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권 35권
오만한 아이언의 대답에 분노를 터트린 차원창세신 코아였지만, 움직이지 않았다.
‘들켰다!
겨우 여기까지 몰아넣었는데 결정기인 절대거리 코아를 눈치채버렸다.
이제 어쩐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완력으로 도저히 안 되니 절대거리 코아로 시공의 구멍에 밀어 넣으려 한다는 은하유성 아이언의 예상은 모두 맞았다.
‘역시 한번 쓴 방법은 두 번 사용하면 안 돼.’
시공간의 흡입력과 완결의 마수의 완력으로 끌고 가려던 일차 계획은 유모들의 난입으로 실패했으니 절대거리 코아를 이용한 이차 계획으로 가야 했다.
그런데 전부를 파악했으면서 겨우 은하유성으로 막아내겠다는 아이언의 자신만만한 태도가 마음에 걸린 것이다.
차원창세신 코아의 눈빛이 흉험해지기 시작했다.
‘황금후계가 된 은하유성 아이언이 미친 회색의 공격을 한 번만 막아주면 된다.
방패가 팔다리가 전부 멀쩡할 필요는 없다.
그럼 그걸 여기서 쓸까?’
우우우웅-!
차원창세신 코아의 주변에 아주 흐릿한 열 개의 탑의 환영이 나타나려 한다.
그러나, 바로 취소시키면서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그러면 미친 회색에게 사용할 결정기가 없어진다.
아무리 미쳤어도 십중심 중 하나.
한번 보았던 오의에 당해줄 존재가 아니다.
그런데 절대거리 코아가 은하유성 아이언에게 통할 것 같지가 않다.’
망설이던 차원창세신 코아는 지극히 익숙한 영원체의 시선을 감지했다.
‘차호님?
분명히 이 시점에서는 세계에서 직접 활동이 가능한 당대 계승자라고 하셨지.’
차호의 성향과 바람을 떠올린 차원창세신 코아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이건 써먹을 수 있겠어.’
차호가 그에게 내린 ‘구십구 초의 영웅신’의 가호가 발동된다.
“구십구 초의 영웅신.
발동자는 ‘안주하지 않는 폭주’ 차원창세신 코아.
신령연옥의 빛이 다하여 죽게 되는 제한시간은 단지 구십구 초!
하지만 그 안에 모든 세상의 운명을 결정짓겠다.”
비이잉! 비잉!
차원창세신 코아의 가슴에서 무지갯빛으로 반짝이는 구슬이 떠오른다.
그리고, 그도 은하유성 아이언처럼 똑같이 양 손바닥을 좍 펼친 채로 전방을 향했다.
구구구구구구구궁-!
암흑의 마력이 발바닥에서부터 소용돌이치면서 차원창세신 코아의 전신을 휘감는다.
“이것이 은하유성이라고 했던가?
그렇게 그 오의에 자신이 있다면 똑같은 오의로 맞상대해주지.”“겨우 구십구 초의 영웅신?
나의 황금권능으로 발동하는 은하유성 앞에서는 마력만으로는 죽는다.
허락해줄 것이니 신력이든 투기이든 전부 끌어다 써라.”
“나에게 허락?
이 오만한 꼬맹이가 지금 뭐래?”
화아아아아아아-! 구구구구구구궁!
황금의 신력이 소용돌이치면서 은하유성의 투기와 뒤섞인다.
마력에 상극인 황금권능으로 발동하는 은하유성의 위력이면 절대거리 코아라고 해도 무력할 수 있다는 예측을 떠올린 차원창세신 코아는 쓰린 속을 달래었다.
이대로 충돌하면 역시 패배하는 미래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쓰으으읍! 역시 정면승부로는 안 돼.
아기 때부터 헌신적인 유모들 덕분에 너무 잘 자라서 성장해서 추가한 모든 면에서 나보다 위다.
내가 저 꼬마보다 나은 점은 권능과 마도, 오의의 다양성과 많은 전투 경험뿐….’
거기까지 생각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속으로 크게 웃었다.
‘하하하하하! 마도신에게 사용할 수 있는 도구가 많고 경험만 있다면 더 무엇이 필요한가?
절대거리 코아 계획은 무너졌고, 마지막 수단은 사용할 수 없으니 비상계획으로 간다.’
번쩍! 번쩍!
차원창세신 코아의 이마에 있는 신령연옥이 빛난다.
그리고, 이제 가슴에서 빛나는 구십구 초의 영웅신의 가호로 다급하게 누군가를 은밀하게 호출한다.
바로 가호를 내린 차호였다.
‘차호님! 차호님!아주 재미있는 제안이 있는데 들어보시겠습니까?’
‘응? 나와의 직통회선?
어떻게 이 회선을 알지요?
그보다 이런 상황에서 재미있는 제안이요?
무슨 일이에요?’
아직 어린 느낌이 농후한 차호가 흥미가 있다는 목소리를 들은 차원창세신 코아는 내심 잘되었다고 생각하면서 의지를 보낸다.
‘진정한 영웅신의 이야기입니다.
차호님이 읽으신 책 속의 가상의 영웅신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영웅신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흥미가 있으십니까?’
‘헤에?
이야기 속의 진정한 영웅신이라?
흥미는 있어요.
진정한 영웅신의 존재는 세계를 극적으로 발전시키거나 파멸시키니까요.
차원권능의 길을 가는 영원체로서 무시할 수 없지요.
그런데 실존한다고요?
정말이에요?’
먼 미래에 바람가의 가주이며 차원의 오리진인 차호는 진정한 영웅신이라는 명제에 아주 강한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이계로 가는 차원의 마도신에게 십중심의 서명과 구십구 초의 영웅신의 가호를 내릴 정도였으니 여기서도 답이 정해져 있었다.
‘진정한 영웅신이 어디 있어요?
설마 자신이나 은하유성 아이언이라는 말을 하면 화낼 거에요.
혹시 진정한 영웅은 자신의 마음에 있다는 말 장난을 하면 곱게 못 죽어요.’
‘….’
주르르르르-!
차호의 기준으로는 자신만이 아니라 은하유성 아이언도 기준미달이었다.
그리고, 영웅은 마음속에 있다는 말도 아니라는 경고에 잠시 섬뜩해진 차원창세신 코아는 식은땀을 흘리면서 웃었다.
‘하하! 제가 감히 그럴 리가요?
차호님을 상대로 그런 말장난을 할 리가 있겠습니까?’
원래 아무리 찾아도 없었기에 모두의 마음속에만 존재한다고 대답할 생각이었다.
‘마음먹기에 따라서 모두가 진정한 영웅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이건 쓰면 안 되겠네.’
차원창세신 코아는 십중심들이 몰려와도 차원권능의 도주력이면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바람가의 차원 오리진이기도 한 차호는 달랐다.
‘차호님은 영원체이니 지치지도 않는다.
차원권능으로 영원히 추적해오면 결국 잡힌다.
다른 방안을 생각하자.’
그런 존재가 정말 자신을 끝장낼 기세였기에 재빨리 생각을 바꾸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당신이 말하는 진정한 영웅신은 어디에 있어요?
십중심 바로 아래라는 절대계 간능신이 이렇게 자신할 정도면 영웅신의 오리진이 아니더라도 귀중한 표본이 되겠지요.
지금 힘을 유지할 시간도 얼마 없는 것으로 보이는데 빨리 말하세요.’
비이이이! 비이이이!
그 말대로 차원창세신 코아의 이마와 가슴의 구슬에서 무지갯빛이 위태롭게 반짝인다.
과아아아아아아!
구십구 초의 영웅신의 증폭 기능이 강해지면서 그만큼 마력의 소용돌이는 거세졌다.
‘여기는 아닙니다!
시간대도 다르니 제가 직접 가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설마 속임수?
내 손에 죽고 싶어요?
세계에서 활동이 허락된 바람가 당대 계승자에게 불살(不殺)의 계율이 적용이 안 된다는 것은 알지요?
마음에 안 들면 누구든지 죽여도 돼요.’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마음이 아니라 다른 이유가 있지 않습니까?’‘어라?
삼불(三不)의 가법과 예외 규정까지 정말 알고 있어요?’
당대 계승자에게는 원활한 활동을 위해서 불살(不殺)만이나 아니라 불연(不然), 불애(不愛)의 계율까지 중지된다.
세계에 미치는 파장을 생각하면 바람가의 가법에서 가장 무서운 조항이기도 했다.
‘당대 계승자는 삼불(三不)의 가법(家法)에서 벗어난다.
얼마든지 죽일 수 있고, 세력과 후궁들도 만들 수 있다.
단 모든 것은 더욱 강한 후손을 얻기 위해서다.’
대대로 축적되어온 살생의 업으로 인하여 일반적인 지성체나 정신체의 반려를 상대로 후손을 볼 수 없게 되자 분노한 일대 바람의 절대자가 절대계를 뒤흔들었던 것을 생각하면 실로 엄청난 가법이었다.
‘그 정도까지 알고 있으면 거짓말은 아니지요?’
‘분명히 알고는 있는데 저 황금 꼬맹이가 막고 있습니다.
이대로면 귀중한 진정한 영웅신이 잊혀지고 말 것입니다.
그러니 저 좀 도와주십시오!
다른 것은 필요 없습니다.
제가 공격할 때 뒤에서 살짝 밀어주시면 됩니다.’
‘흐음? 진정한 영웅신이라?
완전히 거짓은 아닌데 어쩐다?
진리 할아버님과 유일용신제 할아버지가 보고 있는 결투라서 함부로 개입하면 혼나요.’
‘강한 후손을 얻기 위해서라면 모든 가법에서 예외가 되는 당대 계승자이지 않습니까?
영웅신이 강한 세계에 강한 반려가 태어난다고 설득하시면 이해하실 것입니다.
솔직히 현세계의 정점이라고도 해도 황금의 절대자도 아닌 후계에 불과한 정신체가 앞으로 세계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까?
그럴 바에는 진정한 영웅신의 오리진을 표본이나 오리진이 훨씬 좋습니다.
앞으로의 세상에 진정한 영웅신을 찍어서 활용한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상상 이상의 효율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헤에? 현재의 가치보다 미래의 가능성이라?
더구나 오리진으로 삼아서 복제까지 가능하다는 이점을 생각하면 그렇기는 하네요.
어른들에게 문의를 해보겠으니 잠깐 기다리세요.’
차호와 긴박하게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그는 은하유성 아이언에게 큰소리를 치기를 잊지 않는다.
“나는 차원창세신 코아!
시간과 공간, 세계를 넘나들면서 이보다 더한 위기를 극복해온 존재다.
현세계 황금후계 주제에 외계신황과 절대계 간능신에 도달한 나를 얕보지 마라!”
“여기는 현세계다.
그리고, 네가 마도신인 이상 너는 나를 이기지 못해.”
차원창세신 코아가 전투와 별개로 진정한 영웅신의 표본을 보여준다는 조건으로 차호와 창조주들과 거래하고 있다는 사실을 은하유성 아이언은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단지 구십구 초의 영웅신의 유지 시간이 빨리 지나가거나 발동이 되기를 기다릴 뿐이었다.
그렇게 서로 투기와 마력을 모으고 있는데 응답이 없던 차호는 바로 밝은 말투로 대답했다.
‘좋아요!
모두가 황금후계를 현세계의 정점에 유지하는 것보다 진정한 영웅신의 표본을 얻는다는 쪽이 낫다며 승낙이 나왔어요.
은하유성 아이언이라는 담보 대신에 영원급 절대기의 정보를 현세계에 제공하기로 했지만, 상관없지요.’
이번 일로 영원급 절대기의 존재가 드러났으며 그 가치까지 증명된 셈이었다.
그러니 막대한 정기를 빌려주는 담보로 은하유성 아이언 대신에 정보를 주기로 합의를 끝낸 것이다.
‘감사합니다.’
‘절대계 간능신의 발언권이 대단해서 아주 수월했어요.
도와줄 것이니 처리하세요.’
‘바로 정리하겠습니다!’
회색후계인 자신의 무력에 바람가의 가주의 도움이 추가되면 황금후계인 은하유성 아이언이 견딜 도리가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써늘한 경고가 들려왔다.
‘그런데 바람가의 당대 계승자인 나를 속이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요?
당신의 차원권능의 도주력도 차원권능을 두 번째 절대권능으로 선택한 나에게 큰 의미가 없어요.
만약 나의 도움을 받아서 승리하고도 진정한 영웅신이 없으면 당신은 정말 재미없어지게 돼요.
전 세계와 모든 시간대로 도망쳐도 영원히 쫓아가서 세상에서 가장 비참한 꼴로 만들어주겠어요.’
‘!!!’
이 경고는 차원의 마도사 시절에 진리와 만나서 신이 될 수 있는 마도서를 받으면서 들었던 말이었다.
그걸 다시 들은 차원창세신 코아는 온몸이 얼어붙는 느낌이었다.
이계와 외계, 현세계를 돌아다닌 그의 뇌리에 영웅신이라고 불리던 존재들을 재빨리 흩었다.
‘어…어쩐다.
이제까지 만났던 영웅신 놈들은 전부가 영웅의 탈을 쓴 양아치와 깡패였는데?
순 도둑놈에 강도들뿐이야.’
그런데 이미 내친걸음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없다고 하면 자신부터 처단당할 수가 있어서 장담했다.
‘시간과 정기가 얼마가 걸리더라도 반드시 차호님에게 진정한 영웅신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불만족스러우시다면 다시 찾겠습니다.
제가 포기하거나 실패한다면 마음대로 하십시오.’
‘절대계 간능신의 말이니 믿겠어요.
가호 시간이 끝나가는 것 같으니 이제 처단하세요.’
거기서 모든 대화와 협상은 끝났다.
우웅!
차원창세신 코아의 어깨 부분에 작은 차원문이 열리면서 목검 하나가 모습을 드러나면서 가볍게 놓인다.
탁-! 과우우우우우우-!
마치 왕이 검으로 기사를 인정하는 것처럼 놓인 목검으로부터 어마어마한 차원권능과 투기가 흘러들어온다.
그러자 차원창세신 코아의 마력이 미친 듯이 오르면서 마력의 회오리를 몇 배나 강화한다.
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바람가의 당대 계승자로서 이미 인정받고, 넘치는 재능으로 차원권능을 익혀가는 차호의 직접 가호는 십중심급의 힘으로도 감당하기 힘들 정도였다.
“거래 완료다!
은하유성! 넌 끝장이다!”
“뭣이! 너 또 수작을 부리고 있었던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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