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2001화 (1,910/2,000)

34권 35권

지성체나 정신체의 왕이라면 반역자 세력이 불쌍하다고 놔두었다가는 왕의 목숨이 위험했다.

‘하지만, 영원체인 진실 도련님에게 통하지 않는 말이다.

말을 안 듣는다고 열이 받아서 주무시기라도 하는 날이면 그날로 세계는 파멸로 기어들어간다.’

현세계의 창조주가 세계가 초월자 혁명으로 엉망이 되는 사태와 중지 명령의 불복을 못 참고서 잠들어 버렸다.

‘그 결과로 절대계와 맞먹었다는 현세계가 점점 정기고갈이 되어서 이계(異界)가 되었다.

상태가 더 심해지면 외계처럼 정신체들이 모두 말라비틀어지기 전에 잠들어야 한다.

그걸 거부하면 청혈일족처럼 파괴신이 되는 것이지.’

창조주가 책임을 버리고 잠들면 어떻게 되는지 진실이 아직 알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회색 창조주처럼 지성체의 왕을 예로 들어서 최대한 쉽게 풀이해서 말한다.

“왕은 다수의 지지세력 위에 군림합니다.

대략 일 할의 충성파, 일 할의 반대파, 팔 할의 중도파로 이루어집니다.

방금의 비율이 항상 유동된다고 생각하시면서, 숙청과 육성을 반복하시면 됩니다.

반역파를 잠시 내버려 둘 수는 있으나, 충성파를 지키지 못하시면 끝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십시오.

충성파에 어떤 문제가 있어도 육성해야 합니다.”

“우웅!”

친위세력인 충성파에 문제가 있어도 두둔을 해야 한다는 말이 억지일 수도 있으나 사실이었다.

진리가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으면서 절대계에 군림할 수 있는 이유는 바람가란 완벽한 충성집단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 사전 지식이 없는 진실은 확신할 수 없었다.

“우우웅! 충성파는 죄를 지어도 처벌 못 해?

어려워.

힘들어.”

“더 쉽게 말씀드리면 지배는 농작물의 관리와 같습니다.

농부에게 쓸모있는 묘목은 크게 키우고, 쓸데없이 잡목은 잘라내야 합니다.

그래서 쓸모있는 좋은 묘목으로 농장을 가득 채우는 것입니다.

충성파를 무조건 두둔하기 싫으면 그들 중에서 우수한 개체는 직위를 높이고, 무능한 개체는 강등을 시키십시오.

다만 실력과 재능이 부족하면 지원과 배려로 보충할 수 있다면 키우십시오.

그것도 안 통하면 아예 밖으로 활동하지 못하게 하시면 됩니다.”

진리는 공개적으로 혈족인 바람가를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에 대한 반발을 바람가의 가주들의 외부활동을 막아버림으로써 해결했다.

‘오백만 명이 넘는 바람가의 가주 중 절대계 활동이 허락된 존재는 단 열 명이다.

특별취급을 감당할만한 수치이지.

공적 또한 크다.’

절대계에 지대한 공연을 하거나 자신의 권능을 공개했을 때 허용함으로써 당연히 특별취급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인식하게 한 것이다.

그리고, 외부에서 움직이는 바람가의 가주들의 능력도 실로 놀라운 수준이었다.

‘그들에게 반발했다가 대신족(代神族)이 나타났다.

사백구십구 개가 넘는 주우주의 지배세력을 거의 점유한 신족의 악몽이다.’

대신족(代神族)은 신족과 비슷하게 정기소모가 적으면서 창조력과 권능이 열 배 이상 뛰어난 새로 만들어진 종족이었다.

탄생 이유가 바람가의 가주가 자신이 만든 새로운 종족의 성과를 절대계가 외면하자 바로 대신족의 오리진이 되어서 날뛴 결과였으니 실로 무서운 존재들이었다.

“단순한 지배가 아니 왕의 길로 가고 싶으시다면 중도파를 끌어드리십시오.

반골의 기질이 있는 강자라도 감당할 수 계신다면 육성하십시오.

진실님이 그들보다 강하다면 어떤 지배방법을 쓰셔도 문제가 없습니다.”

돌고 돌아서 지배자인 진실이 강력하고 현명해질수록 지배력이 더욱 공고해진다는 설명이었다.

진리의 지배력을 본 차원창세신 코아는 확고한 신념이 담긴 음성으로 단언한다.

“어떤 지배의 원칙도 지배자의 힘과 수준을 넘어서지 못합니다.

만약 조직의 수준이 지배자의 통제력을 벗어난다면 그는 적합한 후계자에게 인계하고 내려와야 합니다.

그것이 자신과 조직을 위한 길입니다.”

조직의 수장이 능력이 안 된다면 그만두어야 한다.

회색 창조주조차 얼굴이 창백해질 정도로 과격한 발언이다.

‘창조주가 될 진실에게 정신체로서는 있을 수 없는 직언이다.

진짜 저 녀석이 왜 저러지?’

그런데 진실은 뜻밖에 쉽게 받아들인다.

절대적인 무력을 자랑하는 십중심에게 전 창조주가 평화롭게 정권을 이양했고, 덕분에 자신이 태어났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진실에게는 창조주의 자리조차 자격이 있으니 맡는 역할에 지나지 않던 것이다.

“정확히 언제 그만둬?”

이쯤 되면 불호령이나 무차별의 공격이 펼쳐질 줄 알고 긴장했던 차원창세신 코아는 더욱 고개를 숙이면서 대답한다.

“지배자가 언제 그만두어야 하는가?

제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해드리겠습니다.

이계에 어떤 유명한 상인이 있습니다.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귀재여서 그는 평생 거래를 하면서 손해를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 결과로 가진 재물이 큰 동산을 이루어서 나라에서 비교할 상대가 없을 정도로 막대한 부를 일대에 쌓아 올렸습니다.

그런 그가 말년에 한가지 사건을 겪고서 모든 사업을 접고서 주변에 재물을 나누어주었습니다.”

“으응?

왜 그랬어?”

“궁금하시죠?

저도 그랬습니다.”

이제까지 침묵하면서 듣고 있던 회색 창조주도 알고 있는 이야기라서 한마디를 했다.

“상인의 마당에서 기르던 병아리를 독수리가 채갔다.

그걸 보는 순간 자신의 재물 운이 다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성공만 거듭한 존재는 자그마한 실패에도 쉽게 절망하고 포기한다.

이득만 보다가 평생 처음 본 손해여서 충격이 컸겠지.”

“아.”

나름대로 이해할만한 대답이라서 탄성을 지른 진실이었다.

그런데 차원창세신 코아는 비틀린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그럴까요?

제가 보기에는 영 아닌데요.

그럴듯한 변명입니다.”

“뭐야? 임마!

이 외에 답이 또 뭐가 있어?”

현자로서 의심이 갈 정도로 하도 황당한 행동과 말을 해다니 같이 있을수록 천박한 욕설이 붙기 시작한 회색 창조주였다.

그래서 살기를 피우면서 경고한다.

“어디 한번 지껄여봐라.

또 되지도 않을 궤변을 늘어놓으면 가만두지 않겠다.”

“분위기가 과열되니 잠시 돌아가겠습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노인이 항상 가던 험한 산길을 가다가 실족해서 절벽에 떨어져 죽었으면 그것이 과연 사고사(事故死)인가?

아니면 자연사인가?

회색 사장님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실족해서 절벽에 떨어져 죽었으니 당연히 사고사이지.

그 외에 뭐가 있어?

자살이라도 했단 말이냐?”

“자살은 아닙니다.

그런데 평생을 다니던 길이었습니다.

노인이 만약 젊었다면 실족도 없었으니 안 죽었을 것입니다.

환경은 똑같은데 늙어서 능력이 떨어졌음이 주원인입니다.

노화로 인한 사고이니 이건 자연사입니다!”

“!?”

“?”

잠시 생각하다가 이제 사기꾼을 보는 눈빛이 된 회색 창조주가 마침내 크게 한탄을 하면서 외쳤다.

“어어어어어억! 이런 망할 사기꾼! 이 미친 현자 자식!

그런 저질 궤변을 감히 창조주 교육 장소에서 지껄이고 있느냐?

늙어 약해져 실수해서 죽었으니 자연사라니?

그게 말이 되느냐? ”

“이거 왜 이러십니까?

원래 사업가가 망하면 사기꾼이 됩니다.

약하면 그런 식으로 망하거나 크게 기침만 해도 죽습니다.

세계가 멸망해도 십중심 사장님 정도로 강하면 살지 않습니까?”

차원창세신 코아는 확신을 담아서 외쳤다.

“강자존(强者存)! 약자멸(弱者滅)!

모든 법칙은 이걸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것만큼 중요한 법칙이 세계 어디에 있습니까?”

“그래서?

그걸 꼭 여기서 말해야 하느냔 말이다!

그렇게 죽고 싶냐?

이런 교육을 한 것을 바람 창조주가 알면 네가 무사할 것 같으냐?”

꿈도 희망도 없는 현실을 아직 아기인 진실에게 그대로 노출했다는 사실을 바람 창조주가 알면 무사할 리가 없었다.

“아차! 저 죽겠죠?”

“당연하지!

나라도 가만두지 않는다.”

창조주에게 진정한 왕도(王道)를 가르치는 자리에서 천박한 깡패들의 지배논리를 주장한다.

‘마치 포르노를 아기들에게 보여준 것과 같다.’

바람 창조주의 분노 서린 표정과 공격을 생각해서 급격히 우울해진 차원창세신 코아는 긴 한숨을 쉬었다.

“휴우우! 제가 이렇다니까요.

제가 왜 자꾸 본심을 이야기할까요?

게다가 이런 자리에서 무방비로 졸다니요?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적대적인 회색 창조주가 바로 앞에서 열띤 강의를 하는데 잔다.

‘무엇보다 턱에 치명타를 먹기 전까지 잘 수 있는지 나조차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런데 해답은 뜻밖에 진실이 쉽게 알려주었다.

“너 이제 절대계 간능신(奸能神)!

그러니 당연해.”

진실이 자신에게 주어진 차대 창조주의 권한으로 기어코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새로운 신격을 만들어준 것이다.

기운이 빠진 표정이 된 차원창세신 코아는 포기한 표정으로 묻는다.

“어라? 결국은 정식으로 만드셨군요.

평화에는 간신(奸神)이라면 이런 언행은 당연한가요?

그런데 졸기까지 하면 곤란하니 취소해주실 생각은 없으신가요?”“왜? 평화에는 최저!

그러나 난세가 되면 최고!”

“아?”

간능신(奸能神)을 새로 만들면서 평화에는 자기 무덤을 팔 정도로 제약이 강해지나 난세에는 그 이상으로 강해지게 신격을 만들어주었단 뜻이었다.

더구나 진실이 최고라는 장담하는 말에서 무엇인가 마음을 울리는 느낌을 받은 차원창세신 코아는 헛웃음을 지으면서 대답했다.

“하하! 진실 도련님이 최고라고 말씀하시면 이거 너무 과분한데요.

저에게 너무 기대하시면 곤란합니다.

그래도 주신 간능신(奸能神)의 신위는 기쁘게 받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응! 상인 이야기의 분석을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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