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부 -->
막시밀리언의 주도 하에 위글로우의 지휘부 회의가 열렸다. 부사령관인 군터를 비롯해 그의 측근들은 모두 참여한, 향후 그들의 움직임에 대해 논하는 자리였다.
측근들로만 이루어진 회의라고 폄하할 수도 있겠지만, 실상 회의에 참여한 인사들이 바로 위글로우의 수뇌부였다. 막시밀리언은 위글로우의 완전한 통치권을 손에 넣은 그 순간부터 꾸준히 도시의 주요 요직들은 물론, 하찮은 하급 관리직에 이르기까지 모두 자신의 영향력 하에 놓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그리고 지금에 이르러, 위글로우는 막시밀리언의 사유 영지나 다름없게 된 상태였다.
“나는 베이고르 왕에게 영주자리를 약속 받았다. 전쟁이 잘 마무리 된다면 나는 위글로우의 영주가 되겠지. 도시의 명칭이야 바뀔지 모르지만…….”
이제는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아는 이야기다. 전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면 파비우스 리에론은 대영주가 되고, 그 휘하라 할 수 있는 인사들에게는 영주의 자리와 다스릴 땅이 주어지게 된다. 막시밀리언은 그 ‘인사’들 중 하나로, 현재 다스리고 있는 위글로우의 영주가 되기로 약속이 되어 있는 상태.
“하지만 부족하다. 대세의 흐름에 편승했을 뿐이라지만, 나는 이 기회를 고작 현상유지 정도로 마무리하고 싶지 않다.”
영주와 영지라는 명칭만 쓸 수 없다 뿐이지, 막시밀리언은 이미 위글로우의 주인이다. 그런 그는 공식적인 지위를 갖는 것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다. 그의 야심은 더 큰 것을 원했다.
“어차피 전쟁이 끝나고 바크렌이 온전히 베이고르의 영토로 복속이 된다면 대대적인 개편이 일어나게 될 터. 그리고 그 개편에서 내세울 수 있는 것은 전공이 되겠지.”당연한 말이다. 베이고르의 왕은 전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면 그 즉시 논공행상을 진행할 것이다.
위벨이 입을 열었다.
“말씀의 의미는 알겠습니다만…위험하지 않을지.”
“물론 우리의 전력으로 독자적인 전투를 수행하는 것은 큰 부담이다. 자칫 제국군의 주목을 끌게 된다면 자네 말처럼 위험해지겠지. 그러니 시기를 잘 살펴야 한다. 난 적어도 게닝힐과 마랑하이엔까지는 손에 넣고 싶다. 그래야 추후의 논공행상에서 어느 정도 깎여나가더라도 제대로 된 입지를 갖출 수 있으리라 본다.”
“게닝힐과 마랑하이엔입니까…과연.”
위벨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 반응이었다.
막시밀리언이 언급한 게닝힐은 위글로우의 북동쪽으로 사흘거리에 위치해 있고, 마랑하이엔은 남동쪽으로 이틀거리다. 위글로우와 그 두 곳을 잇는 삼각지대의 중앙에는 대규모로 농작물을 기를 수 있는 평야지대가 존재했다. 막시밀리언이 실제로 노리는 곳은 바로 그곳이리라.
“힌자예프와의 충돌은 피할 수 없겠군요.”
“음. 하지만 해볼만하다고 생각한다. 그쪽에서도 북쪽 전선으로 병사들이 어느 정도는 빠져나간 상태고, 무엇보다 우리에 대한 대비를 할 수 없을 테니.”
힌자예프는 게닝힐과 마랑하이엔의 동쪽에 위치한 도시다. 위글로우보다 규모가 큰, 바크렌 전역을 놓고 봐도 중간 규모는 되는 도시로, 주둔군은 오천 가량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 규모를 놓고 보면 위글로우의 배 이상이니, 감히 싸움을 건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수준이다.
그러나 막시밀리언의 말처럼 그들은 위글로우의 변절을 짐작조차 하지 못할 것인데다, 북쪽 전선으로 병력을 일부 출병시킨 상태.
“그렇다고는 해도 역시 우리의 전력만으로 힌자예프를 함락시키는 것은 어불성설. 허면 그들의 전력을 성벽 밖으로 끌어내어 처리하는 수밖에 없겠군요.”
위벨이 수염을 쓸며 중얼거리니 막시밀리언이 크게 웃었다.
“내 마음을 헤아리는 이는 자네밖에 없군. 바로 그렇지. 놈들의 전력을 밖으로 끄집어내서 크게 타격을 준다면 놈들은 도시 안에 틀어박혀서 전전긍긍하게 될 게야. 그렇게 시일을 보내다보면 북쪽의 군대가 남하해 올 것이고, 우리는 게닝힐과 마랑하이엔을 온전히 손에 넣을 수 있겠지.”
“놈들을 어떻게 끌어내느냐를 궁리해야겠습니다.”
“그래. 구체적인 계책에 대해서는 맡기도록 하지. 이번에도 날 실망시키지 않으리라 믿네.”
그렇게 가장 큰 주제가 지나가고, 계속해서 자잘한 주제들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꽤나 긴 시간이 흐르자 막시밀리언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회의가 파하는 분위기에서 낮은 직급의 인사들이 먼저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이제껏 몇 번이고 반복된 익숙한 흐름이었다. 막시밀리언이 자리를 뜨면서 회의가 끝이 나고 나면 고위 인사들끼리 사담(私談)의 장이 열리곤 했다. 오늘 역시 마찬가지였다.
“힌자예프라…만만치 않은 적이 아닌가.”
미트라스가 중얼거리듯 말했다.
“북쪽 전선으로 병력을 차출 당했다지만, 그래도 3천 정도는 남지 않았겠습니까. 게다가 힌자예프 정도 되는 규모라면 여차할 때는 대규모로 징병을 해서 병력을 끌어 모을 수도 있을 테니, 우리에게 여러 이점이 있다한들 확실히 쉽지 않지요.”
한 무관이 맞장구를 쳤다. 그는 위글로우의 경비대장인 산드로였는데, 전장에 나가지도 않는(아마도) 주제에 벌써부터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미트라스도 그 점을 지적했다.
“허어. 자네는 십중팔구 도시에 남게 되지 않겠는가. 그런 주제에 뭘 그리 걱정을 하시는가?”
“그야 그렇지만 마음이 그렇지가 않으니까 말이지요. 어찌 보면 힌자예프와의 싸움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우리의 명운도 크게 요동치지 않겠습니까?”
“뭐, 그야 그렇지. 아참! 부사령관께서는 부대보충을 하셔야지 않습니까? 어찌하실 계획이신지…….”
“알아서 할 생각이네.”
무뚝뚝하지만 듣기에 따라 싸늘하게 느껴질 수 있는 말이었다. 미트라스 역시 썩 표정이 좋지 못했다.
어색한 침묵이 내려앉은 가운데, 위벨이 입을 떼었다.
“그건 곤란합니다.”
“곤란하다?”
“예. 곤란합니다.”
“그게 무슨 말이지?”
군터의 무거운 시선이 위벨을 향했다. 의식하지 않아도 위압감이 섞이는 군터의 시선은 연약한 관리의 몸을 흔들었다. 그러나 위벨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산드로님께서도 말씀 하셨듯이 곧 다가올 힌자예프와의 전투는 위글로우의 명운을 좌우할 수도 있는 중차대한 일입니다. 이런 거사를 앞두고 아군의 전력조차 제대로 몰라서야 무슨 계획을 세우고 전투를 치를 수 있겠습니까.”
“당장 머릿수를 채운다고 해서 전력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어설프게 채운 인원은 전력이 아니라 발목을 붙잡는 장애가 될 뿐.”
“…그렇습니까. 허면 적어도 당분간, 천인대는 지금 상태로 운용하실 생각이신 걸로 알아도 되겠습니까.”
“음.”
자리는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에서 끝이 났다.
*
관청을 나오는 길.
“부사령관.”
자택으로 돌아가려던 군터를 위벨의 목소리가 붙들었다.
군터가 뒤를 돌아보니 위벨이 호종하는 인원 하나 없이 혼자 서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무슨 일인가.”
“잠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시간을 내주실 수 있겠습니까?”
“…….”
군터는 위벨의 차분한 눈을 잠시 동안 쳐다보다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옆의 살라스에게 눈짓했다.
살라스가 내쉬의 고삐를 함께 쥐며 고개 숙였다.
“소관은 여기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예.”
군터는 위벨을 따라 걸었다. 위벨은 인적 드문 길을 걷다가 큼지막한 나무 앞에서 멈춰 섰다. 주변이 탁 트이고 멀찍한 곳까지 사람이 보이지 않는 곳이었다. 위벨은 이곳을 대화를 나눌 장소로 정한 듯했다.
“할 말이 무엇인가?”
“주제넘은 말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그래도 확실히 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서 말입니다.”
“…….”
“부사령관께서는 사령관을 따르기로 하신 것입니까?”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이지?”
“저를 비롯해 조금 전 자리에 모여 있던 이들은 모두 사령관께 충성하는 자들입니다. 각자의 명운을 그분께 맡겼다는 뜻이지요. 저희는 사령관을 위해 헌신합니다. 그 방식이야 다들 다를 수 있겠지만, 결국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난 그렇지 않다는 소리인가?”
“솔직히 말씀드리자면…그렇습니다.”
“해명이 필요하겠군.”
군터는 팔짱을 끼고 나무에 등을 기댔다. 허나 편안한 자세와는 달리 눈빛은 사나웠다. 여차하면 단번에 위벨의 목을 비틀어버릴 기세였다. 그의 본심과는 상관없이, 적어도 위벨은 그렇게 느꼈다.
조금 전 회의장에서 마주했던 시선 역시 버겁기는 마찬가지였으나, 지금 그에게 꽂히는 것은 그 정도에 있어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매서웠다. 때문에 대가 센 위벨조차 다음 말을 내기 전에 몇 번이고 마른침을 삼켜야 했다.
“…부사령관께서는 이 위글로우에서 가장 이질적인 분이십니다.”
“……”
“사령관께서 가장 총애하는 수하이지만, 정작 하시는 일은 없습니다. 부사령관께서는 반박하고 싶으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그렇습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일이란 제국 관리로서의 공무가 아니라 사령관의 수하로서의 일을 뜻합니다. 부사령관께서는 제국을 위하고, 위글로우를 위한 일은 수행하셨을지언정 사령관을 위한 일은 수행하신 적이 드뭅니다. 허나 그런 것에 비해 사령관께서는 부사령관을 과할 만큼이나 아끼시지요.”
“…….”
“물론 두 분께서 위글로우에 오시기 전의 일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 사령관께서 한미한 백부장이었을 시절부터 그분과 함께 전공을 세우셨지요. 이따금씩 사령관께서는 술자리에서 그때의 일에 대해 이야기를 하시곤 합니다.”
살벌하던 군터의 시선이 조금은 가라앉았다.
“제가 직접 보지는 못했으나, 확실히 그때의 부사령관께서는 사령관의 제일총신이라 할 만한 분이셨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하지만 위글로우에서의 부사령관께서는…그렇지 않습니다. 어느 순간부터였는지는 알지 못하겠으나, 제가 과하게 보는 것일지도 모르나, 부사령관의 마음이 사령관을 떠난 것처럼 보일 때도 있었습니다.”
군터는 침묵했고, 위벨은 마른 목으로 계속 말을 이었다.
“사람이라는 것이 그렇다지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을 때는 그저 눈앞의 더 나은 것을 쫓지만, 어느 정도 형편이 좋아지면 눈에 보이는 것보다는 보이지 않는 것을 추구하게 된다고 합니다. 명예, 권력 같은 것들 말입니다. 혹 부사령관께서도 그런 것입니까?”
“내가 지금 왜 자네의 말을 계속 듣고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군.”
“북쪽으로 출병했던 오백의 병사는 그리 크게 상하지 않고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아그니스 체스퍼의 군대에 속하게 되었다고는 하나, 사실 그리 된 자리에서도 부사령관께서 거부하셨다면 파비우스 리에론 장군의 군대에 남으실 수 있었지요. 아닙니까?”
“…….”
“아그니스 체스퍼의 무엇이 부사령관을 이끌었습니까? 투철한 군인의 모습? 명예로운 전장? 저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지만, 그 무엇이었더라도 오백 병사의 목숨에 대한 변명은 되지 않습니다. 부사령관의 독단이 병사들을 죽음으로 이끌었고, 위글로우의 전력을 크게 상하게 했음을 아셔야 합니다.”
“전장에서 싸우는 것이 군인의 본분이다.”
“제국군으로서의 본분이지요. 저는 제국의 관리이기 전에 사령관의 수하입니다만, 부사령관께서는 아닌 것 같군요.”
“…….”
“부사령관께서는 사령관을 제외하면 위글로우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계신 분입니다. 그런 분께서 이런 상태라면, 저희가 어찌 외적과의 싸움을 논할 수 있겠습니까?”
순간 노기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곧 차갑게 식어 가라앉았다.
위벨의 말에 감정적으로는 화가 났지만, 동시에 그의 말이 크게 틀리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위벨은 그의 마음을 정확히 꿰뚫어보았다.
“사령관과 독대를 나누신 이후에, 부사령관께서 어떤 마음을 가지게 되셨는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지금 제 말이 주제넘은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사령관과 운명을 함께 하기로 마음먹은 사람으로서 더 이상은 이전과 같은 어중간함은 용납할 수가 없습니다. 차라리 부사령관께서 별 볼일 없는 자였다면 크게 생각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말씀드렸듯, 부사령관께서는 위글로우의 2인자이십니다. 그런 분께서 흔들리면 그 밑의 사람들도 흔들리게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령관께서도 흔들리실 수 있습니다.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지요.”
위벨이 말을 그쳤다. 군터의 대답을 기다리는 듯, 그는 시선을 피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버텼다.
“…대담하군.”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전에, 한 번은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독단이란 말인가. 사령관께서 자네를 아끼는 이유를 알겠군.”
“부족한 몸이 과분한 은혜를 받고 있지요.”
군터는 잠시 말을 하기에 앞서 생각을 정리했다. 그의 마음은 이미 흔들림을 멈췄으나, 그래도 이 용감한 사내에게 횡설수설하고 싶지는 않았다. 상대가 용기를 낸 만큼, 그 역시 최대한 분명하게 답을 해주고 싶었다.
“나는 무식하여 자네처럼 깊게 생각을 하지 못한다. 그저 마음이 이끄는 대로 살뿐이지.”
“…….”
“사령관을 처음 따랐던 것은 그저 출세를 위한 줄을 잡은 것에 지나지 않았다. 사령관이 아닌 누구라도 같은 제안을 했다면 난 받아들였을 것이다.”
위글로우로 돌아오고 나서, 막시밀리언과의 독대 이후에 그의 마음은 갈피를 잡았다.
“사령관을 따라 전장을 전전했지. 공을 세워 백인장이 되고, 천인장이 되었다. 그 과정에서 내 마음 속에 출세욕과는 다른 또 다른 욕심이 생기더군. 네 말대로 배가 불러서였는지도 모르지. 기왕에 군인으로 살 거라면 멋지게, 명예로운 군인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부른 투정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도 그게 잘못되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명예롭지 못한 것을 꺼리고, 명예로운 행동에 이끌리는 마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런 사고 자체가 군터라는 사내를 이루는 일부가 되었기 때문이다.
“자네 말처럼, 위글로우에 온 이후 나는 어중간했지. 그로 인해 자네를 비롯한 다른 인사들이 불안함을 느꼈다면 그것은 틀림없이 내 책임이다. 사령관께서는 줄곧 나를 총애하시고, 부사령관이라는 직위에까지 앉히셨건만 나는 그런 총애에 부응하지 못했지.”
묘한 여운을 남기는 말에 위벨의 딱딱하게 굳었던 얼굴이 풀어졌다.
“허면…….”
“이제 내게서 흔들림을 보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것이 결론이다.
막시밀리언의 행보가 모두 마음에 찰 수는 없다. 하지만 무엇 하나, 둘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여 그때마다 투정을 부리는 것은 어린애나 할 짓이 아닌가. 차라리 막시밀리언이 그를 홀대하였다면 마음 편히 그를 떠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막시밀리언은 줄곧 그를 총애해왔다. 위벨의 말마따나, 위글로우로 온 후로는 어중간한 태도를 드러내기도 했던 그를 말이다.
‘제국이라. 언제부터 제국이 내 모국이었던가.’
생각해보면 우습다. 그가 제국인이 되었던 것은 그저 살기 위해서였다. 제국군이 된 것은 입신양명하기 위해서였다. 수단에 불과했던 제국에 무에 그리 애착을 가진단 말인가. 카리비온 하야신, 아그니스 체스퍼를 비롯한 전우들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오래 전부터 따랐던 막시밀리언도 마찬가지로 중한 것이 아닌가. 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여 버린다면, 그리고 제국군에 합류한다면 그건 무슨 대단한 명예라도 된다는 말인가?
‘이게 맞는 거겠지.’
완벽한 답은 아니다. 마음 한편으로는 구차한 변명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러면 또 어떤가? 어차피 완벽한 답은 없다. 모든 답은 변명이 될 수 있고, 마찬가지로 모든 변명은 답이 될 수 있다. 그 답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가, 얼마나 구차한가는 중요치 않다. 그 답에 납득할 수만 있으면 된다.
“이번 전쟁에서 부사령관의 용전을 기대하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부담을 주는군.”
“위글로우 제일의 용장이 아니십니까.”
군터가 피식 웃으니 위벨도 고개 숙이며 입 꼬리를 올렸다.
========== 작품 후기 ==========
지적해주신 오타 수정했습니다. 정말 다른 것보다도 오타가 너무 부끄럽네요.
후원쿠폰 쏴주신 오이사이오님, 그리고 독자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