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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물이 되어버린 투자자-33화 (33/138)

33화 경이로운 투자자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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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부족해···.'

잠시 뒤.

장내 상황을 유심히 확인한 뒤.

나는 오랜 기다림을 끝낼 생각으로 다음 단계 전략으로 즉시 들어갔다.

투자자는 때로는 화끈해야 한다.

결단을 가지고서 아주 과감해야 한다.

지난 지루한 기다림을 일거에 털어내듯.

어느덧 많이 낮춰진 호가대의 거대 물량들을 확인했고.

특히, 0.05에서부터 0.15에 이르는 각 행사가 콜 옵션의 상단 박스권 매물들을 노리며 일제히 대량 주문을 던져버렸다.

쓰나미가 각 매물을 휩쓸어 가듯.

찰나의 순간, 전방위적으로 여러 행사가별 옵션의 박스권이 흔적도 없이 소멸됐는데.

호가 최하단에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던 수많은 매수 대기자들이 깜짝 놀랄 일이 갑자기 발생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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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진짜 미친 듯이 먹었네.'

현재 내가 집어삼킨 것은 대략 23만 계약!

기존에 먹어치운 2만 계약과 합친다면, 대략 25만 계약 정도를 단번에 쓸어 담은 것이다.

총 매수 비용으로 봤을 땐, 대략 38억 6천만 원.

계약 건수로써 생각한다면 생각보다 적은 매수 비용이 발생했다.

차익이 극대화될 수 있는 저렴한 호가대의 물량들.

그 물량들을 일제히 쓸어 담은 것이다.

사실, 지난 2002년도에 기록된 8월물 코스피200 콜 옵션의 개인 투자자들의 누적 매수 잔고가 264만 계약인 것을 고려한다면.

내 매수물량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라는 측면에서 봤을 땐 엄청난 물량을 단숨에 휩쓸었다.

5거래일 연속 하락장, 그리고 이상해진 호가창의 분위기 등.

각종 변수들 덕분에 이런 폭발적인 대량 매수는 가능해졌다.

그리고 그 즉시.

나는 다음 공략도 진행했다.

다른 호가창에 우르르 쏟아지고 있던 풋 옵션 물량들.

그 물량도 즉시 노리며.

거침없이 쓸어 담았다.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거친 소낙비가 내리듯 쏟아지는 체결 알림 창들.

그 수많은 알림 창들을 힐끔 쳐다보다가.

나는 각 모니터의 모든 호가창을 즉시 닫아버렸다.

그리고.

두근! 두근!

내 심장은 아주 거칠게 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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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증시가 개장되자, 나는 긴장된 눈으로 차트를 응시했다.

코스피200지수 차트를 먼저 쳐다봤고.

각 옵션 창도 쳐다봤다.

처음엔 뚫어지라 쳐다보며 잠시 숨을 골랐고.

몇 번이고 차트 변화를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사실, 지수가 폭락해도 상관없다.

지수 상승을 확신하고 있는 상태라.

콜 옵션은 무조건 짊어지고 갈 짐짝 같은 것이고.

풋 옵션은 지수 폭락시 팔아치워 단기간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보험 같은 것이다.

‘보험은 확실히 필요하단 말이야.’

그리고 그 순간.

나도 모르게 내 입꼬리는 한없이 길어지고 있었다.

내 두 눈은 한없이 기분 좋게 위로 치솟고 있었다.

와! 지수가 이렇게 변하다니!

깜짝 놀랄만한 차트 변화가 나타나 있었고.

이때, 내 계좌 잔고를 즉시 확인해 보니.

웬걸, 내 수익은 단 하루 만에 수많은 붉은 숫자들로 바뀌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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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쓰!

적중했다.

찰나의 순간, 풋 옵션을 매수했고.

그게 적중했다.

도대체 코스피200 지수가 하루 사이에 이렇게 바뀔 수가 있나.

그러고 보니, 어제 매수 직후, 호가창들을 모두 닫은 뒤.

이후의 호가 변화들은 극단으로 치달은 것 같았다.

‘진짜 반대로 날아갔네.’

콜 옵션 호가는 갑자기 치솟았다.

하긴, 내가 대물(?)을 잡았는데.

시장이 반응하는 것은 당연했다.

놀란 투자자들은 일제히 매물들을 걷어 들였던 것 같고.

콜 옵션 호가를 확 올려버린 것 같았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콜 옵션 매물들이 갑자기 메마른 직후였다.

기록을 확인해 보니.

외인들이 코스피200 종목의 주식들을 일제히 매도에 나섰고.

무려 3,630억 원어치의 코스피200 종목 주식을 팔아치웠다.

단기간에 그런 매도에 터지자.

실물 주가는 무너졌고.

코스피200지수 역시 갑자기 무너졌다.

장 종료 직전, 지수는 213.20포인트까지 폭락했는데.

전 거래일 대비, 마이너스 3.46%에 해당되는 지수 값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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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아직도 코스피200 지수가 마이너스야.

6거래일 연속 마이너스 대를 기록하고 있고.

특히, 오늘은 전날의 폭락이 다시 이어지고 있었다.

208.56포인트!

어느덧 200포인트 저점을 향해 추락하고 있었고.

이 거침없는 추락세에 콜 옵션 호가도 저절로 폭락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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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나한텐 기회를 한 번 더 주네.’

아직 내 자금은 메마르지 않았다.

더군다나 나한텐 대량의 풋 옵션들도 있지 않은가.

비록 어제 매수한 콜 옵션 가격이 똥값이 되었지만.

풋 옵션들 덕분에 오히려 수익은 더 늘어났다.

나는 속으로 환호성을 질렀다.

붉은 숫자들.

현재, 풋 옵션의 순수익을 가리키는 숫자는 무려 140억 6,457만 원을 가리키고 있었는데.

콜 옵션 매수에 들어간 대략 38억 6천만 원을 완전히 상회하고 있는 그런 대단한 수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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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잠시 뒤.

[매도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매도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매도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매도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매도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무려 7만 계약에 달하는 풋 옵션들.

그것들을 몽땅 호가창에 털어냈는데.

이런 풋 옵션들은 내가 짊어지고 갈 짐짝이 절대 아니었다.

그저 단기간의 짐짝일 뿐.

그 짐들을 모조리 털어내자, 7만 계약은 이내 순수익이 되어 돌아왔다.

+122억 7,698만 원.

좀 전의 140억 6,457만 원보다 실제 수익은 더 줄어들었으나.

무려 122억 원에 달하는 단기 수익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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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아직 다 끝난 게 아니지.’

코스피200지수의 유동성이 갑자기 커져 버린 것은 결국 수많은 변화를 창출했다.

시장은 난장판이 되어버렸고.

투자자들 사이에선 쪽박과 대박이 오갔다.

또한, 저가의 콜 옵션 매물들이 다시 우르르 쏟아지면서.

어느 순간부터 빛처럼 오가는 거래가 빈번했고.

풋 옵션 거래 역시 호가 위아래를 오가며 빗발치며 거래가 이루어졌다.

연중, 소폭의 등락만 이어지던 코스피 200지수.

그 지수가 절대 안전한 물건이 아니라는 게 증명됐고.

파생시장의 소액 투자자들 사이에선 심리적 균열도 생겨나고 있었다.

한편, 잠자코 있던 기관들이 이때 갑자기 심상치 않게 변해갔다.

코스피200지수가 어느덧 205.56포인트까지 하락하자, 그들은 갑자기 수세에서 공세로 포지션을 바꾸면서 일제히 거래에 뛰어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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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코스피 시장은 격변의 장이었습니다! 장 초반, 외국인들은 코스피 대형주에 매도세가 몰리면서 4,753억 원을 순매도했고, 결국 코스피는 1,600선이 일시적으로 무너졌습니다. 6거래일 연속 지수하락으로 인해 ‘셀 코리아’는 가시화되었으나, 기관 투자자들이 일제히 순매수에 나서면서 지수는 다시 1,650선을 회복하여···.]

한편, 이날 저녁.

고시원 근처, 분식집에서 라면과 김밥을 먹는 동안.

한쪽 벽면 TV에선 요란한 아나운서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오늘 증시에 대한 분석이었고.

현재 외국인들이 주도하고 있는 장세에 대한 염려 섞인 목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증시의 유동성이 갑자기 커져 버렸다.

다만, 놀라운 것은 그 불씨를 만든 게 바로 ‘나’라는 사실이었다.

불과 38억 6천만 원 정도의 콜 옵션 매수가 불씨였으나.

그 ‘불씨’라는 게, 반드시 클 필요가 없다는 것도 나는 잘 알고 있다.

더군다나 진짜 불장난을 하는 이들은 바로 외인들이 아닌가.

기분이 나쁠 테지.

하락장에서 콜 옵션이 싸그리 누군가한테 먹혀 버렸으니까.

미치도록 기분이 나쁠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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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얼마나 오래가겠어?’

이 분위기는 절대 오래가지 못한다.

사회적 전체 분위기가 인플레이션과 경기 불안정의 기조로 흐를 때.

하락 압박은 더 오래 지속되겠지만.

그러나 이미 6거래일이나 이르는 하락장이 지속된 상태이고.

증시 흐름이 사회적 분위기에 역행하고 있어 갈수록 반발 심리는 더 커질 것이다.

우리는 이미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해소했다.

세계 증시 역시 점진적 상승하는 시기다.

이런 시대적 변화에 절대 역행할 수가 없다.

이건 바로 호가 차트에서는 보이지 않는.

바로 흐름성을 가진 조류와도 같은.

아주 중요한 흐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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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토요일, 일요일이 지난 뒤.

월요일이 되어 다시 정규장이 열렸을 때.

내 예상은 그대로 실현되었다.

코스피는 이날 폭등했고.

코스피200지수는 거의 원점에 가깝게 복귀했다.

이날 코스피200지수의 종가는 217.47포인트.

한편, 내가 보유한 콜 옵션의 계약 건수는···.

지난 금요일, 풋 옵션 매도 이후 시도된 콜 옵션의 추가 매수의 결과로 무려 32만 계약을 보유하게 되었고.

매수 비용으로 총 43억 8천만 원 정도가 사용되었다.

그러나 이 돈은 순수 지출 비용이 아니다.

풋 옵션 투자 수익, 122억 7,698만 원이 있기 때문이다.

여하튼, 그렇게 다시 코스피 지수가 정상을 회복하며.

증시를 달굴 때.

이날, 정규장이 끝난 직후.

갑자기 신문 보도 몇 개가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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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폭락과 폭등, 엇갈린 탄성이 터져 나와···]

[코스피200 지수 급락 쇼크! 풋 옵션 수혜자가 많아진 듯]

[JK자산운용 김진규 대표, 102억 원 수익을 올린 듯]

[옵션 투자, 투기 위험성 커져]

[JS인베스트먼트 김대호 이사, 마이너스를 플러스로 바꾸는 투자···]

한편, 그런 언론 보도의 와중에도.

이번 사태와 관련된 내 존재를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러나 올 연말이 되면, 아마 세상은 깜짝 놀랄 것이다.

진짜 수익은 내가 보유한 대량의 콜 옵션에서 터져 나오게 될 테니까.

수많은 행사가별 콜 옵션을 아우르는.

내가 가진 물량은 무려 32만 계약에 달하는 괴물급 물량이 아닌가.

<30>

한편, 다음날.

대치동 학원가에서 아침 내내 공부한 뒤.

오후가 되자.

저번에 구매했던 벤츠 세단을 마침내 인도받게 되었다.

그 벤츠를 인도받자마자.

나는 가방을 뒷좌석에 던진 뒤, 학원가에서 나왔고.

그 벤츠를 타고서 잠시 후 한남동 저택에 도착했다.

현재 그곳엔 작업복 차림으로 돌아다니고 있는 사람들이 여럿 보였고.

그중에서 빨간 모자를 쓰고 긴 머리를 한줄기로 묶은 한 여자가 유독 눈에 띄었다.

여하튼 나는 벤츠를 한쪽에 주차한 뒤.

차에서 내리면서도.

계속 그쪽을 쳐다봤는데.

인부들에게 뭔가 지시를 마친 그녀는 갑자기 고개를 돌리며 날 빤히 쳐다봤고.

순간, 웃으며 내 쪽으로 다가왔다.

유진 인테리어, 박유진 사장.

바로 그녀였다.

현재, 작업복 차림이지만.

무척 늘씬한 체격에.

무척 밝은 인상의 그녀는 어느새 내 앞에 섰고.

마지막 정리 중인 인테리어 공사 상황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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