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권 35권
창조력의 정점이라고 전투력이 약하다고 소문이 나 있는 대수(大手) 창조주였지만, 영원체를 능가하는 십중심의 위엄과 존재감이 약한 것이 아니다.
거기에 영원체가 되어서 더욱 완숙해진 그녀의 기세는 아직 어린 진실이 거부하기에는 어려웠다.
“우웅! 회색 스승님이 전부를 배우라고 했는데요.
세계가 아름답고 착한 것만 아니라 추하고 악한 것도 알라고 했어요.”
아직 아기답게 입에 오른손의 집게손가락을 넣으면서 하는 말을 들은 대수(大手) 창조주는 살짝 고개를 저으면서 말했다.
“추함과 악함을 받아들이는 일은 어느 정도 성장해서 내성이 생기고 나서 해도 늦지 않다.
특히 차원창세신 코아의 숙청은 아직 너에는 이르단다.”
“우웅.”
진실이 불만스럽다는 소리를 내었지만, 대수(大手) 창조주는 단호하게 거부했다.
“안된다.”
그녀의 뇌리에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무참하게 당한 휘하 세력의 지배층들이 울면서 하소연하던 광경을 떠올렸다.
‘책임자들을 공개적으로 폭행하는 것은 차라리 자비였다.
말로서 분란을 일으킨 존재는 입을 찢어버렸고, 직접 움직인 존재는 소멸시켜버렸다.
나의 직접적인 일족이면 친척이라는 혈연을 과시하면 그대로 모든 피를 뽑아서 죽여버렸지.
거기에 다른 일족과 혼인관계를 맺어서 급격하게 키웠던 내 휘하 세력의 대표와 몇 명은 공개 거세까지 당해버렸어.’
그들이 그래도 십중심의 친척인데 설마 거기까지 하리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렇게 자른 성기를 잘 포장해서 자신에게 바치면서 하는 말을 드는 순간 전부가 깨달았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목적을 위해서는 무슨 짓을 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말이다.
“자르면서 제가 저주를 걸어놓았으니 이게 없으면 절대로 재생하지 못합니다.
고자가 되고서도 쓸데없는 혼인동맹을 유지할 수 있는지 보시죠.”
과거 십중심에게 방해가 되던 휘하 세력 지배층들의 목을 잘라서 산채로 바치던 모습의 재현이었다.
이번에는 잘린 목 대신 멋대로 혈연동맹으로 세력을 늘린 휘하 세력의 지배층들의 잘린 성기가 원탁 위에 놓여 있을 분이었다.
더구나, 천연덕스럽게 설명을 해간다.
“붙이는 방식은 목과 같습니다.
허락하신 다음에 절단면에 대고서 오른쪽으로 두 번, 왼쪽으로 두 번을 돌리게 하시면 됩니다.”
“….”
“….”
원탁에 진열된 남성의 커다란 성기는 십중심 휘하 세력에서도 가장 세력이 큰 최상층의 지배층들의 것이었다.
십중심의 권위를 등에 업고서 마음대로 행동하던 그들은 상상도 못 하던 횡액과 수치를 당해버린 셈이었다.
‘친척이면서 세력을 믿고서 우리 명령에 은근히 거부하던 자들이다.
그런데 얼마 후에 울면서 제발 용서해달라고 매달렸을 때 모두가 할 말을 잃었다.’
약자 주제에 함부로 설치고 다닌다고 공개구타를 당하고, 멋대로 세력을 늘렸다고 공개 거세를 당하고서 지배층의 권위를 유지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들은 빠르게 몰락했고, 기회를 노리던 존재들이 바로 뒤를 이었다.
조직운영에는 문제가 없는데 이들이 그렇게 뛰어나지가 않는다는 점이 문제야.
너무나 약해.”
휘하 세력의 수장이면 최소한 창조신장과 마신황제를 능가하기를 바라는 십중심 창조주들에게 실망의 연속이었다.
‘십중심 후계 수준까지는 바라지도 않았다.’
‘최소한 어디 가서 허무하게 죽지 않을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러다가 차원창세신 코아의 세계에서 쳐들어오면 절대계는 우리를 제외하고는 끝장이다.’
누가 감정적인 초월자가 아니라고 할까 봐서 안전해지자 하라는 수련을 하지 않고서 다시 향락과 권력남용에 빠져들었다.
무슨 일이 생겨도 절대적인 강함을 가진 십중심이 있으며, 커다란 자극이 되었던 차원창세신 코아조차 바람가 본가에서 자느라 나타나지 않아서 방심한 것이다.
이제 자발적인 노력을 기대하지 못하게 되어서 차원창세신 코아라는 극약을 꺼내 들은 십중심 창조주는 단호한 결정을 내렸다.
“우리도 강자를 원한다.그러니 너의 마음대로 해라.
소멸만 시키지 않으면 된다.”
대수(大手) 창조주에게 십중심의 결정을 은밀한 의지로 전해 들은 차원창세신 코아는 기뻐했다.
‘이제 떠날 때가 가까이 오니 보수도 알아서 챙겨야 한다.
이번 기회에 왕창 확보한다.’
절대계로 보면 현세계 황금후계의 힘은 너무나 적었다.
그런데 겨우 그걸 믿고서 천둥벌거숭이처럼 마음대로 날뛰며 죽을 장소를 찾아가는 은하유성 아이언에게 받은 스트레스를 확 풀 생각이기도 했다.
스르르르르-!
진실이 따러 나서면 그렇게 할 수 없으니 슬금슬금 뒷걸음 짓을 하면서 몰래 물러난다.
대수(大手) 창조주에게 설득당한 진실이 시무룩한 표정으로 사당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놀란 가슴을 진정시킨 그는 바람가의 본가를 벗어났다.
파아아아아아-!
초장거리 공간이동으로 일대 십중심들이 마련해준 행성의 개인신전으로 돌아온 그는 차원권능으로 은하유성 아이언을 다시 찾았다.
간능신(奸能神)의 놀라운 신격은 정보행성 코아를 거치기만 하면 드디어 정확한 위치까지 파악하게 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격렬한 기침을 연발했다.
“콜록! 콜록!
진짜 갔구나!
자기 발로 갔어!”
은하유성 아이언은 오백억 년 전의 절대계 바람가의 본가로 들어서고 있었다.
이계에 진리대리로 파견 나간 이후로 툭하면 진리에게 두들겨 맞거나 생매장되던 공포의 장소였다.
차원창세신 코아는 아직도 생생한 아픈 기억을 떠올리며 벌벌 떨지만, 오로지 정보로만 받은 은하유성 아이언은 달랐다.
바람가의 안에서 풍겨오는 가주들의 존재감에 굴복하지 않고서 황금권능을 최대한 발현하면서 정문을 손가락으로 두들긴다.
똑! 똑!
노크의 파장이 황금권능을 담고서 내부에 전해진다.
그리고, 차호에게 받은 무지갯빛 초대장을 문 아래로 밀어 넣는다.
스으으으으-!
이 초대장이 영원체가 아니면 들어갈 수 없는 바람가의 본가에 당당하게 찾아올 수 있는 이유였다.
이것을 얻기 위해서 은하유성 아이언은 흑염군단과 전면전으로 벌이는 모든 전술과 전략을 차호에게 위임해야 했다.
전리품도 모두 말이다.
‘으음! 이런 일로 그 공적을 소모해야 한다니?
이제 흑염군단 포로에 대한 지분을 주장할 수가 없어졌다.’
강력한 흑염군단의 영웅신들의 신령은 다르게 보면 절대계의 주전력 중 하나였다.
겨우 일천 명으로 절대계의 일 할을 관리해왔던 최정예이기도 했다.
‘순수한 전력으로 보면 절대계의 일할 이상이다.
만약 현세계에 그들을 온전하게 도입할 수 있다면 적어도 두 배는 강해질 수 있다.’
현세계가 받아들일 수 있는 강함의 한계에 도달한 은하유성 아이언에게 세계의 발전만큼 다급한 일도 없었다.
‘일부라도 어떻게든 확보하려 했다.
현세계가 입은 피해와 내 공적을 생각하면 과반수는 충분하지.
그런데 현실적으로 그들을 굴복시킬 방법이 없다.’
흑염군단의 반골 성향은 유명했고, 차호는 영원체답게 이런 거래에 노련했다.
“그들에 대한 욕심은 버리세요.
왜 진리 할아버님이 그들을 칭호로 바꾸려 하시는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흑염군단의 영웅신들은 흑염의 절대자만이 통제할 수 있어요.
반역을 생각하기도 전에 눈치챌 수 있는 절대 직감이 없으면 불안요소만 늘릴 뿐이에요.”
“알겠습니다.”
분명히 흑염군단과 결전을 위해서 개인수련에 매진하고 있다고 알려진 은하유성 아이언이 대화 요청을 해와서 흥미가 생긴 차호는 통신 너머에서 눈을 빛냈다.
왜 갑자기 전후 처리와 전공을 이야기하는지 파악한 것이다.
“호오? 후계 수준인 황금권능까지 확실히 익혀내다니?
그 정도면 확실히 현세계의 항상성으로 일백분의 일로 힘이 감소한 흑염군단이 문제가 되는 수준이 아니에요.”
초월자 육성비전으로 임신한 유모들의 도움으로 강화된 재능은 마침내 황금권능의 계승자의 수준에 도달한 것이다.
은하유성 아이언은 몰랐지만, 다음 황금책탑을 방문할 때 최상층에 바로 잡힐 수 있는 수준이었다.
차호는 현세계에서 이 정도의 황금권능을 보게 될 줄 몰랐기에 놀랐지만, 곧 미소를 지으면서 묻는다.
“절대계에서 육성하고 있는 황금의 후계자들보다 강하다니 현세계에서 무척 노력했군요.
어떻게 거기까지 수준을 올렸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놀라워요.”
차호의 눈에는 현재 은하유성 아이언의 강함과 황금권능의 수준은 무척이나 높았다.
절대적인 강함을 가진 십중심에 의한 통제로 강해진 절대계에 비교해 현상유지만 해서 수준이 낮아진 현세계에서 나올 수 없는 기적과 같은 강함으로 보였다.
“후후! 더는 흑염군단이 문제가 아닌데 그들의 신령을 원하다니요?
그럼 흑염군단의 포로를 진심으로 원하는 것이 아니군요.
도대체 무엇을 원하기에 그들을 거래의 저울에 올려놓았을까요?
우후후후후후-! 갑자기 궁금해지는군요.”
“….”
차호의 높아진 웃음소리에는 영원체의 존재감이 듬뿍 담겨있었다.
일반적인 정신체는 버틸 수 없으나, 황금권능의 불변(不變)이 막아선다.
후우우웅-!
성스러운 황금빛이 은하유성 아이언을 전신을 감싸자 차호는 존재감을 지우면서 말한다.
“하하! 역시 황금후계답게 압박은 안 통하는군요.
이 정도 수준의 황금권능은 정말 오래간만에 봐요.
황금의 절대자를 생각하게 하는 황금권능의 불변(不變)을 보여주다니 기분이 좋아지는데요.”
진리의 특명으로 바람가에서 육성하고 있는 이대 십중심 후보들은 아직은 시작단계였다.
특히 세계에서 제일가는 재능이 필요한 황금권능 후보자들의 한심한 수준과 비교한 차호는 곧 좋은 생각이 떠올라서 말한다.
“현세계의 황금후계는 흑염군단을 처리해준 대가로 무엇을 원하나요?
가능하면 들어주도록 할 테니 바로 이야기해 보세요.
참고로 또 수작을 부리면 대화는 끝입니다.
아무리 차원권능을 가진 흑염군단이라도 현세계를 반파시킬 각오를 하면 모두 잡을 수 있어요.
번거롭게 이렇게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현세계 창조주님에 대한 진리 할아버님의 호의라는 사실을 명심하세요.”
“알겠습니다.
영원체와의 대화에서 유모들이 이야기한 모든 방책이 무효라는 사실을 깨달은 은하유성 아이언은 그대로 모든 황금권능을 개방한다.
화우우우우우우우우웅-!
강대한 황금권능에 현세계가 진동한다.
견디다 못해서 서서히 붕괴의 기미가 보이자 차호는 감탄했다.
“오! 황금후계를 확실히 능가했군요.
현세계 한정이면 황금의 절대자를 자칭해도 될 수준이에요.”
“자칭입니까?”
현세계에서 황금의 절대자라고 행세는 인정해도 절대계는 어림도 없다는 반어법이었다.
두두두두두두두두-!
전력을 발동한 황금권능이 수준을 높여가다가 현세계와 충돌하여 굉음을 일으킨다.
그 현상을 본 차호는 안타까운 말투로 위로했다.
“현세계가 용납할 수 없어서 발전할 수 없는 수준이라니?
참으로 아쉽게 되었군요.”
어떻게 익혀냈는지 모르지만, 현세계의 약한 수준 한계에 막혀서 발전할 수 없다는 사실을 파악해낸 것이다.
그렇게 자신의 문제를 드러낸 은하유성 아이언은 황금권능을 수습하면서 순금의 눈동자를 빛내면서 말합니다.
“바로 이 성장제한 때문입니다.
저는 이 한계를 벗어나고 싶습니다.”
“황금후계를 능가한 황금권능을 보유했으니 절대계 전향은 언제나 환영이랍니다.
원한다면 이대 십중심의 교육기관에 넣어드리지요.
물론, 그로 인해서 발생 되는 모든 문제는 바람가와 제가 처리해드립니다.
가지고 있는 세력의 이전까지 모두 인정하지요.”
“!!!”
은하유성 아이언이 절대계로 오겠다면 휘하의 모든 세력까지 전부 허가하겠다는 실로 파격적인 제안이었다.
이미 다른 세계와 격차를 절대적으로 벌려버린 절대계의 전입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아는 은하유성 아이언이 경악하자 차호는 가볍게 웃으면서 말한다.
“후후! 세계의 정점인 황금권능의 소유자라면 당연한 대우에요.
조금 상태가 이상하지만, 계승자 수준의 황금권능이라면 누구도 반대하지 않습니다.
전향하고 나서 반대가 있으면 힘으로 제압하고 굴복시켜도 좋아요.
세력 확장까지 마음대로 하세요.”
강자를 최우선으로 하는 절대계의 영원체다운 배포였다.
무척 많이 흔들렸으나 은하유성 아이언은 바로 대답했다.
“저는 현세계 출신의 영웅신입니다.
일단은 여기서 최고가 되고 싶습니다.”
“호오? 전향 신청이 아니었어요?
현세계의 한계와 충돌한 황금권능의 제약은 절대계에 오면 자연히 풀려요.
아마도 단숨에 황금권능의 계승자가 되겠지요.
그럼 진리 할아버님에게 교육을 받으면 전승자가 될 것이고, 정식 이대 황금의 절대자도 꿈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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