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6화
길을 가로막던 숲을 무사히 지났지만, 숲을 나오고 나서도 끊겼던 길이 다시 나타나지는 않았다. 숲 다음에 이어지는 것은 산이었다.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이랄까, 발 디딜 곳을 찾기도 힘들었던 숲과는 달리 이어지는 산길은 경사를 제외하면 이동하는 데 큰 불편함은 없었다.
끼-이이익!
지친 말들을 쉬게 할 겸 경사가 완만해지는 산등성이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던 중. 날카로운 울음소리가 저 멀리, 높은 곳에서 들려왔다.
“새?”
하늘에서 들려왔으니 새가 낸 소리일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러면서도 확신하지는 못한 이유. 그것은 저 멀고 높은 하늘에 보인 형체들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이렇게 먼 곳에서도 크다고 느껴질 정도라면 대체 어느 정도의 크기란 말인가. 저것이 정말 새인가? 그럴 리 없다. 저것은 괴물이며, 만약 저것이 새라고 한다면 그건 평범한 새가 아닌 괴조라 불러야 하리라.
그런데 그런 괴조가 한둘이 아니었다. 당장 눈에 보이는 것만 해도 얼추 수십이 넘는 것 같았다. 하나만 해도 위압감이 느껴지는 거뭇한 형체가 수십씩이나 날아다니고 있으니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알면서도 절로 몸이 움츠러들었다.
“일어나라.”
이곳은 어디인가. 앞으로는 또 무엇을 보게 되고, 어떤 적과 싸우게 될 것인가. 휴식을 취했음에도 도리어 무거워진 몸을 이끌고, 그들은 움직였다.
* * *
저 멀리 보이기 시작한 솔롬의 성벽.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모두가 눈을 찌푸렸다. 조금이라도 더 선명하게 보고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성벽과 성문은 무사한지, 성벽 위를 병사들이 지키고 서 있는지. 크렘보르의 깃발은 꺾이지 않았는지.
눈을 좁혀 뜨며 조심스러워진 병사들과 달리, 군터는 곧장 솔롬의 성벽을 향해 나아갔다. 병사들과 달리, 그는 솔롬이 무사하다는 것을 진즉 확인한 터라 거칠 것이 없었다. 적어도 겉으로 보이는 것만 놓고 보면 솔롬은 그가 떠나올 때와 달라진 점이 없었다.
“장군?”
“장군께서 돌아오셨다! 성문을 열어!”
성문을 열라고 외칠 필요도 없었다. 성벽 위에서 보초를 서고 있던 눈 밝은 병사 몇몇이 군터를 알아보자마자 다급히 성문을 열었다.
[실망스럽군. 껍데기만 보고서 이렇게 호들갑을 떨어대다니. 최소한의 확인도 하지 않는 건가.]
이가로프에게 육신이 있었다면 그는 분명 혀를 차고 있었을 것이다. 군터는 이가로프의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병사들의 상태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그 역시 마찬가지였으나 지금은 그런 것 따위를 신경 쓸 때가 아니었다.
[아직 휩쓸리지 않은 것 같은데. 이상하군.]
이가로프가 솔롬에 온 것은(비록 그는 영혼만 영혼 감옥 안에 머물고 있을 뿐이지만) 처음이었다. 그러나 그런 그가 보기에도 솔롬은 상당히 번듯한 군사 도시 같았다. 여기까지 오면서 봐온 것처럼, 이 정도로 규모 있는 도시라면 이 난리 속에서 어떤 식으로든 휩쓸릴 수밖에 없다.
그런데 솔롬은,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했다. 너무 멀쩡해서 도리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장군.”
소식을 접하고 우르르 몰려온 인파 가운데, 군터의 시선이 한 사람에게 향했다. 마지막으로 봤을 때보다 눈에 띄게 흰머리가 늘어난 것 같은 모페이브였다.
“어찌 된 일인가?”
지위에 따라 길게 늘어섰던 관리들이 무안해질 만큼, 군터는 그들에게는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이 짤막한 한마디는, 그들에게 마치 이곳에 단 두 사람만이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보리스 공자님이 실종되었습니다.”
“…….”
“끝내 그분을 만류하지 못했습니다. 이 부족한 몸이,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했습니다.”
“조금 더 자세하게 들어야겠군.”
보리스가 실종됐다는 대목에서 군터는 잠깐 멈칫했다. 하지만 곧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모습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런 그의 뒤를 모페이브와 나머지가 조용히 따랐다.
주인이 돌아왔건만 도시에는 정적이 흘렀다. 누구도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거리를 오가는 시민들, 심지어는 지나가는 바람에도 까르르 웃어대는 아이들조차.
* * *
“재난의 징조는 이곳에서도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하늘에 낀 먹구름이 몇 날 며칠 동안이나 개지 않았지요. 그렇게 불길한 밤이 며칠씩 이어지자 나서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비가 내리지 않는데 천둥소리가 계속 들려왔다고 했다. 듣도 보도 못한 기현상에 시민들은 처음에는 신전을 찾아가며 두려움을 달랬다. 하지만 이후에도 여전히 어두운 하늘에서 울려 퍼지는 굉음은 그칠 기미가 없었다. 그에 원래도 그리 깊지 않았던 신앙심이 흔들리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도시 전체가 두려움에 잡아먹힐 지경에 이르자, 더는 참을 수 없었던 보리스가 직접 나섰다. 그는 모페이브를 비롯한 주위 사람들의 만류도 뿌리치고 일단의 병력과 함께 탐색에 나섰다. 목표는 뇌운이 유난히 짙게 깔린 한 산봉우리였다.
“그리고 소식이 끊어졌습니다. 기이하게도 그 직후에 하늘이 개고, 뇌성 역시 그쳤다는 겁니다.”
“…….”
“소식이 끊긴 직후부터 공자님을 찾기 위해 몇 번이나 수색대를 보냈습니다. 하지만…돌아온 이들은 없었습니다.”
군터는 모페이브의 이야기를 듣고서 생각에 잠겼다.
솔롬에 돌아오면서 특별히 이상한 징후 같은 것은 느끼지 못했다. 보리스가 실종되면서 솔롬 근방에 드리웠던 이상 현상도 함께 사라진 것인가? 보리스가 이상 현상의 원흉을 찾아 해결했다고 하면 설명은 되지만, 그렇다면 왜 녀석은 돌아오지 못했는가. 또한 녀석을 수색하기 위해 떠난 병사들은 왜 덩달아 실종됐는가?
“그럼 다른 문제는 없는 건가?”
“예?”
이해하지 못했다는 듯 눈만 깜빡이는 모페이브의 표정이 대답이었다. 군터는 아직 온기도 돌지 않는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어딘가.”
“멀지 않습니다. 제가 모시겠습니다.”
“…….”
못 본 기간이 그리 길지 않은데, 혼자서 몇 배는 시간을 더 보낸 것 같은 모페이브였다. 그는 이제 겉모습만 보면 중늙은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였다. 거기다 근래에 마음고생을 심하게 해서인지 환자처럼 핼쑥해 보였다.
“원한다면.”
초췌한 얼굴에 안도의 빛이 떠올랐다.
* * *
이름 없는 자그마한 산이었다. 봉우리가 주변의 다른 산들보다 조금 더 높다는 점 외에는 전혀 특별할 것 없는. 그래서 이름 하나 붙지 않은 야산이었다.
솔롬에서 남쪽으로 이틀 거리. 말을 타고 길을 재촉한다면 하루 안쪽으로 넉넉하게 닿을 수 있는 이 야산은 전날 천둥소리가 그치지 않았다는 말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짙은 고요함에 휩싸여 있었다.
“저곳입니다.”
멀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지척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이 정도 거리에서 그런 기현상이 일어났는데도 며칠 동안 성벽 뒤에 틀어박혀 있었다니.
[겁쟁이들. 장군, 그대의 아들만이 유일하게 용기 있는 사내였던 모양이야. 참다 참다 못해 뛰쳐 나왔겠군.]
이가로프는 망국의 왕자로서 마지막까지 강대한 적에게 대항했던 전사. 때문인지 그의 말에서는 겁쟁이에 대한 짙은 혐오가 묻어났다.
[신중함이라는 표현은 사치지. 겁쟁이들일 뿐이다. 겁쟁이들이 자신들의 비겁함을 신중함으로 포장하며 변명하고는 하지.]
처음에는 귀찮기만 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이가로프의 말을 듣는 것이, 그리고 간혹 그 말에 짤막하게나마 대꾸하는 것이 썩 괜찮다고 느꼈다. 이가로프는 비록 육신 없는 영혼일 뿐이지만 나름대로 존중해줄 만한 상대였다. 그의 삶, 지금의 모습, 그라는 존재를 형성하는 모든 것이 그를 증명한다.
그 모든 것은 자연스럽게 다가왔다. 하나하나 따져볼 필요도, 생각할 필요도 없이 자연스럽게.
[그들을 비난할 필요 없다.]
[어째서지?]
[본래 그런 자들이니까. 개가 하늘을 날지 못한다고 뭐라 할 수는 없지 않나.]
[하하. 비유 한번 그럴듯하군.]
숨기는 것도, 속이는 것도 없이 진의가 오고 간다. 하지만 그럼에도 서로의 마음과 입장은 바뀌지 않는다. 진의를 받아들이는 것과 설득되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가로프는 군터보다 훨씬 오랜 세월 동안 존재해왔음에도(비록 그 대부분이 기둥 속에 갇힌 채였지만) 세상을 보는 눈이 훨씬 더 엄격했다.
[그보다…냄새가 난다. 희미하지만 확실해. 느껴지나?]
[글쎄.]
잔향이 느껴진다. 이가로프의 말처럼 희미하지만 확실한.
강대한 존재의 흔적은 그 자체로 특별하다. 흔적의 짙고 옅음과는 상관없이 그것을 인식한 순간 화인처럼 새겨진다. 의식하지 않으려 해도 의식하게 되는 거다.
[이곳에서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졌다. 분명 거인왕과, 아간투스베록과 관련된 것이겠지.]
이성적인 추측보다는 희망 사항에 가깝다. 물론 군터도 이곳에서 벌어진 일이 어떤 식으로든 거인왕과 연관되어 있으리라 추측했다.
“눈이라니.”
산의 초입에서 조금 더 오르자 짙은 갈색이었던 땅이 흰색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분명 멀리서 봤을 때는, 심지어 산 아래에서 올려다 봤을 때도 흰색은 구경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발에 밟히기 시작한 것은 틀림없는 눈이었다.
“틀림없는 눈입니다. 그렇다면 밖에서 보였던 광경은 환상이었던 것일까요.”
말에서 내려 직접 눈을 만져본 모페이브가 슬며시 눈살을 찌푸렸다. 술사인 그의 기감은 일반인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났다. 그런데 그런 그조차, 여기까지 오는 동안 아무런 이상도 느끼지 못했다.
그렇기에 그는 확신하지 못했다. 직접 눈으로 보고서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니, 이곳에 설령 어떤 신비로운 힘이 작용하고 있다 한들 그는 아무것도 알 수 없고 추측조차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자책하지 마라. 나도 느끼지 못했으니.”
엄밀히 말하면 느끼긴 했다. 다만 군터가 느낀 것은 강대한 존재의 흔적뿐, 환상 같은 것에 대해서는 알아차리지 못했으니 모페이브에게 한 말이 아예 틀린 말은 아니었다.
“장군. 이곳은 심상치 않습니다. 환상만이 전부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어떤 위험이 있을지 모르니 일단은 돌아가시지요.”
보리스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리스를 찾으려다가 군터에게까지 위험이 미쳐서는 안 된다. 모페이브는 최대한 냉정하게 판단하려고 노력했다. 그가 생각하기에, 여기서는 일단 물러나는 것이 옳았다. 미지에 스스로를 던지는 것은 높은 확률로 위험한…….
“내가 그러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지 않나.”
“…예. 그렇지요.”
물론 알고 있다. 그런데 아주 잠깐, 냉정해야 한다고 스스로 되뇌느라 바빠 잊었던 모양이다. 모페이브는 체념하며, 조금 더 후련해진 얼굴로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를 동토(凍土)를 올려보았다.
* * *
산을 오르는 길은 앞으로 나아갈 때 나는 사박거리는 소리를 제외하고는 무섭도록 고요했다. 언젠가부터 나기 시작한 입김이 중간중간 시야를 흐리는 와중에, 모페이브가 입을 열었다.
“눈이 많이 쌓였습니다.”
점점 발에 치이던 눈은 이제 발목 높이까지 쌓였다. 만약 가야 할 길이 아직도 꽤 남았다면 어느 정도 높이까지 올라올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우리가 올라온 쪽으로는 한동안 인적이 닿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어디를 둘러봐도 눈이 흐트러진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동안 선객은 없었다는 뜻이다. 요 하루 이틀 사이에 눈이 쏟아져 모두 뒤엎은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그런 것 같군.”
군터는 모페이브의 말에 짤막하게 대꾸하는 한편, 이가로프와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점점 짙어진다. 머지않았어. 하지만…그가 이곳에 있는 것 같지는 않군. 그렇다고 하기에는 너무 옅어.]
아간투스베록이 이곳에 없으리라 생각해서인지 이가로프에게서 느껴지던 열기는 이미 상당히 식은 상태였다. 군터는 이가로프의 의견에 동의하면서도 날카롭게 세운 감각을 거두지는 않았다. 거인왕이 지금 이곳에 있건 없건, 이곳에서 무언가가 벌어졌다는 것은 확실하다.
[장군의 아들은 평범하다고 했지.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지만, 만약 이곳에서 무언가에 휩쓸렸다면 지금까지 살아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렇다고 해도 확인은 해야 한다.]
[복수하기 위해서?]
[거기까지.]
군터의 영적인 시선이 영혼 감옥으로 향했다. 이가로프는 물론, 감옥 안에 깃들어 있던 모든 영혼이 그대로 얼어붙듯 굳었다.
[내가 너를 거둔 건 쓸모가 있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걸 믿고 시건방지게 군다면, 좌시할 생각은 없다.]
이가로프의 영혼이 특별하다고 한들 그 역시 영혼 감옥에 묶인 죄수에 불과했다. 그의 목을 감은 사슬이 군터의 감옥에 연결되어있는 한, 그는 군터의 손짓 한 번에 숨이 막힐 수밖에 없었다.
[…무례를 사과하지. 용서하시오.]
이가로프의 모멸감이 느껴졌다. 그는 분노하고 있었으나 동시에 참고 있었다. 군터는 그것이 거인왕에 대한 맹렬한 분노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가로프는 목표를 위해 굽힌 것일 뿐, 자신에게 굽힌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군터는 그것으로 좋다고 생각했다. 그는 이가로프의 충성 따위는 바라지 않았다. 쓸모가 있으리라 생각해 거두었으니, 쓸 곳에 쓸 수 있으면 그만이다.
“음?”
“장군. 왜 그러십니까?”
아무도 알 수 없는 자그마한 소란을 뒤로하고 다시 흰 산을 오르기를 얼마간. 군터가 갑작스레 멈춰 섰다.
“장군?”
“이 앞.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느냐?”
군터의 물음에 모페이브를 비롯한 술사들이 인상을 찌푸리며 기감에 집중했다. 그리고 잠시 후. 그중 모페이브를 포함한 몇몇이 긴가민가한 얼굴이 되어 눈을 떴다.
“약간이지만, 뭔가 멈췄다가 흐르는 느낌입니다.”
자연스럽게 흐르는 자연의 기운이 이 앞에서 잠시 멈췄다가 흐르는 것 같은 미묘한 느낌. 의식하지 않으면 알아차릴 수조차 없고, 알아차린 이들조차 그게 이상하다고는 생각지 못한다.
“뭔가 있는 것입니까?”
모페이브가 물었다.
“보면 알겠지.”
그렇게 답한 군터가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웅-
아무도 듣지 못한 기이하고도 희미한 울림. 그 울림이 멎었을 때, 군터의 눈앞에 방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세상이 나타났다.
와아아-!
눈 덮인 흰 산은 온데간데없었다.
키이-하하하하!
보이는 것은 전장. 인간과 인간 비슷한, 하지만 결코 인간은 아닌 것들이 난잡하게 뒤엉킨 전장이었다.
반인반수의 괴인 수백이 방진을 형성한 인간의 부대를 덮친다. 땅이 갈라지고 불덩이가 날아다니며, 하늘 위에서는 벼락이 내리쳐 전장의 곳곳을 때렸다.
[현실이 아니다.]
이가로프가 말했다. 그의 시선이 전장의 한곳. 목이 베였으나 피흘리며 쓰러지는 대신 연기처럼 흩어지는 한 병사를 향했다.
[글쎄.]
군터가 번개처럼 창을 찔렀다. 검은 창끝이 그를 향해 달려들던, 소보다 더 큰 늑대 한 마리가 쩍 벌린 주둥이 사이를 정확하게 찔렀다. 검은 피가 흘렀다. 창을 통해 느껴지는 무게감도 확실했다.
[모르겠군.]
그러나 그 무게는 보이는 것에 비해서는 가벼웠고, 흐르는 피 또한 일부가 연기처럼 흐릿했다.
(다음 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