 후, 다시 요란한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

‘근데 아까 통화할 때와는 좀 다른데.’

그때는 무슨 돈이 있냐고 다그치시더니.

지금은 입가에 함박웃음이 가득한 상태다.

눈매가 너무 올라가 있어.

저 멀리 날아갈 것만 같은.

그런 모습이었다.

#

‘에휴, 내가 괜히 고민하고 왔네.’

구태여 김창식 반장님한테 내 투자에 대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고.

저런 모습을 보면.

‘투자 성공’ 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대답이 된 것 같았다.

#

“저기 반장님! 여기 마이크요! 총무팀에서 받아 왔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때.

키 작은 두창이 형이 옆 테이블에서 빠르게 뛰어나왔다.

휴대용 마이크였다.

#

“그게 뭔데?”

“김도철 사장님이 종종 쓰던 건데 총무팀에서 빌려 왔습니다.”

“총무팀? 거긴 윤민식 과장이 절대 안 줄 텐데?”

“아뇨. 김한수 대표님 오신다고 하니까, 얼굴이 굳어지더니 금방 내주던데요.”

그 순간, ‘우하하하’ 하는 소리와 함께 다들 소리를 내며 웃고 있었다.

뭔가 묵은 때가 벗겨져 나가는 듯한.

마치 그런 기분인 듯.

다들 아주 시원하게 웃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왜 저들이 저렇게 시원하게 웃는지 잘 알고 있다.

총무팀 윤민식 과장.

다른 부서는 잡다한 비품들이 부족함이 없는데.

늘 생산팀 작업실의 비품은 부족했다.

특히, 생산팀에서 뭘 해 달라고 하면, 무조건 퉁명했던 윤민식 과장.

그런 인간한테서 ‘휴대용 마이크’를 빌린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해 보였지만.

그게 갑자기 가능해진 상황이었다.

#

“아, 아, 잘 들립니까?”

“네! 잘 들립니다-아!”

사람들이 일제히 외치자, 귀청이 다시 먹먹해지는 듯했다.

“아, 아,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실, 제가 갑자기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 오셔서 절 환영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함께 지냈던 선배님들! 그리고 후배님들! 제가 다른 곳에 있었지만, 간혹 기억했고, 또 기억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기회가 닿아 다시 또 뵙게 되니 정말 미칠 정도로 기쁩니다.”

그러고는 나는 좌우를 쳐다본 뒤.

다시 외쳤다.

“긴 이야긴 하지 않겠습니다. 이런 자리에선 말 많이 하면 안 된다는 거, 저도 잘 압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앞으로 공장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만, 저도 한계가 있다는 거, 그건 꼭 알아주십시오.”

- 와아아아!! 박-수!!!

다시금 터져 나오는 박수갈채.

그리고 그 열띤 박수가 한참 만에 진정되었을 때.

이때 갑자기 별난 질문이 내 귀에 들려왔다.

#

“대표님! 혹시 이번 월급은 정상적으로 나옵니까?”

누군가 외쳤고.

나는 씩 웃으며 이내 답변했다.

“네! 정상적으로 나갑니다! 악질 김도철 사장도 월급은 정상적으로 줬습니다. 당연히 월급은 제대로 나갑니다!”

그러고 보니, 김도철 사장은 월급 지급을 늦추진 않았다.

그러나 그게 다 빚이었는데.

현재, 이들은 잘 모르겠지만.

회사는 산더미 같은 빚을 안고 있다.

다만, 회사 부지의 가치가 돈으로 살 수가 없을 정도여서.

그 모든 빚들이 다행히 희석될 수 있는 그런 상황이었다.

#

그리고 잠시 뒤.

분위기가 좀 진정되자, 각자 테이블에 앉아 늦은 식사가 시작되었다.

한편, 나는 김창식 반장이 건네는 소주잔을 조심스럽게 받았다.

“자, 마셔.”

“반장님도 드세요.”

지글지글.

한편,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삼겹살 굽는 소리.

그리고 그 구수한 삼겹살 냄새가 사방으로 번지고 있었다.

#

“이야! 나도 그렇고, 저 애들도 그렇고. 다들 잘 먹고 잘 살자고 그러는 거 아냐? 우리가 윗대가리들한테서 원하는 게 뭐겠냐? 꼬박꼬박 월급 나오면, 사실은 그걸로 족해.”

“네. 저도 잘 압니다. 그게 일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쓴 미소를 지으며.

나는 쓴 소주를 단숨에 마셨다.

회귀 전, 공장에 다녔던 나 역시 오랫동안 그런 삶을 살았다.

“이제 너는 뭔가 큰일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도저히 내 머리로는 따라갈 수가 없다.”

“반장님, 그게 대체 무슨 말씀이신지?”

“아까 낮에 전화할 때, 내가 좀 심했지?”

“아, 아닙니다.”

“그래서 내가 상훈이 시켜서 좀 알아봤다.”

“상훈이요?”

“아, 그 있잖아. 기계 정비하는 녀석.”

“정비 파트 정상훈요?”

“그래. 그 녀석. 상훈이가 이것저것 이야기를 해 주던데, 얼마 전에 누가 수천억 원을 벌었다고 하더라.”

순간, 나도 모르게 움찔했다.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다고 하고. 그 머시기 선물? 근데 그 선물이 케익이나 꽃다발 같은 게 아니라며? 아무튼, 대단해. 너도 그런 계통이겠지?”

“아, 저는···.”

“아무튼 대단해. 참! 요즘엔 무슨 투자를 하냐? 주식이 다 똑같진 않지?”

“네! 똑같진 않죠. 아, 반장님! 좀 드세요!”

소주잔에 다시 소주를 가득 따랐고.

먹음직스럽게 구워진 삼겹살을 쌈장 등과 함께 쌈을 사서 각자 입에 넣었다.

“자, 자. 마시자.”

다시 소주잔을 툭 치며.

우리는 일제히 술을 마셨다.

“카아! 좋다. 좋아. 오늘 소주가 달아. 달아. 다 마셨지? 또 받아.”

“네. 반장님.”

#

그리고 잠시 뒤.

나는 요즘하고 있는 투자에 대해서도 잠깐 설명했다.

“요즘 저는 철강 쪽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철강?”

“네.”

“쇳덩이?”

“네.”

“와아, 역시 다르네. 달라. 니가 머리가 좋았나 보다.”

도저히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젓던 김창식 반장.

그는 다시 소주를 단숨에 들이켰다.

그러고는 한참 삼겹살을 먹다가.

잠시 후, 슬쩍 내 눈치를 보더니.

잠깐 밖에 나가자고 했다.

“내가 니한테 잠깐 할 말이 좀 있는데. 어때? 잠깐 담배나 피러 갈까?”

나는 바로 대답했다.

“네. 밖에 나가죠.”

그래서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났고.

조용히 가게 밖으로 나왔다.

#

어느덧 깊어진 밤.

열대야가 강렬했던 그 한여름 밤의 모습은 어느덧 과거 속으로 사라진 듯.

바깥 기운은 약간 선선한 편이었다.

“저쪽으로 가자. 저기 아무도 없다.”

조금 떨어진 곳.

희미한 가로등이 설치되어 있는 낡은 전봇대.

김창식 반장은 거기까지 가자고 했고.

그래서 우리는 그쪽으로 이동했다.

그러고는 주위를 한 번 더 살핀 뒤.

김창식 반장은 담배를 꺼냈다.

이때 내가 담배에 불을 붙여주자.

그는 한 모금 쭉 빨았다가.

하얀 연기를 바로 뿜어낸 뒤.

드디어 이야기를 시작했다.

#

“조상구 부장 말이야.”

“네? 조상구 부장요?”

조상구 부장은 현재 구속 상태다.

“이건 남들한테 처음 하는 이야긴데, 내가 예전에 밤늦게 조 부장이 사람 만나는 걸 봤어.”

“네?”

“원래 위쪽 이야기는 내가 절대 안 해. 괜히 입방정 떨었다가, 뭔가 틀어지면 괜히 나만 손해잖아.”

그 말에 나는 씩 웃었다.

가족들 때문에 오래오래 공장 생활을 하고 싶은 김창식 반장.

그런 성격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이해될 수 있는 행동이었다.

“그래서요?”

“아, 조 부장이 말이야. 그때, 코쟁이를 만나더라고.”

“네? 코쟁이요?”

“미국인 같던데.”

미국인?

“암튼, 회사 근처에 시커먼 승용차 한 대가 들어왔어. 밤늦은 시간인데 거기서 그 코쟁이를 만나더라고. 둘 다 차 안에 들어가는 바람에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겠어. 좀 수상해 보여서 내가 하는 말이야.”

그러고는 또 말했다.

“조 부장이 원료 가지고 장난쳤다는 소문이 싹 퍼졌거든요. 그게 대체 무슨 말이겠어? 뭔가 수작질을 한 거지.”

“그럼, 혹시 다른 건 없습니까?”

“그래서 정덕이 그 녀석이 억울하다고. 참! 정덕이는 복직할 수 있을까?”

그러나 나는 바로 고개를 저었다.

“정덕이와 만나서 이야기를 했는데, 회사에 복직할 생각은 없답니다.”

“왜? 왜 복직을 안 해?”

“모르겠어요. 지금 택배 일을 하고 있는데.”

“택배 일?”

“네. 열심히 하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그러자 김창식 반장은 안타까운 듯 긴 한숨을 내쉬었다.

#

“···참, 그리고 경리과 박소희 말이다.”

“네?”

“원래 너한테 딱 맞는 것 같아서 내가 니 색시 감으로 소개해주려고 했었는데. 암튼, 내가 이것도 꼭 말해야겠다.”

대체 무슨 말씀이시지?

“조 부장이 그때 그 차에 탈 때, 그때 박소희도 같이 탔다.”

순간, 나는 눈이 커졌다.

그리고 머릿속이 갑자기 복잡해졌다가.

이내 생각을 떨쳐냈다.

‘으음. 근데 지금 와서 더 추적할 필요가 있을까? 구태여 박소희를 통해서.’

이미 끝난 일.

이미 공장 건은 끝난 일이다.

그래서 나는 다소 회의적이었다.

“아, 이제 들어가시죠. 반장님.”

“그래, 담배는 다 폈어?”

“네.”

“그럼 들어가자. 근데 오늘 몇 시까지 마실 거야? 그만 마칠까?”

“아뇨. 자정까진 괜찮습니다. 저도 택시 타고 들어가면 됩니다.”

“그래, 좋다! 좋아! 오늘 코가 비뚤어지게 마셔 보자! 가자! 가!”

“네! 반장님!”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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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그로부터 다시 시간은 아주 빠르게 흘러갔는데.

박유진 사장을 통해 정원 관리업체를 소개받았고.

직접 턱시도 3벌을 갖고서 집을 찾아온 송지연 디자이너를 만나기도 했다.

그사이 8월이 훌쩍 지나가더니.

어느덧 9월이 되었고.

잠잠하던 9월의 어느 날.

조용한 기사지만.

다소 위협적인 기사가 터져 나왔다.

중국발 철광석 수요 급증 보도와 함께.

철광석 선물 시장에 불어닥친 재고량 독점에 대한 심각한 우려 기사가 이때 터져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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