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2007화 (1,916/2,000)

34권 35권

진실의 교육에 투입된 차원창세신 코아를 빼돌리려 했던 그들은 마루에 누워서 자는 모습을 보고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진실이 부여한 평화에는 무력하게 만드는 간능신(奸能神)의 신격이 문제로군.

평화의 시기에 권능을 축적했다가 난세에 폭발시키는 방식인 모양이다.”

“아직 적응조차 못 하고 있으니 이러면 써먹을 방법이 없다.”

다음 창조주인 진실의 용량에서 일 할이란 막대한 분량 들어간 절대계 간능신(奸能神)의 신위를 차원창세신 코아가 받았다는 사실은 모두 알고 있었다.

그런데 저렇게 신위의 존재감에 못 견디면서 무방비하게 자는 모습을 보니 심상치 않음을 파악하고서 돌아선다.

“저 녀석은 이제 안 되겠다.

어떻게든 우리끼리 해보자.”

“으윽! 서류작업은 질색인데 말이야.”

그렇게 진실이 회색 창조주에게 교육을 받는 긴 시간에 몇 명의 십중심이 상황을 보고서 돌아가는 모습이 반복되었다.

그리고, 본의 아니게 자느라 모습을 감추게 된 차원창세신 코아가 십중심 창조주에 의해서 봉인되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그것은 가장 먼저 휘하 세력들에게 다시 야망을 불러일으키게 했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사라졌다!”

“이것은 우리가 진정한 지배층이 될 기회다!”

지금 십중심 창조주가 사용하는 지배방식은 신족이 해왔던 정신체는 지성체 관리만 하는 체계였다.

단순하게 보면 권력은 없이 지성체를 잘 늘려서 정기를 증가시키는 방식이니 욕망과 야망이 살아있는 휘하 세력으로서는 참을 수가 없었다.

“우리는 지성체들의 보모가 아니다!”

“십중심 창조주님의 휘하일족인 우리가 왜 남의 눈치를 보아야 한다는 말인가?”

여기서 남이란 무슨 큰일만 벌어졌다 하면 차원권능으로 갑자기 나타나서 지위고하와 아군과 적군을 가르지 않고 둘 다 작살을 내버리며 해결하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당연히 재판 또한 없었다.

‘누가 잘했는지 못 했는지 중요하지 않다.

문제를 일으켰다는 것이 문제야!’

이미 신족에 의해서 확립된 가장 문제가 없는 관리방식이 아니면 시도할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로 아주 약간의 소란만 일어나도 모두가 박살이 났다.

그렇게 지독하게 공정하던 존재가 바람가 본가에서 근신을 당하다가 아무런 소식이 없으니 이상한 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일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진정한 지배자가 누구인지 절대계에 알려준다.”

바람가의 본가에 가면 사당의 마루에서 자는 차원창세신 코아를 볼 수 있겠지만 영원체 이외에는 출입 불가였다.

거기에 갔다고 해도 혼절하듯이 곤히 자는 그를 보면 오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휘하 세력이 간절하게 원하던 대로 차원창세신 코아를 근신시키자마자 벌어지는 혼란의 징조에 가장 온화한 대수(大手)조차 마음을 바꿀 정도였다.

“좋은 말이 안 통해요.

이래서 필요악이 필요하군요.

차원창세신 코아의 근신을 풀어야 하겠어요.”

경고로 했던 이야기는 전혀 의외의 반응을 불러왔다.

“그가 살아있습니까?

“십중심 창조주님께서 영구봉인하신 것이 아닌지요.”

“원래 처단하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돌려보내셨다고 들었습니다.”

실제로 차원창세신 코아를 가장 경계했던 것이 십중심이었으니 이런 예상은 당연하였다.

거기에다가 이미 권력의 단맛을 본 휘하 세력이 창조주가 된 그녀가 직접 나서도 애써 무시하려는 경향이 컸다.

“….”

휘하 세력의 빠른 타락에 기가 막힌 그녀가 진실의 교육을 핑계로 삼아서 바람가 본가에 도착했을 때 진짜 기묘한 광경을 보게 되었다.

자신의 목을 자신의 양손으로 스스로 조이면서 괴로워하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커어어어억! 이 망할 색골 꼬맹이!

거기서 왜 남의 말을 들어?

네가 감히 우리 모두의 무덤을 파.

내가 반드시 죽여버린다.”

“….”

대수 창조주가 보기에 차원창세신 코아가 분명히 자는 것이 확실한데 지독한 잠꼬대였다.

‘들은 대로 간능신(奸能神)이 가진 신위의 부하가 굉장한 모양이구나.

하긴 들어간 용량은 우리를 능가한다고 했지.’

강력한 신령 방어체계 덕분에 어떤 상황인지는 자세히 파악할 수는 없으나 허덕이고 있다는 사실은 알 수 있었다.

기이이이이-!

그때 회색 창조주에게 교육을 받은 덕에 이제 말을 잘하는 아기가 된 진실이 사당 문을 열고서 팔과 다리를 사용해서 아장아장 기어 나온다.

“어서 오세요. 대수(大手) 스승님.”

“그래.

이제 정말 많이 컸구나.”

창조력의 정점인 대수(大手) 권능의 모든 지식을 전수하였고, 자신 이상으로 발전시킬 것이 분명한 진실의 존재는 후계나 혈족 이상이었다.

그래서, 진실의 아기 몸을 가볍게 받아서 안아 든 그녀는 장엄한 젖가슴 위에 살짝 올리고서 묻는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언제부터이랬니?”

“우웅! 꽤 되었어요.”

“…이상한 것은 아니니?”

자신의 목을 조이면서 누군가에게 죽으라고 몸부림을 치는 모습이 평범할 리가 없다.

더구나, 십중심급의 고위 정신체가 부여된 신격에 계속 잠만 자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고위 정신체가 이렇게 오래 잠을 자는 것부터가 이상해.

그리고, 이렇게 제정신을 못 차리는 경우도 처음 봐.’

아직도 자기 목을 조르면서 데굴데굴 구르는 모습을 보이니 확실히 정상이 아니었다.

잠꼬대도 극심했다.

“거기 가지마!

가면 죽어!

아니 죽여버린다!”

고위 정신체의 신령이 가진 신체의 통제력을 생각하면 이런 잠꼬대나 몽유병 같은 증상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상식으로 묻는 대수에게 진실은 해맑게 웃으면서 대답한다.

“회색 스승님이 절대계 간능신(奸能神) 차원창세신 코아는 평화 시기에 자는 것이 정상이고 다행이래요.

차원창세신 코아를 진실이 보호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아는 회색 창조주는 처분을 미루었다.

그렇지만, 사당 마루에서 퍼 자는 모습을 보는 순간 손을 부르르 떨며 혀를 차며 일갈했다.

“에잉! 그래!

푹 자라!

술 처먹고 주정 부리는 것보다 자는 게 차라리 낫다!”

현자계열이라고 주장하면서 광전사처럼 날뛰는 꼴이 보기 싫었던 그로서는 이렇게 자면서 가만히 있는 것이 다행으로 보였다.

“오히려 잘 되었다고 내버려 두라고 했어요.”

회색 창조주가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가진 악감정을 잘 아는 대수(大手) 창조주는 이해가 간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다가 바로 저었다.

“그건 어려울 것 같구나.

차원창세신 코아를 여기에만 둘 수가 없어졌다.

지금 절대계에는 그가 필요해.

내어줄 수 있겠니?”

회색 창조주가 일차적인 교육이 끝났다고 공언할 정도로 배움을 쌓은 진실은 그녀가 왜 이러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헤? 벌써 난세예요?”

“우리가 있는 이상 절대계에 난세는 없단다.

다만 피를 적게 보려는 것이다.”

황금족의 멸족 이후에 폭주의 징조가 보이던 황금의 절대자를 막기 위해서 만들어진 각 계열 무력의 정점다운 자부심이었다.

‘십중심 휘하 세력들은 너무나 쉽게 지배층이 된 탓인지 타락도 무척 빠르다.’

‘무엇보다 전쟁이나 혁명으로 무능력자들이 걸러지거나 판정되지 않은 탓에 서서히 무너지는 징조조차 보이는 중이다.’

‘우리 손으로 정리하자니 과거의 인연과 혈연이 마음에 걸린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없었다면 서로의 혈족을 교환해서 정리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었다.

그렇게 십중심 휘하 세력은 온전한 지배층이 되리라는 기대를 저버리고, 직위에 어울리지 않은 약자가 권력까지 탐하면 자신만이 아니라 조직까지 망하게 한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중이었다.

‘이대로면 전 창조주와 신족의 지배가 낫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 전에 휘하 세력을 다시 정리해야 해.’

‘그렇다고 모두에게 인정받는 정식 창조주가 된 우리가 나설 수는 없다.

이제 명예를 생각하게 된 십중심들은 직접 숙청을 할 수가 없어서 곤란해 한다.

역시 해답은 있었다.

‘다른 존재를 움직이려면 문제가 많아.’

‘무력도 부족하고, 이런저런 사정을 봐주겠지.’

‘이번에도 세력 정리가 안 되면 우리가 직접 나서야 한다.’

‘역시 차원창세신 코아 밖에 없군.’

다른 세계에서 왔고, 십중심 외에는 막을 수 없으며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거기에 입버릇처럼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고 평등하게 처벌하는 차원창세신 코아만한 일꾼도 없었다.

그래서, 바로 차원창세신 코아를 바람가 본가에서 빼서 조직관리에 사용하자니 진실이 걸렸다.

‘진실이 절대계 간능신의 신격을 내리고 안전까지 보장한 이상 휘하로 보아도 이상이 없다.’

‘다음 창조주와 마찰은 절대로 일으켜서는 안 돼.’

‘그럼 겠군.’

‘누가 가서 이야기하지?’

‘지금 교육을 맡은 회색은 절대로 안 돼.’

‘절대계에서 차원창세신 코아의 활동을 앞으로 무조건 금지하자고 주장하니 말이야.’

전 창조주와 전쟁 직전까지 갔던 과거의 경험을 살려서 조심스러워진 십중심은 다음 교육의 스승으로 가장 온화하면서 아기들에게 잘 통하는 대수(大手) 창조주를 보내기로 한 것이다.

‘적임자는 대수(大手) 창조주밖에 없군.

맡아주시겠나?’

‘물론입니다.’

대신(大神) 창조주의 요청에 선뜻 승낙하고 온 그녀의 장엄한 젖가슴 위에서 진실은 잠시 생각을 하다가 흔쾌하게 승낙했다.

“웅! 그럼 어쩔 수 없지요.”

그렇게 진실이 결정하는 순간 자는 와중에도 자신의 목을 조르고 있던 차원창세신 코아의 눈이 확 떠진다.

진실의 결정이 내려지자 겨우 부담이 해소된 것이다.

파아아아-!

단숨에 튕기듯이 일어나 마당에 내려섰다.

그리고, 대수(大手) 창조주를 향해서 공손하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한다.

“절대계 간능신(奸能神) 차원창세신 코아가 오랜만에 대수(大手) 사장님을 뵙습니다.”

방금까지 자신의 목을 조르며 괴로워하던 모습과는 정반대로 매우 차분해진 모습이었다.

이것도 간능신(奸能神)의 신위의 덕인가 하면서 인사를 받는다.

“그 이상한 호칭은 여전하군요.

나에게는 오래간만은 아닙니다.

다시 만나서 반가워요.”

“그렇습니까?

저에게는 무척이나 길었습니다.”

십중심 창조주가 직접 자신을 찾아왔으니 얼마나 절대계 상황이 엉망인지는 알 수 있었다.

‘십중심 사장님에게 대항하는 일족과 세력은 이미 멸족시켰다.

남은 것은 중도세력과 휘하 세력뿐이다.

중도세력은 저번에 뿌린 유인행성들을 개발하느라 정신이 없을 것이다.

그럼 휘하 세력이겠군.’

잘 깨어났는데 무엇이 마음에 안 드는지 인상을 찌푸린 차원창세신 코아는 대수의 절대자 젖가슴 위에 앉아있는 아기인 진실에게 허리를 숙이면서 우렁차게 외쳤다.

“벌써 난세이옵니까?

진실 도련님.

능력은 없는데 욕심만 많은 십중심 휘하 세력들이 그럴 줄 알았습니다.

부디 저에게 맡겨만 주십시오.

제가 가서 그동안 날뛴 녀석들을 모두 뿌리를 뽑고 오겠습니다.

지위고하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전부 정기로 되돌리고 오겠습니다.”

자기 전보다 훨씬 강대한 존재감을 풍기면서 하는 살기서린 말에 대수(大手) 창조주는 믿음직스럽다고 느꼈다.

그런데 진실이 방긋 웃으면서 말한다.

“숙청이지?

그럼 나도 같이 가.”

“!!!”

“!?”

다시 절대계를 피로 물들일 대숙청을 할 생각인데 아기인 진실이 따라나선다고 한다.

이러니 방금 무슨 말을 들었는지 이해하기 싫은 차원창세신 코아는 자신도 모르게 묻는다.

“잘 못 들었습니다.

뭐라고 하셨지요?”

“….”

“….”

십중심에게 대들 정도의 고위 정신체가 신위를 내린 창조주의 말을 못 들었다고 부정한다.

이것도 지나치게 높은 간능신(奸能神)의 부작용으로 생각한 대수(大手) 창조주였지만, 바로 말렸다.

그녀가 생각하기에도 차원창세신 코아의 숙청 작업은 효율적이지만, 너무나 과격해서 아직 어린 진실이 보기에는 일렀기 때문이다.

“넌 아직 안된다.

아직 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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