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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를 지적하자 지배자급 청혈일족들에게서 자신의 주장을 하면서 논쟁을 청하던 현자의 분위기가 사라진다.
과거 지배자급 초월자로서 누구보다 아름다웠던 모습이 혹독한 정기부족의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완전히 사라지면서 추한 곤충인간이 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아! 내가 보기에도 추하다!’
‘나는 이미 위에 설 자격을 잃었는가?’
새로운 창조주가 된 시작과 부활한 신족들을 보고서야 자신들의 곤충인간 모습이 얼마나 문제인지 자각한 지배자급 청혈일족이 날카로운 이빨들을 갈았다.
까드드드드드-!
신기조차 씹어먹는 이빨들이 소름이 끼치는 소리를 냈으나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감히 덤벼들 수가 없었다.
‘격의 차이가 너무 크다.’
‘불완정하지만, 그만큼 지독하게 높다.’
‘개조행성 신계주신들이 산이라면 이 자는 탑이다.’
‘하나가 아닌 무수한 탑들의 집합체야!’
그렇게 지배자급 청혈일족의 논쟁을 외모를 문제 삼아서 일차적으로 제압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신계는 금연이라는 시작의 지시를 떠올리며 살짝 눈치를 보았다.
‘아직 제지하지 않으시는군.
역시 창조주로서 자격은 넘칠 정도로 가지고 계셔.’
더욱 많은 황금 연기를 뿜어내면서 마무리 일격을 날렸다.
“그대들의 무력을 보면 창조주님이 지배종족으로 선택할 수도 있겠지.
그런데 다른 창조주님들에게 보이기에는 너무 추하지 않은가?
세계의 얼굴인 대표 종족은 성능만이 아니라 외형도 좋아야 한다네.
그런데 정기를 아끼고, 위력을 높인다고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벌레신체를 선택하고서 지배종족을 바라다니 제정신인가?
외계를 충계(蟲界)라고 낙인 찍고 싶은가?”
“으드드드드드득-!”
자신들이 생각하기에도 그러면 안 되는 일이기에 지배자급 청혈일족이 이를 갈면서 분해하는데 차원창세신 코아는 더욱 느긋하게 이야기를 해간다.
“정기의 근본인 지성체를 육성하지 못하고, 탐욕스럽게 삼키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본 순간 동맹의 배제는 결정이 된 거네.
결정적으로 외계를 이렇게 만든 그대들로는 창조주님에게 바칠 순수정기를 영원히 만들지 못해.”
마지막 결정타는 역시 정기였다.
할 말이 완전히 사라진 지배자급 청혈일족은 시작을 올려다보았다.
“아-!”
차원창세신 코아가 신족을 선택하여 부흥시킨 이유가 영원한 전쟁을 통한 자멸 유도라는 자신들의 주장으로 그녀의 눈빛은 분명 흔들렸었다.
그런데 차원창세신 코아의 이어진 설명으로 보였던 약간의 흔들림이 사라진 것을 파악하자 고개를 떨구었다.
‘전부 끝났다!
새로운 창조주님은 신족을 지지한다.’
‘이제 신족과 다시 기약 없는 전쟁을 벌여야 해.’
새로운 창조주가 된 시작이 청혈일족이 가진 추한 외형과 한계를 재확인했기에 앞으로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직감한다.
그러니 지금만큼 자신들의 추한 외형과 외계의 현재 상태가 원망스러울 수가 없었다.
‘차원창세신 코아의 말이 맞다.
다른 세계에 내세울 지배종족이니 외모만큼은 어떻게든 잘 만들어야 했어.’
‘그 망할 현자 놈들이 문제였다!
얼굴이나 피부와 같은 장식은 정기 낭비라고 하면서 전부 잘라냈을 때 박살을 냈어야 했다.’
정기가 점점 줄어드는 외계에서 생존하기 위해서 최적의 신체를 설계하고 만들어냈던 초월자 출신의 현자들에 대한 원망만 커진다.
그리고, 이 은하계를 제외하면 정기가 완전히 없는 외계에 대한 한탄도 뒤를 이었다.
‘신족이 만들었던 지성체 육성 체계를 유지해야 했어.’
‘신계를 보수하거나 새로 만들 관리신이 없는데 무슨 수로 운영을 해?
지금처럼 방목이 맞아!’
‘그렇지만, 다시 시작하는 외계에서 결정적인 문제가 되지 않나?
내가 창조주라도 다시는 못 맡겨.’
‘으으윽! 그걸 지금 왜 말하는가?’
그렇게 격렬하게 서로의 의지를 교환하면서 어떻게든 반론을 하려고 했다.
새로운 창조주가 된 존재에게 이렇게 한심하게 찍히는 날이면 청혈일족에게 미래가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작의 생각은 그렇게 바뀌는 중이었다.
‘청혈일족은 확실히 무력과 숫자를 제외하고는 지배종족으로 부적격해.’
차원창세신 코아의 말대로 신족이 비록 약하지만, 기본으로 가지고 있는 창조력과 충성, 뛰어난 외모를 포기하기가 힘들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차원창세신 코아의 지적대로야.
앞으로 창조주의 모임을 생각하면 도저히 안 되겠어.’
가끔 벌어지는 창조주 모임에는 지배종족을 대동하면서 서로의 성과를 자랑한다.
그런 창조주들의 모임에 곤충인간 모습인 저들을 데려갔을 때 벌어질 일을 생각하니 도저히 인정할 수 없었다.
‘신족 대신 청혈일족을 이끌고 다니는 나의 모습을 생각하니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어.
벌레의 창조주는 안돼!
그리고, 저들은 내게 필요한 순수 정기를 만들 가능성이 없다.’
영원불멸인 창조주라고 해도 정기가 필요하다.
권능과 신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순도가 높은 정기가 많이 필요한데 아무리 보아도 청혈일족은 가망성이 없었다.
다시 시작의 눈빛이 무표정해진 모습을 보자 이미 결판이 났음을 파악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본론으로 들어갔다.
“청혈일족의 현자계열이라서 기대했는데 뜻밖에 싱겁군.
더 할 말이 없나?
슬슬 전향이나 하는 것 어때?
곤충인간의 모습에서 벗어나서 원래의 초월자로 되돌려 주고 창조신계로 받아들여 주겠다.
이미 전례는 저기 있지.”
“….”
창조신계의 원탁에 앉아있는 원래 초월자의 모습으로 돌아온 동족의 모습을 보니 참으로 매력적인 제안이었다.
전의를 거의 잃은 지배자급 청혈일족은 이를 악물고서 생각에 빠지다가 누군가를 보고서 눈을 빛냈다.
‘인제 보니 신족에 저자가 있었군.’
‘이러면 최악의 상황에도 명맥은 유지할 수 있다.’
이들이 이러는 이유가 있었다.
오랜 시간 단련시켜온 지배자급 청혈일족의 신체를 포기하면 많은 부분에서 새로 시작해야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투력이 많이 감소한 초월자로 돌아온 동족의 수준을 확인한 그들은 최후의 변론을 시작했다.
“신족이 충성스러우며 창조력이 강해서 외계의 지배종족으로 다시 선택했다고 말했소?
절대계에서 온 차원창세신 코아조차 그런 이유로 부흥의 상대로 손을 잡았다면 할 말이 없소.”
도저히 해결할 방법이 없는 추한 외모는 빼버리고, 가장 논쟁이 되었던 창조력과 충성을 파고든다.
“충성과 창조력이 지배종족이 기준이라면 저자는 어떻게 설명하시겠소.”
지배자급 청혈일족이 손가락으로 가리킨 것은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이었다.
“엥?
나?”
지배종족의 자격을 가리는 심각한 이야기 중에 지배자급 청혈일족이 갑작스럽게 자신을 지목하자 황당한 그의 귀로 폭탄이 터졌다.
“분명 저자의 원형은 제천대성(齊天大聖) 손오공!
창조라고는 하나도 모르고, 파괴만을 일삼은 행성신이오.
그는 지금의 어떤 청혈일족보다 잔혹하고 배신을 반복했지.
창조력은 손톱만큼도 없는데 오직 재능과 힘만을 보고서 신족들이 원형으로 삼았지.
본능을 주체하지 못해 원숭이 행성신 모습까지 남은 존재가 지금의 지배층이지 않소.
그렇다면 청혈일족도 이대로 지배종족 일부가 될 자격이 있소.”
“뭐가 어째?”
열이 받기 시작한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의 항의는 무시하고, 무감정한 시작의 얼굴만 주시하는 지배자급 청혈일족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했다.
“외모가 보기 흉하시다면 얼굴은 가면을 쓰고, 몸은 전신갑옷으로 영원히 가리겠습니다.
그러니 청혈일족에게도 이 상태 그대로 기회를 열어주십시오.”
이미 원숭이 행성신의 형태를 갖춘 손오공이라는 전례가 있으니 지금의 곤충인간 신체를 유지하고서 전향을 허락해달라는 요청이었다.
지금 상태로도 벅찬 강력한 개조행성의 신계주신들을 원래의 초월자로는 이길 자신이 없으니 나온 고육지책이었다.
그러나, 갑자기 논쟁의 중점이 된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으로서는 울화를 참을 수가 없었다.
“이런 시바! 왜 맨날 나만 이래?
내가 도대체 뭘 어쨌다고 저것들까지 나를 물고 늘어져?”
지배종족의 논쟁은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갑자기 화살이 자신에게 돌아오자 당황한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이 욕설을 내뱉으면서 외쳤다.
“입을 닥쳐라!
난 너희처럼 지성체나 행성을 잡아먹은 적이 없어!”
당당하게 선언했으나 돌아오는 것은 비웃음이었다.
“하하-! 손오공의 계승자들은 역시 웃기는군.
야생의 행성신 시절에 정말 지성체를 잡아먹은 기억이 없나?”
“손쉬운 먹이가 옆에 있는데 행성신이 그럴 리가 있나?”
“으윽!”
확실히 과거에 식인을 했던 명확한 기억은 없었으나 장담하기는 힘들었다.
‘화과산에서 막 태어나서 이성이 부족한 시절에 정기를 갈구하여 무슨 짓을 했는지는 알수가 없다.’
자신의 의형제인 구마왕과 부하들이 요괴라고 불리며 인간을 가장 좋은 먹이로 보았던 점을 생각하면 완벽하게 아니라고 할 수 없었다.
그렇게 말문이 막힌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을 만만한 상대로 본 황금의 겹눈을 가진 지배자급 청혈일족이 나선다.
우웅! 우웅!
수천 개가 넘는 황금의 겹눈이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의 전신을 바라본다.
신령과 신격의 정밀 조사였다.
“감히 무슨 짓이냐!”
방어막을 올려서 탐색을 막으려고 했으나, 그가 보는 것은 본질이 아닌 그동안 쌓아온 행위의 결과였다.
용무는 이미 끝나있었다.
“살생의 업을 보는 나의 눈은 속일 수 없다.
내가 보기에 네가 먹은 인간의 영혼은 적어도 일억 단위가 넘는다.”
“아우우우우우-! 내가 지성체 일억 명을 죽여서 먹었다고?
이건 또 뭔 헛소리야!
그 정도를 처먹고 제정신인 행성신은 없다!”
어떤 강한 행성신이라고 지성체들을 너무 먹으면 무수한 영혼의 기억에 잠식당해서 이성을 잃은 요괴가 된다.
그러나, 이어지는 추궁에 더욱 궁지로 몰렸다.
“손오공의 계승자에게 필연적으로 제공되는 천도복숭아와 단약의 주재료가 뭔지 몰라서 묻는 것인가?
바로 인간의 영혼이자 정기다!
천국과 지옥의 영혼과 정기를 기반으로 키워진다.
지성체의 영혼을 그렇게나 많이 삼키고 컸으면서 우리를 비난하나?
지금 신족은 우리를 비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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