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2011화 (1,920/2,000)

34권 35권

절대계보다 일백 배나 약한 현세계의 정신체에게 선출된 강자들인 자신들에게 합공을 하라는 조언이었다.

그것은 무대 위의 일곱 명의 대표만이 아니라 모든 후보자에게 충격과 수치를 안겨주었다.

‘합공은 약자들의 전유물이다!’

‘우리가 그 정도로 얕보였단 말인가?’

‘그러고 보니 왜 우리가 전부 무대에 올라와 있었지?’

무대에 한꺼번에 올라온 지금 자신들의 모습이 얼마나 위태스러운지 파악한 일곱 명의 대표들은 서로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황금권능에 가장 유효한 존재를 찾아내면서 말한다.

“합공은 없다.”

같이 공격하면 분명히 이길 수 있지만, 자신들을 약자로 낙인찍는 길이었다.

그런데 황금권능의 방어력을 혼자서 돌파할 수 있는 십중심은 흑염과 바람뿐이라고 전해져왔다.

문제는 둘 다 없다는 점이었다.

‘돌연변이 반신이 원형인 흑염의 절대자는 후보자가 아예 없다.’

‘루카 에일레스 정도의 신체 능력을 갖춘 반신이 또 어떻게 나타나겠는가?’

‘앞으로 긴 세월이 흘러야 할 것이다.’

이대 바람의 절대자는 진리의 아들인 유일용신제(唯一龍神帝)로 이미 정해져 있었다.

그런데 그는 팔륜봉인의 제조와 수호를 위해서 여기 없었다.

그리고, 가끔 와도 십중심 후보들과 만나지 않았다.

‘후보자인 우리와 같은 수준으로 보이기 싫다는 뜻이겠지.’

‘분하지만, 항의조차 할 수 없구나.’

후보자에 불과한 자신들과 이미 이대 바람의 절대자로 인정받은 유일용신제(唯一龍神帝)와는 엄청난 격차가 있었다.

그러니 자신들의 통합된 기세조차 버티는 황금후계의 방어력을 경시할 수 없었다.

‘현세계의 정신체라고 얕볼 수 없는 상대다.’

‘시간을 끌면서 파악할 시간을 벌어야 한다.’

‘그러려면 황금권능 이상의 방어력이 필요하다.’

‘그럼 일원(一圓) 뿐이다.’

‘방어의 정점.’

다른 후보들의 의도를 파악한 일원(一圓) 후보자 대표는 권유를 받자 고개를 끄덕이고서 앞으로 나선다.

“일원(一圓) 후보자가 나서 주겠는가?”

“알았다.

내가 먼저 하지.”

일원(一圓) 후보자 대표만이 남고, 다른 후보자 대표들은 무대 밑으로 내려간다.

그 모습을 차호가 지켜보고 있었는지 안타까운 목소리로 만류했다.

“이런! 그러면 안돼요!

쓸데없는 자존심 싸움을 할 때가 아니에요.”

바람가조차 힘겹게 했던 흑염군단을 타도해주는 대가로 팔륜봉인에 묻히고 있는 일대 십중심의 시체를 보여준다는 조건을 수락한 차호는 선조들에게 당연히 많은 의혹과 질타를 받았다.

“십중심의 시체를 보고서 자신의 한계를 넘겠다니?”

“세계의 한계에 제약된 황금후계라도 그것이 가능한 일인가?”

“한계를 못넘으면 참배로 끝내겠다고?

도대체 무슨 꿍꿍이를 가졌기에 이러는가?”

“그보다 넌 대체 무슨 생각이냐?”

성년이 되어도 장난기가 사라지지 않는 차호는 선조들에게 걱정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차호는 흑염의 절대자가 죽은 이후로 불안요소가 된 흑염군단을 현세계의 반파 없이 확실히 처리할 수 있다면 나쁜 일이 아니라며 주장하면서 설득했다.

무엇보다 참배조건으로 십중심 후보자들과 대련 승부를 걸었다고 하니 여론이 조금씩 바뀌었다.

“십중심 후보자들과 황금후계를 싸움 붙여보면 재미있지 않겠냐고?”

“이 녀석이 또 분란을 일으키는구나.”

“그렇지만, 현세계의 황금후계와 절대계 후보들의 수준을 파악할 좋은 방법이기는 하다.’

“그런데 대련에 재미라니?

너무 말이 심하구나!”

차호가 재미를 추구하는 생각이 아무런 악의가 없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이런 장난과 같은 일을 벌일 때마다 혼란은 있었지만, 궁극적으로는 바람가에 큰 이익이 된 사실을 잘 아는 선조들은 진리의 눈치를 보았다.

‘이대 십중심은 진리 할아버님이 큰 기대를 하고 육성하고 계신다.’

‘혹시라도 문제가 생기면 차호에게 처벌이 내릴지도 몰라.’

영원체답지 않은 장난기와 가능성을 보이는 차호는 바람가의 우환이면서 또 다른 가능성을 가진 희망이었다.

바람가 선조들의 시선을 받은 진리는 바람가의 가장 상석에서 아들인 유일용신제(唯一龍神帝)가 따르는 술을 목검을 쥔 손등의 술잔으로 받고 있었다.

원래는 혼자서 자작만 하던 진리에서 변화된 모습이었다.

그는 아직 뽑아내지 못한 심장의 에반젤리의 두근거림을 느끼면서 묻는다.

“분명히 재미는 있겠구나.

그런데 문제가 클 것이다.”

이대 십중심을 만들기 위해서 겨우 모아놓고서 육성하기 시작한 후보자들이 황금후계인 은하유성 아이언에게 이긴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만약 패배한다면 그 여파는 참으로 큰 것이다.’

너무 격차가 커서 관심이 끊어진 현세계에 대해서 경계의 목소리와 견제 주장이 나올 수도 있었다.

꿀꺽!

손등의 술잔을 한꺼번에 들이킨 진리는 장난기가 가득 어린 미소가 가득한 차호를 바라보면서 묻는다.

“너의 차원권능으로 읽은 흐름이 이렇게 시키느냐?

사유를 물으면 또 유머가 세상을 구한다고 말할 생각이겠지.”

“물론입니다!

재미야말로 영원체가 세상을 창조하고 유지하는 이유이자 명분입니다.

재미없는 세상은 존재할 가치가 없습니다.”

진리가 아는 차호는 바람가가 지정해준 이상적인 반려인 거신족 여신과 아이를 낳고서 누구보다 훌륭하게 키워내는 모든 의무를 완수하고서 외부활동까지 허락될 존재였다.

‘미래의 내가 차호는 특별히 공적을 많이 새우고, 권능공개를 많이 해서 외부활동이 인정될 열 명 중의 하나라고 했다.’

불가해(不可解)의 팔시조(八時調)를 완전히 습득하고, 두 번째의 절대권능을 예정대로 가장 어려우며 막대한 연산력이 필요한 차원권능으로 완성할 그의 의견을 진리라고 해서 무시할 수는 없었다.

그가 보기에도 차호의 차원권능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지만, 바람가 가주 들 중에서도 아주 특별했기 때문이다.

‘차호의 차원권능은 미완성의 수준으로도 유상전생(有償轉生)에 약간은 개입할 수 있을 정도다.

아마도 이번에도 무엇인가 흐름을 보고서 벌인 일이겠지.’

절대계의 창조주가 되었으나 일대 십중심과의 합동 결투에서 막대한 타격을 입은 진리는 아직 실시간으로 변하는 흐름과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

그러니 현재 가장 뛰어난 차원권능을 가진 차호의 의견을 따라주는 것이 좋았다.

‘무엇보다 현세계 은하유성 아이언은 유상전생의 보완자다.

도와주어서 나쁠 일이 없다.’

현세계에서 외계와 절대계를 잇는 현세계를 조정하던 아이언이 마신황제와 공멸한 이후에 바로 오백억 년 이전의 절대계로 보내야 한다고 알고 있는 지금의 진리였다.

유상전생의 구현자인 오백억 년 이후의 진리가 가끔 연락을 해오기에 전체는 몰라도 단편적인 사실과 이유는 알고 있었다.

‘항상 현세계의 조정단계에서 실패했기에 변수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했던가?’

그래서, 은하유성 아이언은 마신황제에게 져서 소멸하기 직전에 되살려 절대계의 과거로 보내야 한다.

그런데 황금후계가 된 상태로 보아서는 마신황제따위에게 질 것 같지가 않단 말이야.

황금후계가 마신황제에게 패배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마치 그렇게는 사라지지 않겠다는 듯이 갑자기 황금후계로서 강력하게 나타난 은하유성 아이언이 벌이는 일을 주목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그런 변화는 현세계의 통제될 수 있는 발전을 바라는 진리의 의도에 부합하고 있었다.

‘현세계가 외계 다음의 절대계의 외곽으로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그러려면 오랜 평화로 나약해지지 않으면서 어느 정도는 쉽게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을 조성해야 한다.

그런데 항상 자멸한다고 했다.’

먼 미래의 자신이 무슨 생각으로 절대금기인 유상전생을 시행했는지 모르지만 이미 몇 번이나 반복되어도 현세계가 멸망한다는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고 한다.

‘흑염군단을 명분으로 내가 직접 나서서 수준이 떨어지는 은하계들과 신족을 절반이나 없애주었다.강력한 신족과 은하계를 재육성하게 무한히 지원해도 결과는 똑같았다던가?

미래에서 과거로 보낸 은하유성 아이언을 동원해서 조율하려고 해도 너무 약해서 마신황제와 공멸하면서 원래 흐름대로 초월자 혁명이 일어나서 망했다고 했지.

그렇다면 이번에도 다를 것이 없다.’

직접 나서려고 해도 일천 명의 흑염군단을 박멸하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고, 피해가 커질지 몰라서 그럴 수가 없었다.

여기에 심장에 아직도 박혀있는 에반젤리의 부담이 뜻밖에 컸다.

‘특별한 과정의 변화가 없으면 똑같은 결과가 나온다.

그렇다면 이번 은하유성 아이언의 강화는 현세계의 자멸을 변화시킬지도 모른다.’

일천 명의 흑염군단을 현세계의 피해를 최소화면서 모두 박멸하고, 현세계 신족을 강화하여 초월자를 제어하면 되는 일이다.

그런데 말만 쉬웠다.

‘이번까지 성공한 적이 한 번도 없다니 참으로 힘든 일이지.’

자살을 시도했던 사람을 살려도 언제인가는 다시 자살을 시도한다.

그런 것처럼 멸망하는 세계를 되살리는 것은 세계가 다르니 진리로서도 힘든 일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본인이 나서지 않아도 잘 될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결심해준다.

“은하유성 아이언이 이대 십중심 후보를 모두 이긴다면 팔륜봉인의 십중심 참배를 승인한다.

허나, 후보자 외는 대련을 볼 필요가 없다.

또한, 이것은 비공식 대련이다.

어떤 기록도 남기지 않으며 바람가 가주들의 직접 참관도 불허한다.

모두 바람가를 비우고, 팔륜봉인의 완성에 전력하라.”

십중심 후보자 외에는 구경꾼은 없다는 결정이었다.

더구나 비밀로 치르는 대련의 의미는 만에 하나 이대 십중심 후보들이 무참하게 패배했을 경우를 생각한 최소한의 조치였다.

그 결정에 오래간만의 흥미로운 대결을 직접 못 보게 된 모든 바람가의 가주들은 아쉬워하면서도 힘차게 대답한다.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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