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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1954화 (1,864/2,000)

34권 35권

이를 악물고서 전력으로 공격하려는 순간 이번에는 문 크기의 차원 문이 열리면서 이랑진군의 분노의 외침이 들렸다.

“잘했다! 천구(天狗)!

잡았구나!”

개 주인인 이랑진군의 목소리를 들은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이 격노한 목소리로 외친다.

“이랑! 당장 이 개새끼를 치워!

아니면 보신탕으로 만들어 먹어버리겠다.”

이랑진군이 도착했다.

과거에서 가장 수치스러운 악몽의 재래에 거의 눈이 돌아가기 직전인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의 요구에 다른 대답이 들려왔다.

“모두 저 망할 원숭이를 물어!”

기이이이이이-!

차원문이 서서히 열리면서 그 사이로 흑색의 전신갑옷을 입고, 이빨은 검은 불길이 일렁이는 금속 이빨을 빛내면서 개들이 몰려나온다.

컹-! 컹-! 컹-! 컹-!

요란하게 짖으면서 덤비는 개떼를 보는 순간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의 표정은 더없이 하얗게 변했다.

‘저 개들은 파괴할 수 없는 용자동맹의 전신 갑옷을 입었다.

거기에 모든 물질을 녹이는 팔괘로(八卦爐) 속에서도 끄덕하지 않은 내 신체를 화상을 입히면서 근육을 파고드는 이빨 신기까지 갖추었다.

나와 상성이 안 좋아!’

한 마리도 처리하지 못하고 쩔쩔매고 있는데 추가로 몰려오는 개의 숫자가 수십 개가 넘었다.

‘이랑진군이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님 덕분에 넘치는 정기를 몽땅 사냥개에 투자했나?

아니야!

이건 나를 노리고서 오랫동안 준비한 거야!’

신수(神獸)의 번식이 무척 어려운 것을 생각하면 장기간의 준비라고 생각해야 했다.

더구나, 은밀하게 자신의 종아리를 무는 것부터 시작해서 진형까지 갖추어서 달려드는 다른 개들의 모습은 하루 이틀의 훈련으로 될 일이 아니었다.

“이 망할 중화신족! 일족을 위해서 의형제와 부하들까지 숙청한 나를 처리할 수단을 오랫동안 준비해놓았구나.”

음흉한 중화신족답게 이런 수단을 준비한 것도 모르고서 협상을 하다니 거의 꼭지가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씨이이이-!

그리고, 자신의 종아리를 물고 있는 천구(天狗)의 입꼬리가 올라가면서 표정이 웃는 것을 보았다.

컹! 컹! 컹! 컹!

수십 마리의 개 신수(神獸)가 검은 불길이 일렁이는 이빨을 드러내면서 자신에게 덮쳐오는 모습을 본 제천왕 손오공은 마침내 분노를 터트렸다.

“이 개자식들아!”

눈동자가 완벽한 황금빛으로 변한다.

화아아아아아-!

“컹-!”

전신에서 원형의 황금 방어막이 일어나면서 이빨 신기에 부여된 흑염투기까지 발동하면서 물고 늘어지던 천구(天球)를 튕겨낸다.

슈하하하하하하-!

몰려드는 개들까지 날려버린 제천왕 손오공의 등에서 두 개의 깃대가 교차하며 솟아오르며 황금의 깃발을 펼친다.

거기에는 이미 글자가 가득 채워져 있었다.

‘천상천하 유아최승(天上天下 唯我最勝)!

하늘 위와 하늘 아래 오직 내가 가장 뛰어나다.’

외계 최초의 황금권능의 발현자의 진심이었다.

차원문을 완전히 열어젖히고, 도착한 이랑진군은 그 깃발을 보고서 입을 딱 벌렸다.

“이…이 미친 원숭이가 드디어 중화신족을 멸망의 구덩이에 집어넣었어.”

다른 차원에서 온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에 의해서 부활하여서 부흥까지 되어가는 외계의 신족이다.

‘그런데 신족의 신왕이 신황님의 중앙신계에 도전하고서 최강이라고 적힌 깃발을 들었다.’

그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용납할 수 없는 반역죄였다.

이번에는 옥황과 삼황의 도전자 참전으로 용서받았지만,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감도 잡지 못했다.

“당장 그 깃발을 치우지 못해.

신족을 전부 멸족시킬 생각이냐?”

황금 방어막에 휩싸인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의 반응은 없었다.

오히려 고개를 들어서 자신의 등 뒤에 휘날리는 깃발의 글자를 읽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이 전투를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와 중앙신계를 보고 있음을 잘 아는 이랑진군은 더는 기다려줄 수 없었다.

‘넌 과거부터 그러했다.

자신의 감정과 욕망을 우선해서 주변과 싸웠지.

신체의 한계를 넘어서 목숨조차 위험해도 포기하지 않았다.

주변의 사정 따위는 고려조차 하지 않았어.’

손오공과의 오랜 악연을 떠올린 이랑진군의 이마에 있는 삼의 눈이 한껏 치켜뜨면서 신창에 신력을 모은다.

“넌 존재 자체가 재앙이다!

그렇게 죽고 싶으면 남에게 피해를 주지 말고서 자살하란 말이다!”

쩌저저저저저저적-!

모든 사물을 얼어붙게 하는 권능을 두른 신창을 들고서 손오공에게 달려들려는 이랑진군의 귀로 박수가 들린다.

짝! 짝! 짝!

“자신만이 세계최강이라니 실로 놀라운 포부로다!

과연 제 이 개조행성의 신계주신 제천왕(齊天王) 손오공답다!

시작님이 기뻐하시겠구나.”

“….”

“….”

커다랗게 열려 진 차원 문 너머에는 영광의 자리에 앉은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와 원탁에 앉은 환인신왕이 보였다.

그런데 그의 얼굴에는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큰…큰일이다!

진짜 화가 나셨다.’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의 목소리는 평온한데 기색이 완전히 변한 것을 파악한 것이다.

‘이…이건 뭐지?’

‘살기인가?

투기인가?’

‘감정이 왜 이렇게 불안정해?’

‘안주하지 않는 폭주의 광기(狂氣)로군.’

폭증한 존재감에 복잡한 기세에 옆에 앉아있는 기계 코아들과 용자왕들도 감당하기 힘든지 안색이 새파랗게 변한다.

“황금의 오만을 잘 보았다.

그만큼의 힘이 있기를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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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와 중앙신계의 고위신들이 차원문 너머에서 모습을 나타냈지만,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은 쳐다보지 않았다.

차분하게 자신의 여의봉을 등 뒤에 솟아난 두 개의 깃발에 가져다 대어서 하나로 만들어간다.

차캉! 차캉!

마치 원래의 모습인 것처럼 두 개의 깃발은 여의봉과 합체가 되어서 깃발 창의 모습으로 변해간다.

그리고, 에반젤리와 비슷해진 여의봉을 원형으로 휘두르기 시작한다.

휘리리리리리리리리리-! 파파파파파-!

동심원처럼 황금권능이 주변을 제압해간다.

그 영향으로 이미 펼쳐졌던 차원권능의 공간도약 봉쇄가 풀리는 기미가 보이자 이랑진군은 이를 악물었다.

‘여기서 잡아야 한다!

만약 또 놓쳐서 과거와 같이 세력을 이끌고 쳐들어온다면 중화신족은 다시는 고개를 들지 못한다.’

이랑진군이 날뛰는 손오공을 겨우 잡아다 주었더니 본보기를 보인다고 가혹한 고문을 하다가 놓쳐버린 과거가 떠올렸다.

그 이후에 본격적으로 날뛰기 시작한 손오공을 어쩔 수가 없어서 창조신의 도움까지 받았던 기억은 중화신족에게는 실로 뼈아픈 역사였다.

게다가 지금의 시대는 과거 창조신계가 소멸하여 창조신들이 공백이 된 절호의 시기이기도 했다.

‘겨우 좁은 행성에서 벗어나 은하계, 아니 세계가 보인다.’

세계의 용량은 정해져 있다.

아무리 강해도 오를 수 있는 고위 신격의 숫자는 제한이 있다는 뜻이다.

‘하나의 창조신장에 열 명의 최고위 창조신과 일백 명의 최상급 창조신이 창조신계를 이루어서 신족을 지배한다.’

그 휘하로 일천 명의 중급 창조신과 일만 명의 일반 창조신이 은하계 단위로 나누어서 중앙신계를 만들어 관리하는 구조였다.

‘수많은 신족 중 단 일만일천일백일십일의 존재만이 창조신의 자리를 허락받는다.

창조신의 자리에 공석이 있거나, 기존의 창조신들이 스스로 자멸이나 패배하지 않는 한 어떤 강자도 창조신이 될 수 없다.’

지금은 파괴신이 되어서 폭주한 청혈일족의 반란 진압에 실패한 창조신계와 창조신들이 전멸했기에 모두 자리가 비어있었다.

즉 강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창조신이 될 수 있다는 뜻이었다.

‘평상시와는 너무나 쉽게 창조신이 될 수 있는 이번 기회를 놓칠 수는 없다.

그러려면 자격이 있다는 증명을 해야 해.’

지금 대가 없는 지원으로 신족의 부흥을 이끄는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가 유일하게 요구해온 것은 강대한 영웅신의 배출 뿐이었다.

‘일반행성의 일만 배가 넘는 거대 혹성을 포상으로 내걸기도 했다.

저분에게는 출신도 성향도 필요 없다.

오로지 강자와 힘만이 의미가 있다!

그렇다면 나의 강함을 증명하기 위해서 목숨을 건다.’

스르르르-!

이랑진군의 양 눈이 감기면서 진실을 보는 이마의 삼의 눈이 커진다.

번쩍-!

이랑진군의 이마에서 방출된 시리도록 푸른 빛이 얼음으로 변하며 신창에 머문다.

파사사사사사사-!

신창에서 쏘아진 푸른 빛이 주변 공간을 장악하면서 차원권능을 밀어내는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의 영역을 침범한다.

“하아아아아아아-!”

파아아아아아아아앙-!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의 황금권능이 이랑진군의 얼음의 기운에 충돌하여 흔들린다.

황금권능이 가진 능력을 보면 그것은 실로 놀라운 광경이었다.

황금막이 주춤거리는 모습을 본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은 속으로 신음했다.

‘으음! 불과 물의 상성 차이가 또 발동되는가?

이랑진군! 네가 끝까지 내 발목을 잡는구나.’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이 불의 기운을 가진 화과산의 신석에서 태어나 불의 정화를 지녔다면 이랑진군의 물의 정화를 타고났다.

물은 불을 제압하니 같은 주신의 신격이라면 이랑진군이 이길 수밖에 없었다.

‘물은 불을 이긴다는 법칙이 불완전한 황금권능에 영향을 미쳐서 동수를 이루고 있다.

이대로는 초장거리 도약을 할 수 없어.’

그런데 신창을 양손으로 꽉 쥐면서 얼음의 기운을 방출하는 이랑진군의 모습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본신신력까지 남김없이 끌어올린 모양이구나!

저대로는 얼마 못 견딘다.

그리고, 내 황금 방어막이 소나기가 끌 수 있는 것은 모닥불은 아니다.

조금 더 약해지면 압도적인 화력으로 제압한다.

그보다 문제는 저기다.’

이랑진군의 상성이 위이지만, 황금 방어막을 익힌 자신의 적이 아니기에 관심은 차원 문 너머의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가 있었다.

그리고, 흉흉한 눈빛으로 자신의 여의봉의 깃발에 적힌 ‘천상천하 유아최승(天上天下 唯我最勝)’의 글귀를 보는 중앙신계 원탁의 고위신들도 경계대상이었다.

‘저들이 직접 넘어오면 감당이 안 된다.

그럼 부상을 각오하고서라도 도주한다.’

반역의 선포와 같은 이 깃발을 보인 순간 돌아갈 수 없는 선을 넘었다는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가장 분노해야 할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제 일 개조행성의 신계주신인 환인신왕과 술잔을 기울일 뿐이었다.

‘그런데 무슨 생각이시지?

어디에도 여기로 넘어올 생각이 없어 보이신다.’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은 의아했지만,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의 무관심이 나쁜 일이 아니기에 일단 앞을 가로막는 이랑진군의 상대에 집중하기로 한다.

‘무슨 생각이신지 모르지만, 앞으로 독립세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내가 최대한 온전해야 한다.

이랑진군을 제압하고서 이대로 떠난다.’

중앙신계에서 실패의 경우에 보험금 정도로 생각하고 훔친 정기의 양은 터무니없이 많았다.

여기에 신뢰라는 귀찮은 제약이 있으나 법술을 열 배로 늘려주는 금고아도 이상이 없었다.

‘정기도 법술도 충분하다.

최대한 먼 은하계로 이동하여 죽은 신족을 부활시켜서 일족으로 삼아서 부흥시킨다.

이미 신황님이 하신 일이다.

나도 할 수 있다.’

황금 방어막을 익힌 순간 알 수 있었다.

‘나는 정점이 되기 위한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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