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권 35권
엉망이 되어서 철수하는 정보행성 이데아에게서 일대 회색의 절대자의 분노가 담긴 목소리가 울린다.
‘이것으로 나는 유일한 차원창세신 코아의 현재의 존재로 확정된다.
나쁘지 않은 결말이야.’
그런데 거기서 문제가 터졌다.기계 십중심이 된 데이터 나이트들이 바로 배신한 것이다.
‘여기서 바로 나를 배신하는가?
정말 이분들도 못 말리겠군.’
십중심 책탑에 묶인 신체를 포기하고, 기계투신체를 새로운 신체로 결정한 십중심 데이터 나이트들에게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필요가 없었다.
오히려 커다란 위협이 된다는 이유였다.
“미안하지만, 우리와 똑같은 존재를 만들게 할 수 없다.”
“너의 차원권능과 창조력은 도저히 내버려 둘 수가 없구나.”
차원권능으로 도주하려고 해도 십중심의 절대권능을 가진 존재 열 명이 만든 포위망을 완전히 벗어날 방법은 없었다.
황금후계가 된 은하유성 아이언도 소멸하고, 자신도 사라진다.
‘둘 다 시공의 구멍에서 끝나는군.쉽게 해결되나 했더니 최악이잖아!’
그렇게 현재가 모두 사라진 미래에 남겨준 진리대리 차원창세신 코아의 신체가 지워지는 것을 끝으로 흐름이 마무리된다.
그런데 기계투신이 된 십중심 데이터 나이트도 무사하지 못했다.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의 처단에 성공하고 이동할 세계를 고르는 그들의 귀에 누군가 혀를 차는 소리가 울린다.
“쯧! 또 실패로군.
하여간 이 녀석의 원형은 허약한 주제에 도전정신이 넘쳐서 큰 문제야.
툭하면 죽어 나가는군.”
“!!!”
갑자기 나타난 진리는 십중심 데이터 나이트가 대응할 겨를도 없는 초고속의 검격으로 그들을 휩쓸어간다.
“이번에는 기계 십중심이라니?
실패 원인도 정말 다양하군.”
진리가 스쳐 지나가는 거의 동시에 기계 십중심의 목이 잘려서 허공으로 튀어 오른다.
“일단 정리하고서 다시 시작한다.”
슈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어지는 권능의 파동에 일대 회색의 절대자조차 쉽게 격퇴한 그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너무나 쉽게 모든 것이 산산조각이 나서 쓰러진다.
그렇게 흐름이 끝나는 모습을 본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더 볼 것이 없어서 눈을 감았다.
오래간만에 진리를 보니 만감이 교차했다.
‘진짜 진리님만 개입하면 쉽게 가는 법이 없구나.
잘못하면 몰살이다.’
잠시 후 눈을 떠서 바람 데이터 나이트를 똑바로 바라보면서 말한다.
“어르신. 이 계획은 파기하시죠.
너무 위험합니다.”
“응?”
사정이 바뀌면 배신하는 일이야 몇 번이나 겪었으니 화가 나지도 않았다.
오히려 세계에 커다란 위협이 될 수 있는 기계 십중심도 진리에 의해서 처분되니 오히려 좋은 방안이기도 했다.
‘은하유성 아이언을 소멸시키고, 바로 미래로 도망가면 나는 산다.
나를 배신하고 정기가 필요 없어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기계 십중심도 진리님에 의해서 처분되면 깔끔한 마무리이지.’
그런데 잘못하면 진리의 손에 의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상황을 보니 시도조차 하기 싫었다.
흑마도사에서 여기까지 오기 위해 겪었던 시련을 생각하면 지금도 소름이 끼칠 지경이었다.
‘또 그런 비참한 삶을 반복할 수 없지.
그렇게 된다면 차라리 사라지는 것이 나아.’
이런 상황과 생각을 전혀 모르는 바람 데이터 나이트는 어이가 없어서 묻는다.
“도대체 뭐야?
갑자기 왜 그러느냐?”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가 전혀 손해를 볼 것이 없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흑염 데이터 나이트와 똑같이 영 못 믿겠다는 표정으로 거부하자 예상되는 부분이 있기는 했다.
“설마 감이냐?”
흑염 데이터 나이트가 진짜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으로 막무가내로 반대하다가 마지막에 수긍한 표정과 똑같은 얼굴을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가 하고 있으니 거의 확실했다.
그런데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의 대답은 조금 달랐다.
“직감에 차원권능의 변화하는 흐름 읽기를 추가한 결과입니다.
쉽게 이길 수는 있는데 그다음이 문제입니다.이 방식을 쓰면 저만 아니라 황금 회장님과 사장님들, 어르신까지 모두 끝장이 납니다.
자유를 찾는 목적은 수월하게 이루셔도 전부 쉽게 처단당합니다.”
스으윽! 스으윽!
과장되게 자신의 목을 몇 번이나 긋는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의 모습에 당황한 바람 데이터 나이트는 폭주하는 다른 데이터 나이트들의 의지에 대응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리고, 통합적인 질문을 했다.
“믿을 수 없다!
누가 우리를 그렇게 쉽게 처단할 수 있다는 것이냐?
직감이 아닌 차원권능으로 보았다면 그것부터 명확히 밝혀라.”
열 명의 십중심 데이터 나이트가 뭉치면 십중심 전부가 몰려오지 않는 한 쉽게 패배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온 당연한 질문인데 진리의 정체를 밝힐 수 없는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이미 만들어놓은 기계투신체를 다시 손을 보면서 말한다.
“그건 아직 비밀입니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가시죠.”
“차선책?”
원래 십중심 데이터 나이트에게 제공하려고 만든 기계투신체들의 외형이 급속하게 변화한다.
신족의 빛의 날개와, 마신족의 암흑의 날개, 초월자의 투기의 날개가 휘날리기 시작한다.
파아아아아아-! 슈하하하하하하-! 우우우우우우웅-!
빛의 날개와 암흑의 날개를 휘날리는 기계투신체의 정체는 바로 알아냈다.
“창조신장과 마신황제, 그리고 초월자의 기계투신체이냐?
너는 특이한 것을 만들어내는 재주는 정말 좋구나!”
진짜 창조신장과 마신황제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강대한 존재감을 뿜어내는 기계투신체의 모습에 십중심 책탑의 여기저기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바람 데이터 나이트는 스물 일곱 쌍이나 되는 투기의 날개를 휘날리는 초월자 기계투신체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묻는다.
“이건 뭐냐?
초월자의 투기운용에 특화된 기계투신체인 모양인데 상당한 존재감이다.”
기계투신체로 구현했지만, 신체 전부가 극한대로 단련된 엄청난 밀도의 근육으로 뒤덮인 존재였다.
그런데도 근육질의 거한이 아니라 호리호리해 보이는 날씬한 신체는 어느 정도의 힘과 내구력을 갖추고 있는지 파악이 어려울 정도로 수준이 높았다.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가 은하유성 아이언 시절에 마신황제와 공멸한 성인신의 모습이 기계투신체로 구현되어서 모습을 나타낸다.
“저는 초월총수라고 부릅니다.
초월자들의 수장으로 만들고 있는 존재죠.”
“호오? 그렇다면 쓸만하구나.”
그에게는 패배의 흑역사이며 지금의 황금후계가 된 은하유성 아이언을 만들어낸 존재이기도 했기에 복잡한 시선으로 쳐다보면서 말한다.
“이건 저의 패자부활전이기도 합니다.
그분이 내려주신 기회이자 시련이니 다른 존재의 도움을 받아서 편히 이길 수는 없을 것 같군요.”
“….”
코아의 기계투신체들이 가동을 시작한다.
기이이이이! 우우웅!
원래 은하유성 아이언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초월총수의 기계투신체가 가볍게 몸을 풀듯이 팔다리를 움직인다.
창조신장의 기계투신체도 차원권능을 발동하면서 자신과 주변을 차원권능으로 강화해 나가고, 마신황제의 기계투신체는 더없이 검은 마력의 손톱을 뽑아내면서 전투를 준비한다.
후우우우! 위이이이!
자동조정으로 보이는 준비운동인데도 강대한 존재감이 흘러 넘쳤다.
그러나, 인공지능을 장착한 기계투신체의 전투력은 한계가 컸다.
황금후계를 상대로는 어림도 없다는 사실을 잘 아는 바람 데이터 나이트가 턱을 오른손가락으로 쓰다듬으면서 묻는다.
“음! 좋기는 한데 이걸로 상대할 생각이냐?
무리다.”
“물론 아닙니다.
위험하지만,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시운전을 해본 결과 기계투신체들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파악한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긴장된 시선으로 마도의 시동어를 연달아서 외친다.
“나는 세상에서 단 하나의 특별한 존재이다.
다중영창.”
어떤 대상을 설정하여 발동하면 그 대상이 가진 최고의 가능성을 이끌어 구현해내는 마도를 자신의 신령 일부에 구분하여 중첩해서 적용을 시킨다.
우우우웅-!
신력을 담당하는 머리와 마력을 주관하는 심장, 투기를 발산하는 하복부의 단전이 마도의 빛으로 빛난다.
그리고, 이렇게 하는 목적은 바로 밝혀졌다.
“육 서클 이상의 무한대 마도 근원학파의 강림!
자아적용!”
원래는 근원의 길잡이에 자신을 봉인한 모든 근원학파의 종주들의 영혼에게 강림할 육체를 제공하여 같이 싸우는 마도가 자기 자신의 신령 일부분에 적용된다.
그러자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의 신령이 확 늘어나면서 분리가 시작되었다.
파파파-!
머리에서 하늘로 치솟는 신족의 신령은 차원권능으로 빛나는 스물일곱 쌍의 황금빛의 날개를 휘날리면서 창조신장의 기계투신체로 스며든다.
그리고, 가슴의 심장에서 튀어나온 암흑의 날개를 휘날리는 마신족의 신령은 마신황제의 기계투신체를 차지했다.
마지막으로 하복부의 단전에서 솟아오른 초월자의 신령이 초월총수의 기계투신체에 빙의된다.
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궁!
실제의 창조신장과 마신황제에 뒤지지 않는 존재감이 기계투신체로부터 풍겨 나온다.
여기에 관절에 약간 보이던 기계의 금속 부위도 완전히 피부에 덮여서 실제와 다르지 않았다.
많은 마도와 신령 분리로 약간 피로한 기색을 보이는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빙의 상태를 확인하면서 말한다.
“이렇게 하면 일단은 세계를 지배하는 최고위 지배층 한 세트가 완성입니다.”
“신기한 방식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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