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권 35권
지금으로는 상대할 수 없는 강적과 영웅신의 군대가 정신체 중 최고인 황금의 재능을 더욱 각성시킨다.
후우우웅-!
넘치는 정기가 언제인가 도달할 권능에 도달시켰다.
후우우우우웅-!
전신에서 퍼져나온 황금의 빛이 공간을 감싼다.
적대적인 공격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온화한 빛이었는데 우세를 점하던 천공(天公)의 표정이 확 일그러졌다.
자신의 오른 주먹에 쥐고 있던 천공로(天公爐)에서 계속 품어져 나오던 연기가 멋대로 멈춘 것이다.
“이럴 수가?
내 공과격(功過格)과 천공로(天公爐)의 기능이 정지되었다.”
영웅신의 군단에서 엄청난 소요가 일어났다.
“내 권능과 신기도 작동을 멈춘다!”
“이 황금빛 때문인가?
접촉을 막아!”
“그런데 막을 수가 없다!”
이 황금빛이 어떤 권능인지 전혀 모르겠지만, 각자의 자랑이던 권능과 신기가 모두가 기능정지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대로면 거꾸로 당할 수 있기에 혼란스러워하는 영웅신 군대의 사이에서 기쁨이 섞인 소리가 울린다.
“드디어 황금시대인가?
그런데 자신에게 불리한 모든 것을 유리하게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적의 권능과 신기를 사용하지 못하게 만들다니?
참으로 황금이라고 부르기에 부끄러운 수준이로다.
그것은 순은시대라고 부르겠다.”
그러자 제천왕 손오공이 발산하던 황금빛이 은빛으로 변한다.
그리고, 대열이 흐트러지던 영웅신의 군대가 좌우로 갈라지면서 다급하게 고개를 숙인다.
쿵-! 쿵-!
차원문 너머에서 술을 마시면서 담배만 피우던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가 무거운 발걸음 소리를 내면서 드디어 넘어온 것이다.
그는 손오공을 압도하던 천공(天公)조차 깊숙이 허리를 숙인 영웅신의 군대를 지나서 은빛을 발산하는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에게 다가간다.
“이제야 조금 덜 떨어졌지만, 황금후계 수준이 되었구나.
인내하면 투자한 보람이 있어.”
그런데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의 은빛이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도 덮쳤다.
후아아아아아-!
신력과 마력, 투기를 일으켜서 순은시대의 권능정지를 방어한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순수하게 감탄했다.
“겨우 주신의 권능이 나를 제어하려 하는가?순은시대로 수준이 떨어졌지만, 역시 황금시대답다!
나의 권능과 오의, 마도가 심각한 수준 저하를 받았구나.
신기의 기능정지 효과로 내 자랑이던 신기들도 거의 쓸모가 없어졌다.
불순한 황금보다 순수한 은이 강할 수도 있구나.
나로서는 너는 최악의 상대다.”
확실히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의 존재감이 많이 감소했다는 사실을 파악한 영웅신의 군대는 이어서 들려오는 말에 식은땀이 흘렀다.
“자아! 덤벼보겠느냐?
지금이라면 네가 이길 수 있다.
강자에게 영광이 있으라는 지침은 지금도 유효하다.
신황인 나를 일 대 일 정면승부로 이기면 이 자리가 너의 것이 되는 것이다.”
“….”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의 무력은 신력과 마력, 투기의 융합을 통한 폭발적인 전투력과 자체 제작한 수많은 신기에 의해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은 모두 알고 있었다.
그런 측면에서 모든 힘과 신기를 기능 정지시키는 쪽으로 구현한 순은시대의 발현은 의미심장했다.
‘은빛에 닿자 한눈에 보기에도 신황님의 존재감이 절반 아래로 감소했다.’
‘어느 분야에도 완벽하게 정점에 도달하지 못한 신황님의 약점을 제대로 찌른 셈이다.’
‘기능이 정지된 신기처럼 만들어진 기계 투신들도 제 위력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의 순은시대는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완벽할 정도로 알맞았다.
그것은 가장 큰 대적으로 생각한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런데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자신의 중앙신계를 모독하고, 정기를 훔친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을 용서하면서 제 이 개조행성의 신계주신으로 임명하는 자비를 보였다.
‘이렇게 배려를 해주셨는데도 끝까지 반역을 노리는가?’
‘참으로 못 말릴 반골 원숭이로군.’
이렇게 나오니 비록 반강제로 중화신족의 신왕에서 도전자가 되었으나 원래 숙청되었어도 할 말이 없는 천공(天公)조차 은은한 분노를 보일 정도였다.
‘으음! 중화신족의 신왕으로서 이런 배은망덕은 용서할 수 없군.
역시 더 크기 전에 처단해야 해.
권능과 신기를 기능정지를 시키는 이 은빛이 순은시대라고 했던가?
신체 내부까지는 미치지는 못한다.
그럼 간단하지.’
외부에 작동하는 권능에 순은시대의 효과는 절대적이지만, 신체 내부에서 발동하는 권능에는 효과를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파악한 천공(天公)을 비롯한 영웅신들의 기세가 폭등한다.
후우우우우웅-!
각자의 권능으로 신체를 극한까지 강화한 영웅신들이 움직이려 할 때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손을 들어서 막았다.
스으으-!
물러나라는 손짓은 간단했지만, 효과는 컸다.
모든 영웅신이 투기를 줄이고서 한 발자국씩 물러난다.
둥글게 만들어진 투기장 속에서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다시 말한다.
“왜 그러느냐?
너의 순은시대는 나를 상대하는데 상성이 극도로 좋다.
이제 나는 겨우 고위 주신 정도다.
이제 약화 된 나만 쓰러트리면 모든 것이 너의 것이다.”
“….”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은 잠시 전신에서 뿜어지는 은빛을 지켜보다가 고개를 흔들었다.
“여기서 하필이면 이런 권능이 깨어나다니?
이게 나의 본질인가?”
유일하게 어떤 상황에서도 뛰어난 능력만 보고 자신의 편을 들어주는 상급자를 만났다.
그런데 각성한 은빛시대가 그 상급자를 노리는 비수였으니 스스로 혐오감을 느낀 것이다.
“하!하! 난 역시 반골인가?
증거가 이러니 변명조차 할 수 없군.”
허탈하게 중얼거리면서도 황금빛으로 찬란하게 빛나는 그의 눈에는 습기가 올라왔다.
그리고, 눈을 찔끔 감고서 순은시대를 거두어들였다.
우우우우우웅-!
그런데 강적들에게 둘러싸인 절체절명의 위기를 감지한 은빛시대는 손오공의 통제를 거부했다.
파아아아아-!
오히려 황금빛이 강화되면서 황금시대로 진화하려는 기미까지 보였다.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의 눈빛에서 황금빛의 불길이 타오른다.
“호오?
이것이 황금의 재능의 진짜 힘인가?
충분한 정기만 있으면 정점까지 끝없이 강해지는군.
재능이 부족한 나로서는 참으로 부럽군.”
급격하게 올라가는 존재감은 이미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와 비견될 정도였다.
그러자 영웅신들의 군대가 요동치기 시작한다.
그렇지 않아도 상대하기 힘든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이 기세가 심상치 않아진 것이다.
“신황님. 지금이라면 늦지 않았습니다.
명령만 내려주십시오.”
호위하듯이 뒤에 서 있던 환인신왕이 투기의 활을 꺼내어서 앞으로 나서려 한다.
반골이자 망나니로 유명한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이 새로운 신황이 된다니 용납할 수가 없던 것이다.
그런데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이 멋대로 강화되어가는 순은시대에 소리를 쳤다.
“내 말을 들어!
아무리 힘이 강해도 나는 신황은 무리다!
된다고 해도 얼마 가지 못 간다.
너마저 반역의 권능이라고 낙인찍히고 싶으냐?”
우우우우웅-!
절대계에서 황금권능은 권능의 정점이라고 인정받았다.
황금족의 멸족 사태 이후로 신족의 전멸을 위해서 폭주하던 황금의 절대자도 결코 창조주에게 직접적인 반역은 십중심의 결집 이전에는 하지 않았기에 반역자로 낙인찍히지는 않았다.
‘세계를 감당할 힘을 얻기 전까지 질서 자체는 존중했지.
그렇지 않으면 파괴신에 불과하다.’
그런데 창조주가 없는 외계에서 부흥을 이끄는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그 이상의 존재였다.
“아주 현명해졌구나.
정확하게 읽었다.”
무엇보다 힘으로 제압한다고 해도 대체할 창조력과 정기가 없다면 아무런 쓸모가 없었다.
오히려 분노한 신족의 반란을 영원히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우웅!
상황을 다시 판단한 순은시대가 구현자의 의지대로 수그러든다.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여유롭게 담뱃대를 꺼내어 다시 물면서 지시했다.
“이 정도면 신뢰의 증명은 충분하겠지?제 이 개조행성의 신계주신에게 길을 열어라.”
약간의 소요가 있지만 따른다.
영웅신의 군대로도 권능과 신기를 정지시키는 순은시대를 발동하는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을 이기려면 엄청난 희생을 감수해야 했기 때문이다.
스으으으-!
앞서서 걸어가는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를 환인신왕과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이 따른다.
무방비한 뒷모습을 본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의 본능과 권능이 요동을 친다.
‘지…지금이라면 가능하다.
이길 수 있다!’
순은시대가 권능과 신기를 정지시키면 치명타를 넣을 수 있다고 파악한 것이다.
‘그…그만둬!’
부르르르르-!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순은시대를 다시 발동하려는 신체의 반응을 필사적으로 억누른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을 지켜본 환인신왕은 겨우 투기의 활을 다시 넣을 수 있었다.
‘잘 참았네.
앞으로도 그래야 하네.’
배신을 한 번만 하면 그다음은 쉽다.
힘들여서 장시간의 신뢰를 유지하는 것보다 순간의 배신이 더 큰 이득을 보장하기에 바로 본능적으로 시행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배신이 자기 무덤이라는 것을 모르지.
신뢰보다 편한 길이라는 사실이 본능에 각인되어서 비참한 결말을 안다고 해도 참기가 너무나 힘들다.’
그걸 잘 아는 환인신왕은 경계를 놓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이 지금 어떤 심리상태에서 벗어났는지 확실히 파악하면서 의지를 보낸다.
‘배신 대신 신뢰를 다시 선택하려면 긴 세월이 걸리겠지.
불가능할지도 몰라.
그러나, 영원히 반역자로 낙인찍히는 것보다는 낫네.’
‘…그럴 것입니다.
환인신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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