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2085화 (1,994/2,000)

34권 35권

자신보다 커다란 머리가 가까운 거리에서 노려보는 모습은 아무리 이대 회색의 절대자라도 참아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입체영상이지만 거리를 확 벌린 이대 회색의 절대자에게 진실의 침묵은 설명하기 시작한다.

“진리만을 추구하는 진짜 고위현자들이 어디에서 살겠나?

당연히 가장 많은 정보가 모인 도서관이다.

절대계 최대의 도서관이기도 한 정보행성 이데아에 그들은 상주한다.”

“어?”

“에?”

정보행성 이데아에 있는 존재들은 일대 십중심 세력 중 회유된 전뇌신들 뿐이었다.

그런 사실을 진실의 침묵이 깨어난 지 얼마 안 되어서 아직 모른다고 생각하던 그들에게 충격적인 소리가 울린다.

“내 제자들이 전뇌신들을 관리하다 보니 이제는 전뇌신의 지배층이 되었다고 하던가?

이제는 거의 고위 전뇌신이라고 하더군.

그래도 내가 부르면 바로 현자로 돌아와서 달려올 것이다.”

그 말을 들은 이대 회색의 절대자는 분통을 터트렸다.

“이 망할 것들이! 고위 전뇌신들이 고위현자들이라고?

뭐가 없다는 것이냐?나를 가지고 놀았어!”

이대 회색의 절대자는 총관리자로서 정보행성 이데아의 전뇌신들에게 자신의 휘하에 둘 만한 고위현자들의 위치와 정보를 알려달라고 당연히 요청했었다.

‘그런데 위치를 확인할 수 없다는 대답만 들었는데 바로 당사자들이었구나!당장 가서 박살을 내야겠다.’

이대 회색의 절대자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짐작한 진실의 침묵은 진짜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혀를 크게 찼다.

“쯧쯧! 지금은 고위현자가 아니라 전뇌신의 지배층이니 거짓말은 아니지.

너는 그들이 왜 그렇게 반응했는지부터 파악해라.

정점이 되려면 능력은 기본이지만, 전부가 아니지.

모두가 인정하는 상위자가 되려면 그 사실을 모두가 이해할 만한 합당한 배경과 노력의 축적이 필요해.”

거기까지 이야기한 진실의 침묵은 이대 회색의 절대자를 딱하다는 듯이 쳐다본다.

“그런 면에서 너는 참 불쌍할 정도로 보아줄 곳이 전혀 없군.

현자들이 외면하는 회색의 절대자라면 내가 손대지 않아도 곧 끝장나겠어.”

“방금 깨어난 네가 뭘 알아?

그리고, 그 큰 머리로 혀를 차지 마!

침이 너무 크게 튀잖아!”

머리가 너무 크기에 진짜 비처럼 내리는 침의 튕김을 입체영상인 이대 회색의 절대자가 피해버린다.

그러자 진실의 침묵이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서 충고한다.

“어른이 조언하면 순순히 받아들일 것이지 이게 무슨 무례한 행위냐?”

“조언이 아니다!

자기 사정에 맞추어 지껄이니 잔소리다!

내 사정도 모르고 관심도 없으면서 함부로 지껄이지 마라!

어른으로 인정받고 싶다면 제자들을 내놔!”

“그 미친 꼴로 내 제자들을 달라고?

현자계열을 통째로 말아먹으시겠다고?

에라이! 이거나 먹어라.”

기가 막힌 표정을 지은 진실의 침묵이 침을 속사포처럼 쏘아댔다.

“퉤퉤퉤! 내 제자들이 가장 질겁했던 훈육수단이다.

퉤퉤퉤! 이겨내면 생각해보지.”

“아 진짜! 난 너의 제자가 아니야!

현자들의 정점인 회색이며 너의 상급자다!

그 큰 머리로 침 뱉지 말란 말이다!”

“능력이 전부가 아니라고 했지!

혼자서 미친 듯이 날뛰기만 하는 주제에 무슨 현자의 정점인가?

차라리 예전처럼 공석이 낫다.”

진실의 침묵과 이대 회색의 절대자가 유치하게 설전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은하유성 아이언은 이마를 손가락으로 꾹 누르면서 생각에 빠진다.

‘아무리 보아도 멀쩡한 존재가 전혀 없다.

나라도 정신 똑바로 차려야겠어.’

그렇게 다짐한 은하유성 아이언의 눈에 이대 회색의 절대자의 뒤의 공간에 스물일곱 쌍의 권능의 날개를 휘날리는 창조신의 신체가 보였다.

‘저건 뭐냐?’

단색이 아닌 황금빛과 여러 가지 권능의 색이 교차하는 창조신의 신체는 보자 바로 운명의 끌림처럼 시야를 확 끌어당기는 느낌이 들었다.

더구나, 황금후계로서 완성된 자신의 신체조차 왜소하게 만드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유상전생으로 보완된 원래의 이계 진리대리 차원창세신 코아의 신체로구나!’

정체를 단숨에 알아본 은하유성 아이언은 다급하게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의지를 보냈다.

‘목…목표가 저것이 맞겠지?’

마치 매혹하듯이 모든 주의력을 빨아들이는 원래 차원창세신 코아의 신체에 은하유성 아이언의 의지 전송이 떨리기까지 한다.

그런 의지를 받은 차원창세신 코아는 자신의 원래 신체를 확인하고서 주시한다.

‘쳇! 역시 황금후계인 은하유성 아이언과 회색후계인 나의 장점을 완전히 융합했는가?

나도 완전히 파악할 수 없어.

이러면 너무 융합기준이 높아지는데?

눈만 버렸군.’

속으로 투덜거린 그는 은하유성 아이언에게 의지를 보낸다.

‘맞다.

우리가 어떻게든 확보해야 할 목표다.’

‘저것이 내 신체?

멋지다!’

이대 회색의 절대자가 완전분석이 불가능하다고 자인할 정도로 놀라운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진 원래의 신체에 순수하게 감탄하는 은하유성 아이언이었다.

그러자, 차원창세신 코아는 뭔가 반박을 하려다가 수긍한다.

‘네 신체가 아니라 내 신체…융합이 된다면 맞기는 하겠군.

부품 신세는 일단 벗어났다.

적당히 미쳐 있어서 설득되니 다행이야.’

이대 회색의 절대자인 자신의 미래는 분명히 현자의 정점이다.

그리고, 정점은 완벽한 존재이기에 반론이나 설득을 용납하지 않는다.

‘내 미래는 스스로가 정상이 아니며 부족하다고 인정하는 상태이기에 수정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적의 권능이라고 해도 쓸모가 있다가 인정하면 빨리 습득하지.

이런 융통성이 지금 이대 회색의 절대자와 고위 현자의 가장 큰 장점이겠지.’

방금까지 죽일 듯이 살기를 피우던 진실의 침묵과 이대 회색의 절대자가 침 뱉기 싸움으로 들어간다.

“젠장! 받아주지!

크기만 하면 다냐?

질보다 양이다!

연속발사를 받아라!

퉤! 퉤! 퉤!”

“하하! 겨우 나에 대한 대책이 그거냐?

큰 거로 한 방에 제압해주마!

카아아아! 퉤에에에에-!”

“….”

“….”

비슷한 수준의 고위현자라면 어떤 수단과 방법, 논리를 동원해도 서로 물고 물리는 게임이 되어서 거의 승부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침 뱉기라는 가장 유치한 방법이 동원되는 광경을 지켜보는 차원창세신 코아는 머리가 아파지는 느낌을 받기 시작하면서 차원 문을 열었다.

‘그래도 저건 아니지!’

차원창세신 코아가 차원문을 연 곳은 바로 바람가의 본성의 정문 앞이었다.

거기서 어느 행성에서나 비슷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한다.

휘이이이잉!

바람 속에 섞인 바람가 가주들의 무시무시한 존재감을 파악한 진실의 침묵과 이대 회색의 절대자는 침 뱉기를 멈추었다.

그리고, 그들이 쳐다본 바람가의 현관에는 위를 넋이 나간 듯이 쳐다보고 있는 차원창세신 코아가 있었다.

“내가 수리한 바람가 현관의 간판!

나는 진짜로 돌아왔구나.”

본의 아니게 바람가 간판을 훼손하여 식은땀을 흘리면서 수리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감상에 젖는 차원창세신 코아의 모습은 보는 존재의 어떤 감정을 자극하게 하였다.

“이번 의뢰는 실로 길고도 길었어.

아아! 그런데 여기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구나.

나만이 변했어.”

독백하는 차원창세신 코아의 옆을 은하유성 아이언이 지나가면서 말한다.

“영원체들이 사는 곳이 변할 리가 없지 않은가?

쓸데없는 청승이다.”

그렇게 말한 은하유성 아이언이 바람가의 정문을 손가락으로 두들기면서 말한다.

똑! 똑! 똑! 똑!

“현세계 은하유성 아이언이 진리님을 뵈러 왔습니다.”

“절대계 간능신 차원창세신 코아가 임무완료 보고를 하러 왔습니다.”

끼이이이이익!

두 명이 동시에 문을 두들기자 바람가의 문이 열린다.

언제나처럼 바람가의 가주가 나올 줄 알고 고개를 급히 숙이는데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다.

“서프라이즈.”

바람가의 문 안에서 나온 것은 이대 회색의 절대자였다.

회색 로브를 입은 그가 갑자기 자신들의 앞에 나타나자 기겁한 차원창세신 코아와 은하유성 아이언이 비명을 지르면서 급히 뒤로 몸을 날렸다.

“으헉!”

“와왁!”

조금 전의 분위기는 좋았지만, 미친 회색은 결코 방심해서는 안 될 상대이다.

그리고, 이런 근접과 기습을 상위존재에게 허용하면 치명적이었다.

‘설마 바람가 안에서 매복하고 있을 줄이야?’

‘완벽하게 걸렸다!’

그런데 분명히 잡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둘을 내버려 둔 이대 회색의 절대자는 시큰둥하게 말한다.

“흥! 이 정도로 진짜 놀라다니 역시 어설프군.

진리님의 용무가 끝날 때까지 전쟁이나 개조와 같은 모든 업무는 중지다.

그래서, 잡을 좋은 기회였지만 내버려 두었다.

그러니 이제 내 말을 믿겠지.

순순히 내 뒤를 따라와라.”

이대 회색의 절대자는 진리가 지시한 일을 마무리할 때까지 손을 대지 않는다는 약속을 확인하기 위해서 차원창세신 코아와 은하유성 아이언은 놀린 것이다.

“쉑-!”

“으윽!”

아무리 머리를 쓰고, 수법을 써도 자신의 손아귀 안이라는 이대 회색의 절대자의 자신감을 읽은 둘은 기분이 굉장히 좋지 않았다.

그때 아직도 열 배의 머리 크기를 유지하고 있는 진실의 침묵이 앞서서 걸어간다.

“분명히 회색영역의 본성에서 나와 통신을 했었다.

그런데 대결하는 순간에 바람가 본성으로 이동한 것인가?

과연 빠르군.

이대 회색의 절대자답다.”

“아아! 너의 칭찬은 받지.

그런데 그렇게 머리가 큰 상태면 좋지 않아.

타격범위가 커질 테니 말이다.”

“응?”

이대 회색의 절대자가 문 앞에서 몸을 비키자 멀리에 바람가의 사당이 보이고, 그 앞에 놓인 마루에 진리와 유일용신제가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런데 진리의 앞에 일반적인 파멸유혼검이 아닌 거의 기둥과 같은 크기의 목검이 만들어져 있었다.

꿀꺽-!

저 거대한 파멸유혼검이 어떤 목적으로 만들었는지 파악한 진실의 침묵은 자신도 모르게 크게 침을 삼킨다.

‘저건 너무 크잖아!’

반사적으로 뒤로 걸으려 하는데 뒷머리를 차원창세신 코아가 양손으로 막고서 밀었다.

“먼저 들어가시죠.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매는 어르신부터 맞으셔야 합니다.

그래야 제가 덜 맞죠.”

“그 말에 동감이다.”

거대한 파멸유혼검까지 준비한 진리의 심상치 않은 기세를 파악한 은하유성 아이언도 기꺼이 손을 보태었다.

십중심급으로 볼 수 없는 강력한 두 명의 힘에 진실의 침묵도 서서히 앞으로 밀린다.

“이이익! 내 발로 갈 테니 밀지 마라!”

지이이익!

말은 그렇게 하지만 다리는 움직이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오랜 수면으로 진리가 몹시 화가 났다는 사실을 파악한 것이다.

‘진리가 진짜 화가 났다.

변명을 잘못하면 끝장이다.

빨리 생각해내야 해.’

지지! 지직!

진실의 침묵은 버티고, 차원창세신 코아와 은하유성 아이언이 민다.

그 모습을 본 이대 회색의 절대자는 정말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한다.

“나이가 드셔서 걷기가 불편하신가?

그럼 도와주지.”

탁-! 스르르르르르르!

“그리스.”

간단한 영창으로 지면에서 마찰력이 사라졌는지 진실의 침묵의 발이 얼음 위에 놓인 것처럼 빠르게 미끄러진다.

점점 빠르게 가까워지는 진리를 본 진실의 침묵은 이를 갈면서 외쳤다.

“으드드득! 이런 망할 것들!

이대 회색은 현재나 미래나 과거까지 전부 마음에 안 들어!

그만하지 못해.

자꾸 이러면 가만두지 않겠다.”

진실의 침묵의 경고에 힘을 모아서 진리 앞으로 밀어서 보낸 세 명은 가볍게 응수한다.

“흥! 부디 무사복귀를 기대하지.”

“수고하십시오. 진실의 침묵님.

짧지만 좋은 만남이었습니다.”

“휴우우! 일단 처음은 피했다.”

전혀 자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세 명의 모습에 신선한 충격을 받은 진실의 침묵은 마침내 결심을 내렸다.

“겁 없는 미친 것들!

감히 절대계 모든 현자들의 스승인 나에게 이렇게 나온단 말이지?

그렇다면 모두 같이 끌고 가주마.”

분노한 진실의 침묵의 귀에 무뚝뚝한 진리의 목소리가 울린다.

“십중심의 서열은 나의 바로 밑이다.

영원체와 동격이며 어떤 정신체보다 높다.

그러니 모든 정신체는 이대 십중심에게 반말은 하지 말고서 존댓말을 하라고 내가 정했다.”

“!!!”

세 명이 어찌나 힘세게 밀었는지 순식간에 사당의 마루 앞에 도착해있었다.

꾸우우우우! 구구구궁! 탁!

거대 파멸유혼검을 오른손으로 들어 올린 진리는 그대로 진실의 침묵의 머리 위에 올려놓으면서 말한다.

“태도와 모습이 전혀 안 변한 것을 보니 역시 징계가 부족했던 모양이구나.

그레이트 빅 헤드.

아니 대갈!”

“아…아닙니다!

진리! 알아들었습니다.”

“말이 안 통할 것 같으니 일단 맞고 시작하자.

일반 파멸유혼검에는 끄덕하지 않는 너를 위해 특별히 준비했다.”

“방금 반말은 이대 회색의 절대자님에게 한 소리가 아니라 저기 있는 두 명에게 한 소리입니다.

저 둘은 후계이지 십중심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럼 제가 위입니다.”

=============================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