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1화 무시무시한 3% 주주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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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어떻게 오셨···? 아! 그쪽은 한수씨 아닌가?”

퇴사했으나.

이내 날 알아보는 경비실 직원.

작은 선풍기 하나를 틀어놓고서 경비복 셔츠 앞쪽을 다 열어젖힌 채 더위를 식히고 있던 그.

그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날 쳐다보다가 벌떡 일어섰다.

“한수씨, 여긴 또 무슨 일로 왔어?”

그렇게 물으며 경비원 박씨는 다시 고개를 돌려 최병우 변호사도 쳐다봤다.

처음 보는 얼굴의 최병우 변호사.

서류 가방을 들고 있고.

무더운 여름 날씨임에도 넥타이, 와이셔츠, 정장 등을 잘 갖춰 입은 상태다.

나이는 50대 중반의 나이.

희끗희끗한 머리카락.

그러나 아주 날카로운 눈빛.

특히, 그런 외모와 복장 때문에 알 수 없는 압박감이 생긴 듯.

경비원 박씨는 조금 긴장했다.

“근데 이 분은 누구신데?”

“아, 최병우 변호사입니다.”

“벼, 변호사?”

흠칫 놀라는 경비원 박씨.

날 쳐다보는 그의 두 눈이 좀 전보다 더 커졌다.

“일이 좀 있어서 방문했습니다. 김도철 사장한테 할 이야기들이 있거든요. 저는 퇴사자로서 여기 온 게 아니라, 정식 주주로서 회사 운영 전반에 관해 건의할 게 있어서 오늘 방문한 겁니다.”

“건의? 한수씨가?”

“네. 바로 총무팀에 연락 좀 해 주세요. 그리고 최 변호사님!”

그러자 중년의 날카로운 눈매의 최병우 변호사가 내 앞으로 걸어 나왔다.

그러고는 그는 뭔가 서류를 경비원 박씨의 앞에 제시했다.

그러나 경비원 박씨의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그런 서류일 것이다.

“아이고, 잠시만요!”

서류를 슬쩍 보던 척하다가 이내 손을 저으며.

경비원 박씨는 바로 전화기를 잡았다.

어디론가 전화를 했고.

그러고는 잠시 기다리라고 했다.

그로부터 조금 시간이 지났는데.

누군가 후다닥 뛰어왔다.

경비실 문이 바로 열렸고.

즉시 안으로 들어온 남자.

짧은 머리, 다부진 인상. 바로 총무팀 윤민식 과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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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쪽입니다.”

잠시 뒤.

반팔 와이셔츠 차림의 젊은 윤민식 과장.

그의 얼굴엔 당혹함이 역력했다.

한 번씩 눈썹이 꿈틀거리며 날 흘겨보기도 했는데.

과거 나는 작업장 탕비실 비품 때문에.

저 윤민식 과장과 여러 번 싸운 적이 있다.

그러나 그때는 그가 가진 ‘과장’이라는 위치 때문에 그저 속으로 욕설만 하고서 나는 등을 돌려야 했는데.

그런 내가 대형 로펌 변호사를 대동하고서 나타나자.

그는 얼마나 당혹스럽겠는가.

그럼에도 그는 나름 사무직 직원이다 보니.

최병우 변호사가 내민 서류가 무엇인지 대략 파악한 것 같았고.

마지 못해 우리를 회사 본관으로 안내하고 있었다.

#

“근데, 공장 부지가 상당히 넓네요?”

한편, 좌우를 두리번거리며 걷던 최병우 변호사.

그는 슬쩍 나한테 그렇게 말했다.

“네. 넓은 편이죠.”

그러면서 나는 한쪽을 가리켰다.

“저기 보시면, 저 생산 시설들도 상당히 큰 편이죠. 그리고 저 너머의 못 쓰는 땅까지 포함한다면, 회사 공장 부지가 꽤 넓은 편입니다.”

“아아, 근데 여긴 참 덥네요.”

그 와중에 이마의 땀을 훔쳐내며 땡볕 하늘을 쳐다보는 최병우 변호사.

공장 내, 넓은 공터를 걸어가는 동안.

그의 이마에선 땀이 쉴 새 없이 흐르고 있었다.

나는 그런 모습을 잠시 쳐다보다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돌렸고.

그러다가 순간 윤민식 과장과 눈이 마주쳤다.

내내 우리를 곁눈질하고 있던 그.

이때, 그는 뭔가 나한테 말할 듯하다가.

이내 최병우 변호사의 존재를 의식한 듯.

곧바로 입을 꾹 닫고 있었다.

그 사이, 우리는 짙은 그늘이 져 있는 건물 쪽으로 바짝 다가섰다.

#

“···야! 시발, 누구 왔다고?”

“아아아, 사장님! 그렇게 노여워하실 게 아닙니다.”

“야! 변호사도 왔다며?”

“네. 변호사랑 예전 직원이···.”

“누구? 김한수라고 했지? 그 새끼 누구야?”

“아, 생산 라인에서 일하던 녀석인데, 갑자기 사장님을 뵙겠다고···.”

“날 보자고?”

“네.”

“변호사 끼고?”

“네.”

“아이 시팔, 또 무슨 일이 있지? 야! 생산이라고 했지?”

“네!”

“직급이 뭐야? 그 새끼?”

“생산직 고졸 사원입니다.”

“고졸? 시팔! 난 또 뭐라고! 퇴직금 정산 문제야?”

“아, 그건···.”

“야! 무슨 문젠데? 대체 왜 변호사를 끼고 와? 씨팔! 요즘 새끼들은 짱구(머리)를 너무 많이 굴린단 말이야.”

“제가 듣기론, 주주로서···.”

“주주? 시팔, 무슨 주주?”

“사장님! 그게 아니라, 회사 운영 참여 때문에 온 거라고···.”

칙칙한 분위기의 사장실.

사장 집무 데스크 앞에는 [대강화학 김도철 사장]이라는 크리스탈 명패가 번쩍번쩍 빛나고 있다.

그곳 우측에는 창문 여닫이 형태의 큼직한 원목 책장이 위치하고 있고.

여기저기 화분들도 놓여 있으나.

건물 자체가 워낙 오래된 터라.

전반적으로 칙칙한 분위기다.

한편, 데스크 앞에 앉아 두 다리를 꼬은 채 담배를 한 손에 든 김도철 사장은 계속 고함을 질렀다.

특히, ‘회사 운영’이라는 말이 들려오자 더 사나워졌다.

“뭐어!! 회사 운영? 그게 대체 무슨 소리야!! 회사 운영이라니!! 내가 사장이야!!”

“사, 사장님.”

“시발, 그 새끼가 진짜 회사 운영이라고 그랬어? 지가 뭔데? 야! 그 새끼 생산직 고졸이라며? 무식한 새끼잖아!!”

“아, 그게 아닙니다. 진정하시고, 이거 좀 보십시오.”

총무팀 조 부장은 얼른 쪼르르 다가가 서류를 내밀었다.

그 순간, 바로 옆, 진한 술 냄새가 김도철 사장한테서 풍겼다.

집무실에서 양주를 꺼내 또 마신 모양이었다.

“음. 음. 사장님, 여기! 여기 이쪽 좀 보십시오!”

조 부장은 조심스럽게 손가락으로 한 곳을 가리켰고.

거기엔 대강화학 지분 3% 소유.

소유자 김한수에 대한 정보가 기재되어 있다.

“잠깐!”

한편, 바로 보지 못하고.

돋보기안경을 꺼내 끼고서 다시 쳐다보는 김도철 사장.

그러나 잠시 뒤, 개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그의 이마는 심하게 꿈틀거렸다.

짙은 눈썹이 심하게 일그러졌고.

마치 얼굴이 괴물처럼 변해가는 것 같았다.

“이 새-끼가!! 미쳤나!!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언제 이 새끼가 3%나 먹었어?”

“죄송합니다. 저도 어떻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고··· 그래서 이 자식이 주주 역할을 하겠다고 여기 온 것 같습니다.”

“시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야! 주가 얼마야?”

“조, 좀 전에 확인했을 때, 430원입니다.”

“430원?”

“네. 그리고 제가 확인해 보니까, 최근에 대량 매수가 좀···.”

“순 미친 새끼네.”

“아.”

“그래서 무슨 짓을 하려고 다시 와? 근데 그 새끼는 내 지분이 얼만지도 몰라? 꼴랑 3%? 그걸로 대체 뭘 할 수 있겠어? 야! 무시해!!”

“아, 근데 그게 아닙니다. 주요 주주로서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나선 거라···.”

“시발! 무슨 권리?”

잠시 답답한 표정을 짓던 조 부장.

그는 할 수 없이 차분하게 설명했다.

“···이 정도 지분을 갖고 있으면 여러 권한들이 생깁니다. 현재 지분율로는 세 번째 수준입니다. 제3 주주에 해당되고. 의결권, 총회 소집 청구권, 제안권, 회계장부 열람권, 해임청구권, 업무 및 재산에 대한 검사청구권, 이익배당청구권 등등···.”

“아흐! 그래서 꼴랑 3% 갖고서 나한테 시비 걸려고 온 거네? 그 새끼한테 내가 무슨 잘못한 거 있나?”

“아, 아뇨.”

“퇴직금은?”

“다 지급된 거 확인했습니다.”

“근데 왜 찾아와? 진짜 미친 새끼네.”

“아.”

“혹시 딴 게 있나? 무슨 억하심정으로 찾아왔지? 시발! 근데 그 새끼는 도대체 무슨 돈이 있어? 3% 지분값이 얼마야? 생산하던 놈이라며?”

“네. 생산직 현장 직원입니다.”

사실, 이런 일을 처음 겪는 김도철 사장.

그래서 김도철 사장은 더욱 당혹스러운 상태가 되었다.

3% 주주가 변호사와 함께 나타났다.

하필, 그 3% 주주는 전직원이다.

직감적으로 안 좋은 소식인 것을 바로 알 수가 있다.

그러고 보면, 이 회사의 제2 주주는 돈독이 오른 사모펀드 JK파트너스가 아닌가.

그래도 그쪽은 어떤 간섭도 없다.

그저 한 번씩 조용히 나타나, 은밀한 제안을 할 뿐이다.

그래도 그 제안이 나올 때마다 자신도 돈을 번다.

그런데 오늘 진짜 이상한 놈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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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여긴 왜 이렇게 더워요? 건물 전체가 이렇게 더울 수가 없는데···.”

한편, 잠시 후, 총무팀 부장실.

한쪽 소파에 앉은 최병우 변호사는 인상을 쓰며 답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정장을 제대로 차려입고 나온 상태라.

이 무더운 여름날.

그도 견디기가 쉽지 않다.

사실 변호사가 이런 정장을 입는 이유는 의뢰인과 당사자들에게 격식 외에도 사안의 중요성을 드러내기 위한 목적도 있다.

그리고 이런 회사에선 그런 게 정말 잘 먹혀든다.

다만, 고생스러울 뿐.

한편, 나는 고개를 돌려 총무팀 부장실을 두리번거렸다.

낡은 소파.

그리고 한쪽 책상 쪽, 수북하게 쌓여 있는 각종 결제 서류들.

또한, 우리가 앉아 있는 소파 옆으로, 선풍기 두 대만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다.

그러나 그걸로는 더위를 떨쳐낼 수가 없다.

현재, 관리부서들이 밀집한 이곳 건물에는 따로 에어컨이 존재하지 않는데.

사장실을 포함해서 몇 군데만 에어컨이 있다고 알려져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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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덥다. 더워.’

어느새 나도 점점 더워졌는데.

여름 상의 슈트를 벗을까 망설이다가.

최병우 변호사가 비지땀을 흘리면서도 꿋꿋하게 참고 있어.

나 역시 좀 더 참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다시 10분이 흘러갔고.

사장실로 갔던 총무팀 조 부장.

그 사람이 마침내 부장실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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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이쪽으로 오시죠.”

한편, 억지스럽게 웃으며 총무팀 조 부장은 우리를 중역 회의실로 잠시 뒤 안내했다.

거기엔 에어컨이 있다면서 그런 설명까지 슬쩍 했다.

한편, 조 부장은 최병우 변호사한테 계속 존댓말을 했는데.

나한텐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렸고.

일부러 나한테 말을 걸지 않고 있었다.

“···아! 여기서 좀 기다리세요. 저희 사장님께선 지금 너무 바쁘셔서 바로 시간을 낼 수가 없습니다. 적어도 2시간 이상은 걸릴 것 같은데. 그래도 여기 시원한 회의실에서 좀 더 기다리시면 제가 다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그럼, 2시간 뒤에는 뵐 수 있다는 겁니까?”

“아아, 그게 참. 그게 꼭 그렇지가 않습니다. 변호사님! 바이어들이 어떻게 나올지도 모르고, 회사 일이란 게 항상 변수가 많은 법이죠.”

“그래서 여기서 계속 무한정 기다리라는 말씀입니까?”

“아, 그럴 리가요. 우선은 그냥 기다리시는 게···.”

중역 회의실이다 보니 차가운 에어컨 바람이 감돌며.

기분은 좋아지는데.

문제는 당사자인 사장이 뒤로 빼고 있는 게 확연히 느껴졌다.

그 순간, 최병우 변호사는 날 힐끔 쳐다봤다.

나도 모르게 희미한 미소가 생겼고.

그건 최병우 변호사도 마찬가지였다.

우리가 사장과 약속을 잡지 않고 일방적으로 이곳을 찾은 이유도 바로 이거 때문이다.

흔들어 보고 어떻게 반응하는지.

그것만 봐도, 상대가 얼마나 궁색한 상황인지 알 수가 있다.

뭔가 켕기는 게 많다는 것.

그리고 이런 상황에선 다음 법적 조치를 진행할 수 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최병우 변호사가 즉시 나섰다.

“조 부장님! 상법 제466조 1항! 혹시 아십니까?”

“네??”

“···100분의 3 이상의 주식을 가진 주주는 회사의 회계장부와 각종 서류에 대한 열람 혹은 등사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

“저희가 이미 내용증명도 보냈습니다. 혹시 안 보셨습니까?”

“내, 내용증명?”

의아해하다가 조 부장의 표정이 갑자기 변했다.

“안 받으셨으면 오늘 중으로 아마 받게 될 겁니다.”

그리고 최병우 변호사의 입꼬리가 다시 살짝 올라갔다.

“조 부장님, 지금 어떤 사안인지 전혀 감이 없으신 것 같습니다. 제가 서울지법에서 부장판사까지 하고서 변호사 일을 지금 하고 있습니다만, 지금 상황에선 법적 고발 절차를 진행해도 전혀 하자가 없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네?? 대체 무슨 말씀이신지?”

한편, 최병우 변호사는 직접적으로 그 사안을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바로 알아차렸다.

바로 정덕이의 문제였다.

퇴직금 문제, 지불 각서 문제, 원료 불량에 대한 증언, 아직 명확하지 않은 내부 비리 등.

이런 이슈들을 바탕으로 형사 고발도 가능하고.

그 전에 형사 고발의 사유가 될 수 있는, 회계장부 열람도 법원을 통해 충분히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 때문에 최병우 변호사는 강하게 질타했고.

조 부장의 두 눈은 크게 놀라며 흔들리고 있었다.

“고, 고발? 저희가 무슨 죄를 지었다고···.”

“그래서 그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논의하자는 건데, 왜 김도철 사장은 계속 뒤로 뺍니까!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희 의뢰인이신 김한수님은 주요 주주로서 법적 권리가 있습니다. 회사 경영 전반에 대해 확인할 권한이 있고. 회사의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즉각 고발 조치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 그럼 제가 다시 사장님께···.”

“조 부장님! 이건 꼭 기억하십시오!! 여긴 김도철 사장의 사기업이 절대 아닙니다! 주주의 권한을 무시한다면 반드시 응당 법적 절차를 받게 될 겁니다!”

날카로운 눈빛의 최병우 변호사.

그가 계속 으르렁거리며 무섭게 말하자 조 부장은 그냥 말문이 막힌 모양이었다.

특히, 전임 부장판사였던 최병우 변호사.

그 신분 때문에.

조 부장은 감히 어찌하지도 못하고 그저 멍하니 있다가.

“대체 뭣 하세요!! 조 부장님!! 빨리 김 사장 좀 데려오세요!! 일이 더 꼬이길 원하십니까?”

최병우 변호사의 고함이 다시 터져 나오자, 화들짝 놀라며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바로 다녀오겠습니다.”

그러고는 조 부장은 서둘러 회의실 밖으로 뛰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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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최병우 변호사는 씩 웃었다.

“근데 여긴 좀 순진한 분들이 많으시군요. 구태여 저희를 피할 필요도 없는데.”

나도 씩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순진하긴 한데, 대책 없는 사람들이 여럿 있죠.”

“아, 그럼 김도철 사장도 그런 사람인가 보죠? 근데 어떻게 그런 사람이 이런 회사를 운영할 수가 있죠?”

“제가 알기론, 10년 전만 해도 아주 잘 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죠.”

“혹시 그 이유가 김도철 사장 때문입니까?”

“네. 각종 비리 외에도 이 회사는 따로 자회사가 하나 더 있는데. 아마 거기로 회사 수익들이 통째로 빨려 나가고 있을 겁니다.”

“음.”

“그게 바로 김도철 사장의 도박벽 때문입니다.”

“도박벽이라. 예전에 제가 그런 피의자들을 많이 봤어요.”

이때 잠시 옛날을 회상하는 듯 최병우 변호사는 쓴 미소를 지었다.

그렇듯 우리는 그렇게 잠시 대화했는데.

잠시 후 조 부장은 다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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