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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1948화 (1,858/2,000)

34권 35권

분명 다 잡은 물고기였는데 허무하게 빠져나갔다.

대수(大手) 데이터 나이트에게는 저절로 주먹이 쥐어지는 상황이었다.

구우우우우-! 확-!

장막과 면사에 가려졌지만, 열이 받은 것이 확실한 대수(大手) 데이터 나이트의 투신의 환영이 양손을 활짝 펴서 합장의 자세를 취한다.

그녀의 입에서 처음으로 영창이 울린다.

“세계를 감싸는 영원무한(永遠無限)의 손길!”

파파파파파파파파파파파-!

그녀의 등 뒤로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손들이 공작처럼 펼쳐진다.

그 손들이 십중심 책탑을 전부 휘감으면서 거대한 손바닥의 모습을 하자 대신(大神) 데이터 나이트는 더욱 다급해져서 외쳤다.

“목숨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잊지 말게.

이건 승리가 중요한 결투가 아니라 대련이네.

무엇보다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여기서 죽여서는 안 돼!

그는 신족이 황금족을 능가할 가능성을 가진 미래일세.”

“잘 알고 있어요.

대신(大神) 데이터 나이트.

그렇지만 지금은 일단 잡아야 해요.”

십중심 책탑을 통째로 으깰 기세로 커졌던 다수의 손으로 만들어진 손바닥이 일제히 분열되면서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내려꽂힌다.

투하하하하하하-!

커다란 손바닥에서 발사된 무수한 손바닥의 빛들이 공간을 도약하여 도주하는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를 모기를 잡듯이 내려찍는다.

구구구구구구구구-! 타타타타타타타탁-!

폭우처럼 내려꽂히는 거대한 손바닥들을 쳐다본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의 눈빛이 이글이글 타오른다.

“으라라라라라라라차-! 여기서 광역공격이라?”

파파파파! 슈하하하하하하-!

순간적으로 손바닥보다 더 많은 잔영을 만들어 미끼로 뿌린다.

“드디어 나의 진가를 보일 때가 왔다.”

자신은 연속 차원도약을 통해 움켜쥐려는 손을 요리조리 피하면서 외친다.

“카하하하하! 저를 잡기에는 손이 부족하군요!

진심으로 도주를 결심한 나를 잡을 수 있는 존재는 그분밖에 없습니다.”

“이이익!”

화가 엄청난 것으로 보이는 대수(大手) 데이터 나이트의 손의 수가 다시 늘어나면서 공간 전체를 손들이 움켜잡는다.

타타타타타타-! 구구구구구구궁!

실체와 거의 구분할 수 없는 차원권능의 분신들을 양 손바닥이 맞부딪으면서 사정없이 잡아낸다.

그러나, 다시 벌려진 손바닥에는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가 없었다.

‘실체와 거의 구분되지 않는 분신이다.

그것도 수가 일백만을 넘어섰다.’

‘분신이 차원권능까지 사용하니 전부 잡을 수 없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저런 권능들을 가지고 있으면서 용량 초과가 되지 않는 것이지?’

‘연구대상이군요.’

모두가 대수(大手) 데이터 나이트의 실패를 점친다.

거기에 권능 영역 밖으로 빠르게 도망을 치는데 집중하는 그를 차분하게 잡은 기회나 여유도 없었다.

“으하하하! 됐다!”

예상대로 크게 웃으면서 투기의 회오리로 신족 출신 십중심들이 만들어 놓은 결계를 관통하고서 달려나간다.

투하하하! 파아아아-!

대수(大手) 데이터 나이트가 선보인 오의마저 기어코 전부 피해낸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가 십중심 책탑 밖으로 도주하는 데 성공했다.

그 뒷모습을 본 대수(大手) 데이터 나이트는 오의를 거두며 얼얼한 손바닥을 느끼면서 말한다.

“처음의 저의 발언을 철회하겠어요.

회피만 잘한다고 무시할 수 없군요.”

“….”

“….”

“….”

대수(大手) 데이터 나이트의 정신 절대봉인은 자신들도 제대로 걸리면 오류를 강제로 수정 당해서 완전히 다른 존재로 바뀌어버리는 절대적인 위력이 있었다.

그런데 완벽히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빠져나간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의 평가를 더 높일 수밖에 없는 신족 출신의 십중심 데이터 나이트였다.

‘실로 놀랍군.

어디의 세계인지 모르지만, 저런 창조신이 나타나다니 신족의 장래가 참으로 밝아.’’

‘그렇습니다.

불안정한 정신상태만 수정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겠습니다.’

‘양산할 수만 있다면 신족의 영원한 번영도 꿈도 아닙니다.’

그들은 순수하게 기뻐했다.

권능과 오의만 보여준 셈이 되어서 은은한 분노를 숨기지 않은 대수(大手) 데이터 나이트의 눈치를 본 그들이 나누는 의지는 참으로 훈훈했다.

‘그렇다면 걱정이 없겠어.

잘 구슬려서 가르쳐보세.’

겨우 신족 출신 십중심 책탑 영역에서 도주에 성공한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서 달려서 중앙신계의 신체로 돌아왔다.

영광의 의자에 앉은 신체로 돌아온 그는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요즘 느끼는 이상함을 토로했다.

“헥헥! 또 끝장날 뻔했다.

그런데 분명 십중심 책탑의 소유자는 나잖아?

왜 난 저기만 가면 죽을 고비를 넘기냐?

황금후계가 된 나는 유모들과 질퍽하게 놀기까지 하는데 왜 나만 이렇게 험악해?”

자업자득이었다.

자신보다 강자인 십중심 데이터 나이트에게 고분고분하게 상세한 사정을 설명하면서 협조를 요청했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것이 싫었으면 은하유성 아이언처럼 한 명을 선택해서 전승자의 길을 밟았으면 오히려 더욱 강해질 수도 있었다.

하다못해 도발만 하지 않아도 쉽게 추진할 수 있는데 진리대리(眞理代理)인 자신이 진리 외에는 복종할 수 없다는 자존심 때문에 걷고 있는 고난의 길이었다.

“제길! 세상은 불공평해!

유상전생의 수정과 세상의 부흥에 몸 바쳐서 봉사하고 있는 나는 이렇게 힘들다.

그런데 혼자 잘 살겠다고 차원창세신에게 필수적인 차원권능마저 버리고, 황금후계가 된 나는 왜 저렇게 즐겁게 살아?”

고난을 불러들이는 자신의 잘못을 알면서도 애써 무시한다.

그리고, 한참 신세 한탄을 하던 그는 살기를 숨기지 않고서 의지를 밝힌다.

“이런 불합리를 용납할까 보냐?

역시 그 자식을 통째로 흡수해야 속이 풀리겠어.”

황금후계가 된 자신과 지금의 자신이 존재를 건 승부를 시작하면 둘 중 하나는 반드시 사라진다.

그리고, 승자에게 각자가 익혔던 경지까지 합쳐질 가능성이 있음을 파악한 그는 전부를 걸 각오를 굳혔다.

“나는 잃을 것이라고 나뿐이다.

그러나, 넌 아주 많지.

이 차이로 승부를 가려주마.”

세력이 가진 존재를 궁지에 몰아넣는 방법은 많다.

그런데 자신이기에 어떻게 나올지 예측이 잘되지 않았다.

‘최악의 경우 전부를 포기하고서 미쳐 날뛰면서 나와 결판을 보려고 할 수도 있겠지.

유모들과 현세계를 인질로 잡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올 수 있다.

책략은 자제해야 해.’

최악의 경우 공멸이었기에 일단 뒤로 미룬다.

그리고, 십중심 책탑에서 죽도록 고생한 덕분에 황금의 불변(不變)과 황금시대(黃金時代)를 파훼할 방법을 얻었기에 직접 싸울 의지도 충만했다.

“십중심 절대신기의 융단폭격으로 황금의 불변(不變)은 돌파할 수 있다.

그리고, 황금시대(黃金時代)는 에반젤리에 불완전한 권능을 흡수시켜서 폭주를 유도하여 자멸을 유도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차원권능이나 마력, 투기가 에반젤리의 깃발을 사용할 정도로 위협적이어야 해.

황금의 불변(不變)을 뒤흔들 정도로 질을 높인 절대기를 양산하고, 권능과 마도, 오의의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

황금후계가 된 자신을 이기기 위한 준비에 들어갈 정기의 양과 수량을 생각하니 골치가 아플 지경이었다.

“이걸 전부 준비하려면 죽어나겠군.

그래도 흑염 바람성의 영원의 심판보다는 낫지.

시간은 얼마든지 있으니 차근차근히 해보자.”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가 칭호를 걸었던 전투에 실패하여 흑염 바람성에 영원의 심판으로 끌려갔을 때는 겨우 주신이었다.

‘바람성에서는 주신은 벌레 수준이었지.

주신인 나는 절대계의 서열조차 없는 하찮은 약자였다.’

능력 수준에 맞게 벌레로 바뀌어서 끌려갔는데 최종 시험 상대가 어이가 없었다.

‘절대계에서도 최상급의 전사로 쳐주는 흑염 일족의 고위 일족이 상대로 나왔다.

마도나 권능을 사용하지 못하는 흑염일족의 약점이 없었으면 아직도 난 거기서 참새도 못 벗어났다.’

바람성의 넘치는 정기로 셀 수 없는 세월을 이기기 위해서 준비했는데 암울하기만 하던 그때보다는 희망이 있었다.

‘절망적인 차이는 아니다.

이번 상대는 황금권능을 익혔지만, 비슷한 써클과 신력을 가진 나 자신이다.

준비만 철저하면 이길 수 있어.

신기 제작부터 하자.’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오래간만에 전용 망치와 모루를 꺼내어서 신기의 제작에 들어간다.

우우우-! 화르르-!

강대한 신력이 응축한 망치가 마력이 집중된 모루 위에 떨어진다.

망치를 휘두르는 손에는 흑염의 투기가 발동되면서 엄청난 완력이 집중된 상태였다.

‘황금권능이 아무리 권능의 정점이라고 해도 완벽한 권능은 없다.

거기에 재능이 부족한 나라면 유모들과 재능을 공유했어도 반드시 틈은 있다.

나는 그 약점을 놓치지 않을 것이다.’

창조력으로 만들어진 신기를 담금질하는 청아한 소리가 중앙신계에 전체에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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