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권 35권
십중심 데이터 나이트들이 보기에 최고위 창조신과 동등한 공격용 기계신 행성들이 차원권능으로 쏘아대는 신력포의 집중포격은 확실히 위협적이었다.
그러나, 대답은 정해져 있었다.
“전진하라.
흑염 데이터 나이트.
총관리자인 차원창세신 코아를 포획하여 우리의 완전한 해방을 이루어야만 한다.
네가 안에 있었어도 똑같은 결정을 내렸을 것이다.”
“제길! 내가 이래서 나오기 싫었단 말이다.”
흑염 데이터 나이트는 투덜거렸지만, 다시 붉게 물드는 위험 지역인 전방으로 뛰어든다.
이제 거대행성이 아닌 항성계 차원 문을 둘러싼 별의 고리로 보이는 창조신급 기계신 안타레스들이 일제히 가동음을 내면서 병렬신격연결을 가동한다.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옹!
흑염 데이터 나이트조차 위협하는 심상치 않은 존재감의 상승이었으나, 회색 데이터 나이트는 다시 강조했다.
“아무리 신격이 높고 성능이 좋아도 어차피 기계신의 포격이다.
너를 직격시킬 방법은 없다.
어떻게든 피하면서 전진해.”
“그게 쉬운 일이 아니란 말이다!
저 포탄은 신력포보다 더 위험해.”
사사사사사사-!
절대 직감을 가동한 흑염 데이터 나이트의 시야에는 이제 피처럼 물든 위험영역에 삼십이 개의 포탄이 지나는 궤적이 그물처럼 황금 선으로 그어져 있었다.
자신의 손으로 잡아서 누르고 있으나 아직 멀쩡한 은하유성 아이언이 사용한 황금권갑과 비슷한 강도를 가진 특수금속 포탄을 파악했기에 신경질을 부린다.
“연속타격을 맞으면 나도 치명타다!
무작정 전진 말고 다른 방법은 없어?”
갈수록 늘어나는 집중포격에서 유일한 안전구역이 항상 뒤에 열려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자꾸 뒤로 움직이려는 흑염 데이터 나이트에게 회색 데이터 나이트가 경고한다.
“후퇴하지 마라!
그것이 차원창세신 코아의 의도다.
너도 알다시피 이 시대에서 십중심들의 존재감이 거의 사라졌다.
그들의 사망이나 소멸이 된 것이 확실하다면 우리는 여기에 자리 잡는다.
원형이 될 기회다.
더구나, 네가 실체화까지 되었으니 이것이 얼마나 소중한 기회인지 알고 있겠지?
차원창세신 코아의 창조력은 곧 한계에 도달할 것이다.”
“나도 알고 있다!
그래서 이렇게 잔뜩 무리하고 있지 않은가?”
흑염 데이터 나이트는 입술을 피가 날 정도로 깨물면서 돌진속도를 높이면서 묻는다.
“그런데 차원창세신 코아의 창조력의 한계는 언제 오는 거야?”
“음?”
차원창세신 코아는 거대행성 크기의 고위 기계신 행성을 몇 초 안 되는 시간에 삼십이 대를 만들어냈다.
그것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창조력인지 잘 아는 회색 데이터 나이트는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한계가 있기는 한 것인가?
설마 끝없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겠지?”
“그럴 리는 없다!
어떤 창조력을 가졌어도 저런 식의 대량생산은 곧 한계에 도달한다.
재료부터 전부 창조하지 않고 은하계의 행성들을 재료로 사용한 것이 증거다.”
“그러니까 언제냐고?”
“….”
흑염 데이터 나이트도 창조력이 전문이 아니지만, 이런 창조가 얼마나 비상식적인 잘 알기에 하는 질문이었다,
그런데 회색 데이터 나이트가 정확한 한계 시간을 말하지 못하자 대수 데이터 나이트가 대답한다.
“저 정도 신력포를 쏠 수 있는 공격용 기계신을 이렇게 빨리 대량생산하면 누구라도 무리가 많이 생겨요.
저의 기준으로는 저런 증가는 앞으로 한 번이나 두 번이 한계입니다.”
“기계신 행성의 최대 예상 생산 대수는 육십사 대나 혹은 백이십팔 대….”
대수 데이터 나이트도 저런 기계신 행성의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말에 깜짝 놀란 흑염 데이터 나이트였으나 곧 위험도를 계산했다.
‘백이십팔 대의 집중포격이라면 조금 아슬아슬한데?’
위성 크기의 신력포가 차원 도약하는 삼십 이대의 집중포격에 흑염권능으로 강화한 신체 능력으로도 완전히 벗어날 수가 없었다.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차곡차곡 타격이 쌓여가는 흑염 데이터 나이트가 망설이자 대수 데이터 나이트가 확정적으로 말한다.
“저런 창조물은 많이 만들수록 무리가 커집니다.
무리한 창조력의 발동은 창조물의 수준도 떨어뜨립니다.
후반부 창조물은 가동시간도 짧아지면서 사격의 정밀도도 떨어질 것입니다.
그러니 빨리 돌진하면서 위협하세요.
집중력을 흔들어서 온전한 기계신 행성의 생산부터 막아야 합니다.”
“알겠소.
대수 데이터 나이트.”
창조력의 정점인 대수의 화신체의 존재의 말은 흑염 데이터 나이트에게 정확한 상황파악을 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유일하게 후방에 열려있는 안전지대의 의미도 깨닫는다.
“후퇴해서 느긋하게 창조할 시간을 주면 끝인가?
결국은 누가 오래 참느냐의 대결이었군.”
후방에 집중포격에 대한 안전지대가 있다는 사실을 무시한 흑염 데이터 나이트는 신체를 앞으로 던지듯이 튀어나간다.
“그렇다면 얼마든지 쏴보라!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피하고 접근하겠다.
그리고, 반드시 끝장을 내서 끌고 가 주마!”
부상까지 각오한 흑염 데이터 나이트가 신력포의 포격을 정면으로 가로지른다.
우웅! 투하하하하하하하하!
그의 온 사방에서 차원 문을 열리며 창조신급 기계신 안타레스의 집중포격이 퍼부어졌다.
꽈르르르르르르르릉-!
아슬아슬하게 신력포와 특수금속 포탄을 피해가는데 그의 귀에 다시 위기 신호가 연속적으로 울린다.
파파파파파….
수십 번의 연속신호와 함께 항성계 차원 문에서 쏟아지는 수십 발의 신력포가 추가로 차원도약을 해오는 모습이 보였다.
“억?!
지금 추가될 수 있는 시간이 아닌….”
이제까지 포격 후 대략 일 초 후 추가 생산이 이루어졌다.
그런데 이번에는 거의 간격 없이 배로 증가해서 포격을 퍼부은 것이다.
지이! 지이! 지이!
이번 포격도 전부 피해냈으나 연달아 이어진 이차 포격은 특수금속 포탄이 지나가는 황금 선에 신체가 닿는 것은 피할 수 없었다.
“!!!”
최대한 신체를 가속했으나 결국은 하나는 피하지 못했다.
“제…제길!”
특수금속 포탄이 은하유성 아이언의 목을 잡은 손목을 정통으로 노리고 있었다.
그리고, 차원 도약해온 신력포와 특수폭탄이 장렬하게 폭발한다.
꽈르르르르르르르릉-!
흑염 데이터 나이트가 거대한 폭발에 휘말리는 광경을 황금 연기 결계 속에서 지켜보고 있던 차원창세신 코아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드디어 걸렸다!
스스로 화망에 뛰어들게 하였어.’
원래의 차원창세신 코아였다면 흑염 데이터 나이트의 예상대로 후퇴만 원했겠지만, 유모들의 지원을 받은 그는 여유를 찾아서 추가로 함정을 깔아놓은 상태였다.
그 방식은 지극히 단순했다.
삼십이대의 창조신급 기계신 안타레스를 미리 생산하여 항성계 차원문 안에 숨겨놓다가 바로 포격하는 것이었다.
즉 차원 문 안에서 창조 중이 아니라 이미 만들어놓은 것을 잠시 숨겨놓고서 기회를 노리고 있다가 잡는 방식이었다.
우우우웅-!
연달아서 포격을 마친 삼십이 대의 창조신급 기계신 안타레스가 행성의 고리에 합류한다.
오오오오오오오오옹-!
이제 육십사 대가 된 창조신급 기계신 안타레스가 합창하듯이 기동음을 낸다.
항성계 차원 문 안에는 이미 완성된 육십 네 대가 준비된 상태였다.
그리고, 백이십팔 대가 추가로 동시에 건조되고 있었다.
자르르르르르륵! 구구궁! 착착착!
은하계의 부서진 별들이 ‘나는 세상에서 단 하나의 특별한 존재이다.’의 마도에 의하여 최적의 부품으로 바뀌어서 빠르게 조립된다.
삭월의 시즈지와 연동된 강대한 창조력은 조립 중간에 발생 되는 문제를 무시하거나 보완하면서 순식간에 완성시켰다.
더구나, 놀랍게도 거의 동시였다.
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강!
미래의 절대계에서도 만들기 어려운 기계신의 정화라고 불리는 창조신급 기계신 안타레스였다.
그런데 백이십팔 대가 동시에 부품이 조립되고 합체되는 기적과 같은 현실이 일어났다.
좌자자자자자자자자자자자-!
비록 유모들의 도움을 받았다고 하나, 순식간에 수백 대의 창조신급 기계신 안타레스를 만들어낸 차원창세신 코아는 더욱 느긋해졌다.
‘창조력을 많이 사용하면 무리가 생긴다.
이런 대량생산은 앞으로 한 번이나 두 번이 나의 한계라는 대수(大手) 사장님의 말씀은 정확하다.
집중력이 부족하고 창조력의 한계를 넘어선 채로 발동한 무리한 창조력의 운영은 창조물의 수준을 떨어트리고, 운용시간마저 떨어트린다는 지적도 맞지.
나로서도 이제부터 억지로 만들어보았자 나오는 것은 쓰레기와 같은 불량품이다.’
창조력의 정점인 대수(大手)는 아니나 화신체의 수준을 뛰어넘은 대수(大手) 데이터 나이트의 분석은 확실히 맞았다.
단지 그 전에 근본적으로 틀린 전제 부분들이 있었다.
‘확실히 나 혼자라면 이렇게 할 수 없지만, 유모들이 있다.
그리고, 창조신급 기계신 안타레스는 공격용이 아니다.
원래 창조신을 보조하는 창조용이자 미개발지역의 개발 용도다.’
육십네 대로 늘어나서 항성계 차원 문과 황금연기 결계를 호위하듯이 고리를 만든 창조신급 기계신 안타레스들이 항성계 차원 문 안에 있는 동료들과 함께 창조력을 발동시킨다.
우웅! 오오오오옹!
창조신급 기계신 안타레스들이 커다란 기동음을 내면서 차원창세신 코아의 창조력을 폭발적으로 증폭시켜갔다.
‘창조신급 기계신 안타레스의 유일한 문제점은 바로 조작이 어렵고, 항상 폭주의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통제할 수만 있다면 숫자가 늘어날수록 조종자가 사용할 수 있는 창조력이 향상한다.’
안주하지 않는 폭주를 신성을 가진 차원창세신 코아에게는 기계신의 제어는 너무나 쉬운 일이었다.
그리고, 절대계 최대의 용량을 가진 간능신의 신위는 수백 대의 안타레스를 지휘하에 놓아도 여유가 넘쳤다.
‘절대계 간능신의 용량은 아직도 많이 남았다.
그러니 신력포의 포격을 하면서 다른 안타레스를 만드는 기적과 같은 창조력을 보일 수 있다.’
창조신급 기계신 안타레스들이 이룬 붉은 고리에서 다시 위성 굵기의 신력포와 특수금속 포탄으로 포격을 시작한다.
투하하하하하하-! 우웅!
아직 폭발에 휘말려있는 흑염 데이터 나이트를 용서 없이 공격한다.
‘이 정도 신력포를 방출하는데 사용하는 기능은 절반 이하다.
나머지는 전부 나를 도와서 추가적인 안타레스의 제조에 전력하는 중이다.
창조력을 가진 존재들이 많아질수록 그 효과는 무한대로 커져만 간다.’
육십네 대의 안타레스의 집중포격으로 마침내 흑염 데이터 나이트의 발목을 묶은 차원창세신 코아는 승리를 확신한다.
‘창조력이 창조력을 낳는다!
이것이 바로 위대한 복리의 힘이다!’
항성계 차원 문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창조신급 기계신 안타레스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번에도 두 배가 되는 숫자인 육십사 대였다.
그리고, 다시 두 배가 되게 하는 백이십팔 대가 이미 완공되어 출전을 준비 중이었다.
우우우우우웅! 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옹!
절대계 간능신에 의해서 통제된 그들은 병렬신력연결로 인하여 대신족(代神族)과 비슷할 정도로 강화되어 막강한 존재감을 뿜어낸다.
은하계 하나를 통째로 갈아 넣고, 십중심 권능을 익힌 유모들의 지원으로 미래의 절대계에도 몇 대 없는 창조신급 기계신을 이백오십육 대를 동시에 거느린 차원창세신 코아는 진심으로 기뻐했다.
“이길 수도 있다!
어어?”
그는 지금 자신이 한 말에 스스로 놀란다.
이 정도면 분명히 승리를 확신하는 말이 나와야 하는데 여전히 부정적이었기 때문이다.
차원화면으로 보이는 영상을 자세히 확인한 그는 곧 이상함을 파악했다.
구궁! 구궁! 구궁!
공간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대폭발의 가운데서 흔들리지 않는 검붉은 점이 하나 있다는 점이었다.
바로 특수금속 탄환이 집중되는 지역이었다.
“설마?”
차원화면으로 검붉은 점을 확대한다.
그것은 육각형의 벽돌로 이루어진 구형의 방어막이었다.
화르르르르르르-! 번뜩-!
신력포만이 아니라 특수금속 폭탄까지 튕겨내고 있는 그 형태는 은하유성 아이언이 보여준 황금성과 비슷했다.
타타타타타타타타!
특수금속 포탄이 충돌할 때마다 굉음을 내면서 균열이 일어나지만 마치 공격을 당했던 적이 없다는 듯이 바로 회복하는 검붉은 성벽을 보는 순간 불길한 느낌이 몰려왔다.
“이건 황금성?
은하유성 아이언이 자기도 죽을 것 같으니 흑염 사장님에게 붙은 것인가?
아니야.
저 꼬맹이는 불리하다고 쉽게 편을 바꾸지 않는다.”
산전수전을 다 겪으며 세상의 쓴맛을 다 맛본 용병신인 자신이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지만, 곱게 자라서 오만하기까지 한 은하유성 아이언은 절대로 아니었다.
“황금성의 모양과 색깔이 달라?
이게 뭐지?”
더 깊숙이 파고들자 검붉은 성벽 그 속에서 두 개의 눈동자에서 분노의 불길이 활활 타오르는 거인을 보게 되었다.
흑염 데이터 나이트를 보자 정체를 알게 되었다.
“헉-! 설마 황금성을 흑염의 투기로 발동시켰다고?
그럼 흑염성(黑炎星)?”
단숨에 결론에 도달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곧 자기 생각을 부정했다.
“아오 시바? 흑염성(黑炎星)은 또 뭐냐?
그게 어떻게 가능해?
권능과 투기는 물론이고, 계열 자체가 다르잖아!”
그런데 바로 거기서 열이 엄청나게 받은 표정의 흑염 데이터 나이트와 눈이 딱 부딪친다.
그는 차원창세신 코아의 시선을 느끼고서 바로 험악하게 외쳤다.
“차원창세신 코아! 보고 있었냐?
나에게 이런 비상수단까지 쓰게 하다니 넌 용무 끝나면 내게 맞아 죽을 줄 알아라!”
절대직감으로 차원창세신 코아를 파악한 흑염 데이터 나이트의 협박이었다.
사태를 전부 확인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기가 막혀서 중얼거린다.
“계열을 무시하면서 뭐든지 직감과 재능으로 해결하나?
흑염 계열은 상식이 안 통해.
진짜 괴물들이네.”
이제 특수금속 포탄으로도 치명상은 고사하고, 전진을 저지하는 수준밖에 안 된다는 사실을 확인한 그가 선택한 방법은 간단했다.
“쏘면서 후퇴하면서 다시 생각하자.
일단 전력으로 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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