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권 35권
커다란 웃음소리와 함께 신창의 몸이 맹렬하게 회전하면서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의 손에 쥐어진다.
그러자, 원탁의 고위신들의 안색이 확 변했다.
“!!!”
그들도 신창이 저러다 폭발하면 은하계 하나는 가뿐하게 날리는 위력을 가졌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어마어마한 위력을 가진 신기지만, 일회용의 폭탄이다!’
‘더구나 엄청나게 불안정하다.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터진다.’
‘일부러 자폭을 유도하게 한 신기이니 어련하겠어?’
이렇게 화려한 발전도 저 불변(不變)의 상변(常變)이라는 신기 앞에서는 무의미했다.
원탁의 주신들이 긴장의 눈으로 불변(不變)의 상변(常變)을 쳐다보는데 더욱 눈이 커지는 사태가 발생한다.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가 저 위험한 신창 하나를 잡아서 창끝을 손가락 위에 올려놓고 빙글빙글 돌리는 것이다.
빙글! 빙글!
당장에라도 땅에 떨어져서 폭발할 것 같아서 도저히 참을 수 없게 된 기계 코아들이 다급하게 외쳤다.
“야-! 조심해!”
“으왁! 당장 빨리 안 내려놔!”“그게 폭발하면 우리를 제외하고는 전부 전멸이다!”
그들이 아는 불변(不變)의 상변(常變)은 투척하면 황금의 불변(不變)마저 관통하는 일회용 신기다.
그런데 잘못해서 자폭하면 지역우주 하나는 날아가는 위험천만한 신기였다.
“제발 내려놓으십시오.”
“안전장치도 안 다셨지 않습니까?”
터지는 날이면 모두 몰살이라는 사실을 잘 아는 원탁의 고위신들이 기겁해서 사정할 때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한다.
“이제 알겠지?
은하계는 창조신계를 두기에 너무 작아.
그리고, 청혈일족은 강대하다.”
“….”
신기의 공격 하나에 은하계가 날아간다.
비록 파괴신이 되었지만, 세계를 장악했던 청혈일족에 그런 권능을 쓸 수 있는 강자가 없다고는 할 수 없었다.
“정기에 목마른 청혈일족은 반드시 창조신계를 삼키려고 온다.
지금은 돌진만 해오지만, 점점 이성을 되찾고 있다.
곧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겠지.
지배자급 청혈일족의 군단도 예상에 넣어야 해.
전장으로 삼기에는 은하계 하나는 너무 좁아.
좋은 표적이지.”
지배자급 청혈일족들이 단번에 은하계를 날려버리는 공격을 연달아서 하면 창조신계의 방어에 점점 무리가 될 수밖에 없었다.
“최소한 열 개의 중앙신계를 세워서 집중공격을 분산시켜야 한다.
그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영역을 넓혀서 나아가지 않고서 방어만 하면 언제인가는 반드시 망한다.
그러니 앞으로 나아가야 하지.”
반격을 시도할만한 전력은 모았다.
“신족의 수는 이제 충분하고, 창조신의 숫자도 채웠다.
이제 시작님이 창조주가 되셨다.
그럼 이제 정신체들이 잠에서 깨어난다.
자력으로 부활하거나 자각한 정신체들이 이 은하계로 몰려오게 된다.
그들을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부족하지.’
세계로 보면 너무나 작은 은하계에 수많은 정신체들이 집결하면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신족에게 여기서 만족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가 있었다.
“창조주님의 탄생 소식은 가장 먼저 지성체에 숨어든 정신체들에게 자연스럽게 전해졌다.
그들이 여기로 모여들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겠지.
그러면 신족은 창조신계를 계속 지배할 수 없다.”
새롭게 창조주가 된 시작은 이미 절대계의 십중심을 보았다.
기준이 한없이 높아진 그녀에게 지금의 외계 신족이 얼마나 나약하게 보이고, 실망스러울지 잘 알기에 어떻게 흘러갈지도 예상이 충분히 되었다.
“그들 중에서 신족보다 능력이 우수한 존재는 분명히 많이 있다.
아마도 창조신계의 절반 이상은 빼앗기겠지.
그렇게 되어도 시작님은 창조신계가 잘 돌아가면 만족하실 것이다.
과거처럼 창조주님의 비호 따위는 바라지 마라.
청혈일족에게 망한 과거가 있는 한 순수한 실력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
담담하게 전투력이 약한 신족이 지배권을 잃은 미래를 이야기하는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의 말에 모두 침묵했다.
어느새 연결된 신족들은 모두 비장한 표정으로 이어질 명령을 기대하고 있었다.
“특별한 증명이 필요하다.
결국은 전쟁이다.”
빙그르르르ㅡ!
손가락으로 돌리던 불변(不變)의 상변(常變)을 다시 차원공간에 집어넣은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황금빛의 불길과 투기로 타오르면서 말한다.
“새로운 창조주가 되신 시작님을 모시기 위해서 모여든 정신체들이 감히 입도 못 열 전과를 만든다.
시작님에게 개조행성의 신계주신들을 소개하면서 전원 창조신계의 창조신으로 등록시킨 후 출격이다.
기계 코아들과 용자동맹은 은하계 외곽의 청혈일족의 주둔지로 진군의 준비를 해라.”
이미 열 개의 은하계가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에 의해서 정리되었다.
그 덕분에 위협을 느낀 지배자급 청혈일족들이 모여들고 있는 외곽 영역을 가리키면서 지시한다.
“이번에 전투는 개조행성의 신계주신과 신족들이 맡는다.
신족답게 창조주님에게 절대적인 충성과 성과를 보여라.
부활이든 재생이든 뭐든 지원하겠으니 반드시 승리하라.
창조주님에게 인정받지 못하면 앞으로 신족은 창조신계의 중간 관리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가 절대계로 복귀하려 한다.
이미 청혈일족에게 외계를 망하게 한 전적이 있는 신족에게 이것이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임을 자각했기에 힘차게 대답한다.
“하-!”
이렇게 부활한 신족과 창조주가 된 시작의 외계 재점령이 시작되었다.
지금의 부흥을 이끈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의 절대계 복귀가 현실화되자 경각심이 깨어난 외계의 신족과 여기서 안주하기를 바라는 기계 코아와 용자동맹이 전력으로 움직인다.
전쟁 준비를 위해서 모두가 흩어지자 혼자가 된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긴 황금 연기를 허공을 향해서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후우우우우우-! 싹수라고는 손톱만큼도 없는 것들!
내가 창조자이며 원형인데도 단 한 놈도 나를 따라서 절대계로 가겠다는 녀석이 없군.
하긴 돌아가면 아주 잘 돼야 목숨을 유지하는데 이런 기반을 버리고 올 리는 없지.
그래도 전부 내가 만든 것들인데 너무하잖아?
내 신세는 왜 항상 이렇지?”
신세 한탄을 잠시 하던 그는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파악하자 담담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그래도 이걸로 대충 외계의 원래 흐름은 맞추었다.
이제 외계 신족과 정신체들은 청혈일족과 끝없는 전쟁을 시작한다.’
지금 흐름으로 미래를 보니 시작이 이끄는 신족의 군세가 수백억 년을 소모하며 차근차근 외계를 청혈일족에게서 수복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절반 정도의 영역을 회복했을 때 균형을 이룬 결과를 보자 겨우 안도할 수 있었다.
‘참으로 아슬아슬하게 맞추었다.
내가 나서면 간단하기는 한데 그럴 수가 없다.’
지역우주를 날려버리는 광역파괴 마도와 홀로 은하계를 뛰어넘는 차원권능의 기동성을 가진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가 전력으로 나서면 청혈일족은 일 년 안에 전부 처단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거의 파괴된 외계 수복에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 모르니 이렇게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선택이었다.
‘내가 여기 오래 머물 수 없는 노릇이지.
내 마음에 안 든다고 바꾸면 어떤 반작용이 날아올지 모른다.
무엇보다 외계는 청혈일족과 지속해서 싸우면서 강해지고 공존해야 한다.
그것이 원래의 흐름이자 운명이다.’
앞으로 신족과 정신체들은 일천억 년 이상의 엄청난 세월을 청혈일족과 맞상대하면서 전쟁을 치르며 강해져 내부 세계의 든든한 방어막이 되어야 했다.
물론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가 직접 나서면 청혈일족에게 완전히 승리하거나 기간을 대폭 단축하면서 다른 온건한 방법으로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차원권능의 정점에 오른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그러지 않았다.
‘못한다.
할 수 있지만 해서는 안 돼.’
고민에 차서 내뿜은 긴 황금빛 연기가 자욱하게 깔린다.
‘후우우우! 앞으로 무수한 희생이 있겠지.
그러나, 그것이 원래의 흐름이다.
거슬리면 나만이 아니라 주변도 무사하지 못해.’
개인의 변화만 노리다가 주변 자체를 바꾸려 시도해서 세계의 흐름 속에서 허신이 되어 시간의 수호자로 살아가는 수많은 차원신들의 말로가 생각이 났다.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라면 그들 모두가 덤벼도 제압할 자신이 있지만, 마음대로 흐름을 변경시켰다가 어떤 역효과가 나오는지 이제 완벽하게 깨달은 것이다.
‘나 혼자는 항상성을 무시할 수 있을지 몰라도 주변은 그렇지 않다.
세계의 흐름의 반발이 거세지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걸 각오하고서 내가 끝까지 막는다면 나를 제외한 모두가 세계의 항상성에 휩쓸리겠지.’
세계의 흐름은 차원권능이나 시간 권능으로 약간의 오류 수정은 허용해도 결과 자체를 바꾸는 것은 용납되지 않았다.
그걸 인정하지 않고서 버티면 전력으로 덮쳐오는 것이다.
‘반발력이 줄이기 위해서는 어떤 성인이라도 이미 죽었던 자는 죽어야 했고, 악인이라도 필요하다면 살려야 한다.
그것이 흐름인 것이지.’
과정의 조정은 인정하나 결과 그 자체는 지켜야 한다.
그걸 무시하면 돌아오는 것은 이제 개인이 아닌 변화 된 세계 전부에 대한 전면제재였다.
‘이 정도면 충분히 되었어.
외계를 위해서 내가 희생할 수는 없다.
임무부터 완수해야 해.’
어떤 강력한 차원권능의 소유자도 세계 그 자체의 항상성을 감당할 수는 없다.
“나는 세계의 항상성을 막을 수 있지만, 주변은 그러지 못한다.
나로 인해서 모두가 불행해지기 전에 떠나는 것이 정답이다.
그렇기에 결국은 안주하지 못하고서 떠나야 할 운명이다.”
세계의 흐름은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가 시공의 구멍에 빠져서 영원의 여행자가 되었을 때부터 반발하고 있었다.
“한곳에 오래 거주할수록 문제가 커진다.
마지막에는 나만 아니라 주변까지 운명이 비틀려서 파멸한다.
내가 떨어졌던 그 시점의 그곳으로 돌아가지 못하면 나는 영원한 여행자이다.
안식처는 내가 떠나왔던 시간의 사백구십구 주우주 뿐이다.
거기서부터는 내 마음대로 시작할 수 있으니 말이야.”
그렇기에 외계에 와서 소중한 것을 아무것도 만들지 않고, 빚도 지지 않은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복귀 결심을 한 지 오래였다.
“될 수 있는 대로 좋게 떠나자.
그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이번 절대계 초청 일이 외계 방문을 마무리하기 참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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