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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일지는 모르나 초사자왕의 공격마저 무효화 한 황금 방어막은 근거가 되기에 충분했다.
겉눈으로 차원문 너머에 있는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를 안색을 살피던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은 여의봉에서 황금빛을 뿜어낸다.
파아아아아아앙-!
황금빛과 푸른빛이 충돌해서 공간을 뒤흔든다.
이 여파로 차원권능의 제약과 함께 공간을 장악하던 황금빛조차 뒤틀리자 속으로 혀를 찰 수밖에 없었다.
‘치이이-! 갈수록 공간의 불안정성이 커진다.
이러면 도주하기가 힘들어진다.’
중앙신계의 고위신들이 넘어오는 기색이 없어서 아직은 여유가 있었다.
그렇다고 바로 제압할 수 없을 것 같아서 다급하게 설득에 나섰다.
“비켜라. 이랑!
이건 중화신족을 위한 일이다!”
“닥쳐라! 오공!
중화신족은 이번 일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이랑진군은 바보가 아니었다.
신뢰의 제약의 걸린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이 갑자기 중앙신계를 쳐서 정기를 훔치고, 중화신족 군대 전부에 출동명령이 내려지는 순간 어떤 거래가 오고 갔음은 눈치를 챌 수밖에 없었다.
‘옥황이시여! 왜 그러셨습니까?
신황님의 분노가 두렵지 않으십니까?
설마 당신도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님의 의도된 허점에 속으신 것입니까?’
초월자의 신체를 봉인하고, 신족의 관리신으로 변한 옥황은 잘 모른다.
그러나, 일정 경지에 오른 투신과 전신들은 이상하게 허점이 보이는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가 얼마나 무서운 존재일지 잘 알았다.
‘불안정해 보이는 약점이 바로 함정이다.
찌르는 순간 끝장이다.’
중화신족의 최전선에서 대군을 이끌고서 수많은 실전과 전쟁을 경험한 이랑진군은 저렇게 만들어진 허점이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알았다.
그의 눈에는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의 허술함이 마치 향기로 벌을 유인하는 꽃처럼 빈틈을 보여서 적과 반역자들을 끌어들이는 것으로 보였다.
‘영웅신의 힘만 믿고서 혼자서 설치던 멍청한 원숭이 놈이 알 리가 없지!
그러니 이렇게 당하지!’
차원문 너머에서 황금빛으로 타오르는 시선으로 쳐다보면서 술잔을 기울이는 여유로운 모습에서 확신할 수 있었다.
더욱 얼음의 기운을 끌어올려서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을 압박하는데 전혀 뜻밖의 제안이 들려왔다.
“이랑. 나와 같이 가자.
너와 내가 힘을 합치면 은하계 제압은 쉬운 일이다.
아니 청혈일족을 몰아내고 지역우주 이상도 장악할 수 있다.”
“뭐?”
상성 때문에 쉽게 제압할 수 없자 초조해진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이 본심으로 내놓은 협상안이었다.
“창조신이 사라진 다른 은하계는 모두 비어있다.
가서 깃발만 꽂으면 된다.
통과할지 의문인 터무니 없이 힘든 도전자 시험도 필요 없다.
지금처럼 서로 죽일 듯이 싸우거나 경쟁할 이유도 없다.
빈 행성 몇 개를 골라서 발전시키면 얼마든지 지금 이상의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는데 왜 그래야 한단 말인가?
여기에 개조행성의 자리도 겨우 열 개다.
그리고, 제 일 개조행성의 신계주신도 결국 환인신왕이지.
그때의 내가 환인신왕보다 약해서 못 이겼다고 생각하는가?
일 대 일의 정면승부라면 나를 이길 도전자는 아무도 없었다!”
“….”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이 제 일 도전자 중 최강이었다는 말은 진실이었다.
제 일 도전자들의 육도윤회 투기장의 결투까지 전부 공개되었기에 모두가 인정하는 부분이었다.
‘능력으로 보면 가장 우위인 손오공이 협공을 받아서 패배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워하기까지 했지.’
도전자 시험을 두 번이나 치르면서 고생한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의 말은 진심이 실려있었다.
그리고, 중화신족에서 부하가 아무도 없는 제천대성부를 운영하면서 겪었던 한도 섞여 있었다.
“결국에는 신왕과 투신의 정치력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
천신만고 끝에 개조생성의 신계주신이 되었다고 해보자.
과연 군신과 투신에 불과한 우리가 신왕들을 제치고서 끝까지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보는가?
개조행성이 보장하는 정기가 아무리 많아도 신과 세력이 부족하니 무리다.”
경쟁이 치열한 개조행성보다 외부 진출을 원하는 중화신족이 협상을 원하기는 했지만,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이 왜 갑자기 돌아섰는지 알려주는 말이었다.
“이미 위아래의 지배세력이 꽉 잡혀서 경쟁만 치열한 여기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개조행성의 신계주신은 신왕들의 전유물이 될 것이다.
그러니 지옥과 같은 시험과 같은 연옥과 같은 경쟁에서 자유로운 아무도 없는 신천지로 떠나자는 것이다!”
필사적인 얼음의 권능으로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을 붙잡는 것을 멈추지 않는 이랑진군은 가는 한숨을 쉬었다.
“하아. 너 아직 모르고 있었냐?
그렇군.
평상시에 워낙 개차반으로 사니 연락을 해줄 친구나 동료가 하나도 없겠지.”
“응?
뭘?”
옥황의 조카로서 꽃길 같은 출셋길을 걸어온 이랑진군에게 이런 권유가 통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적대적인 투기만 보이던 이랑진군의 기세가 변하자 의아해하는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에게 상황을 알려준다.
“너는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님의 칙령에 따라서 제 이 개조행성의 신계주신으로 임명되었다.
중앙신계를 공격한 일은 방어를 돌파한 위업이 되었고, 훔친 정기는 전리품으로 인정되었다.
모두 너의 힘 하나만을 보고서 정하신 일이다.”
“!!!”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은 그 말에 입을 딱 벌렸다.
‘이게 무슨 소리야?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충격으로 몸이 굳어서 안 돌아가는 고개를 억지로 돌려서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를 돌아보았다.
끼리리리리리-!
얼마나 놀랐는지 목이 돌아가는 소리가 녹슨 기계가 돌아가는 것 같았다.
아직도 힘차게 휘날리는 여의봉에 휘날리는 ‘천상천하 유아최승(天上天下 唯我最勝)’의 깃발을 재빨리 봉에 감아서 뒤로 숨기며 힘겹게 입을 떼었다.
“저…저기….”
정말 자기를 제 이 개조행성의 신계주신으로 임명을 했는지 물어보고 싶었는데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에게도 아직은 면목이라는 것이 남았다.
척-! 후우우우-!
같은 말을 하기 싫다는 듯이 이제 긴 담뱃대를 물고서 황금 연기를 뿜어내는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의 눈치를 보던 환인신왕이 나섰다.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님께서는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을 제 이 개조행성의 신계주신으로 임명하신 것은 맞네.
과거의 모든 일은 불문에 붙이며 새로운 창조주님이 되실 시작님에게 충성을 하는 한 무제한의 면책권도 이미 부여하셨지.”
환인신왕은 그렇게 말하면서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의 안색을 다시 살폈다.
‘이렇게 바로 앞에서 대놓고 덤비기 전의 결정이시라서 앞으로 어떻게 하실지를 모르지만 말이야.’
담배만 피우면서 아무런 제지가 없는 모습을 보니 아직 신계주신을 부여한다는 결정에 변함이 없어 보여서 말을 이어간다.
“제 이 개조행성의 신계주신으로서 과거와 현재, 미래의 모든 죄는 사면되었네.
이 모든 조치는 강자에게는 영광이 있으라는 기존의 지침에 부합되니 누구도 거부할 수 없다.”
“!?”
확실히 제 이 개조행성에 임명되었다는 것을 확인하고서 기쁨과 의혹이 뒤섞여서 어쩔 바를 모르는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불모지에서 부족장 노릇 하느니 개척행성인 개조행성의 신계주신이 되는 것이 수천 배 낫다.
개조행성의 신계주신의 자리는 유지만 해도 앞으로 최고위 창조신의 신격을 보장된다.
바로 돌아간다.’
복귀로 생각이 바꾼 그에게 환인신왕은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한다.
“그런데 자네 지금 탈영상태네.
근무지 무단이탈로 신분이 신계주신에서 탈영병으로 변경되었지.
사면권도 중지되어 있으니 빨리 차원문을 통해서 중앙신계에 돌아오게.
그럼 다시 복권되네.”
“!!!”
개조행성의 신계주신에게 부여된 거의 제한이 없는 사면권 중지가 무슨 의미인지 깨달은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은 다급하게 차원문을 향해서 몸을 움직이려 한다.
어떤 함정도 없는 양방향의 차원통로라는 사실을 이미 확인했기에 거침이 없었다.
쿵! 크르르르르르릉!
그런데 그 앞을 이랑진군과 개 신수(神獸)들이 막아선다.
한 번은 튕겨내었지만, 용자동맹의 전신갑옷과 검은 불길이 이글거리는 금속 이빨을 드러낸 개 신수들(神獸)이 포위하자 오싹해진 손오공은 일단 말로 회유를 시도했다.
“이랑! 넌 사정을 다 알고 있었지?
이러지 마라.
내가 중앙신계로 돌아가면 모든 일은 마무리된다.
내 사면권으로 없었던 일로 만들겠다.
그런데도 같은 신족이며 친족인 나를 끝까지 막을 셈이냐?”
지상에 뿌려진 반고의 혈육으로 태어난 손오공은 신족의 족보로 보면 옥황의 동생이면 이랑진군의 작은 아버지였다.
그런 관계까지 들먹였으나 이랑진군은 푸른 신창을 들어서 손오공을 겨누면서 말한다.
“미안하다.
나도 개조행성의 신계주신이 되고 싶다.
그것은 누가 보아도 최고위 창조신이 되는 가장 빠른 길이니 말이다.”
이랑진군의 갑작스러운 사과에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이 어리둥절할 때 환인신왕은 이마를 손바닥으로 누르면서 새롭게 내려진 지침을 보여주었다.
‘개조행성의 신계주신이 무단 탈영하면 직위와 함께 사면권을 박탈한다.
그리고, 탈영병을 쓰러트린 존재를 남녀노소와 직위 고하에 상관없이 새로운 신계주신으로 임명한다.’
쿵! 우우우웅-!
지침을 보고서 머리를 세게 맞은 표정이 된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의 주변으로 대규모의 차원문이 열린다.
그제야 담뱃대를 입에서 뗀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가 말을 했다.
“후우우우우! 원숭이 골 요리가 보기에는 그렇지만 그렇게 진미라고 하던가?
이 기회에 외계에서 안주로 먹어보는 것도 괜찮겠다.”
“!?”
가만두지 않겠다는 비유인지 실제로 먹겠다는 뜻인지 모르겠으나 소름이 오싹 올라올 정도로 살기가 넘치는 말이었다.
그리고, 포위하듯이 열리는 수많은 차원문에서 힘찬 목소리가 울리자 위기감은 더해갔다.
“잡아 바치겠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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