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화 거물 등장-철광석 독점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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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아, 근데 옷 입기 진짜 힘드네.’
입고 나온 뒤.
사진을 찍었고.
이때, 화사한 드레스를 입고 있는 박현주가 날 유심히 쳐다보기도 했는데.
그저 나는 어색한 웃음을 흘린 뒤.
다시 피팅 룸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여러 차례 피팅을 끝낸 뒤.
마침내 나는 원래 옷차림을 하고서 피팅 룸 밖으로 나왔다.
그러고는 한쪽 소파에 조용히 앉았다.
한편, 박현주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피팅 횟수도 많은 데다가.
각 피팅 시간도 생각보다 많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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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 그럼 어떻게 하시겠어요? 현주씨 의견 듣고 선택하시겠어요? 아니면···?”
앞서 일적인 관계라는 내 분명한 표현 때문에.
디자이너는 슬쩍 다가와 내 의향을 물었고.
좀 더 시간을 절약할 생각에 나는 즉시 대답했다.
“제 옷은 제가 선택하겠습니다.”
“그럼, 이 사진들을 보시면서 한번 잘 살펴보세요.”
송지연 디자이너는 좀 전에 찍어 둔 내 사진들을 보여주었고.
나는 가만히 그 사진들을 쳐다봤다.
제법 잘 어울린다.
물론, 턱시도 자체가 고만고만하지만.
그럼에도 이런저런 디자인 차이들이 있다 보니.
확실히 다른 느낌들을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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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걸로 할게요.”
“정말 잘 고르셨어요! 혹시, 그 외 다른 건 마음에 들지 않으세요?”
“이거, 이거, 이것도 나름 괜찮긴 한데.”
총 6벌 중에서 4벌이 마음에 든다.
“그럼 4벌 모두 선택하실 건가요?”
이때, 나는 잠시 고민했다.
여긴 의상실이다.
상당히 화려한 의상실.
분위기상 의상 대여를 해 주는 곳은 아닌 것 같고.
이곳의 비품 자체가 모두 호화로움 그 자체다.
직원들 숫자도 상당히 많았고.
각 손님을 맡고 있는 디자이너는 오로지 1대1로 손님들을 상대하고 있다.
‘하긴, 현주씨도 돈이 많겠네. 사는 데가 이런 문화쯤은 아무것도 아니겠어.’
부자들의 세계.
특이한 말단 직원으로만 생각했는데.
이유가 있는 여자였다.
“그럼, 저는 이거, 이거, 이거. 이렇게 총 3벌로 할게요.”
“어머! 정말 그러시겠어요? 그럼 제가 나중에 의상 치수를 다시 맞춘 뒤, 모든 준비가 다 되면 자택을 방문하도록 하겠습니다.”
“어? 직접 오시는 겁니까?”
“네. 정확하게 해야 하니까요. 혹시 제가 갑자기 다른 스케쥴이 생기면, 그땐 어쩔 수 없이 같이 일하는 선생님이 대신 가실 겁니다.”
나는 어색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도대체 옷값이 얼마나 비싸기에 이러는 걸까.
한남동 집으로 디자이너가 직접 의상들을 가져온다?
결국, 나는 참을 수가 없어 옷값에 대해 묻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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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여기 보시면, 이 턱시도가 가장 비쌉니다. 저희 선생님의 가장 뛰어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죠. 정가는 3,500만 원. 대표님은 첫 거래이시니까 10% 할인해 드릴게요. 나머지 턱시도들은 각각 850만 원, 다 합쳐서 1,700만 원입니다. 전체 합치면, 5,200만 원. 10% 할인하게 되면, 총 4,680만 원입니다.”
“그렇군요. 그럼 저 구두는요?”
“턱시도와 아주 잘 어울리죠?”
“네.”
“구두는 따로 이익을 취하지 않고 저희가 구매한 정가로만 받습니다. 1,550만 원. 그래서 모두 다 합쳐 6,230만 원입니다”
어느새 영수증을 가져와서 전체 가격을 알려주는 디자이너.
버버리, 크리스천 디올 같은 명품 턱시도의 가격이 대체로 수백만 원 선에 잡혀 있는데.
이런 것들과 비교하면, 정말 놀라울 정도로 비싼 가격이었다.
그러나 좀 전에 입었던 턱시도 의상들의 감촉과 그 디자인들을 떠올리며.
냉정히 평가한 결과.
나는 구매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그럼, 혹시 언제쯤 방문하시는 겁니까?”
“빠르면 일주일 안에 가능합니다. 아까 주신 명함의 전화번호로 제가 연락드릴게요.”
그래서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금 그 세 벌의 턱시도 사진을 쳐다봤다.
한편, 그사이.
박현주는 뒤늦게 모든 피팅을 마쳤고.
곧이어 드레스 선택을 진행했다.
나는 그 과정을 옆에서 가만히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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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좀 의왼데?’
의외로 드레스 한 벌만 선택한 박현주.
그러고는 박현주는 바로 자신의 신용카드를 꺼내 디자이너한테 내밀었다.
그 카드를 공손하게 받던 송지연 디자이너.
곧이어 그녀는 고개를 돌려 날 쳐다봤다.
결제할 카드를 달라는 눈빛.
그러나 내가 가진 일반 신용카드로는 6,230만 원 결제가 불가능하다.
저번에 백화점에서 발급받은 백화점 전용 카드.
그 카드는 내 전력 때문에 한도가 10억 원으로 잡힌 상태이지만.
현재 내가 가진 일반 신용카드는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혹시 계좌입금도 가능할까요?”
“네. 가능합니다.”
이때, 박현주는 날 힐끔 쳐다봤는데.
어쨌든 잠시 후, 모든 결제를 마친 뒤.
우리는 나란히 의상실에서 걸어 나왔다.
한편, 송지연 디자이너와 직원들은 곧장 따라오며 인사했고.
그런 극진한 배웅을 받으며.
우리는 엘리베이터를 타고서.
이내 1층으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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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선생님, 아니, 대표님. 혹시 쓰시는 카드에 문제가 있으세요?”
갑자기 질문을 던지는 박현주의 모습에 나는 잠시 걸음을 멈췄고.
고개를 돌려 그녀를 응시했다.
“계좌 이체, 그거 말씀하시는 거죠?”
“네. 많이 번거로우실 텐데···.”
“아, 많이 번거롭죠. 빨리 새 카드 발급을 해야겠어요.”
“그럼, 혹시 제가 방법을 알려드릴까요?”
그러고는 그녀는 곧이어 국내 블랙카드와 해외 블랙카드 발급에 대한 방법을 나한테 알려줬다.
나도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는 이야기다.
그러나 바쁘고 귀찮아서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그녀의 말들을 가만히 듣다가 이내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역시 박현주씨는 보통 여자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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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현주씨.”
“네?”
“오늘 좋은 곳 소개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 아닙니다.”
“그래서 그 감사 인사로 제가 좀 대접을 해도 될까요?”
“네?”
“혹시 다음에 제가 식사 한번 대접해도 될까요?”
“식사? 아, 저녁 식사 말씀인가요?”
“네.”
내가 바로 대답하자, 이때 뭔가 말을 할 듯 말 듯 망설이는 박현주.
그러나 그녀는 이내 그 표정을 고친 뒤 머리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대표님.”
“제가 더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한데, 현주씨! 제가 좀 가봐야 해서. 지금 바로 움직여야 할 것 같습니다. 아, 현주씨는 어디에 주차하셨어요?”
“저기. 저 지하주차장에요”
“어? 같은 건물요?”
“네.”
“근데 왜 1층에서 같이 내리셨어요?”
건물 1층 로비를 지나 어느새 밖으로 걸어 나오던 중.
나는 멈칫했다.
“대표님. 제가 배웅해드려야···.”
“아, 이런! 아닙니다. 현주씨! 저는 저 옆 유료주차장에 뒀는데. 뛰어가면 금방 갑니다.”
그런 내 말에 박현주는 잠시 어찌할 바를 몰라 하는 표정이었다.
“하하, 괜찮습니다. 우리 그냥 여기서 헤어지죠. 오늘 감사했습니다.”
결국, 할 수 없다는 듯 박현주도 거기서 인사했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 인사한 뒤.
나는 빠른 걸음으로 유료주차장 쪽으로 뛰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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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오늘도 저녁을 또 안 먹었네.’
그래서 저 박현주와 저녁 혹은 야식 같은 걸 먹어도 될 것 같았는데.
하지만 시간이 너무 지체된 것 같았다.
할 수 없다.
나는 서둘렀다.
오늘 밤.
열두 번째 투자.
가능하다면, 열두 번째 투자를 시작할 생각이었다.
<55>
‘와아, 근데 시간이 또 이렇게 많이 됐네.’
한남동 집에 도착해서 샤워를 하고.
옷들도 바로 갈아입었다.
귀가하던 길에 아슬아슬하게 픽업해서 가져온 대게 도시락.
그걸 서둘러 먹었고.
양치질까지 하고서 모니터 앞에 앉자, 어느덧 밤은 무척 깊어진 상태다.
잠시 후, 나는 각 모니터에 해외주식 현황과 선물 현황 등을 띄웠고.
이리저리 차트 추이를 보면서.
각 지수 변화 및 호가 변화 등을 내가 가진 프로그램 등을 통해 변환했고.
그 변환된 추이를 눈으로 따라가며.
계속 흐름을 모니터링해 나갔다.
그리고 미래증권에서 보내온 각종 전망 보고서들과 최신 영문기사 자료들도 틈틈이 눈으로 확인했다.
‘근데 금값이 더 오를 거라는 전망인데. 이건 아주 좋아. 내가 가진 콜 옵션이 더 빛날 테니까.’
현재, 미국 국채 수익률이 점점 더 추락하고 있다.
보통, 미 국채 투자는 디플레이션에 대한 헷지로써 접근하는 투자 방식인데.
반면, 인플레이션에 대한 헷지는 바로 금 투자다.
그러다 보니, 미국 국채 수익률과 금값의 방향은 서로 반대 방향으로 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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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것도 재밌네. 벌크선 운임지수가 요즘 치솟고 있다고?’
보통, 벌크선은 대형 물량의 원자재와 곡물을 운송하는 주요 수송 매체다.
그런데 각국의 경기 회복과 산업적 수요가 늘어나게 되면.
이런 벌크선의 활용도가 커지게 되는데.
활용 경쟁 역시 갈수록 심화되므로.
운임 비용은 갈수록 높아지게 된다.
지난 7월, 벌크선 운임지수 BDI(Baltic Dry Index)가 1,700선까지 추락했으나.
이제 다시 BDI 수치가 높아지고 있는 중이다.
실제, 10만 dwt급 대형 벌크선의 가동률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데.
그만큼 광물 혹은 원자재의 운송이 많아지고 있고.
그런 원자재의 수요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근데 대형 벌크선들은 주로 석탄, 철광석 등, 헤비한 것들을 주로 운송하는데.’
나는 잠시 턱을 쓰다듬으며, 생각에 빠져들었다.
그러고는 이것저것 찾아봤는데.
최근 3개월치 각국 수출, 수입 자료들을 찾아봤으나.
아직은 그 내용을 확인할 수가 없다.
데이터들이 아직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
그래서 방향을 조금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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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이런 게 있었네. 오늘 자 기사야.’
로이터통신의 보도 내용인데.
호주 포르텍 메탈 그룹.
이 회사의 지난 2분기 철광석 채굴량이 공격적으로 늘어났다는 그런 분석 보도였다.
‘BHD와 리오틴틴 역시 채굴량이 커졌다고 하고.’
그런 주요 광산업체들.
그들의 채굴량이 갑자기 커졌다는 것인데.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는 법이다.
‘그럼, 결국 이게 중국으로 들어가는 물량들인가.’
이 시기에 경제 성장률이 급등한 나라.
최근, 중국의 석유 수요량은 갑자기 커졌고.
원자재 수입량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바로 철광석(철강)이 아닌가.
조선, 건설,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기초 원자재가 되는 철강.
그 철강 수요는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에서 무조건 필수적이고, 무조건 급증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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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나는 싱가포르 거래소(SGX)의 지난 철광석 선물 차트를 띄웠고.
지난 차트 흐름을 유심히 살펴봤다.
2010년 기준, 이곳 싱가포르 거래소(SGX)는 세계 철광석 파생상품 분야의 제1위 거래소다.
엄청난 물량의 철광석 선물들이 여기서 거래되는데.
잠시 후, 나는 갑자기 아주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철광석 선물은 특히 중국 투자자들이 미친 듯이 달라붙는 주요 투자 분야가 아닌가.
또한, 철광석은 중국 산업에서 필수적인 광물이다.
그래서 내가 여기서 좋은 포지션을 잡은 뒤.
선물 흐름을 확 틀어쥐게 된다면···.
그 순간, 여러 아이디어들이 떠올랐고.
또한, 엄청난 수익 포인트들이 문득 예상되자, 오랜만에 내 심장은 내 귀에 들릴 정도로 두근두근 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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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느덧 아침.
시간은 어느 순간 정말 빠르게 가더니.
새벽이 지났고.
아침이 환하게 밝았다.
현재, 싱가포르 거래소(SGX)는 한국시간 기준으로 밤이 아니라 낮에 개장하여 파생상품을 취급하고 있는데.
그래서 콜 옵션 매수를 위한 프로그램들을 밤새 짜 두었고.
그 프로그램들을 바탕으로.
호가 공략 및 대량 매수를 시작할 방안도 현재 짜 둔 상태다.
그런데 SGX 거래소가 개장하기 전.
갑자기 전화가 왔다.
우우웅. 우우웅. 우우웅.
사실, 처음엔 무시하려고 했으나.
진동 상태였던 스마트폰이 쉴 새 없이 울렸고.
할 수 없이 발신자 번호만 먼저 확인하려다가.
갑자기 나는 통화버튼을 누르게 되었다.
‘아, 근데 이건 안 받을 수가 없네.’
공장 생산기술팀 김창식 반장.
나한텐 아버지뻘과 같은 그 반장님이 갑자기 나한테 전화를 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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