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군주의 게임-1화 (프롤로그) (1/257)

프롤로그

‘죽겠다.’

피곤함이 극에 달한 남자는 침침한 눈으로 모니터 속의 설계도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름 박문수.

유명한 암행어사하고는 아무 상관없지만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을 귀찮게 바꾸고 싶지는 않아서 그냥 살아온 남자였다.

평범하게 공부하고 평범하게 대학에 나와서, 평범하게 학자금 대출을 짊어진 채로 평범하게 눈높이를 낮추고 낮춰서 자기 전공과는 크게 상관없는 토목 설계 회사에 들어갔다.

그리고는 본격적인 헬조선 라이프를 시작되었다.

야근 야근 야근 야근 야근….

무한의 야근 루프 속에서 저녁이 있는 삶은 판타지로 변해 버린 지 오래였다.

사회는 사회 초년생에게 노오오오오오력을 요구했고 그게 당연한 거라고 주장했다.

회사를 그만두려는 생각은 수도 없이 했지만 학자금 대출을 생각하면 차마 그럴 수도 없었다.

그렇게 입사 3년차가 되었다.

그리고….

‘어? 모니터가 왜 휘어지지?’

눈앞의 시야가 흐릿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자신의 몸을 가눌 수 없다고 느끼자 세상이 기울었다.

털썩!

“박 대리! 박 대리!”

“구급차 불러!”

사람들이 주변에서 소란스럽게 외치는 소리를 듣고 나서야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아… 나 쓰러졌구나.’

그리고 그걸 자각하자 든 다음 생각이….

‘석 달 만에 쉴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었다.

이 지독한 회사라고 해도 설마 쓰러진 사람을 또 부려먹지는 않겠지.

그렇게 행복한 상상을 하며 희미한 미소와 함께 박문수는 눈을 감았다.

진짜 좀 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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