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976화 (1,885/2,000)

34권 35권

지성체에서 시작하여 창조주가 된 시작이다.

방금 발언도 어느 정도 진실이었기에 눈빛이 흔들리는 모습이 보이자 당황한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은 새로 얻은 여의봉을 높이 쳐들었다.

“더는 못 참겠다!

나를 비난하거나 모함하는 자들은 전부 죽여버리겠다.”

행성신의 흉성이 폭발하려 한다.

그런데 차원창세신 코아의 담뱃대가 먼저였다.

화르르르! 따아아아악!

황금의 불변 방어막을 흑염의 투기와 신력과 마력이 파고들어서 커다란 혹을 만들어버렸다.

“이 멍청한 녀석!

외계 정신체의 정점이 된다면서 뭐하는 거냐?

창조주이신 시작님이 계시는 앞에서 가장 냉정해야 할 네가 흥분해서 뭘 어떻게 하자는 거냐?”

“아우욱! 죄…죄송합니다.”

그렇게 시원하게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의 뒤통수의 혹을 만들어서 이성을 찾게 한 그는 혀를 차면서 말했다.

“쯧! 겨우 이 정도 진실의 폭로에 흔들리다니 안심하고 갈 수가 없구나.

내가 답변할 것이니 너는 잠시 물러서라.”

“예….”

풀이 팍 죽어서 뒤로 물러선 제천왕(齊天王) 손오공 대신 차원창세신 코아는 자신의 신성과 신격을 개방하면서 묻는다.

“살생의 업을 보는가?

재미있는 눈을 가졌군.

나도 봐주게.”

창조신이 된 신족이 많은 살생을 할 리가 없다.

그렇지만 감당하기 힘든 강적의 허실을 파악할 좋은 기회였기에 전력으로 안력을 전개했다.

“으윽! 나의 눈을 의심하는가?

정확히 보아주지!”

“후후! 너의 눈에 난 얼마나 죽인 것 같나?

얼마나 먹었지?”

번득-!

도발과 같은 말에 황금의 겹눈이 반짝이면서 차원창세신 코아에 집중한다.

그 순간 몇 개의 겹눈이 터져나갔다.

퍼퍼퍼-!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을 물고 늘어진 것이 유효하여 기세가 등등해진 지배자급 청혈일족의 눈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그의 눈이 본 것은 은하계를 가득 메우고도 넘쳐나는 시체의 무리였기 때문이다.

주르르르르-!

‘일억? 십억? 백억? 천억?

끝도 없이 올라간다.

이건 셀 수가 없어.’

연산력을 초과하는 숫자에 당장 쓰러질 것 같은 그의 귀로 차원창세신 코아의 비웃음이 들린다.

“후후후! 이거 실망인데?

조 이상의 살생은 측정하지 못하는군.

네가 본대로 내가 주신이 되기까지 쌓아 올린 죽음의 숫자는 억이 아니라 조 단위를 넘지.

창조신이 되고 나서는 너무 많아서 세는 것을 잊었다.

이제 정확히 알 수 있나 했는데 참으로 유감이야.”

“으아아아아아! 너는 도대체 뭐냐?

그렇게 살생을 했는데 어떻게 신족이냐?”

인식능력이 초과하여서 겹눈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고통보다 눈앞의 존재에 공포심이 더욱 심각하게 악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그것은 지배자급 청혈일족들이 엄청난 희생을 감수하면서 겨우 처치한 마신황제를 수십 배는 능가하는 살생의 업이었다.

‘끝도 없이 쌓인 희생자의 무리에 지성체만이 아니라 정신체들도 엄청난 수가 섞여 있다.’

이런 짓을 하는 파괴신이 이성을 유지하면서 창조신의 자리까지 차지할 수 있는지 이해가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마신황제 이상의 파괴신.

내가 본 차원창세신 코아의 정체는 희생자의 시체로 이루어진 은하계다!”

“!!!”

과거에 벌였던 대량학살의 죄가 폭로되었는데 차원창세신 코아는 오히려 불쾌한 표정으로 쏘아붙였다.

“지역우주까지 파괴할 수 있는 광역 파괴마도를 가진 이 나의 살업이 겨우 마신황제와 비교되는가?

기분이 몹시 나쁘지만, 외계에 그 이상의 존재가 없으니 받아들이지.”

마치 악명도 명성이라고 주장하는 듯이 자연스러운 태도였다.

그리고, 자신의 이마에 박힌 신령연옥을 쓰다듬으면서 말한다.

“살업만이 아니라 직접 흡수한 정기는 그 이상이야.

그런데 너희처럼 무식하게 여기저기 행성을 습격해서 마구 직접 처먹지 앓았지.

용병신으로서 창조주님의 의뢰를 수행하고 신계를 통해서 정제한 정기를 정당한 대가로 받았다네.

다른 녀석들보다 더 많이 죽였는데 카르마가 극악이라서 보상이 보잘것없어서 참으로 힘든 시기였다.

이렇게 약탈과 보수의 차이를 무시하면 안 되지.”

“으으윽-!”

차원창세신 코아의 살기와 투기가 은은하게 퍼져가면서 모든 존재를 압도한다.

그렇게 마신황제이자 파괴신으로서 본색을 드러낸 차원창세신 코아는 싸늘한 표정으로 말한다.

“그러니 너희와 같다고 주장하지 마라!

설사 같은 지성체 영혼을 포식해도 멋대로 처먹은 너희와 창조주님의 의뢰수행의 보상으로 받은 과정과 결과가 전부 달라.

나의 살업은 바로 전투신으로서 전공이다.”

“허어어!”

누가 보아도 비난받을 조 단위의 학살을 자랑스러워하는 존재가 있다고는 생각 못 한 지배자급 청혈일족들이 반론을 찾지 못했다.

아무리 부정하려고 해도 지금 눈앞에 있는 차원창세신 코아는 신족 누구보다 높은 신격을 가졌기 때문이다.

“쿡쿡! 외계 신황조차 감당하는 높은 신격을 가진 내가 이러하다.

그런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이 죽이거나 포식을 했다는 일억이 문제인가?

그건 내가 용병신 초기의 의뢰 한 번에 발생했던 수준도 안 돼.”

“으으으윽-!”

차원창세신 코아의 말대로 그가 쌓아온 살생의 업은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의 손에 죽거나 포식 당한 일억의 지성체가 문제가 되는 수준이 아니었다.

황금의 겹눈을 가진 지배자급 청혈일족은 차원창세신 코아의 손에 죽어간 끝없이 늘어나는 희생자의 숫자 파악을 하려다가 도저히 견디지 못하고서 외쳤다.

“이런 미친! 이제 도저히 못 세겠다!

진짜로 수조 이상으로 죽여왔다니 넌 대체 뭐냐?

어떻게 이런 살생의 업을 쌓았으면서 신족이며 창조신이냐?”

이제까지 보았던 어떤 마신보다 많은 살생을 하고서도 창조신의 신격을 유지하다니 기본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더욱 황당한 대답이 돌아왔다.

“보는 대로 정식 창조신이지.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면서 함부로 비난하지 마라.

세계의 입장으로 보면 나 이상으로 관대하고 자비로운 창조신도 드물다.

기여도만 생각하면 네가 지나온 모든 세계에 감사장을 받아도 부족해.

나의 창조신장을 뛰어넘는 신격과 창조력은 그 보상이지.”

“뭐라!?”

몇조가 넘는 지성체를 죽여온 것이 분명한 존재 스스로가 세계에 커다란 이바지를 했다고 말한다.

듣고 있던 모두가 멍해지는 가운데 담담하게 설명을 이어간다.

“나는 오늘 일조를 죽이면 내일 십조 이상의 지성체를 늘려왔네.

나의 살생의 업은 창조의 수단이며 그 업적에 비하면 극히 일부에 불과해.

그리고, 내가 죽인 존재들은 세계에서 보면 암 덩어리였지.

여기서도 같아.”

외계의 암 덩어리가 누구인지 정확하게 지적을 하지 않았기에 모두가 긴장하는 순간이었다.

“그것들을 대신 깔끔하게 처리해주고, 생생한 조직을 만들어 끼워 넣는 내가 창조신이 아니면 무엇인가?

물론 아군이라도 거슬리면 싹 쓸어버려서 구세주는 아니지만, 세계의 해결사로 인정을 받았다.

이렇게 최종적으로 내가 죽인 숫자보다 살린 숫자가 열 배가 넘었으니 신족의 황제가 되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 않은가?

누가 나만큼 많은 생명을 살리고, 탄생시켰을까?

살린 수가 셀 수도 없으니 겨우 조 단위를 죽인 것은 아무런 흠이 안 돼.”

“말…말도 안 돼.

그건 궤변이다!”

유인행성을 통째로 포식하는 지배자급 청혈일족의 누구보다 더 죽이며 멸망시킨 존재가 신족의 황제로 세계의 인정을 받는다.

그런데 자신들은 지배종족으로서 자격 미달로 새로운 창조주에게도 퇴출당하는 위기라니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다.

“대량학살은 무조건 죄업이다!”

“푸하하하하! 그런 기준이면 모든 군인은 살인자겠군.

계속 지성체를 먹어치우기만 하고, 채우려는 노력은 하지 않은 게으른 지배층의 변명으로서는 참으로 만점짜리 대답이야.”

대량학살의 죄를 지었으나 그 이상으로 살린 차원창세신 코아는 오히려 더욱 당당하게 주장했다.

“내가 괜히 망해버린 세계를 정기와 창조력을 소모하면서 부흥을 시키겠나?

전부 절대선을 유지하기 위해서이지.

부흥의 대가로 창조력을 강화할 수 있으니 아주 좋은 사업이야.”

“!!!”

차원창세신 코아가 왜 외계를 힘들여서 부흥시키려고 하는지는 청혈일족만이 아니라 신족의 의문이었는데 이제 완전히 드러났다.

‘세계에 무용한 하나를 죽이고, 유용한 열을 살린다.

그렇게 부흥을 시켜서 신격과 창조력을 확보한다.

그것이 차원창세신 코아의 목적인가?’

‘지금까지 벌어졌던 모든 일이 단지 자신의 창조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니 참으로 어이가 없구나.’

청혈일족이 장악한 외계에 신족과 창조주를 부활시켜서 전쟁으로 몰아간 일이 단순히 자신의 창조력을 상승시키기 위해서라니 머리가 하얗게 빌 지경이었다.

그렇지만, 분명히 자신들보다 더한 학살자인데도 세계로 보면 누구보다 높이 인정받는 창조신이라는 말에 기가 막힌 지배자급 청혈일족들이 휘청거리면서 외쳤다.

“죽인 것보다 열 배 이상의 생명을 살렸으니 절대선이라니!

그걸 어찌 받아들이란 말인가!

이런 너를 인정했다면 너희 절대계는 미쳐있어!”

“무력과 희생으로서 지금의 자리를 쟁취한 그대와 우리의 차이점은 없다!

그런데 왜 우리만 배제당해야 하는가?”

“우리는 신족이 무능했기에 혁명을 일으킨 것이오.

승리했으니 진정한 지배종족은 우리 청혈일족이다.”

최후의 변론치고는 너무 목소리가 약했다.

기가 김이 팍 센 표정이 된 차원창세신 코아는 한숨을 쉬었다.

“휴우! 다른 세계에서 온 내 앞에서 자랑스럽게 무력 혁명을 들먹이나?

다른 세계의 지배종족이나 창조주님들 앞에 가서 반역과 같은 그따위 혁명 소리를 지껄이면 진짜 말소 확정이다.

여기 현자들의 수준은 참으로 한심하군.

무력 혁명이 일어난 세계는 다른 세계에 비해서 덜 발달하였다고 비웃음을 당하지.

이런 간단한 것도 모르나?”

“으윽-!”

지금의 외계처럼 정기가 완전히 고갈된 세계는 어지간해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가장 큰 원인은 역시 무력 혁명으로 지배종족이 바뀌면서 창조신장과 마신황제가 동시에 소멸하자 창조주가 떠나버린 것은 확실했다.

그렇지만 그 이후로 인접한 현세계와 약간 떨어진 절대계에 완전히 무시당하고 격리당한 탓이 컸다.

“얼마나 정신체들의 수준이 부족하면 세계의 주인인 창조주님의 허락도 없이 지배종족을 무력으로 자기 멋대로 바꾸나?

그 와중에 벌인 짓들을 확인하면 참으로 야만스럽더군.

그런데 도대체 뭘 잘했다고 외부에 자랑까지 하고 다녀?

그러니까 모든 창조주님에게 외면당하고, 다른 세계에 완전히 고립당해서 망했지.”

“!?”

창조주와 신족이 없어지고 나서 세계는 피폐해지며 멸망해갔다.

‘너무 당황해서 새로운 창조주를 모시려 하거나 다른 세계에 아무리 도움을 요청해도 무시당했다.’

대화조차 거부를 당한 이유를 이제야 파악한 지배자급 청혈일족들은 할 말이 없었다.

그렇게 전부 입을 막은 차원창세신 코아는 혀를 차면서 말한다.

“쯧쯧! 다시 말하겠는데 일반 청혈일족 대부분이 이성을 잃은 청혈일족은 이미 구제 불능이다.

아무리 투자해도 원래 수준의 이성을 회복하기는 힘들어.

그러니 쓸데없는 미련은 버리고, 전향이나 빨리해.

앞으로 부흥의 시대에 그 와중에 이성을 유지한 너희의 힘이 필요해.

물론 초월자가 아닌 신족으로서다.”

승리자인 자신들이 패배자인 신족의 밑에 들어가는 것이 싫어서 버티는 중이었다.

그런데 빠져나갈 말이 들려온다.

“나는 이제 절대계로 돌아간다.

나중에 외계 부흥이 끝나서 신족이 나태하고 무능해지면 다시 초월자가 되어서 혁명의 깃발을 들던지 말던지는 알아서 해.

신족과 초월자의 주기적인 교체는 어차피 정상적인 흐름이니 거기까지는 관여하지 않겠다.”

“…알겠소.”

더는 버틸 수가 없었다.

힘겹게 대답한 지배자급 청혈일족들은 신체 변형을 받아들였다.

우우우웅-! 위이이잉-! 파아아아아-!

기계 코아들이 창조신계의 지원을 받아서 그들을 원래의 인간 형태로 되돌린다.

이제 차원창세신 코아가 없어도 가능해진 것이다.

이상 없이 변형되는 모습을 확인하고, 기가 팍 죽어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을 보면서 차원창세신 코아가 묻는다.

“계승자였던 너는 기억도 잘 나지 않겠지.

그러나, 원형이 가진 힘을 재현하기 위해서 정해진 흐름이자 운명이었다.

커다란 대가를 받는 대신 주어지는 시련이 그렇게 억울하더냐?”

고개를 들지 않은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은 감정이 북받치는 음성으로 묻는다.

“저는 당신의 치세에도 반기를 들었습니다.

이것이 저의 본성입니다.

그래서 외계를 멸망시킨 청혈일족조차 저를 비웃고 있습니다.

보시는 대로 모두가 저를 배신자이며 파괴신이라고 욕합니다.

그런데 왜 저를 개조행성의 신계주신으로 만드셨습니까?”

자신에게 집중된 초사자왕의 힘겨운 시험에 못 이겨서 중화신족의 제안을 받아들여서 중앙신계를 돌파하고 정기를 훔친 일도 있었다.

그러나, 그 정도의 손해는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아무것도 아니었기에 피식 웃으면서 대답한다.

“훗-! 너는 청혈일족과 다르다.

네가 먼저 세상을 배신한 적이 없지 않으냐?

세상이 너를 먼저 배신해서 대응했을 뿐이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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