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권 35권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세이브 앤드 로드의 원형을 파악하면서 권능도 확인했다.
‘세이브 앤드 로드는 지성체 전멸을 추진하면서 무수한 실패를 겪었다.
그의 권능은 실패의 경험과 보완의 총집합체이다.’
세이브 앤드 로드가 지성체에게 주어진 칠 써클의 한계를 어느 정도 초월하면서 아주 작은 권능 하나를 얻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세이브 앤드 로드라고 불린다.
자신이 겪었던 경험에서 인연이 있었던 물건을 불러와서 잠시 온전하게 구현할 수 있는 권능이지.’
과거에서 온전한 물체를 불러올 수 있다.
직접 과거를 오가며 지성체의 부활까지 시킬 수 있는 차원권능을 가진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에게는 하찮은 권능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성체 전멸을 위해서 지독한 위험이 도사린 전장이나 현장을 전전하던 그에게는 최적의 권능이었다.
‘그는 이 권능을 바탕으로 말년에 지성체에게 재앙이라고 불리면서 생존을 위협하던 모든 것들을 개량해서 한순간에 터트려서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발휘된 세이브 앤드 로드의 권능은 절대기조차 구현할 정도였다.
파지지지지지지지지지직!
완전하지만 순간 구현이라는 권능의 속성대로 이계의 절대기 파이가 사라지기 시작한다.
드드드드드드드드-!
절대기 파이에 막혔던 에반젤리의 투척공격이 다시 서서히 전진하기 시작한다.
황금권능의 정수가 집결된 공격이기에 어떤 공격이나 회피로도 완전히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직감한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소리를 쳤다.
“뭘 해!
내가 여기서 소멸하면 너희만 이 험한 세상에서 무사할 것 같으냐?
사장님들이 밖에 나가시면 너희는 잘해야 부장이다!
절대권력이고 뭐고 평생 월급쟁이 확정이다!”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가 소멸하면 십중심 책탑의 십중심 데이터 나이트들이 완전히 해방될 가능성이 있다는 언급이었다.
대수(大手)의 지원으로 재생된 황금시대에 저항하다가 튕겨 나갔다가 상황을 주시하고 있던 기계 코아들로서는 무시할 수 없는 경고였다.
끝까지 위기 속으로 밀어놓자 질린 표정을 지으면서 앞다투어 달려든다.
“간다 가!”
“거의 끝났다.”
“저것만 막으면 이긴단 말이지.
내 최강 전설의 시작으로 부족하지만 만족하겠다.”
그 말대로 황금 책탑의 구멍은 거의 메꾸어졌기에 추가공격은 무리였다.
이제 유일하게 남은 위협인 에반젤리에 전력을 다해서 공격한다.
파파파파파파파-!
복제 절대기들을 휘두르는 기계 코아들의 위력은 에반젤리를 다시 멈춘다.
기계 코아들이 자신의 전력을 쏟아붓자 투척도 서서히 멈추어진다.
구구구구구구구구국-!
차원권능이 응축된 황금의 봉인력에 결국 다시 최상층에 갇히기 직전인 황금 데이터 나이트의 눈동자가 황금태양처럼 찬란한 빛을 발산한다.
“참으로 가소롭구나.
그것이 끝이 아니다.
너만은 죽여주겠다.”
완벽한 이성의 상징하기도 한 황금권능의 소유자로서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타오르는 분노와 증오가 서린 음성에 모두가 오싹했다.
그러나, 이미 과거의 절대계에서 몇 번이나 황금의 절대자와 충돌할뻔한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평온한 음성으로 대답한다.
“황금 회장님이시라도 저를 처단하시려면 줄을 서셔야 할 것 같습니다.
워낙 저를 찾는 분들이 많아서요.”
“….”
세계폭탄 코아를 살짝 흔들면서 하는 천연덕스러운 대답에 눈썹이 하늘로 치솟은 황금 데이터 나이트였다.
그런데 더 열 받은 말이 들려온다.
“그나저나 정말 끝까지 하실 겁니까?
이것들이 폭발하면 저도 어떻게 될지 예상이 안 됩니다.
최악의 경우 원래 있어야 할 절대계로 튕겨나는 수가 있습니다.
회색 사장님이 회수하러 오기 전에 아마도 새로운 창조주가 되신 십중심 사장님들이 반겨주시겠지요.”
“음!”
세계폭탄 코아가 가진 무시무시한 파괴력은 바로 확인했다.
‘확실히 저 위력은 십중심 책탑까지 위험하다.’
십중심 책탑이 폭발을 견딘다고 해도 절대계로 튕긴다는 협박이 거짓이 아님을 파악한 황금 데이터는 아무 말 없이 허공에서 멈춘 에반젤리를 회수한다.
“…”
슈가가가가!
차원통로를 따라서 되돌아온 에반젤리를 잡은 황금 데이터 나이트는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를 노려보기만 했지 공격은 하지 않았다.
십중심 책탑의 소유자인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를 없애는데 지켜보기만 하던 다른 십중심 데이터 나이트들의 기세가 절대계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에 돌변했다는 사실을 파악한 것이다.
‘멈추란 뜻이군.
지금 돌아가면 우리는 반드시 원형들에게 처단되니 어쩔 수 없지.’
자신들의 기억과 권능을 복사한 존재가 있다는 사실을 좋아할 존재는 아무도 없었다.
‘각 계열의 정점으로서 누구보다 뛰어나다고 스스로 자부하는 십중심들은 도전자를 용납하지 않는다.’
다른 존재도 그런데 자신들 정도의 화신과 같은 강자들이 있다면 힘을 합쳐서 바로 처단하러 오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여기서 물러나야 하겠군.’
화산처럼 끓어오르는 감정은 뒤를 생각하지 말고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를 죽이라고 아우성치지만, 빙하처럼 차가운 이성은 여기서 끝을 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뒤에 서 있던 바람 데이터 나이트가 한발 움직이면서 앞으로 나서는 모습이 결심하는데 가장 크게 작용했다.
‘바람 데이터 나이트가 아까처럼 개입하면 이번 공격도 치명타가 되지 못한다.’
설사 막아주지 않는다고 해도 전신을 에반젤리로 구멍투성이로 만들어 주었는데도 쉽게 되살아났으니 말소시킨다고 확신하기도 힘들었다.
차가워진 머리로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를 다시 쳐다본다.
‘권능과 신체가 허점투성이로 형편없이 약하다.
그런데도 실제로 시도하니 도저히 죽일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
참으로 기이한 창조신이로군.’
황금 책탑의 외벽의 구멍이 거의 메꾸어진다.
전력을 발휘하면 지금이라도 다시 벌릴 수도 있지만, 황금 데이터 나이트는 뒤돌아서는 것을 택했다.
갑자기 주어진 자유에 모두가 묵시적으로 합의했으나 뒤로 밀어두었던 가장 큰 약속이 생각난 것이다.
‘우리를 용납하지 않을 십중심 원형들이 존재하는 한 나가서는 안 된다.
여기만큼 안전한 수련장소도 없다.’
그 사실을 상기한 황금 데이터 나이트가 관심을 거두자 황금 책탑은 완전히 복구된다.
우우우우웅!
완전히 회복한 황금 책탑의 외벽을 본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쓰러지듯이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털썩-!
긴장이 풀린 입에서는 연신 한숨이 터져 나온다.
“에휴-! 겨우 살았구나!
하여간 이분들과 연계되면 쉬운 일이 하나도 없어.”
무리해서 농구공 크기로 키웠던 세계폭탄 코아도 이마의 신령연옥에 다시 저장한다.
마지막까지 황금 데이터 나이트를 여유롭게 협박하던 그의 전신에서 식은땀이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정말 위험했다!’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가 이번 결투에서 유리한 국면을 계속 점유하고 있었지만, 황금 데이터 나이트가 어떻게 나올지 예측한 과정이 하나라도 어긋나면 소멸이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에 위협용으로 준비한 세계폭탄 코아가 아니었으면 큰일 날뻔했어.’
자신이 죽으면 세계폭탄 코아도 발동되면서 십중심 책탑도 절대계로 날려진다.
그 위협이 황금 데이터 나이트의 에반젤리의 투척공격에서 마지막 단계를 포기하게 한 덕분에 살아남은 것은 누구보다 잘 알았다.
‘최후의 공격단계는 아마도 에반젤리가 목표와 함께 폭발하는 것이겠지?’
권능의 정점인 황금권능이 에반젤리와 동시에 폭발한다면 그 위력은 측정조차 힘들 정도로 추측이 되었다.
‘과정이 어쨌든 살았다.
그런데 황금후계가 된 은하유성 아이언에게는 이런 위협이 안 통한다.’
황금후계가 되면서 아무리 변했어도 자기 자신이었다.
자기를 죽이면 같이 죽거나 세계가 날아간다고 협박하면 너부터 죽인다고 달려드는 모습이 눈에 선했다.
‘거기에 그렇게 비협조적인 유모들을 어떻게 꼬셨는지 하복부 신력의 원을 장악하여 십중심 책탑까지 오르게 한다.
강함에 대한 집착은 이건 나보다 더하다.’
유모들의 재능을 빌려서 자신의 재능을 강화하다니 지금도 허용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는데 황금후계가 된 은하유성 아이언은 추진해버린 것이다.
‘이기기 위해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은 것도 분명 나와 동급이다.
지금처럼 계획을 짜서 몰아붙여도 어떤 대응이 나올지 예측할 수 없다.
토벌계획을 더 다듬어야 해.
으윽! 그런데 이제 어지럽군.’
고민할 거리가 많았지만, 신체가 한계였다.
그리고, 자신의 주변으로 몰려든 기계 코아들에게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말한다.
“헥헥! 아직도 절대권력을 원하는 내가 있으면 손을 들어봐라.
다시 황금 회장님께 도전할 기회를 줄게.”
“….”
“….”
“….”
앉아있기도 힘든지 맨바닥에 벌렁 누워버린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의 물음에 기계 코아들은 아무도 대답하지 못한다.
‘우리는 자격이 아직 없다.’
정기가 거의 필요 없는 기계 투신체의 힘과 하나의 권능에 집중하여 경지가 올라가서 자만했던 자신들의 힘이 얼마나 부족한지 뼈저리게 깨달은 것이다.
처음에 황금 데이터 나이트를 보자마자 압도당한 순간 내렸던 결론으로 대답한다.
“초월총수의 직위는 나중에 받지.”
“나도 부끄럽지 않은 창조신장이 될 수 있게 준비를 더 하겠다.”
“지금 마신황제가 되면 죽을 것 같으니 미룬다.”
그렇게 기계 코아들은 나중으로 결정을 미루고, 십중심 책탑에서 외계의 중앙신계로 이동한다.
홀로 남은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누운 채로 바람 데이터 나이트를 올려다보면서 묻는다.
“저는 조금은 쓸만해 졌습니까?
어르신?”
“흠! 이번에는 나쁘지는 않았다.”
과거의 절대계에서 전신파도격(全身波濤擊)을 전수하면서 지독할 정도로 목숨을 위협하던 일대 바람의 절대자의 모습이 바람 데이터 나이트와 겹쳐진다.
“폐기대상은 아니지요?”
“호-! 영웅신의 심판자 파워 오브 엠블렘의 관점으로 봐달란 뜻이냐?”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세계에 혼란을 가져오는 영웅신을 전문적으로 처단하던 파워 오브 엠블렘의 손에서 살아남았다.
그리고, 진리의 조기 탄생을 위해서 여기저기 따라다니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라서 하는 질문이다.
‘마지막에는 처단하시려고 했지.’
천천히 전투를 복기한 바람 데이터 나이트가 대답한다.
“재능과 깊이는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근성과 경험이 많으니 장래성이 있어.
불안정해서 불안하지만, 그만큼 의외의 가능성이 있구나.
원형이 어떻게 판단할지는 모르겠지만, 나라면 계속 지켜보는 쪽을 선택하겠다.”
턱을 오른손으로 쓰다듬으면서 하는 맥빠진 대답이었지만, 바람가 혈족의 능력이 모든 것의 기준인 그로서는 최상의 평가였다.
“훗! 감사합니다.”
그 대답에 만족의 미소를 지은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몸을 일으켜서 힘겨운 발걸음으로 이동한다.
방금 창조신으로는 믿기 힘든 위력을 보였으면서 비틀거리며 이동하는 그 모습을 본 바람 데이터 나이는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어디를 가느냐?
돌아가서 쉬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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