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권 35권
자신이 일반적인 신족이면 쌍수를 들고서 환영할만한 제안이다.
그러나, 지금 자신은 처음에는 신계와 이계에서 싸우다가 십중심과 얽혀있는 상황이었다.
순수한 창조신은 절대로 십중심을 상대할 수 없었다.
‘신력만으로는 십중심의 근처에도 못 간다.
그럼 유상전생의 조율은 꿈도 꿀 수 없다.’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가 걸어온 길을 어느 정도 읽은 세이브 앤드 로드는 긴 한숨을 쉬면서 묻는다.
“휴우! 창조신장의 영광조차 스스로 걷어차야 하다니 참으로 힘든 신생(神生)이로군.
이것 또한 나의 업보인가?
아무리 보아도 암흑에서 빛으로 가기 위해서 방황하던 시절의 나의 신성을 이어받은 너의 처지로는 그렇겠군.
그럼 오로지 힘을 위해서 영광을 거부하고 이 기회를 벗어나고 싶으냐?’
“네가 무슨 수로 하겠다는 거냐?
세계폭탄 코아마저 봉쇄당했단 말이야!”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이미 쓸 수 있는 수단은 전부 사용했다.
그런데 이 우습게 보이는 젖가슴의 결계를 도저히 돌파할 수가 없었다.
‘보통 결계가 아니다!
무엇인가 쓰려고 하면 의지 자체를 봉인한다.
이건 물리력으로는 돌파 불가능한 정신과 봉인결계의 정점이다.’
일원(一圓)의 물리적인 파괴력을 가진 방어권능의 정점이라면 이건 그 외의 모든 공격을 제어하여 제압하는 봉인으로 보였다.
대수(大手) 데이터가 자신의 손으로 젖가슴을 밀착해오면 모든 저항 의지가 사라진다.
‘의지 제압도 강압적이 아니라 쾌락으로 하니 어떻게 대항할 방법이 없다.’
그래서, 발동시간이 걸리는 마도와 권능은 준비하는 순간 사라져서 궁지에 몰린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세이브 앤드 로드는 잔잔한 음성으로 알려준다.
“그럼 외치거라.
나의 전성기는 바로 지금이라고 말이다.”
“….”
어디서 많이 들었던 대사의 강요에 울화가 치밀어오른 신황 차원창세신이 고함을 질렀다.
“이 망할 원형 자식아!
내가 누구인지 잊었어?
나는 차원창세신 코아다!
여기에 만족하여 너처럼 되면 진짜 병신(病神)이 된단 말이다!”
마음에 담아놓았던 진심이 터져 나오기 시작한다.
“약한 주제에 너무 설친다고 진리님께 처분당하고 싶어?
세계 정복을 하겠다고 까불다가 잡혀간 그 녀석들처럼 붕어 미끼가 되고 싶냔 말이다?
나는 그렇지 않아도 항상 아슬아슬하단 말이다!”
“너의 사정은 충분히 알고 있다.
그렇지만 지금의 자신을 긍정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영원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단 말인가?
나는 타락하던 순간과 특수원형으로 봉인되기까지의 나조차 긍정하고 받아들였다.”
“헛소리! 그런데 왜 지성체를 전멸시키면서까지 빛의 존재로 되돌리려고 했는가?
흑마도사가 되어서 만족하며 사는 방법도 있지 않았는가?
넌 살아온 삶과 주장이 전혀 안 맞아!”
세이브 앤드 로드는 자신의 말대로 모든 자신을 좋게 받아들였다면 타락했던 자신조차 용납해야 했다.
그런데 지성체 전멸이라는 최악의 수단까지 사용해서 타락한 존재는 다시 빛의 존재로 돌아갈 수 없다는 불변의 법칙을 바꾸어서 돌아간 것이다.
그런 모순적인 행동을 지적에 세이브 앤드 로드는 씁쓸한 표정은 지으면서 말한다.
“후후! 빛의 신이 되는 것이 내 삶의 목표였다.
그걸 위해서 노력한 것뿐이다.”
“하! 겨우 그런 목표달성을 위해서 지성체 전멸까지 감수하다니 너도 참 대단하다!”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의 비아냥에도 세이브 앤드 로드는 흥분하지 않고서 묻는다.
“그런데 너의 목표는 뭐지?
무엇 때문에 창조신장의 자리조차 거부하면서 그렇게 발버둥을 치고 있지?
진리님에 의해서 다가올지 모르는 비참한 최후를 겁내는가?
그분은 네가 힘을 잃으면 다른 누군가를 보내시거나 다시 시작하게 하실 것이다.
네가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다.”
“….”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침묵했다.
심각해진 표정의 그에게 세이브 앤드 로드는 창조신장의 운명을 받아들일 것은 권한다.
“저들은 너를 완전한 창조신장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그리고, 세계와 자신만을 위해서 살다가 항거하지 못할 운명에 의해서 사라지는 것도 나쁘지 않은 운명이다.
대부분 모두가 그렇게 살고 있으며 빛의 신이라면 누구나 바라는 결말이다.
그런데 무엇을 그렇게 두려워하는가?”
우지지지지지지직!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의 순수해졌던 신력의 질이 뒤틀리기 시작한다.
정보행성 코아의 백업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만으로 신령 자체를 비틀기 시작하면서 외친다.
“계약의 준수!
나는 진리님께 약속했다!
그분보다 오래 살아남아서 그분의 마지막을 정리해드리겠다고 말이다!”
대수(大手) 데이터 나이트의 오류 수정에 스스로 오류를 늘려서 대응을 시작한다.
신체에 잠재하고 있던 마력과 투기까지 폭주시켜 버린다.
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궁-!
제어를 완전히 놓아버리자 흑염의 투기와 마력이 신체 내부에서 충돌을 시작한다.
잘못하면 자멸할 수 있는 수단을 택한 그의 표정이 험악하게 변했다.
“하! 이렇게 되면 자폭이든 뭐든 좋다.
될 대로 되라!”
“계승자여.
폭주하지 마라.
너는 자폭신이 아니다.
계속 그런 비상식적인 짓을 하면 신성에 영향을 미친다.
차라리 저분들께 자세한 사정을 설명하고 자비를 구하라.”
상식적인 해결방안을 추진하라고, 안타깝게 부르는 원형의 소리는 무시한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가 외친다.
“내가 십중심이고 뭐고 순순히 밑에 들어갈 것 같으냐?
그분의 자랑이 되려면 평범해서는 안 돼!
비록 비루하기 짝이 없고 망하기 직전인 이계(異界)이지만, 진리대리(眞理代理)라는 직위를 받은 나다!
세계에 나보다 높은 존재는 아무도 없다.
그런 내가 굴복하다니 그것은 자랑이 아니라 수치다!”
슈아아아아아아-!
누구보다 순수한 황금빛이었던 머리카락이 폭주하는 마력에 의해서 검게 물든다.
그리고, 눈동자에서 이글거리는 황금의 불꽃이 타오른다.
“그분과의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된다면 차라리 깨끗이 사라지겠다.
그리고, 이기기 위해서라면 기꺼이 외쳐주마!
병신(病神)이 되기 직전인 지금 상황과 과거의 한심했던 내 전부를 받아들여 주마.”
파아아아아아아-!
중성적인 외모가 다시 회색 로브를 입은 흑금발의 투신으로 돌아온다.
모든 신력과 마력, 투기를 모아서 외쳤다.
“나는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
과거 실패와 시련을 부정하지 않는다.
전부를 이어받아서 완성된 지금이 나의 전성기다!”
신력과 충돌하여 당장 폭발할 것만 같은 마력과 투기는 대수(大手) 데이터 나이트의 젖가슴 결계의 봉인과 오류 수정까지 밀어냈다.
출렁-! 출렁-!
드디어 거대한 젖가슴 사이가 벌어지면서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의 신체가 보인다.
태아처럼 웅크리고 있던 자세에서 벗어나서 양팔과 양다리로 젖가슴을 밀어내고서 외친다.
“어떠냐?”
뜻밖의 반격에 잠시 놀란 대수(大手) 데이터 나이트였으나 곧 침착하게 오류 수정을 강화한다.
“자신의 존재가 변화하기 전의 마지막 발악이군요.
완전한 변화를 기쁘게 받아들이세요.”
꾸우우우우우-!
그녀가 다시 젖가슴을 양손으로 누르자 벌어졌던 젖가슴의 간격이 순식간에 조여든다.
“억-!”
자신의 모든 힘을 폭주시켜서 틈을 벌려 탈출하려던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의 몸이 다시 젖가슴 결계에 순식간에 덮인다.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의 결사적인 반항도 그녀의 절대적인 젖가슴 결계의 봉인력과 오류 수정 앞에 일시적인 저항에 불과했다.
“말도 안 돼!
신력과 마력, 투기를 폭주시켜 낸 나의 최대출력은 십중심도 무시할 수 없단 말이다!”
큰 판단 착오였다.
황금 데이터 나이트의 피해라는 오류를 치유라는 형태로 완전히 수정하는 그녀의 절대권능을 넘어설 수가 없었다.
스르르르르-! 스르르르르-!
다시 밀려오기 시작한 젖가슴을 본 세이브 앤드는 맥이 풀린다는 듯이 말한다.
“폭주도 전혀 소용이 없군.
거기에 객기 부리다가 자폭 직전이다.
다른 수단이 남았나?”
울컥-!
그 말대로 검게 타오르는 붉은 피를 토해낸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염치불구하고 부탁했다.
“도울 수 있으면 도와줘.
우리가 이렇게 외면할 남이 아니지 않나?”
언제나 비장의 수단이 되어주었던 폭주와 자폭 시도까지 안 통했다.
‘이제 남은 것은 영 미덥지 않은 창조신이 된 원형의 도움뿐이다.’
그런데 다급한 상황에 성질대로 지껄인 말이 있어서 쉽지가 않았다.
그리고, 법칙을 바꾸기 위한 지성체 전멸을 했던 존재가 성격이 좋을 리도 없었다.
“위대하신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에 비하면 병신(病神)인 내가 무슨 힘이 있겠나?”
“하라는 그 부끄러운 영창까지 했잖아?‘
그거 보통 상황이라면 엄청 웃기는 것 알지?”
“방금 그것이 영창이었나?
아무리 보아도 나보고 이걸로 닥치고 꺼지라는 소리로 들리던데?
이번에는 다시 시작하는 것이 좋겠어.”
이건 아무리 보아도 가망이 없어서 버리려는 분위기였다.
실제로 목소리가 점점 작아지면서 감각이 멀어진다.
“위대하신 이계 진리대리(異界 眞理代理)님이 혼자서 알아서 하실 모양이니 미천한 창조신은 그만 가봐야겠군.
언제인가 다시 태어나서 인연이 있으면 보지.”
이렇게 튕길 정도면 무슨 수단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존댓말을 하면서 매달린다.
“아이고! 원형님! 이렇게 헤어지면 다시 이렇게 만날 기회는 없다는 사정을 잘 아시면서 왜 이러십니까?
알다시피 갑자기 황금후계 은하유성 아이언이라는 존재가 분화되어버려서 저 진짜 급합니다.
이번에도 실패하면 저는 차원창세신 코아가 아니라 황금후계 아이언이 되어버립니다.
황금권능을 얻은 그 녀석이 겨우 창조신의 원형에 관심이라도 둘 것 같습니까?
진리님은 유상전생의 복구에 제가 아니라 황금후계 아이언을 투입하시겠죠.
그럼 원형님도 이런 외출도 끝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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