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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2009화 (1,918/2,000)

34권 35권

물론 수많은 세월을 수련 받고, 많은 경쟁자를 물리쳐야 한다.

‘가능성이 있다고 보아주는 사실조차 대단하구나.’

그런데 은하유성 아이언은 그럴 수가 없었다.

‘나의 황금권능은 유모들의 도움으로 상승했다.

나만으로는 황금후계에도 아직 도달하지 못했겠지.’

후궁들의 도움이 있어야만 강해질 수 있다는 제약은 혼자서도 얼마든지 강한 수많은 절대계의 강자들에게 비교하면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유모들은 이제 겨우 주신의 경지에 들어섰다.

그녀들이 고위 창조신이 되어서 스스로 지킬 수 있게 되는 순간까지 안심할 수가 없다.’

그런 면에서 언제나 강자들의 시험과 약자들의 도전을 받는 절대계는 불안하기 짝이 없는 장소였다.

자신이 없으면 언제든지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와 유모들에게 안정적인 지원체계와 시간이 필요하다.

절대계는 아직 안돼!’

절대계의 전향권유를 아쉽지만, 뒤로 미룬 그는 본론을 꺼냈다.

“세계의 수준에 막힌 저의 성장한계를 풀려면 상위의 존재들을 보는 방법이 가장 좋습니다.”

“호오?

그건 불가능해요.

어떤 세계에도 황금권능을 당신 이상으로 익힌 존재는 없을 것인데요?”

황금의 절대자가 죽은 이후로 처음 보는 수준의 황금권능이었기에 세력까지 받아들이는 파격적인 전향조건을 제시한 것이다.

‘정신체 권능의 정점인 황금권능에 대한 예의이며 투자지.’

그렇지만 다음에 이어지는 요구에는 눈동자가 커질 수밖에 없었다.

“팔륜봉인에 봉인 중인 황금의 절대자와 십중심을 직접 보고 싶습니다.”

황금권능에 치중한 은하유성 아이언의 차원권능으로는 팔륜봉인에 몰래 숨어드는 일은 절대로 불가능했다.

그러니 남은 방법은 적합한 사유를 만들어서 정식으로 방문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유모들과의 회의 결과로 나온 것이다.

‘내 미래인 이대 회색의 절대자가 의뢰는 돌파나 조사가 아니다.

단지 팔륜봉인의 내부와 십중심 시체를 직접 보는 것이다.

보게 해준 대가로 흑염군단과의 결전으로 얻을 수 있는 모든 것을 포기한다면 거래할 수 있다.

그래도 이대 십중심이 약속해준 두 개의 소원과 비교할 수 없는 가치다.’

절대계에 십중심이 가진 의미를 생각하면 이것도 어마어마한 위험성을 가진 요청이었다.

과연 이제까지 여유롭던 차호의 대응이 딱 굳었다.

“….”

차호의 대답은 없었다.

한참을 침묵한 그의 얼굴에서 웃음이 싹 사라지고, 차가운 표정만이 떠올랐다.

“팔륜봉인에 있는 십중심의 시체를 보고 싶다고?

그들이 구경거리인 줄 아느냐?

지금 말소당하고 싶다고 했느냐?”

차세대 영원체로서 인정받는 바람가의 가주가 본색을 드러낸다.

엄청난 존재감이 화면 너머였지만, 구름처럼 일어나면서 은하유성 아이언을 압박한다.

찌르르르르르-!

황금의 불변(不變)에 보호를 받으면서도 전신이 마비되는 감각을 꾹 참은 은하유성 아이언은 버티면서 말했다.

“절대계의 절대적인 강자였던 그들을 보고서 배우자는 것이 잘못되었나이까?

강자를 우대하는 절대계의 원칙도 바뀌었습니까?”

그 말을 듣자 한참을 노려본 차호는 목소리를 가라앉히면서 달랜다.

장난기가 섞여 있던 말투는 사라지고, 근엄함이 넘쳤다.

“흠! 다시 생각해라.

후궁들의 도움을 받아야 지금 경지를 유지할 수 있는 너로서는 십중심을 직접 보아도 아무런 도움이 안 될 것이다.

물론 유모의 동행도 허락할 수 없다.

그들은 접근조차 불가능하고, 무사할 수도 수 없으니 말이다.”

고위 영원체들이 모여서 팔륜봉인을 만들고 있으니 어지간한 정신체는 가까이 갈 수도 없다는 말은 사실이었다.

그리고, 역시 유모가 없으면 경지가 낮아지는 자신의 약점을 잘 알고 있다고 파악한 은하유성 아이언은 목소리를 높였다.

“저 혼자서 가겠습니다.

만약 아무것도 없지 못해도, 불만은 품지 않고서 참배라도 드리고자 합니다.

그리고, 가능하시면 들어주신다고 하셨습니다.

차호님에게 이 요청이 불가능합니까?”

“으음!”

단순한 참배라면 불가능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쉬운 일도 아니었다.

‘선조님들에게 욕은 바가지로 먹겠지.’

태어나서 처음으로 난처한 처지에 처한 차호는 잠시 머리를 굴리다가 좋은 방안을 찾아내었다.

‘황금의 절대자 바로 밑인 황금권능의 소유자를 황금의 절대자와 십중심들에게 참배를 시킨다.

나의 공적을 사용하면 가능하다.

그러나, 그냥은 곤란하지.

황금의 절대자가 죽은 이후에 개발이 정체된 황금권능을 계승자 수준까지 복원할 좋은 기회다.’

진리도 황금권능을 익혔으나 어디까지나 반영원체로서 익힌 것이다.

그래서, 정신체에게 전수가 잘 안 되는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방안으로 생각한 차호의 눈빛이 무지갯빛을 발산한다.

“십중심의 참배를 허가하겠다.

단 그전에 네가 그럴 자격이 있는 강자임을 증명해야 한다.”

“?”

갑자기 나온 참배할 수 있는 자격의 언급에 의아해진 은하유성 아이언에게 차호는 아무런 감정이 없는 말투로 요구했다.

“이대 십중심을 만들기 위해서 모아놓은 후보자들이 있다.

그들을 대련으로 전부 꺾어라.”

“!?”

어떤 어려운 의뢰가 나올지 긴장하는 은하유성 아이언에게 차호는 바로 말했다.

“아직 십중심 후계는 없으니 모두 상대가 가능하겠지?

권능의 정점인 황금권능을 후계수준까지 익힌 너라면 말이다.”

“….”

현세계의 정점에 도달한 은하유성 아이언이지만, 절대계의 강자들에게는 승산을 장담할 수 없었다.

‘십중심의 지배로 지금 현세계와 절대계는 거의 일백 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

오백억 년 이후에는 일천 배로 차이가 벌어져서 이계(異界)로 불리게 되었지.

강자의 수도 차이가 커서 현세계에서 전투력만으로 보면 가장 강력할 마신황제가 겨우 일천 위에 들어갈 정도다.

그런데 십중심에게 참배를 하고 싶으면 이대 십중심 후보로 모아놓은 가장 뛰어난 강자들의 합공을 견디라는 무리한 요구였다.

‘후보자들이 흑염군단의 현재 군단장인 근원보다 못하지는 않을 것이다.

절대계로 돌아와서 일백 배 이상 강해진 근원이 다수가 되어서 덤빈다면 어떻게 되나?’

현세계에서 흑염군단은 세계의 항상성으로 힘이 대폭 감소 되어서 상대하기가 수월했다.

‘절대계로 돌아와서 원래의 힘을 발휘하게 된다면 엄청난 난적이다.’

하나하나가 뛰어난 영웅신이며 무엇보다 흑염의 절대자에게 조련된 최정예 군대였기 때문이다.

약자들이 모여서 군대를 이루면 방심할 수 없는데 절대계의 영웅신들은 결코 약한 존재들이 아니었다.

‘집단전투에 특화된 절대계의 흑염군단이 본래의 힘을 되찾은 상태에서 싸우면 지금의 나도 목숨을 걸어야 한다.

그런데 흑염군단의 근원보다 강할 이대 십중심 후보들과 대련을 해서 강함을 인정하란 뜻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엄청난 난관이었다.

그런데 바람가와 영원체들이 전력으로 제조 중인 팔륜봉인에 숨어들어서 십중심의 시체를 훔쳐보는 방법보다는 쉬웠다.

망설이는 은하유성 아이언에게 차호는 다시 말한다.

“이번 후보자들의 재능은 뛰어나다.

그들 중 분명히 이대 십중심이 나올 것이다.

그런 존재들을 상대로 네가 승리한다면 모두가 너를 인정할 것이다.”

“알겠습니다.”

판단 시간은 짧았으나 이 이상의 방법은 없었다.

이렇게 합동대련을 이긴다면 참배를 허락하겠다는 약속을 받은 은하유성 아이언은 차호의 초대장을 받고서 바로 바람가의 본가로 온 것이다.

그도 여기에 오면서 많은 고민을 했다.

가장 먼저 찾아온 문제는 유모들과 교감이 끊겨서 대폭 하락한 황금권능의 문제였다.

‘절대계로 넘으면서 유모들만이 아니라 현세계의 모든 지원이 끊겼다.

지금의 나는 아슬아슬한 황금후계가 되었다.’

황금 데이터 나이트는 은하유성 아이언을 황금후계를 넘어선 계승자로서 인정했다.

그러나, 절대계와 현세계는 격심한 차이가 있으며 항상 지원해주던 유모까지 세계의 벽에 의해서 끊어져 버렸으니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과연 유모들의 도움 없이 내가 이길 수 있을까?

절대계의 십중심 후보자들이라면 흑염군단의 영웅신들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강자겠지.’

그렇지만 그가 생각하기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

이미 차호와 거래를 끝내고, 바람가의 본가까지 온 것이다.

‘여기까지 온 이상 이제 되돌릴 수 없다.’

여기서 겁을 먹고서 물러서는 날이면 약자로서 낙인찍혀서 대등한 대화조차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너무나 잘 알았다.

끼이이이이이이!

차호의 초대장을 확인한 바람가의 정문이 서서히 열린다.

‘이것이 모두가 인정한 유일한 방법이다.’

절대계의 십중심 후보와 싸워야 한다는 사실에 불안해하는 유모들을 안심시키느라 많은 노력을 했다.

그리고, 초대장을 받아내기 위해서 고생했던 기억까지 떠올린 은하유성 아이언은 아쉬우면서 불안한 마음을 감추고서 에반젤리 권갑에 힘을 주었다.

투투투투퉁-! 우우우우웅-!

권갑의 가동부위가 듣기 좋은 금속음을 내면서 연동을 시작한다.

본래 창의 형태이나, 은하유성 아이언이 가장 다루기 수월한 권갑으로 바뀐 에반젤리가 청명한 소리를 내면서 존재감을 알린다.

탕! 탕! 탕!

마치 자신이 있으니 안심하라는 듯한 소리를 들으면서 왜 이래야 하는지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나는 강해지지 않으면 사라진다.

원래의 내가 과거에서 맹렬하게 추격해오고 있다.’

황금후계로서 현세계에 안주하여 영원한 행복을 택하려 했으나 마신황제와 공멸하여 사라졌을 원래의 아이언의 먼 과거에서 부활하고 있었다.

겨우 마신황제와 공멸한 원래의 아이언이 황금의 계승자에 도달한 자신을 위협할 정도로 강해질 수 있다니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나보다 차원권능이 강해진 청춘의 환상 크롬이 나의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나의 직감 역시 그렇다.

이대로면 당한다.’

과거에서 정보행성 코아에 각인된 세계의 정점급의 신위(神位)인 외계 신황과 절대계 간능신(奸能神)이 원래의 아이언이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 증명하고 있었다.

그러니 이번 의뢰가 필요한 것이다.

‘크롬이 말했다.

존재의 승부를 감독하고 있는 것은 바로 미래의 나인 이대 회색의 절대자라고 말이다.

이번 의뢰로 그를 내 편으로 끌어들인다.

아니면 최소한 중립으로 만들어야 해.’

결투의 감독관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전투능력이 백중세라면 이것만큼 좋은 방법도 없다.’

결심을 굳히고서 바람가 본가의 문 안으로 들어선다.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왔다.

쿵-! 휘이이잉-!

영원체들의 존재감이 가득했던 바람가의 안은 텅 비어있었다.

정문에서 사당으로 가는 길목에도 아무도 없었다.

다만 사당 앞에 마련된 작은 무대에 불쾌한 표정이 역력한 일곱 명의 인영들이 서 있을 뿐이었다.

정보행성 코아에서 사전에 받아보았던 수백만 명의 영원체들이 개인수련에 매진하고 있던 내부 풍경과는 너무 달랐다.

‘바람가의 가주들은 모두 팔륜봉인의 제조에 매진하고 있는 모양이군.’

예상대로 진리를 비롯한 바람가의 가주들은 모두 외출 상태였다.

그런데 정신체는 무대 위의 일곱 명만이 아니었다.

무대 주변에는 수십 명의 정신체들이 바닥에 그대로 앉아있었다.

하나하나 만만치 않은 기세라서 바로 정체를 파악했다.

‘절대계의 강자들이다.

저들이 바로 십중심 후보들이군.’

추측대로 무대에 올라서 있는 존재들은 십중심 후보 중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인정받은 강자들이었다.

아직 후보가 없는 회색과 흑염, 바람을 제외한 일곱 명이 은하유성 아이언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문을 열고 들어온 은하유성 아이언을 본 모두의 눈빛이 번쩍였다.

‘드디어 왔군.’

‘잘도 도망치지 않았구나.’

‘저자가 현세계 정점에 있다던 존재인가?’

‘황금후계 은하유성 아이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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