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오브 서바이버-1951화 미리보기

갓 오브 서바이버-1951화 (1,861/2,000)

34권 35권

희롱하거나 농담이 아니라는 사실을 파악한 옥황은 재빨리 머리를 굴렸다.

일족 전부의 숙청을 걱정하다가 갑자기 포상을 받게 되었으니 어이가 없었으나 이것은 기회였다.

‘원래 이렇게 되는 것이 아닌데 뭐가 뭔지 모르겠다.

제 이 개조행성을 달라고 하면 주실까?’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이 중앙신계로 쳐들어가서 정기를 강탈한 대죄와 그런 강자를 배출한 공로의 경중을 계산하면서 재빨리 머리를 굴리는 주신들이었다.

그런데, 전혀 의외의 발언자가 있었다.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님의 자비로우신 처사에 감사드립니다.

그런 변질자를 왕으로 임명하여 도전시킨 중화신족을 용서하신 끝없는 자비 외에 보상은 필요가 없습니다.”

피가 날 정도로 입술을 깨문 이랑진군이 상체만 일으킨다.

그러자, 상복을 입었으나 전신갑옷과 다수의 신기로 완전무장한 주신들도 그 뒤를 따르면서 외친다.

“중화신족의 수치를 저희 손으로 처리해주기를 바라옵니다!”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이 중앙신계를 공격했던 일로 중화신족이 위기에 처하자 분기를 못 참던 주신과 투신들이 드디어 전면에 나선 것이다.

그런데 옥황의 표정이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이…이게 아니다!

이랑진군만 보내면 안 돼!

우리 전부가 나서야 의미가 있다.’

옥황이 다급하게 나서서 막으려고 하는데 빠르게 결정이 내려진다.

“너희의 힘이 부족하니 의지만 받겠다.

그러나, 과거 손오공을 잡은 전적이 있는 이랑진군은 모든 준비를 하고서 중앙신계로 들라!

너를 길잡이로 삼아서 내가 직접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을 원래 있어야 할 장소로 다시 되돌릴 것이다.”

“핫-! 반드시 그 원숭이를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님의 앞에 바치겠나이다.”

개입하기 전에 결정이 나자 옥황과 삼황의 표정이 누구나 알 수 있게 심하게 일그러졌다.

이랑진군의 이마에 숨겨져 있던 세 번째 눈이 완전히 개방되어서 전투태세에 들어간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변신술을 간파하는 진실의 눈이다.’

‘진심으로 처단할 생각이군.’

‘막아야 해.

둘 중 하나라도 잃으면 중화신족의 커다란 손해다.’

이랑진군도 손오공에 그다지 떨어지지 않을 뛰어난 영웅신이니 저렇게 되면 막을 방법이 없었다.

‘이랑진군과 손오공은 과거부터 앙숙이자 천적이다.’

‘잘못하면 공멸하다.

그보다 이랑진군이 소멸할 확률이 커!’

‘손오공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일족에 충성심이 큰 이랑진군을 잃어서는 안 돼!’

이번 일로 영웅신 둘을 한꺼번에 잃으면 지금처럼 일족끼리 경쟁하는 시대에서 엄청난 위기였다.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님의 뜻밖의 대처에 우리 예상이 전부 벗어났다!

지금 이랑진군을 출진시키면 안 된다.’

‘그는 사정을 모른다.

상황이 이러니 설명할 수도 없다.’

‘그렇지만 잘못하면 둘 중 하나를 잃게 된다!’

‘그렇게 할 수는 없어.’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은 언제나처럼 잠시의 고난을 참지 못해서 중앙신계의 시험을 배신하고, 도전하여 정기까지 도적질해서 그를 배출한 일족을 위기에 몰아넣었다.

그런데 이랑진군과 제천왕 손오공의 충돌을 걱정하는 옥황과 삼황의 모습은 용서하지 못할 역적에게 가지는 감정이 아니었다.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계신 앞으로의 시대는 각 일족이 세력을 겨루는 난세다!’

‘언제나처럼 영웅신의 숫자가 승부를 가릴 것이다.’

‘그러니 손오공을 토벌하는 것은 우리 삼황오제가 맡아야 한다.

중화신족의 정예전력을 전부 이끌고서 이 행성에서 벗어나서 주둔지를 각지에 세운다.’

‘세력권을 확대해야 하는데 이랑진군 단독의 출전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

‘이번 일은 이렇게 진행되어서는….’

심각하게 의지를 나누는 옥황과 삼황은 차디찬 시선을 느꼈다.

오싹-!

음모라는 은밀한 의지를 나누던 그들의 몸에서 소름이 확 올라왔다.

“!!!”

강대하면서 극도로 위험한 존재가 자신들을 굽어보고 있다는 사실을 감지한 것이다.

‘이건 설마?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남은 우리의 의지 교환까지 들으실 수 있는 것인가?’

‘그것은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님의 차원권능이라면 혹시 모른다.’

‘모두 입을 닥쳐!’

중화신족의 최고 지배층인 옥황과 삼황이 얼굴이 새파랗게 변해서 침묵하니 그 뒤는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직접 지명을 받은 이랑진군이 출전을 위해서 자신의 개인신전으로 이동하여 신기와 신수(神獸)를 준비하러 떠나고, 모였던 주신들도 명령을 받고 해산했다.

그리고, 감히 떠날 용기가 없는 이번 일의 최고 책임자들인 옥황과 삼황은 이마를 땅에 박고서 명령을 기다렸다.

후우우우우우!

자신도 모르게 떨기 시작한 그들의 머리 위로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가 긴 담뱃대에서 뿜은 황금연기가 화면을 넘어 서서히 깔린다.

그리고, 가소롭다는 웃음소리가 울린다.

“후후후후-! 중화신족의 출전을 명령하지 않아서 실망했느냐?

세상이 뜻대로 되는 것이 아주 적지.

그렇다고 해도 이번 일은 너무 이상하지 않으냐?

내가 만든 신뢰의 제약이 걸린 법술 금고아가 그렇게 우스운 물건이 아니다.

아무리 강력한 권능을 익혔어도 주신이 그렇게 쉽게 벗어날 수 없지.”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이 쓴 법술 금고아에 걸린 신뢰의 제약은 결코 배신을 용서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짓을 하고도 무사하니 이해할 수 없는 일이기는 했다.

“그…그렇습니다.

저희도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이 어떻게 제약을 피하고, 신족의 신뢰를 배신했는지 파악하는 중입니다.”

“후후! 최소한 파괴라도 되어야 하는데 멀쩡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신족은 배신했어도 일족의 기대에는 잘 부응하고 있나 보군.

자신과 가문을 위해서 나라를 팔아넘긴다.

흔한 이야기지.”

“!!!”

자신들이 숨겨놓은 진실을 눈치를 거의 챘다고 파악한 옥황은 잘못하면 끝장이라는 심정으로 필사적으로 변명을 늘어놓으려 했으나 설명이 이어졌다.

“중앙신계를 돌파하고 정기를 강탈한 행위는 중요한 범죄일 수 있으나 영웅신에게는 위업이기도 하니 상관없다.

황금의 불변(不變)을 익혀낸 제천왕(齊天王) 손오공 정도의 영웅신을 얻을 수 있다면 얼마든지 그렇게 해도 좋다.

지금 그를 강자로 인정하고, 그 강함과 용기를 치하하여 제 이 개조행성의 신계주신으로 삼겠다.”

“!?”

이번 사건은 진실은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이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는 초사자왕과의 결전을 피하고자 마침 세력 확대를 위해서 손을 내민 중화신족과 같이 벌인 일이었다.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가 그 사실을 너무나 잘 아는 듯이 말하자 옥황과 삼황의 얼굴이 참담하게 일그러졌다.

“그런데 재능이 있으면서 최고 지배층이 되었다고 영웅신이 되기를 포기하고, 뒷방 늙은이가 되어서 계략만 짜내는 약자들은 어떻게 할까?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을 관리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서 허신(虛神)으로 만들어 신기의 자아로 쓸 생각인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

이제까지 들었던 말 중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다.

‘중앙신계에 직접 쳐들어갔던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은 용서를 넘어서 초사자왕 울트라 가이에게 막혀서 포기했던 제 이 개조행성의 신왕의 자리를 부여한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겨우 세력 확대를 꾀했다고 신기의 자아가 되어야 해?’

‘중앙신계의 정기를 턴 것은 그 망할 원숭이가 멋대로 벌인 일이란 말이야!’

자신들과 도전에 패배하여 신생 환인신족에 들어간 제천왕 손오공과의 연관은 겨우 왕의 칭호를 인정했다는 것뿐이었다.

그런데 자신들은 영웅신을 관리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서 절대기의 자아로 삼겠다는 말에 모처럼 감정이 몰려왔다.

울컥-! 울컥-! 울컥-!

상복을 입고서 엎드리고만 있던 옥황과 삼황의 기세가 변하기 시작했다.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자신이 이들을 부활시켰고, 이번 일로 자청해서 벌을 청하고는 있으나 진심으로 굴복할 리가 없다는 사실은 너무나 잘 알았다.

‘원래 최고의 자리에 있던 존재가 순순히 복종할 리가 없지.

그리고, 충성이란 이야기 속의 환상이야.’

지배층들의 기본적인 생각이 능구렁이보다 더하고 마음이란 상황에 따라서 얼마든지 변한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무심하게 묻는다.

“개조행성의 신계주신이 되기는 힘드니 주인이 없는 은하계의 주요 행성을 선점해보겠다는 너희가 꾸민 이번 일은 상당히 재미있었다.

아마도 손오공 토벌을 빌미로 중화신족 전부를 출전시켜서 다른 은하계로 옮길 생각이었겠지.”

“….”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가 정황과 흐름으로 유추해낸 상황은 아래와 같았다.

‘개조행성의 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시험은 갈수록 어려워진다.’

‘그런데 주변 은하계를 장악하고 있던 청혈일족이 전부 토벌되어서 안전하게 비어있다.’

열 개의 은하계란 거대한 신천지의 주인이 공석이라는 사실을 잘 아는 중화신족과 제천왕(齊天王) 손오공이 손을 잡고서 도박을 시도한 것이다.

그리고, 필사적으로 돌파를 시도하는 중에 황금권능을 각성했으며 정기 강탈은 그 와중에 벌어진 사건에 지나지 않았다.

“은하계 진출은 허락할 수 없다.

지금 중화신족의 수준으로는 신족의 수치가 될 확률이 높다.

주신들이 청혈일족에게 완벽하게 이긴다는 확신이 설 정도로 강해지기 전에는 어림도 없다.”

역시 계획 전부를 파악하고 있다는 확신이 든 옥황과 삼황은 도주를 생각하고 있는데 태평스러운 말투가 이어진다.

“그래도 너희 덕에 황금의 불변(不變)을 익힌 영웅신을 발굴할 수 있게 되었으니 넘어가 주지.

그렇지만, 이 일은 너희를 도전자의 자리에 세울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로구나.

이제 너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신기의 자아가 되는 것과 개조행성의 도전자가 되는 것 두 가지이다.

도망을 선택하면 외계 아니 전 차원을 뒤져서라도 끌고 와서 내 신기의 자아로 삼겠다.”

차원을 거의 제약 없이 넘나들며 엄청난 거리와 발동속도를 자랑하는 신황 차원차세신 코아의 차원권능을 생각한 옥황과 삼황은 도주를 포기하고서 투지를 가라앉혔다.

“어찌하겠느냐?

누가 반역조차 용서받을 수 있는 진정한 강자임을 증명하겠는가?”

삼황이 눈치를 보자 총책임자인 옥황이 먼저 나서서 외친다.

“모두 제가 꾸민 일입니다.

그러니 제가 제 삼의 도전자가 되겠나이다.”

“좋아! 신왕이면 그렇게 나와야지.

이걸로 이번 일은 모두 잊겠다.

일족의 대표가 된 신왕은 분명히 영웅신보다 강력하다.

기껏 이룬 신왕의 자리를 버리고서 패배를 하면 남의 부하가 되어야 하는 도전자를 선택할 리가 없었다.

그렇지만, 여기서 지체했다가는 어떤 벌을 받게 될지 모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중화신족 신왕의 저력을 기대하고 있겠다.”

툭-!

그 말과 동시에 화면이 사라지자 긴 한숨을 쉬면서 옥황과 삼황들이 몸을 일으켰다.

일단 바로 책임 추궁을 벗어난 삼황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휴우! 처음부터 일족의 신왕들을 도전자로 만들려고 노리고 계셨군.”

“우리가 너무 경솔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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