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화 경이로운 투자자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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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속보! 코스피 역대급 하락장 출몰 예정!!!]
[하락장 ㅈㄸ 말 같은 소릴??]
[애들아 코스피 폭등한다 ㅋㅋㅋ 풋쟁이들 한강 가겄네..]
[여긴 왜 ㅂㅅ들 ㅈㄴ 만치?]
[인정. 인정. 지수 개박살 확정!!]
[콜쟁이들 조컸다! 몇 배 먹었냐??]
[6월 16일 시간외 특징주 분석..]
[파생은 심리...]
[긴급!! 형님이 지수하락 써-얼! 풀어준다 (궁금하면 클릭)]
[콜쟁이들 뒤져라!]
[형님들 오늘 미장 어떨까요? 도와주소서... _o_]
[대출받았다가 죽다 살아남..]
[콜쟁이들 개박살!! 패닉셀! 붕괴 직전...]
[아놔 심장 떨려...]
[아르헨티나 몇 대 몇? 16강 가능성 있냐?]
[긴급 찌라시!!! 패닐셀 시작..]
[쪼렙아 기웃거리지 말고 썩 꺼지라고!!]
[한강 갑니다 ㅠ_ㅠ 풋 잡고 다이빙 중;;;]
[보쇼! 빙구 핫바지들! 삽질하지 말고 저축이나 혀어~!]
[풋 잡은 새끼들 손 잘라라..]
[썰! 미X증권 멤버십 플래티넘 다이아 분석...]
[한강유람선 안 타냐? 나는 콜 달고 람보르... 탄다 ㅋㅋㅋ]
[콜 수익 인증!!!! 5월 결산...]
[ㅋㅋㅋ 상반기 수익 개떡상!!!]
[선물 스터디그룹 오픈! 비공개 정보 많음..]
[장이 안 좋아...장이 안 좋아...]
그렇듯 수많은 게시물들이 올라와 있는데.
콜 포지션과 풋 포지션을 각각 잡은 이들이 서로를 헐뜯고 난리였다.
실제, 수많은 개미들이 일확천금을 노리며 이 시장으로 몰려든 시기인데.
그러다 보니 이 게시판은 마치 주식 게시판을 방불케 하는 모습이었다.
‘인기가 정말 폭발적이네.’
선물도 위험하지만, 더 위험한 쪽은 옵션이다.
그러나 옵션 쪽 언급이 상당히 많았고.
하이 리스크 투자에 많은 이들이 목에 메고 있는 듯한 그런 모습이었다.
그 때문에 다소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코스피 지수가 연일 상향 곡선을 타고 있고.
그 때문에 콜 포지션을 잡았던 이들이 제법 달콤한 수익을 맛본 모양인데.
아무리 그 지수 곡선이 평탄한 상향 곡선이라고 해도.
이 시장은 절대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었다.
‘흠, 사람이 진짜 많긴 많은데.’
그러니 2010년도 파생상품 거래량 부분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1위가 될 수밖에 없다.
나는 턱을 이리저리 만지며 좀 더 생각에 잠겼다가.
이내 쓴 미소를 지으며.
이제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
근데 도대체 이건 또 뭘까?
잠시 후, 나는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어느 게시물을 유심히 쳐다봤고.
가볍게 그 게시물을 클릭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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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 미X증권 멤버십 플래티넘 다이아 분석...]
이 시점에서 다들 알고 가자고...
니들 이 멤버십이 진짜 뭔지 모르지?
할인? ㅉㄸ아님.
신분제 시작된 것임!!
스탠다드: 노예
브론즈: 평민
골드: 남작
프리미엄: 백작
플래티넘: 공작
플래티넘 다이아: 왕족
ㅂㅅ들!
브론즈 받고 ㅈㄹ좋지?
수수료 20% 할인?
ㅉㄸ 아냐!!!
니들 플래티넘 다이아에 누가 있는지 알아?
이건 확실한데. 찌라시에도 나왔음.
‘여의도 미꾸라지’ 서장수 옹.
그분도 ‘다이아’라고 함.
근데 다이아 끼리 모여서 ㅈㄹ 의리 다진다던데..
노예들은 언제 거기 들어가나. ㅠ.ㅠ
적어도 출렁출렁, 한강 익사자만 되지 마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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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그 게시물을 읽은 뒤.
나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미래증권의 등급제를 정말 이런 식으로 표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척 노골적인 표현들도 가득했으나.
승자 독식의 파생상품 시장을 정확하게 묘사한 것 같았다.
‘근데 스탠다드? 브론즈?’
그런 등급도 있었나.
내가 몰랐던 등급들.
한편, 더 중요한 것은 바로 플래티넘 다이아 등급에 ‘서장수’라는 사람이 속해 있을 거라는 썰이었다.
‘여의도 미꾸라지’ 서장수 옹.
어느 선물사의 대표였다가.
2010년 기점으로 증권사가 선물업무를 전담하게 되자, 선물사 대표에서 물러났고.
이후 강남 졸부들을 위한 자산운용사를 세웠던 원로급 투자인이다.
일화 중의 하나가 전화를 몇 번 돌리고 나면, 온갖 자금들이 몰려드는데.
그 자금의 규모가 최대 수조 원에 달할 정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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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음 날.
국내 증시가 개장하기 전.
코스피 지수선물 차트와 지수옵션 창 등을 각 모니터에 띄웠고.
다시금 시간을 내서, 각 차트 추이를 꼼꼼하게 분석해 봤다.
특히, 코스피 지수 변화 시기와 옵션 호가 변화 보폭을 꼼꼼히 확인했고.
그 와중에 초당 거래물량변화도 유심히 살펴봤다.
그리고 잠시 뒤.
증시가 드디어 개장되자, 코스피 지수는 1,701.28포인트(-0.2%)를 찍으며 하락 출발했다.
전 거래일 지수 값과 비교한다면 별다른 차이가 없는 보합세였고.
이후, 지수는 별다른 변동세 없이 서서히 상승하더니, 결국 전 거래일 지수 포인트로 복귀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각 행사가별 옵션 호가는 전 거래일과 비교할 때, 뚜렷한 차이가 없었고.
지루한 시세 흐름에 반응하듯 물량 회전율도 지극히 나빠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기이한 변화가 있었다.
‘이상하네. 지금 저 호가에 살 이유가 없을 텐데?’
마치 지루함에 질린 듯, 작은 규모의 옵션 계약은 빗발치듯 일어나고 있었는데.
바로 불나방처럼 뛰어든 개미 투자자들이 소량의 옵션 매수에 열을 올리고 있는 중이었다.
물론, 그들 대다수는 콜 옵션 매수에 집중하고 있었으나.
일부는 무분별하게 풋 옵션 매수에 나서기도 했다.
‘아! 오늘은 날이 아니네.’
결국, 코스피 지수가 보합세로 계속 흐르자, 선물뿐만이 아니라 옵션 호가 역시 별다른 변화가 없었고.
좋은 호가의 물량들이 툭툭 튀어나오지 않으니, 매수 의지도 저절로 사라질 수밖에 없다.
‘결국, 아직 매수 시점이 아니야. 내가 불나방처럼 덤벼들 이유도 없고.’
나는 여러 요건들을 다시 확인했고.
잠시 뒤로 물러서기로 결정했다.
‘아아, 그냥 학원이나 갈걸.’
국내 증시투자는 밤이 아니라 낮에 진행되다 보니, 이런 식의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현시점에선 모바일 앱을 이용한 투자를 할 수가 없는 그런 상황이었다.
그러고 보면, 불과 며칠 전에야 갤럭시 S가 출시되지 않았나.
‘에휴, 스마트폰이나 우선 개통해 두자.’
나는 얼른 주변 정리를 마친 뒤.
수능 책들이 가득 든 백팩을 등에 메고서 드디어 밖으로 나왔다.
현재, 날씨는 무더웠고.
손목시계로 시간을 확인한 뒤.
잠시 후, 나는 곧장 택시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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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우웅! 갑자기 진동하는 휴대폰.
순간, 나는 흠칫 놀라며 주머니를 만졌다.
어느덧 저녁 6시.
시간이 흘러, 대치동 학원가에서 수능 강의를 오후 내내 들은 뒤.
학원가에서 나오던 나는 인근 분식집 앞에 이르러 내 휴대폰을 꺼내 확인해 봤다.
점심 무렵, 대치동 어느 텔레콤 지점에서 개통했던 갤럭시 S폰.
나는 바로 그 폰을 꺼내 든 것인데.
그게 스마트폰이긴 하지만, 아직 촌스러운 폰의 모습이었다.
그 폰을 들고서 잠시 화면을 쳐다보던 중.
의아해하면서 바로 통화버튼을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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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여보세요?”
내가 외치자, 이때 차분한 상대방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녕하세요? 고객님, 미래증권 선물 영업3팀 박현주입니다.”
박현주?
좀 전, 발신자 번호가 그렇게 찍혀 있어.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좀 뜻밖이었다.
어제 명함을 받자마자 연락처를 기존 휴대폰에 저장해두길 잘한 것 같은데.
그 휴대폰 전화 정보는 고스란히 갤럭시 S폰에 넘어온 상태다.
“말씀하세요. 무슨 일이죠?”
“아, 고객님! 저녁 시간인데 너무 늦게 전화 드려서 죄송합니다.”
“아뇨, 괜찮습니다. 무슨 일이죠?”
“멤버십카드 관련하여 알려드릴 사항도 있고, 전달 관련하여 약속을 좀 잡고 싶어서 연락 드리게 됐습니다.”
“멤버십? 아, 그 카드요?”
“네. 플래티넘 다이아 카드 발급 건은 대표이사님 결재가 났습니다.”
“그래서요?”
“좀 전에 카드 제작 주문이 들어갔는데. 금방 완료될 겁니다. 그래서 등급 혜택은 지금 즉시 유효합니다.”
즉, 카드 발급과 동시에 플래티넘 다이아 등급 혜택이 유효하다는 설명이었다.
그래서 향후 1년간 내 선물옵션거래의 수수료는 0원이 된다.
이 액수가 상당할 텐데.
“···그래서 혹시 자택 주소를 알려주신다면, 제가 직접 카드를 들고 방문하겠습니다. 카드 관련하여 직접 설명해 드릴 것들도 있고. 그래서 약속 시각도 알려주신다면, 그 시각에 맞춰 제가 직접 찾아뵙겠습니다.”
“아아, 집에요?”
“혹시 불편하시다면, 다른 장소를 말씀해주세요. 물론, 편안하신 시간대도 말씀해주시면, 언제든 그 시간에 맞춰 방문하겠습니다.”
“하하, 일 처리가 확실히 빠르네요?”
“어, 그렇게 생각해 주신다면,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럼 내일 어때요? 내일 오후 3시? 한 10분 정도 여유가 있습니다.”
“네. 제가 시간 맞추겠습니다.”
“그럼, 제가 약속 시간과 장소를 다시 문자로 드릴게요.”
그러고는 전화를 끊었는데.
박현주 사원은 끝까지 아주 예의 바르게 응대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 날.
대치동 어느 아담한 카페.
학원가에서 가까운 그곳에 부랴부랴 도착했을 때.
박현주 사원은 그곳에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한편, 내가 카페에 들어서자, 그녀는 바로 일어섰고.
현재, 새하얀 반팔 블라우스에 검정 투피스 오피스룩을 하고 있는 그런 모습이었다.
박현주는 먼저 인사했고, 나도 바로 인사했다.
그러고는 우리는 서로 마주 보며 앉았는데.
잠시 후, 그녀는 반질반질 빛나는 하얀 서류를 꺼내 나한테 조심스럽게 내밀었다.
“열어보시면, 멤버십카드와 함께 각종 혜택에 대한 설명서가 들어있습니다. 설명서는 나중에 읽어보시고, 시간이 없으실 테니까 제가 간단히 설명해 드릴게요.”
그러면서 설명이 이어졌는데.
플래티넘 다이아 등급 혜택과 별도로 멤버십카드 혜택이 따로 있었다.
그렇다고 그게 뭐 아주 거창한 것은 아니다.
다이아 멤버십 회원들을 일 년에 두 번 정도 회사 VIP 워크샵에 초대한다는 것.
그러나 정확하게 그게 뭔지 알 수가 없어 나는 다시 그 내용을 물어봤다.
“고객님. 그럼, 이렇게 생각하시면 될 겁니다. 다이아 멤버십 회원들을 저희 회사에선 파트너로서 생각하고서 그만큼 높게 대우한다는 의미입니다.”
“아아, 근데 저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게 대체 뭐죠?”
내가 그렇듯 난감해하자, 그녀는 뭔가 좋은 생각이 떠오른 듯 짧은 탄성을 냈다.
“네! 그럼, 좀 더 쉽게 말씀드릴게요. 사실, 저도 가보질 않아서 잘 모르지만, 일종의 사교모임, 그 정도 선에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은데. 저희 팀장님한테서 그런 비슷한 이야길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 바로 그거였다.
나도 모르게 테이블을 탕! 칠 뻔하다가 나는 간신히 참아냈다.
그러고 보니, 설마 이게 어제 동호회 게시판에서 봤던 그 내용일까.
다이아들끼리 서로 의리를 다진다는 표현.
미래증권을 매개로 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은 있으나. 각자가 대단한 투자를 하고 있고.
투자를 통해 성공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대체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내가 아는 사람들이 그곳에 있는지도 무척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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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그렇게 멤버십카드를 건네 받은 뒤.
그로부터 시간은 아주 빠르게 흘러갔는데···.
대략 1, 2주의 시간이 순식간에 흘러갔고.
그사이 코스피 지수 콜옵션 매수를 위한 눈치싸움이 꽤 지루하게 이어졌다.
[코스피·코스닥 4거래일 연속 상승! 외국인 연속 순매수 행진!]
[증권사 랩어카운트 자금 유입 가속화!]
[글로벌 유동성 증가세, 외인 매수 지속···]
[한국 경제 펀더멘털 개선 가속화···]
[선물옵션 투자 열기!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까]
그 와중에 나는 계속 인내하며 참았는데.
그러던 중, 개미 투자자들의 간을 철렁 내려앉게 하는 코스피 하락장이 외인 매도세와 더불어 갑자기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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