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여름방학을 기념해 계곡으로 놀러 간 재영.
한창 잘 놀던 중 한 친구가 보이지 않자
물에 빠졌다 생각해 곧바로 그를 구하기 위해 물속으로 뛰어든다.
그렇게 칠흑의 바닷속으로 빠져들던 재영이
이렇게 죽는 건가 생각한 그때,
커다란 그림자가 머리 위를 덮쳤다.
그리곤 입술을 스치는 말랑한 감촉.
‘이게 무슨……’
꿈이라기에는 너무 선명한 감각에
제 앞에 있는 탄탄한 가슴을 힘껏 밀어보지만
평범한 인간에 불과한 재영이 최상급 에스퍼인
사헌을 힘으로 밀어낼 수 있을 리가.
필사적인 재영을 두고서
사헌은 신기한 거라도 발견한 듯
반짝이는 눈으로 그를 훑었다.
“키스 처음 해?”
“이, 이거 인공호흡…….”
“누가 인공호흡하면서 혀를 써.”
사헌이 재영을 한심하다는 듯 쳐다봤다. 처음부터 목적이 그냥 키스였던 것이다.
짜증스러운 그의 말에 재영의 얼굴이 울 듯이 일그러졌다.
“저, 저한테 왜 이러세요.”
첫키스를 얼렁뚱땅 당해 버린 것도 억울한데,
먼저 덮친 상대가 숨 못 쉰다고 혼까지 내니 서러워진 재영에게
사헌은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한다.
“네가 내 거니까.”
“네? 언제부터요? 아니, 왜요? 저는... 우리 엄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