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두번째 투자 성공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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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이거 좀 봐!”
청주 주식쟁이 윤창섭은 고함을 지르며 손짓했다.
“나이스! 터졌어! 터졌어!”
“뭐가 터져?”
의아해하며 다가오는 강상호.
그는 윤창섭의 모니터를 빤히 쳐다보다가 이내 눈이 커졌다.
호가창이 지금 미친 듯이 날뛰고 있다.
엄청난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그만큼 엄청난 매수세가 폭발한다.
쏟아지고 먹히고.
비약적으로 급증하는 거래량.
물러섬이 전혀 없는 주가는 통! 통! 통! 뛰어서 계단을 오르는 게 아니라.
수면 위를 비상하는 날치처럼 호가 계단을 휙휙 날아다니고 있다.
엄청난 매물이 몰려있던 3,500원(+3.2%)대.
그 박스권 매물조차 눈 녹듯이 사라졌고.
주가는 곧장 3,530원을 넘어서더니
이제 3,600원으로 향해 미친 듯이 치솟고 있다.
“이야, 이거 거래량이 엄청난데.”
“봐! 이거 정말 야물딱지게 보이지? 큰 거야. 큰 거!”
환하게 웃는 윤창섭.
그는 두꺼운 안경을 고쳐 쓰며 모니터를 더 집중해서 쳐다봤다.
“···외인, 기관, 양쪽에서 미친 듯이 사재끼고 있어. 이것 봐! 개미들까지 미친 듯이 덤벼들고 있어.”
모두가 호가창의 매물을 사려고 난리다.
“야! 넌 포지션이 뭐냐?”
“평균 3,356원, 6만 주.”
“평균 매수가는 으음 괜찮은데, 6만 주? 도대체 그게 뭐냐?”
“누가 알았냐? 갑자기 틀어서 튀어 오르는데···.”
그런데 이미 폭주는 시작되었다.
바닥까지 짓눌렸던 지렁이가 이무기가 되어 날개를 뻗고 날아오르려고 하고 있다.
용이 되려고 하는 지렁이.
그리고 활짝 뻗은 날갯짓에 거대한 박스권 매물대가 속절없이 깨지고 있다.
“와! 거래량 폭발이다! 힘도 세고!”
특히, 거래 체결 창.
매매 체결된 주식 숫자 데이터가 마치 폭포수처럼 흘러내리고 있다.
마치 시뻘건 비가 되어 우수수 쏟아지고 있다.
“상한가는 얼마냐?”
“3,895원.”
“아! 아직은 멀었네.”
현재, 3,600원을 돌파한 주가는 3,640원을 순식간에 지나쳤고.
이제 3,700원으로 향해 달려가고 있다.
“상호야! 상 칠 거 같지?”
“매수세가 살벌한 거 보니까 확률은 높아. 내 생각엔.”
“내 생각은 무조건 상이다! 대영반도체 주가가 너무 낮았어.”
“그럼 최소 3연상?”
“야! 3연상은 무슨? 최소 7연상은 가야지.”
“무슨 7연상? 소재가 그렇게 세?”
한편, 3,700원을 찍은 주가는 다시 급상승했다.
상방 호가마다 엄청난 매물량이 있음에도 주가는 아랑곳없이 상승하고 있었고.
실제 이런 화력이라면 상한가는 따 놓은 듯한 모습이었다.
특히, 고작 15% 지점이 상한가가 아닌가.
어려운 일도 아니지 않은가.
“이제 확실히 갈 거 같지?”
“야, 어그리(agree)한다. 어그리! 벌써 3,850원이니까 곧 안착하겠네.”
3,850원.
+13.57% 지점.
바닥에서 점프하며 날아올랐고.
상한가 15%(2009년 기준) 지점인 3,895원을 바로 코앞에 두게 되었다.
“야! 창섭아.”
“왜?”
“근데, 좀 더 넣는 건 어때?”
“뭘?”
“졸라 매수세 죽이잖아.”
“그래서?”
“이런 건 좀 더 따라붙는 게 낫지 않을까?”
“여긴 위험 구간인데.”
“너 알아서 해. 그냥 내 생각이 그렇다고.”
“으음. 나도 좀 아쉽긴 한데···.”
타닥. 타닥. 탁!
잠시 생각하다가, 바로 뭔가 키보드를 두드리더니 바로 엔터를 치고 주문을 던지는 윤창섭.
[매수 주문이 체결되었습니다!]
“했냐?”
“어.”
“얼마나?”
“3,855원, 2만 주!”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두 사람은 갑자기 놀란 듯 모니터를 빤히 쳐다봤다.
찰나, 3,865원을 넘어선 주가.
3,810원대에서부터 3,860원까지 각 호가에 몰려있던 박스권 매물들을 소화하며 상승한 터라.
그 상승 동력 자체가 엄청난데.
잠시 잠잠하던 기관들이 갑자기 달라붙었다.
강력한 매수세다.
그 덕분에 호가가 주르르 올라갔고.
마침내 3,895원의 고지를 터치하고 있었다.
“이야아! 상한가 가는 갑다.”
그런데 문제는 현실로 다가온 상한가의 모습이 무척 아찔하다.
어느새 늘어나 무려 4백만 주에 달하는 대량 물량이 떡하니 버티고 있다.
최종 보스.
즉, 최종 보스나 다름없는 골리앗의 존재감은 무척 위압적인데.
그 때문에 상한가의 관문이 철통같이 닫힌 상태다.
그러자 사람들은 일제히 합심하기 시작했다.
각자 주문을 던지며 뛰어들었고.
골리앗의 매물을 갉아먹기 시작했다.
잔여량, 4,450,539주.
4,216,501주.
3,988,113주.
3,609,546주.
3,411,008주.
2,715,231주.
“우와, 세다. 세!”
갈수록 상한가 물량은 빠르게 줄어들고 있었고.
매수세의 기세는 꺾이지 않고 갈수록 사나워지고 있었다.
그렇듯 상한가 공성전이 발생하게 되면, 언제나 심장은 크게 뛰게 된다.
흥분한 윤창섭.
그 역시 심장이 쿵쿵 뛰었다.
놀란 상호가 이때 갑자기 자기 자리로 뛰어가는 모습을 봤지만, 그는 모른 척했다.
상호가 지금 뭔가를 깨닫고서 상따를 하든 말든 지금 상황에선 상관없다.
무사히 상한가에 안착하는 순간, 이번 투자로 자신은 최소 3천만 원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다.
수많은 포트폴리오 종목들 중에서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종목.
그런 종목의 반전이라 더욱더 흥미로웠고.
그래서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계속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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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시 33분 36초.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고.
나는 한 번씩 초시계를 쳐다보면서 또한 차트도 쳐다봤다.
그리고 내가 보유한 주식 물량도 확인했다.
1차 평균 매수가, 3,463원. 매수 수량, 30,000주(미수거래).
2차 평균 매수가, 3,673원. 매수 수량, 30,000주(미수거래).
특히, 아까 차트상, 주가가 3,700원 고지를 찍는 순간, 어마어마한 하방 압박이 호가창에 나타났으나.
그걸 뚫고서 주가가 치솟는 순간, 나는 일시적 주가 하락 지점에서 즉시 2차 매수를 감행했다.
2차 평균 매수가, 3,673원. 매수 수량, 30,000주.
그 결과, 평균 매수가 3,568원, 매수 수량, 60,000주가 되었다.
현재, 나는 심장이 졸깃졸깃해서 기분이 무척 좋았다.
이 투자는 미수 거래, 외상거래이기 때문에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투자지만.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상한가 공략이 시작되자.
투자자들은 마치 한 몸이 된 듯 전력을 다해 몰아붙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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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가 잔여량, 2,715,152주.
2,553,133주.
2,359,190주.
2,090,793주.
현재, 모두가 달려들어 상한가 매물을 잡아먹고 있는 중이고.
한 번씩 수십만 주를 먹어치우는 투자자들도 나타났다.
1,993,198주.
1,893,413주.
1,693,513주.
1,401,195주.
1,183,089주.
그렇게 잔여량을 먹어 치우며 상한가 공략이 이어지던 중.
어느덧 백만 주가량의 잔여량이 남겨졌을 때.
이상징후가 갑자기 나타났다.
1,020,055주.
그게 빠르게 되감기듯.
숫자가 미친 듯이 줄어들었고.
단숨에 0을 찍고 있다.
대략 0.7초 만에 벌어진 일이다.
그러자 차트가 놀란 듯, 대략 1.5초간 모든 거래가 정지하는 듯하다가.
이때, 새로운 100만 주가량의 매물이 다시 그 위치에 나타났다.
1,000,000주.
그러자 다시 매물이 쌓이며, 100만 주는 빠르게 불어났다.
잔여량, 1,031,532주.
1,213,903주.
1,325,844주.
1,448,096주.
1,503,933주.
1,719,662주.
1,939,220주.
2,263,300주.
오후 1시 42분 46초.
상한가에 자리 잡은 매물은 그렇게 거대해졌고.
그리고 바로 그때.
알 수 없는 누군가가 이런 밀당 자체가 싫은 듯.
2,263,300주에 대한 빠른 되감기를 다시 펼치기 시작했다.
엄청난 속도로 거래는 체결되었고.
매물량은 급속도로 사라지고 있었고.
그렇게 이번 투자의 피날레가 시작되고 있었다.
근데, 이거 물갈이 종목이었나?
나는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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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시발, 저거 뭐야! 김 과장!”
“겁을 줬는데도 개새끼가 받아 처먹는데 제가 어떡합니까!”
“혹시 호재가 더 있나? 태경그룹에서 확실히 뭔가 밀어주는 게 있을까? 박 상무는 그런 게 전혀 없다고 했어! 4분기 매출도 적자가 날 거라고 했고···.”
“이사님, 도대체 어떻게 할 건지 빨리 결정해 주세요!”
“시발!”
“이사님! 3,700원 피뢰침도 나가리됐습니다. 터트리는 순간, 받고 계속 올라오는데. 이사님! 물량 저대로 두면 쫄쫄 다 빨립니다. 손 털 건가요?”
“시발! 기다려! 사장님한테 전화해 볼 테니까. 야! 야! 아냐! 아냐! 빨리 빼! 빨리 빼! 무조건 빼!”
“진짜 뺍니까?”
“빼라고 새꺄! 물량 75% 소진했으면 할 만큼 다 했어. 사장님 지시대로 다 한 거고. 무조건 빼!”
“근데 이거 물갈이 아닙니까?”
“물갈이?”
“다른 놈들이 뭘 먹겠다고 들어온 건데, 우리가 계속 싸울 겁니까? 우린 여기서 많이 우려먹었는데.”
“시발! 그래서 나가자고?”
“설거지 타임에 끼어드는 새끼들인데, 욕심부리면 젓됩니다! 우린 수익만 벌써 100억 원이 넘지 않습니까?”
“야! 아가리 닥쳐! 아이씨!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으셔? 아, 아, 네! 사장님! 다 끝난 게 아니라, 누가 끼어든 것 같습니다. 네! 바로 마무리를 하려고 했는데··· 차트 보시면··· 그럼 저번처럼 진행해 볼까요? 사장님! 대영반도체 박 상무와 통화했는데 잘 모른다고 하고···. 그럼 어쨌든 제가 다시 박 상무를 만나고 오겠습니다··· 아, 그리고 지금 상한가에 들어갔습니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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