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거물이 되어버린 투자자-30화 (30/138)

30화 경이로운 투자자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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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코스피 지수.

2010년 1월 4일, 1,696포인트를 찍은 이후, 소폭 하락이 중간중간 나타나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우상향을 보이는 지수 상승의 장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 장이 마감된 코스피 지수는 1,705포인트.

이 지수는 꾸준하게 상승하여 연말이 되면, 드디어 2007년 7월에 찍었던 2,000포인트 선을 회복하게 된다.

이것은 2007년, 2008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전의 모습으로 증시가 귀환한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실제, 2008년 3월, 코스피 지수는 1,574포인트까지 추락하며 이 사태의 직격탄을 받았고.

이때 시장의 엄청난 동요가 발생했다.

그런데 의외로 당시의 그 파장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증권사, 일간지 등이 일제히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면서 시장은 주춤했고.

선동이나 다름없는, 패닉 바이(panic buy) 현상까지 출몰하면서.

증시는 V자 반등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결과적으로 고점 1,888포인트를 찍었다.

그러나 그 죽음의 랠리가 끝난 게 아니었다.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촉발됐고.

지수는 끊임없이 추락했다.

2008년 10월, 코스피 지수는 장중 최저점 938포인트를 찍게 되는데.

그 절망감 속에서 다시 반전이 일어났다.

결국, 역사적으로 보면, 위기와 절망에 대한 해답은 바로 ‘시간’이다.

‘그래. 시간이 약이지. 충분한 시간만 지나면, 결국 다시 돌아오게 되니까.’

결국, 시간이 지나면, 뭐든지 다시 복귀한다.

복귀하지 못한 종목이 있다면, 그 종목은 그 구조상 탄탄하지 못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무너진 차트 모습 자체가 원래의 모습이라는 것.

그러나 강한 종목들은 언제든 원점으로 복귀하게 된다.

‘그럼, 이번 투자를 코스피 지수 쪽으로 해볼까?’

그래서 나는 그 새로운 종목 투자를 결정한 뒤, 코스피 지수 추이를 유심히 살피면서 현황 파악부터 진행했다.

특히, 지난 몇 달간의 거래량과 패턴을 꼼꼼하게 추적해 봤는데.

이때, 뭔가 묘한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 이거 봐라. 소형 계약 건수들이 상당히 많아.’

단순히 프로그램 매매 때문에 발생한 것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소형 계약 건수들이 눈에 띄게 많았다.

다시 말해서 투자자 숫자가 많아졌다는 말일까.

소형 투자를 하는 투자자들의 진입.

아!

그거다!

개미들!

바로 이런 파생시장 쪽에 개미들이 진입한 것이다.

갑자기 광풍처럼 불어닥친 파생상품 투자 열기.

2009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인해 선물옵션 투자 접근이 비교적 쉬워졌는데.

시간이 갈수록, 개미들의 접근이 많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었다.

일확천금을 꿈꾸되.

수익률 보폭이 엄청나게 큰 파생상품 쪽으로 개미들이 일제히 몰려들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 시기, 우리나라 파생상품 거래량은 비약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런 개미 투자자들이 몰리면 기관 투자자, 외인 투자자들도 자연스럽게 몰리게 되고.

결과적으로 2010년, 2011년, 국내 파생상품 거래량은 압도적인 세계 1위가 된다.

‘근데, 확실히 다르긴 다르네. 주가지수 옵션 투자가 거침이 없어. 원 패턴도 아니고 패턴 자체가 복잡하고.’

물론, 대다수 투자자들은 코스피 지수 콜옵션 쪽에 집중하고 있으나.

이 와중에 겁도 없이 풋옵션까지 건드리는 투자자들도 있었다.

그렇듯 전방위적인 투자 패턴을 보이다 보니.

지수가 등락할 때마다 대형 쓰나미급 매수와 매도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그런 구조가 된 것 같았다.

‘근데, 일부는 아직 이쪽 바닥을 잘 몰라서 그러는 것 같은데···. 소액 투자자들한텐 매도 포지션이 절대 쉽지 않을 텐데.’

그럼에도 이런 옵션 매도 포지션을 과감히 선택하는 개미들도 있는 것 같다.

이 포지션은 혹시라도 잘못되면 바로 한강행이다.

그래서 걱정도 됐으나.

이내 걱정을 털어냈다.

투자 현장은 어쩔 수 없이 냉정할 수밖에 없는 거고.

이것도 경쟁이고.

또한, 치열한 전쟁이다.

물러서는 순간, 내 돈이 쭉쭉 빨려 나가고.

투쟁하는 순간, 나한테 거대한 돈이 몰려든다.

‘그래서 진짜 폭풍 같다고 해야겠네. 완전 투기판처럼. 음, 그래서 개미도 그렇고, 기관도 그렇고, 외인도 그렇고, 이젠 다 몰릴 수밖에 없어.’

그러다 보니, 실제 2010년 11월, 한국증시에 대단한 쇼크가 터지게 된다.

바로 코스피 지수 옵션 쇼크!

정규장 마감 시간을 앞두고서, 보합세에 가깝던 코스피 지수는 갑자기 90도에 가깝게 수직 폭락한다.

그런데 이 사건은 일반 거래 시간이 아니라, 마감 동시호가 시간(오후 2시 50분에서 3시 정각, 2010년 기준)에 발생했다.

그 원인은, 외인들이 풋옵션 대량 매수와 콜옵션 대량 매도, 그리고 대량의 지수선물 매도를 진행하면서, 코스피 지수에 큰 쇼크를 주면서 발생한 것이다.

실제, 동시호가 시간 중, 지수는 갑자기 2.5%에 가까운 폭락이 발생한다.

이때, 풋옵션 매수 포지션을 잡았던 개미들은 최대 500배의 풋옵션 수익이 터졌고.

풋옵션 매도 포지션을 잡았던 개미들은 피해를 복구할 수 없는 상황까지 직면하게 된다.

그런데 그 사건의 원인은 다소 황당하다.

도이치증권 등 외인들이 개입된 시세 조종!

선물 매도를 일제히 쏟아내면서, 자신들은 동시호가 시간대에 풋옵션들을 일제히 매수했던 것이다.

특이점은 이 사건 발생 이후, 주요 용의자들이 모두 사라졌는데.

도주한 그들을 결국 한국 법정에 세우지 못했고.

그저 도이치증권에 대한 10억 원 제재금 부과로 그 사건은 거의 종결된다.

‘결국, 이 시장이 점점 포화 상태가 되니까 그런 일도 터지는 거야.’

단번에 시장이 반응할 수 있을 정도로 파생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 시장 역시 절대 무시할 수가 없다.

시장이 급격하게 위태로워지면.

더 많은 투자자들이 몰려들 거고.

그 규모는 절대 무시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현재 코스피 지수 포인트는 1,705포인트!

연말 목표 2,000포인트 선을 타깃으로 해서 투자한다면, 확실히 기댓값이 커지게 된다.

‘그럼, 연말 코스피 지수 2천 포인트 돌파를 가정해 보자. 얼마나 기대할 수 있을까.’

우선, 대략 17%가량의 코스피 지수 상승효과를 볼 수 있고.

이때, 엄청난 수익을 예상할 수 있다.

선물과 옵션 투자는 단순 17% 수익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

수십 배, 수백 배, 수천 배 이득으로 바꿀 수 있는 게 바로 파생상품 시장의 특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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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현재의 나스닥지수 상황은? 또 어떨까?’

혹시 몰라 다른 상황도 확인해 봤다.

그래서 해외 지수 차트와 지수선물 차트 등을 띄우며 현재 상황을 확인해 봤다.

그런데 현시점, 미국증시 지수 변화는 지난번 다우존스지수 추이 때도 봤지만, 계속 회복세가 진행되고 있다.

2009년 3월, 최저점, 장중 1,265포인트까지 추락했던 나스닥 종합지수.

이 지수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고.

최근에 2,500포인트대의 고점을 찍은 상태다.

그러나 고점이 있으면 다시 하락하는 법.

현재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2,305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즉, 여기도 부분부분 랠리가 발생하고 있는데.

‘그래서 물량 회전율이 나쁘지 않아.’

결국, 어디를 가든, 지금은 상당한 이익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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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닥! 탁! 탁! 탁!

잠시 후, 작은 소리를 내며 빠르게 키보드를 두드리며 전략을 짰고.

내일 코스피 장이 열리면, 콜옵션 매수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기한은 최소 6개월.

그리고 코스피 지수 2,000선을 타깃하기로 결정했다.

그로부터 잠시 뒤.

옵션 매수 계획 수립이 끝나자.

잠시 시간을 내서, 코스피200지수 동호회 사이트로 들어갔다.

투자자들의 동향을 조용히 살펴볼 목적.

그런데 그 사이트 게시판에선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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