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거물이 되어버린 투자자-47화 (47/138)

46화 유명인사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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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 초대박! 국제유가 콜옵션 투자자 376배 ‘초대박’]

[‘억’ 소리가 나는 수천억 대 옵션 초대박···]

[국제 유가 급등장, 콜 옵션 초대박 터져···]

[롤러코스터 국제유가, 한국인 김 모씨 천문학적 수익을 올려···]

[접속 폭주! 미래증권 홈페이지 다운···]

[투자자 김 모씨의 정체는? 세간의 관심 급증···]

[일확천금! 파생시장 천문학적 수익 발생···]

[美 선물옵션, 사상 최고 수익! 한국인 투자자 옵션 대박!!]

[김한수씨, 포털 사이트 실검 순위 1위 등장···]

[제로섬 게임의 美 파생시장, 한국인 투자자 큰 타격 입혀···]

[파생 투자 위험 경고! 왜 사람들은 급락·급등에 몰두하는가]

[옵션 관심 급증! 선물옵션 창구 문의 쇄도할 듯···]

수많은 기사들이 터져 나왔고.

내 목소리가 편집되어 올라간 미래증권 홈페이지는 이미 접속이 불가능해진 상태였다.

우르르 사람들이 폭주하듯 몰려들었기 때문.

그럼에도 실시간 내 인터뷰 음성 파일은 각 블로그마다 복사되어 떠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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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괜찮겠지?'

이름 공개를 허락했는데.

사실, 과거에도 이런 경험을 했었다.

대략 1주 정도는 생활하는 데 많이 힘들었고.

계속 주변에 의식이 갔다.

그러나 그 후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 사이에서 내 존재는 점점 잊혀진다.

일종의 단기 재료인 셈이다.

금방 관심이 사라지는 그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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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실검 순위가 이렇게 대문짝만하게 박혀 있으니까 좀 그렇긴 하네.’

포털 사이트 메인에 위치하고 있는 실검 순위.

언제부터인가 실검 순위는 포털 사이트 메인에서 사라졌는데.

그러나 2010년도 기준, 이 순위는 또렷하게 포털 사이트 메인을 장식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실검 키워드 클릭 숫자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었다.

그 때문에 실검 순위 자체가 압도적으로 몇 개의 키워드만으로 계속 채워지고 있었다.

1. 김한수

2. 콜옵션 초대박

3. 2,440억

4. 국제 유가 폭등

5. 미래증권 김한수

6. 음성 인터뷰

그 와중에 그 순위가 몇 번씩 서로 바뀌기도 했으나.

크게 순위는 바뀌지 않았다.

‘그래도 얼굴 공개는 안 한 거니까 이름값만 확실히 챙겼어.’

그리고 그 이름을 갖고서.

날 즉시 떠올리는 사람은 현실에 없을 것이다.

당연히 미래증권 관계자들을 제외하고서.

화학 공장 고졸 생산직 직원 스펙.

투자자로서 무척 어린 나이.

갑자기 툭 튀어나온 별종 같은 존재.

이런 상황이다 보니.

누구도 날 바로 떠올리진 못할 것이다.

‘미래증권 사람들을 제외하곤 절대 알아차리기 힘들 거야.’

슬프지만, 나한텐 가족도 없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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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나는 집에 도착했다.

아주 넓은 저택.

나 혼자 사는 곳.

그러나 전혀 무섭지도 않다.

버튼 한번 클릭에.

사방에 환한 조명 빛이 터져 나온다.

어느덧 깊어가는 여름밤.

그나마 오늘은 비가 오지 않았고.

희미하지만 작은 벌레들이 파닥거리는 소리가 정원 쪽에서 들려온다.

여름이라 딱히 시원하진 않지만.

사르르 스며드는 밤기운은 피부의 열기를 조금 쓸어주고 있다.

한편, 나는 조명빛으로 환하게 빛나는 그 정원의 모습을 잠시 쳐다보다가.

현관을 통해 곧이어 안으로 들어갔다.

아주 넓은 거실.

그 거실의 한쪽 벽에 위치한 소파에 앉았고.

등과 머리를 소파에 깊이 기대었다.

그리고 다시 스마트폰을 꺼내 신기한 듯 이것저것 확인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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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신기하단 말이야.’

‘여기도 내 이름이 있네.’

‘유튜브에도 떴어.’

‘주식 동호회 사이트는 그냥 난리가 났고.’

‘해외 유학파 출신? 글로벌 투자사 간부? 하하. 내가?? 내가 그런 스펙이라고??? 유언비어까지 돌고 있네. 웃겨!’

SNS도 이미 난리가 났다.

모두가 뜻밖의 투자 소리에 놀라고 있었다.

[#옵션대박, 축하합니다!]

[···와! 너무 좋겠다!!]

[···‘억’ 하나만 나눠주세요]

[···#선물계좌 #선물투자 #대박 투자!!]

[···ㅠㅠ 난 주식계좌 –5.6퍼...]

[···축하합니다 ㅂㄹㅂㄹ]

[···한국인의 승리!]

[···미 선물 별거 아닌 듯]

[···#오빠! #팔로워 해드릴게요!!]

[···추카 추카 추카···]

모두가 자기 일인 듯.

무척 흥분한 듯한.

그런 모습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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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이른 아침부터 TV 뉴스 보도 역시 난리가 났다.

아나운서는 어느 중년의 증권사 임원을 패널로 불러들어 각종 질문들을 던졌다.

이때, 국내 선물 시장 규모에 대해서 이야기가 나왔고.

최근 관심이 높아지는 선물 시장 점유율에 관한 이야기들도 이어졌다.

그리고 지난번 코스피 폭락과 폭등과 같은 급변 장세에서 일반 투자자들의 큰 피해에 대해서도 언급되었다.

그런 투자 위험성에 관한 이야기들이 이어지다가.

한편으론 해외 투자자들의 수백 배 수익률 대박 사건들이 언급되기도 했다.

그리고 내 이야기도 한참 언급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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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이제 공부나 하자.’

잠시 후,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이 정도면 이제 충분하니까.

괜하게 너무 빠져들 필요도 없고.

너무 홀릭이 될 필요도 없으니까 말이다.

<41>

그리고 시간이 흘러.

우우웅. 우우웅.

독서실에서 공부하는 동안.

어느 순간, 스마트폰이 요란하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이때, 나는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를 줄까 봐.

즉시 진동에서 무음으로 교체했다.

그러고는 다시 집중했고, 공부했고.

점심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자리에서 일어섰다.

오늘 오후.

투자사 사무실을 늦기 전에 확정해야 한다.

여의도 공인중개사 사무실에선 괜찮은 임대 매물 세 건이 나왔다고 전화를 줬는데.

즉시 입주가 가능한 그런 임대 매물이라고 했다.

그리고 오후 5시쯤.

대형 로펌 ‘설천’의 김민주 변호사와 상담 약속도 잡혀 있다.

그래서 나는 백팩을 다시 멘 뒤, 곧바로 독서실에서 나왔고.

집을 향해 빠르게 걸어갔다.

그 와중에 나는 뒤늦게 스마트폰 상황을 확인하던 중.

그 순간, 나도 모르게 그대로 멈춰 서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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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중 전화가 왜 이렇게 많지?’

무려 39건.

내가 이렇게 많은 부재중 전화를 받은 것은 요근래 처음이다.

누가 이렇게 전화를 줬지?

그래서 바로 확인해 보니, 박현주씨, 윤정민씨가 여러 차례 연락을 했었고.

최수경 전무도 수차례로 전화를 했었다.

그리고 낯선 번호들도 몇 개 있었고.

그런데 나는 우선 윤정민 대리한테 먼저 전화 통화를 시도했다.

투자사 설립 건이 있다 보니.

가장 신경이 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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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거 때문에 전화 주셨군요? 오늘 오후 중에 사무실 위치 확정될 거고, 그때 바로 알려드릴게요. 사무 집기들도 최대한 배치하고, 직원 채용 공고는 조만간 낼 겁니다. 네. 네. 알겠습니다.”

그런 뒤.

나는 미래증권 담당자 박현주씨와도 통화를 했다.

“···네! 저는 문제 없습니다. 포털에 제 이름이 있어 좀 당혹스럽지만, 지금은 괜찮습니다. 네,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편, [유명인 되신 거 축하드립니다!] 라고 문자를 보내온 김인범 부사장.

김인범 부사장한테도 바로 답신을 보냈다.

그런 일들을 마친 뒤.

곧이어 최수경 전무한테 전화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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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김 선생님! 근데 도대체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으세요?”

잠시 후, 통화가 시작되자마자, 바로 높은 톤의 목소리가 들려왔는데.

최수경 전무는 무척 흥분해 있는 것 같았다.

내가 전화를 안 받아서 혹시 화가 났나.

그런데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

힐난의 목소리가 아니라.

내가 전화를 주자 무척 안도해 하는 그런 목소리이기 때문이다.

“아, 죄송합니다. 제가 다른 일이 좀 있어서.”

“선생님! 혹시 다른 문제 같은 거 있으신 거 아니시죠?”

“아뇨! 없습니다!”

“혹시 기자들한테서 전화 같은 건···?”

“네. 아직 받은 건 없습니다.”

“휴! 다행이네요. 다른 정보들은 저희가 잘 막고 있습니다. 아! 근데 선생님! 혹시 그 기사는 보셨어요?”

기사?

기사라면 얼마나 많이 봤는데.

한편, 아직도 흥분된 듯.

최수경 전무의 목소리는 다소 업된 상태였다.

하지만 통화를 하다 보니 별다른 일은 아닌 것 같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네. 많이 봤습니다. 어젯밤에 엄청나게 쏟아지던데요.”

그러자 갑자기 목소리가 다시 커졌다.

“아뇨! 그런 거 말고요!”

이게 대체 무슨 소리지?

나는 바로 의아해하며 되물었다.

“다른 기사가 또 있습니까?”

그러자 최수경 전무의 다소 거칠어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직 안 보셨군요!”

뭘?

도대체 뭘 안 봤다는 거지?

“우선 보시고 대화하시죠! 지금 포털 사이트, 아무 곳이나 한번 들어가 보세요! 그럼 바로 아실 겁니다. 메인에 떠 있을 테니까···.”

도대체 뭐가 또 메인에 떠 있다는 말인가.

어제 실검 순위는 나도 잘 보지 않았나.

내 기사들은 이것저것 많이 찾아봤었고.

그런데 또 다른 게 있단 말인가.

의아해하면서도 잠시 통화를 멈춘 뒤.

나는 어느 포털 사이트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로부터 몇 초 뒤.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바로 그런 표정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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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각.

실검 순위

1. 글로벌 헷지 쪽박

2. 한국인 승리

이건 또 무슨 소리지?

즉시 1순위 키워드를 클릭하자, 바로 기사들과 연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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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글로벌 헷지 펀드, 악몽의 밤을 보내다···]

[폭락의 저주, 글로벌 헷지 펀드 막대한 손실 입어···]

[美 헷지 펀드 랜드브리지 캐피탈 대규모 손실 발생···]

이때, 나는 그중의 하나의 기사를 즉시 클릭했고.

내용을 즉시 읽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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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저번 다우존스지수 폭락 때 피해를 입었다는 말인데···.’

당시, 풋 옵션 포지션 소유자들은 천문학인 수혜를 입었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반대 포지션은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랜드브리지 캐피탈?’

순간, 나는 속으로 그 이름을 되뇌어 보다가, 이내 고개를 갸웃거렸다.

익숙한 듯하면서도 익숙하지 않은 이름.

낯선 듯하면서도 낯설지 않은 이름.

‘혹시 나중에 펀드 명칭이 바뀌나.’

그래서 들어 본 듯한 느낌도 있었고.

절대 아주 낯설지가 않았다.

이것은 회귀 전 기억에 근거했을 때, 내 판단이었다.

‘근데 이 헷지 펀드는 왜 이렇게 악명이 높지?’

이 펀드는 다우존스지수 폭락 때 자체 손해를 봤으나.

얼마 전, 코스피200지수와 그 선물의 호가 급락을 유도한 원흉이라는 소문이 무성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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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현재 실검 순위들.

1. 글로벌 헷지 쪽박

2. 한국인 승리

3. 증시 이순신

4. 김한수

5. 헷지 완패

6. 미래증권 김한수

7. 선물옵션 계좌 개설

그렇듯 실검 순위들이 어제와 다르게 바뀌어 있었고···.

유독 눈에 띄는 키워드가 있었다.

바로 ‘증시 이순신’이다.

그래서 그 키워드를 바로 클릭했는데.

순간, 나도 모르게 닭살이 확! 돋아났고.

낯이 뜨거울 정도로.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너무 어이가 없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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