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거물이 되어버린 투자자-52화 (52/138)

51화 무시무시한 3% 주주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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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폐 차트네요]

[대단하네 하루 거래 23,920..]

[5년 버티면 팔 수 있나요??]

[김도철 사기꾼..]

[움직이지 않아...]

[유유자적 길게 간다니까..]

[어찌어찌 1원 올라가면..]

[10원 떨어지네 ㅠㅠ]

[평단 9층.. 여보 미안해.. 내가 여길 왔어 ㅠㅠ]

[애잔허...]

[거래정지 언제 되나?]

[동전 땡그랑..]

[신규 진입 금지..]

[끝났음..]

처절한 분위기가 느껴지고 있는 ‘대강화학’ 종목토론방.

모든 것들이 침체되어 있었고.

현재 장내 분위기도 이와 다를 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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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391원 호가에 매물이 달랑 500주?

잠시 후, 호가 차트를 쳐다보며.

나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이 저절로 커졌다.

아놔, 갑자기 미치겠네.

이리 보고 저리 보던 중.

갑자기 실소가 넘어왔다.

시총 137억 원.

사실, 이것만 봐도 바로 알 수가 있다.

이 종목의 차트 흐름은 거의 늪지에 있는 거나 다름없는 상태다.

391원 호가의 매물 500주.

또한, 위쪽 호가 400원대까지 호가별 매물은 앙상해져 딱 한 주씩만 찍혀 있다.

그럼 시장가 아래 하방은 어떠한가.

사려는 사람이 그냥 없다.

수십만 원, 수백만 원짜리 주식도 아닌데.

고작 390원짜리 주식.

이런 주식을 사겠다는 사람이 지금 없다.

‘원래 이 종목이 이랬나?’

물론, 알 수가 없다.

회귀 전, 내가 주식 투자를 시작했을 때.

대강화학은 이미 부도처리 및 상폐가 된 상태.

그러니 현재로선 알 수가 없다.

그저 과거 차트들을 한번 쳐다본 뒤 실소했고.

또한, 현재의 어이없는 차트의 모습에 다시 실소했다.

하! 이거 참!

결국, 할 수 없이 내가 직접 차트를 흔들어 보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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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지금은 동전 따위가 중요한 게 아니다.’

현재, 주식 가치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이곳에 있지 않은가.

아침 9시 56분.

대략 56분 정도.

나는 장내의 메마른 흐름을 충분히 지켜봤다.

여전히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상태이고.

이런 상황에선 내가 매수를 할 수도 없고.

매도를 하겠다는 사람도 현재 나타나지 않는다.

그래서 잠시 뒤.

시장가 주문으로 하되.

5,000주 매수주문 버튼을.

나는 즉시 클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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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근데 이게 이럴 수가 있나.’

사실, 망한 차트엔 무조건 진입하지 않는 게 좋다.

거래량이 빈약한 차트도 마찬가지!

결국, 내가 넣은 5천 주 매수 때문에.

주가는 그대로 날아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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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425원?’

꼴랑 5,000주 매수.

그 결과로써 390원대 호가의 주식이 8.97%나 주가가 상승해 버렸다.

고작 200만 원 정도 썼을 뿐인데.

도대체 이게 말이 되나.

그러나 이때, 반발작용이 곧이어 나타났다.

425원까지 수직으로 치솟았으나.

바로 피뢰침이 만들어졌고.

곧장 385원 나락으로 떨어졌다.

놀란 주주들.

그들이 재빨리 매도 버튼들을 누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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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매도에 굶주렸구나.’

하! 이건 죽일 놈의 차트인데.

나는 이마를 잡았다.

그리고 잠시 생각하다가.

다시 좀 갈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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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건 무조건 상폐각인데··· 혹시 상폐시키려고 작정한 건가?’

그러고 보니 지난 1년간 한 번씩 펄스가 있긴 했지만.

대다수 거래량은 아주 최악이었다.

그 때문에 주가는 쉴 새 없이 우하향을 하고 있는 중이고.

쉴 새 없는 음봉의 연속이었다.

특히, 일년 전의 주가는 2천 원대.

그러나 지금 주가는 동전주.

도대체 누가 어떻게 주가를 움직였는지 몰라도.

매수가 실종된.

매도 욕구만 들끓는 그런 극악한(?) 장세였다.

특히, 차트 저 너머에 숨어 있는 주주들이 꽤 있는 것 같았고.

숨을 죽이고서 이 차트를 쳐다보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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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량 2만 주.

잠시 후, 호가 386원에 주문을 던져봤다.

현재 호가인 385원보다 1원 높인 매수주문.

그러고는 잠시 반응을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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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반응이 썩 시원찮다.

즉, 386원은 매도 포인트가 아니란 말인가.

다시 말해서, 이미 이 호가는 바닥 상태란 말이다.

다들 손절 상황이란 의미.

그러니 늑대처럼 숨어서, 차트를 바라보며, 매도 시점만을 재고 있는 것일까.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씩 웃었다.

바로 전반적인 차트 흐름이 눈앞에서 그려졌고.

주주들의 심리적 상황도 대충 알 것 같았다.

그리고 잠시 뒤.

매수 호가를 좀 올려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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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거 잘만 하면 폭포수를 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때부터 빠르게 주문 물량들을 넣었고.

각 호가대에 수만 주 혹은 수천 주의 물량들을 각각 쌓아놨다.

그 와중에 매수 호가가 올라가자, 시장가 위치도 저절로 상승했다.

그 때문에 점점 매도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이후, 매수 호가를 좀 더 올리자.

그 바람은 점점 더 거칠어졌다.

‘여기서 더 올려 볼까.’

어느덧 오후 1시 5분.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고 있었고.

교묘하게 호가를 계속 조정하며.

그런 매도세를 끌어내다가.

오후 2시가 되자.

나는 드디어 마지막 화룡점정을 찍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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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세게 들어가자!’

사실, 정덕이가 아니었다면, 관심조차 가지지 않을 종목.

그러나 목표는 3% 지분 확보다.

장내 매수가 답이고.

장외 거래를 하기엔 부담스럽다.

왜냐하면, 65%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김도철 사장과 12% 지분을 가진 사모펀드 등을 제외하곤 나머지 지분이 장중에 흩어져 있기 때문이다.

즉, 나머지 지분은 모래알과 같은 구조인 셈이다.

다행히 현재 장내 흐름은 부쩍 좋아지고 있다.

그리고 잠시 뒤.

나는 몇 번이고 앞뒤를 재다가.

매수주문들을 다시 입력했다.

호가는 420원.

전 거래일 대비 +7.69%.

매수주문량은 30만 주.

그리고 호가 419원에서부터 410원대까지 총 매수주문량 50만 주를 쫙 깔아놨다.

그러고는 바로 마우스 클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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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제 좀 살 것 같네.”

그렇듯 오아시스가 깊어지자.

목 마른 이들은 오아시스를 향해 미친 듯이 뛰어들었다.

이때, 파란색 거래 체결 숫자들이 호가창에 우수수 쏟아졌는데.

그 순간, 내 계좌 잔고의 주식 숫자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33만 7천 주?

42만 3천 주.

46만 5천 주.

52만 3천 주.

56만 9천 주.

그리고 어느덧 장 마감 전, 동시호가 시간을 앞두고서.

물량이 더 쏟아졌다.

58만 7천 주.

60만 3천 주.

62만 7천 주.

63만 2천 주.

그리고 어느덧 계좌 주식 잔고가 누적 63만 5천 주에 달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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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잠시 뒤.

동시호가 시간이 시작되었다가.

3시 정각에 이르러 마지막 종가가 나왔고.

마지막 거래 체결량도 기록되었다.

종가는 408원.

마지막 체결량은 10만 7천 주.

그래서 내 누적 주식 잔고는 74만 2천 주에 달하게 되었다.

비록 106만 주(지분 3%) 목표량에 달성하지 못했지만.

무척 만족스러운 거래량이 터진 것이다.

‘이 정도면 됐어. 다음 거래일까지 매수하고, 빨리 접고 나가자. 시총 137억 원은 내가 있을 데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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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15분.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수능 문제집들을 정리한 뒤.

백팩에 넣었고.

이제 정덕이가 자고 있는 호텔로 가보려고 준비했다.

늦은 점심 겸 저녁을 같이 먹으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서둘러 저택 밖으로 나가는데.

이때, 갑자기 내 스마트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현재 진동 상태가 아니라.

벨 소리 상태가 되어있다 보니.

그 벨 소리가 요란하게 흘러나왔는데.

재빨리 스마트폰을 잡았고.

즉시 상대부터 확인했다.

처음엔 정덕이가 전화한 줄 알았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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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드디어 통화가 되는군요. 김한수씨? 저는 JS인베스트먼트 김대호 이사라고 합니다.

아주 유쾌한 목소리로 대화를 시작하는 김대호 이사.

“갑자기 연락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좀 전에 장이 끝났기에 전화했습니다. 어제 전화 드리려고 했는데, 주식쟁이가 뭐 하루하루가 너무 바쁘지 않습니까?”

사실, 나는 김대호 이사를 잘 알지만.

이 세상에선 처음 대화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어색하지만.

그런 분위기에 맞추며 간단한 안부 인사를 주고받았고.

그런 뒤에 잡다한 이야기들도 이어 나갔다.

“···네. 저도 방금 투자를 마쳤습니다.”

“아, 그래요? 혹시 좋은 종목이 있었습니까?”

의례적으로 묻는 질문.

그래서 나는 간단히 대답했다.

“재밌는 종목은 아니었습니다.”

“아, 그래요? 저도 약간 손해를 봤습니다. 오늘 장이 그렇게 좋지가 않더군요. 외인들의 매도세가 워낙 크다 보니, 버티기가 좀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말에 나는 순간적으로 내 소신을 이야기했다.

“위축되지 않고 싸우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외인들이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내듯, 저희도 그런 공감대를 만들어서 같이 버티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아, 공감대라? 재밌는 말씀이시군요. 근데 정확하게 어떤 공감대를 말씀하시는 건지?”

“이를테면, 한국증시의 저평가에 대한 인식 개선과··· 외인에 휘둘리지 않는 탄탄한 흐름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국민의 증시 참여가 훨씬 더 커져야 합니다. 올바른 투자 공감대가 형성되어 국민적 투자가 증시를 잡고 있을 때, 증시는 더 탄탄한 힘을 갖게 될 겁니다.”

“아, 그렇죠.”

“참! 근데 어떤 일로 전화 주신 겁니까?”

“네, 말씀드리죠. 식견이 너무 뛰어나신 것 같아, 저는 정말 꼭 뵙고 싶습니다. 혹시 미래증권 워크샵에 참석하십니까?”

미래증권 워크샵이라고 하면.

바로 플래티넘 다이아 등급들이 참석하는 그 워크샵을 가리키는 것이다.

“네. 참석할 생각입니다.”

그렇게 간단히 대답하자, 밝아진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그래요? 정말 잘 됐네요. 투자하는 사람들은 너무 바빠요. 서로 친목 다지기도 쉽지 않고. 하루 24시간이 그저 순삭이죠.”

“네. 저도 동의합니다.”

“하하. 근데, 한수씨! 듣다 보니 목소리가 워낙 젊으신데, 결례가 아니라면 혹시 연배가 어떻게 되시는지···?”

그러고 보니 내 나이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얼굴도 공개되지 않았고.

그래서 나는 잠시 고민했으나.

이내 대답하기로 결정했다.

곧 알게 될 테니까.

“스물여섯입니다.”

그 순간.

갑자기 폰을 통해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처음엔 가만히 기다리다가.

“여보세요? 여보세요?”

그렇게 몇 번 외치자, 뒤늦게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스물여섯이라···.”

뭔가 놀란 듯 떨림이 있는 목소리다.

“아무래도 한번 꼭 봬야겠습니다. 너무 궁금해서 미치겠군요. 수천억 원의 옵션 승자를 꼭 뵙고 싶습니다. 꼭 뵙도록 하죠.”

그러고는 전화는 잠시 후 끊어졌다.

한편, 나는 거실을 거닐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씩 웃고는 얼른 백팩을 챙겼다.

김대호 이사의 말처럼, 투자업을 하는 사람들은 정말 일들이 많고 무척 바쁘다.

해외선물옵션 투자가 병행될 경우, 하루 24시간은 정말 순삭이다.

사실, 나만 해도 지금 일들이 여러 개 밀려 있지 않은가.

어쨌든 잠시 뒤.

밖으로 나갔고.

벤츠 운전대를 잡았다.

‘우선, 호텔로 가서··· 정덕이랑 늦은 점심이나 같이 먹고, 이야기나 좀 해야겠어.’

가까운 후배 녀석인데.

계속 모른 척할 수도 없고.

상황 설명을 좀 해야 할 것 같다.

아마 엄청나게 놀라겠지만.

‘그러고 나서 법무법인 설천에 들르자.’

법무 자문 계약도 해야 하고.

정덕의 일도 다시 한번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머릿속을 정리한 뒤.

나는 액셀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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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그로부터 시간은 아주 빠르게 흘러갔는데.

점점 더 찌는 듯한 찜통 무더위가 시작되는 와중에.

닷새가 지났고.

그 와중에 코스피 장세는 갈수록 약보합의 상태로 나아가고 있었다.

한편, 여름 검정 슈트 차림의 나는 늘씬한 벤츠를 타고서.

최병우 변호사와 함께.

내가 일했던 그 공장 정문에 드디어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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