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971화 (1,880/2,000)

34권 35권

차원창세신 코아의 말에 우주 끝까지 치솟던 황금의 오만함이 단숨에 사라진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이었다.

그는 바로 비굴한 웃음을 흘리면서 묻는다.

“에헤헤헤헤! 차원창세신 코아님은 언제 절대계로 돌아가십니까?

여기는 저희만으로 충분하니 이제 가셔도 될 것 같습니다.”

시작에게 신황의 칭호가 박탈된 것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리고, 창조신계의 전력지원을 얻은 주신들과 영웅신들에게 일반 청혈일족은 상대가 되지 않았다.

‘열 개의 은하계의 허신들을 부활시켜 강화한 고위신들의 숫자도 만만치 않다.’

‘숫자가 비등한 이상 우리의 승리다.’

신족이 스스로 영원의 잠을 선택할 정도로 두려워하던 청혈일족을 밀어붙이고 있었다.

퉁-! 파파파파파-!

결정적인 승리 원인은 지배자급 청혈일족을 압도하는 개조행성 신계주신들의 존재였다.

지배자급 청혈일족을 신계주신들이 막아서 주니 마음을 놓은 환인신왕이 활시위를 한번 튕길 때마다 일반 청혈일족 일만 구가 날아가니 패배할 이유는 없었다.

그런데 뜻밖의 지시가 떨어졌다.

“앞으로는 지배자급 청혈일족들은 될 수 있는 대로 살려서 데려와라.

그들도 귀중한 외계의 강자다.

전향시켜서 창조신계를 빨리 채워야 한다.”

“그건 좀 곤란합니다.

저들은 반역자들입니다.”

바로 반발이 나왔다.

창조신계의 고위신의 자리는 지금은 부족하지만, 나중에는 신족만으로도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먼 미래를 보면 다른 정신체들의 임관도 막아야 할 판국이다.’

‘그런데 청혈일족에게 나누어주어야 한다니 받아들이기 힘들다.’

‘이제 절대계로 떠날 존재의 지시를 무리해서 들을 필요는 없지.’

개조행성의 신계주신들도 전부 청혈일족의 참여에 반대하는 처지였다.

그런데 환상처럼 제천왕(齊天王) 손오공과 자신들의 목이 날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뎅강! 뎅강! 뎅강! 데구르르르르르-!

검은 불길이 일렁이는 외날 도끼가 그림처럼 목들을 지나가니 머리가 하늘로 튀어 오른다.

물론 그것은 단지 차원창세신 코아의 살기가 보여준 환상이었다.

“컥-!”

“으아악!”

그렇지만 워낙 경험이 많으니 자신도 모르게 목을 양손으로 움켜잡은 제천왕(齊天王) 손오공과 개조행성의 신계주신들에게 싸늘한 음성이 전해진다.

“내 지시인데 뭐가 곤란하다고?

내가 떠난다고 하니 이제 미래를 위해서 잔머리를 돌릴 여유가 있구나.

그런데 그것도 머리가 있어야 가능할 것이다.

이 기회에 모두 별 쓸모없는 뇌는 떼고 기계 두뇌로 바꿔 볼 테냐?

요즘은 개조신이 유행인데 말이다.”

“아닙니다!

지배자급 청혈일족은 전부 산 채로 잡아 올리겠습니다!”

기계신이 된다는 것은 뒤에서 팔짱을 끼고서 흥미롭게 전쟁을 지켜보는 기계 코아들과 용자왕들의 위력을 생각하면 좋은 제안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강제로 기계신으로 개조되기는 싫었기에 모두 대답을 크게 하고서 적에게 달려들었다.

‘툭하면 목을 자르네.

말이 안 통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튀어나가려는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에게 커다란 목소리가 울린다.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은 능력이 되니까 앞으로 지배자급 초월자들은 무조건 생포해서 끌고 와라.”

“예!? 저만 무조건 생포요?

그…그것이….”

지배자급 청혈일족이 개조행성의 신계주신보다 약하지만, 만만히 볼 약자는 아니었다.

그런데 무조건 생포라니 고난이 가득한 지침이었으나 차원창세신 코아는 정확히 선을 그었다.

“강자의 숫자와 수준은 바로 세계의 격을 결정한다.

시작님의 허락 없이 함부로 강자들을 죽이면 반드시 돌아와서 전부 기계신으로 만들어버린다.

원래 부흥계획이 절대복종에 저렴하고 강력한 기계신 개조군단이었다는 사실을 명심해라.”

멀쩡한 신을 기계신으로 개조한다는 선언은 소름이 오싹 끼치는 말이다.

그리고, 명확한 경고가 뒤를 잇는다.

“너희가 왜 개조행성의 신계주신이라고 불리는지 명심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현상태가 무능하다고 판단되면 지금이라도 당장 시행할 수 있다.”

“!!!”

가장 먼저 자신들부터 개조한다는 말이 진심이 확실하다는 사실을 파악한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은 기합을 넣으면서 여의봉을 휘두른다.

“하아아아아-! 제길-!

덤벼라!

빨리 끝내자!”

무능하다고 판단하면 가장 먼저 기계신으로 개조될 존재들이 자신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니 이제 두말할 필요도 없이 신계주신들이 지배자급 청혈일족에게 달려든다.

그렇게 치열하게 벌어지는 전투를 보는 시작은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다.

“차원창세신 코아여. 이대로 돌아가면 당신은 사라집니다.

그것이 당신의 운명이자 흐름입니다.이미 알고는 있겠지요?

그런데 피할 방법이 있습니다.”

창조주가 되면서 세계의 항상성에 신경을 쓴 그녀의 제안이었다.

개조행성의 신계주신들이 자주 보이는 반발을 단숨에 제압한 그의 성향과 무력을 인정했기에 다시 권유를 시작한다.

“기계 코아들과 용자동맹처럼 완전히 외계에 귀순하세요.

외계 신황의 자신만을 인정하고 다른 세계의 자신을 버리세요.

외계 창조주의 권한으로 당신을 나의 대리인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럼 당신의 원형과 완전히 달라지기에 세계의 흐름도 간섭하지 못합니다.”

은하유성 아이언이 현세계의 창조주에게 받았던 제안과 비슷했다.

그러나, 차원창세신 코아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

곤충인간 형태로 변한 지배자급 청혈일족을 바로 몰아붙이는 개조행성의 신계주신들의 전투를 쳐다보다가 긴 한숨을 쉬면서 말한다.

“후우우우! 그렇게 되면 외계 시작대리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입니까?

저처럼 불안정한 존재를 절대계에 뒤지지 않는 가능성을 가진 외계의 지배자로 삼아주신다니 참으로 감격스럽습니다.

그러나, 그럴 수는 없군요.

저는 아직 약속을 완수하지 못했습니다.

“….”

거절임을 파악한 시작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서 전투장면을 바라보았다.

구구구구구!

일반 청혈일족과 근접전을 벌이는 신족의 군세가 피해가 나오기 시작한다.

고위신들이 위성 크기의 벌레에게 씹혀 먹히거나 토해지는 위액과 가시에 죽임을 당하기 시작한 것이다.

으아아아아-! 우두두두두-! 과지지지지지-!

신들의 신체가 박살이 나면서 먹히는 참혹한 광경이 여기저기서 벌어진다.

과거라면 구역질을 할 만한 끔찍한 광경이지만 창조주의 인식으로는 약자가 강자가 먹히는 자연스러운 광경이었다.

‘신족도 청혈일족도 결국은 세계의 일부다.

나의 일부분이지.’

완전한 창조주로서 한점의 흔들림도 보이지 않는 시작은 침착하게 말한다.

창조주가 되면서 더욱 높은 수준으로 받은 세계의 정보를 풀어주었다.

“약속의 완수라고 하셨나요?

그 자체가 당신이 모시고 있는 존재가 건 제약이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특수 원형을 십중심급까지 키워내는데 자연스러운 과정을 밟았다고 믿지 않겠지요?

당신은 철저하게 계획되어서 만들어졌습니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자연 발생이 아닌 목적에 의해서 만들어진 존재라는 사실을 암시해준다.

그러나, 차원창세신 코아는 그런 상식이 통하는 존재가 아니었다.

“제가 만들어진 존재라고 해도 전혀 상관없습니다.

현자에게 목적이 없이 발생한 우연으로 이루어진 결과만큼 끔찍한 것도 없지요.

만약 그렇다면 오히려 공을 많이 들여주셔서 고맙다고 감사하고 싶습니다.”

차원권능의 정점에 도달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과거 환생 기억이 전부 지워졌지만, 흐름을 읽게 되었으니 어떻게든 파악할 수 있었다.

절대계의 봉인지에 있는 그의 원형인 세이브 앤드 로드를 불러들일 수 있는 순간에 자신의 탄생과 존재 목적을 대부분 확인한 것이다.

‘나는 무수한 시도 끝에 기적처럼 겨우 살아남은 불완전한 성공의 가능성이다.

진리님이 절대적인 힘으로 시행한 유상전생으로 모든 세계에 발생하는 불완전함을 보완하는 존재.

그것이 바로 나다.’

차원의 벽을 뛰어넘기 위해서 너무나 높은 격을 가져서는 안 되었다.

십중심급의 힘을 가졌으면서도 낮은 존재감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선택된 존재가 세이브 앤드 로드다.

그렇지만 지성체 전멸이라는 커다란 업적을 가졌다고 해도 그는 지성체의 원형이다.

본래는 창조신도 아슬아슬한 수준이지.’

원형보다 열화된 계승자를 십중심급으로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투자와 실패를 했을지는 예상이 되었다.

‘나를 여기까지 오게 하는 데 소모된 정기와 시간은 이대 십중심을 탄생시키기 위한 투자에 뒤지지 않으셨겠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

이미 대부분을 파악한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반드시 해야 할 임무도 남아있습니다.”

그 말에 시작은 차가운 말투로 대답했다.

“당신이 말하는 그 임무는 자살 시도와 같습니다.

격이 높은 존재의 불완전함을 보완하기 위해서 반드시 도구로서 소모되게 만드는 가혹한 행위이지요.

중간 포기를 방지하기 위해서 생존을 최우선으로 하는 성향과 권능까지 부여되었습니다.”

진리가 처음 부여한 차원권능의 기동성과 근원의 생명력이 십중심들의 포위가 아니라면 살아남을 힘을 부여했으니 틀린 말이 아니었다.

“언제까지 감당하지 못할 약속과 임무에 허덕일 건가요?

당신의 운명은 그러다가 만난 강적에게 도주하고, 대책을 마련해서 재도전하는 힘겨운 삶의 반복입니다.

다른 세계를 포기하고, 외계 신황만 선택한다면 그렇게 살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외계 한정이라면 진정한 자유와 합당한 보상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외계의 창조주가 된 시작의 약속이었다.

법칙에서 벗어나서 한계가 없는 그녀의 선언은 세계의 흐름에 간섭하여 충분히 제외할 힘이 있었다.

그러나, 차원창세신 코아는 고개를 크게 저었다.

“저는 약속을 지키고,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돌아갈 것입니다.”

이제 안타까운 표정이 된 시작이 묻는다.

“어째서요?

그 정도 힘을 가지고서 자유가 없이 통제되는 삶을 바라나요?

그것은 가축과 같습니다.”

“우리에서 길러지는 가축보다 야생의 동물이 행복하다고 누가 정했습니까?

결과만을 보면 우리에 보호되는 가축이 맹수보다 훨씬 오래 살면서 고난도 적습니다.

마지막에 도축을 당하지만, 어차피 누군가에게 잡아먹히는 결말은 똑같습니다.”

세계의 자율적인 발전에 아무런 기대로 하지 않지만, 조금이라도 개선되기를 바라는 현자의 심정으로 말을 이어간다.

“가축우리는 통제이지만 보호이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자유가 있는 삶은 무조건 좋고, 통제가 있다면 절대적으로 나쁘다는 것은 유한한 삶을 사는 지성체가 가진 선악의 기준이 가진 한계입니다.

정신체에게 중요한 것은 자유와 통제의 구분이 아니라 그 희생을 바탕으로 개인과 집단이 어디까지 도달하느냐입니다.

자유보다 얻을 수 있는 정기의 총량을 기준으로 보아야 합니다.”

“….”

차원창세신 코아의 말이 이어지는 동안 개조행성 신계주신들의 맹공에 곤충인간의 형태까지 취한 지배자급 청혈일족이 무참하게 쓰러진다.

육도윤회 투기장의 가혹한 선발과 무수한 죽음을 반복하면서 도달한 그들의 강함은 지배자급 청혈일족을 경악하게 했다.

“이…이놈들은 정상적인 창조신이 아니다.”

“우리보다 더한 파괴신이다!”

“이 벌레들이 참으로 무례하구나!”

한도 없이 높아진 살기와 투기를 머금은 권능과 신기가 과거 창조신들의 전력공격조차 튕겨낸 생체장갑을 박살낸다.

안주하지 않는 신성을 받아서 황금빛으로 일렁거리는 눈동자에 담긴 것은 숨길 수 없는 광기였다.

“극한의 폭주 상태!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이성을 유지하는 거냐?”

많은 의문을 남기고 지배자급 청혈일족들이 제압되자마자 일반 청혈일족의 통제력이 사라진다.

케에에에에에-!

약간 되살아난 이성을 잃고서 일반 청혈일족들이 날뛰기 시작하자 양손에 거의 곤죽이 된 지배자급 청혈일족의 머리를 하나씩 움켜잡은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이 외친다.

“지휘부의 목을 모두 쳤다.

이제 저들은 군대가 아니라 벌레들의 떼에 불과하다.”

끼아아아아-! 으아아아-!

광란하는 청혈일족에 의해서 신족의 피해는 급증하기 시작한다.

“마지막 발악인가?

마무리를 지어라!

불사의 방패 발두르!”

고위신만이 아니라 주신과 신왕까지 먹혀가기 시작하는데 불사의 방패 발두르의 영창이 울려 퍼진다.

“신은 절대로 죽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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